외국 여행/홍콩,마카오,광저우('16.12)

홍콩, 마카오, 광저우 여행 15-7 (미드레벨 엘리베이터, 스타페리) (2016.12)

남녘하늘 2018. 5. 16. 00:06


 홍콩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중 한 곳이 홍콩 센트럴과 미드레벨 지역을 잇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다. 집사람과 나는 이미 한번 방문해 보았지만, 조카는 홍콩에 처음 왔기에 관광차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홍콩 정부가 이 지역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1994년 개통한 세계 최장 길이의 야외 에스컬레이터로, 영화 '중경삼림' 촬영 장소라고 한다. 총길이 800m로 출발지에서 종착지까지 20분정도 걸리며 아침 6시부터 10시가지는 하행으로, 그 이후에는 상행으로 운행된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상행으로 운행되고 있다.






 중간쯤에 도착하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는데 그럼에도 에스컬레이터는 끝없이 이어진다. 하나의 에스컬레이터가 계속 이어진 것이 아니라 20개 정도의 에스컬레이트가 각을 달리하며 이어졌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목적은 비단 에스컬레이터를 보려고 온 것이 아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서 눈에 들어오는 낡은 건물과 노점상 그리고 시장들은 홍콩의 서민적인 풍광을 함께 보려는 것이다. 홍콩의 가장 로컬한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은 곳이 아닌가 싶다. 구룡이나 센트럴 해안가의 초고층 빌딩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전해진다. 





 지난번에 왔을때에 비해 에스컬레이터 속도가 빨라진 느낌이다. 적당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다 중간에 내렸다. 한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인지라 마냥 올라가면 올라간만큼 다시 걸어내려 와야 하기에 분위기를 느끼는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참고로 홍콩의 높은 곳에 위치한 주상 복합 아파트는 물론이고, 오르는 길에 보이는 낡은 성냥갑같은 오래된 아파트들도 서울 시내 아파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고 한다. 근처에 있는 부동산의 한 광고를 보니 한국 평수로 8평정도의 아파트 매매가가 13억정도 한다. 주거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다가 소호거리가 나오자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내렸다. 홍콩은 우리의 개념과는 달리 산동네로 분류되었을 법한 도시의 꼭대기가 전망이 좋은 초호화 맨션으로 빼곡한 부촌이 밀집된 지역이라고 한다. 산쪽으로 이동할 수록 좋은 아파트가 나온다. 소호(SOHO)는 South of Hollywood로 할리우드 거리의 남쪽 지역을 이르는 말로 홍콩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거리다. 유난히 이국적인 카페나 BAR가 눈에 많이 띄고, 확실히 다른 그 어떤 곳들보다 서양인들이 많이 보인다. 







 점심 시간이 되어서 근처에서 식사를 할 생각으로 돌아 다녀 보았는데 마땅히 식당을 찾지 못했다. 식당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다려가면서까지 식사를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식당을 정하지 못하고 그냥 주변을 돌아 다닌다. 어느 골목길을 들어가도 이국적인 느낌의 소호거리다. 식사를 하고 나서 만모 사원을 갈 생각이어서 만모사원이 어느쪽에 있는지만 기억하면서 골목길을 헤메고 다닌다.     





 한 골목길에 들어가니 조그마한 공간에 사원을 만들어 놓았다. 이 골목은 중국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거나 중국사람들이 영업을 많이 하고 있는 지역으로 보였다. 사원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데 향을 너무 많이 피워 놓아서 지나치면서 기침이 나올 정도다. 중국 사람들의 향 사랑은 너무나 지나치고도 지나치다. 우리처럼 한 두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다발을 사용한다. 어느 자그마한 골목에 들어가도 사람들로 붐비는 소호 거리다.  







  골목길 길가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자주 보아서 우리도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앚아서 식사를 하고 있던 골목에는 GOOD COMPANION이라는 테이크 아웃 중국 식당이 있었다. 음식 맛이 어떨지 모르지만 손님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으로 봐서 아주 이상하지는 않을 듯하고, 홍콩에서의 중식당은 우리 입맛에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도전해 보았다. 식당 앞쪽에 있는 공터 바닥에 앉아서 식사를 해 보았는데 서울에서라면 생각지도 못할 행동이지만, 아무도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는 홍콩이기에 한번 해 본 것이다. 저렴한 비용에 식사는 매우 훌륭해서 가족들도 좋아했고, 한번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이다. 








소호거리에는 홍콩 특유의 느낌이 묻어나는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들이 많았다. 점심을 먹고 내려오는 길목에서 마주친 벽화를 그냥 지나치기에는 눈길이 많이 간다. 이 벽화 뿐만 아니라 골목 사이사이 특색있는 벽화와 아이디어가 기발한 벽화가 많이 그려져 있었다. 특별히 홍콩 소호거리 벽화를 찾아온 건 아니였는데 걷다 보니 상당히 많이 보인다. 





 홍콩의 빼곡하고 높은 건물들을 잘 표현한 소호 벽화 거리의 유명한 덩라우 벽화도 지나친다. 이효리의 뮤비에 등장한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유명해지기 시작했다는 벽화라고 하는데 그 전부터 유명해서 뮤직 비디오에 등장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역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벽화 사진만 한장 남기고 지나간다. 





 만모사원을 가기 위해서 걸어 가는 길에 할리우드 가든을 들렀다. 홍콩 소호의 옛 경찰청 자리를 리뉴얼해서 레스토랑과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업실과 쿠킹 클래스, 그리고 멋진 부띠끄가 모여 있는 에버딘 스트리트에 위치한 헐리우드 가든이다. 옛날 관공서같은 큰 건물을 리뉴얼해서 문화 공간을 만들었는데 요즘 홍콩에서 뜨는 곳이라고 한다. 정문을 들어오면 넓직한 정원이 있고 푸른 숲 사이로 멋진 카페가 보인다. 방금 전에 식사를 했기 때문에 카페는 지나친다.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홍콩의 유명 디자이너들의 부띠끄도 있고, 젋은 디자이너들의 개성 넘치는 작업실들과 쇼룸들이 몰려 있었다. 마치 인사동에 있는 쌈지길 같은 느낌이다. 일러스트 작가들의 작업실과 도예 공방, 패션 디자이너의 쇼룸, 금속 작업공방 등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전시와 판매를 함께 하고 있었다. 층층이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면 볼거리도 많을 것 같지만 내 취향과는 맞지 않고 여행의 목적과도 조금 달라서 몇 곳을 둘러 보는 것으로 끝냈다.  






 할리우드 가든 안쪽에 있는 마당같은 공간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내려가 보았다. 이곳에서도 여러가지 행사가 진행되는 있었는데, 재미 있는 스포츠 경기도 진행되고 있었다. 통상 탁구를 생각하면 두사람이나 네사람이 서로 반대 반향에서 게임을 하는데 4방향에서 탁구 게임을 하고 있는 것도 처름 보았다. 젊은 친구들이 모여서 활기찬 분위기에 여러가지 게임을 즐기고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에 관심이 있다면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면 좋은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곳이였다.    






 할리우드 가든에서 나와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자 홍콩 토착화된 건축양식이라고 불리는 만모사원을 방문했다. 흔히 만모 사원이라고 하지만, 이는 광동어로 한자를 우리식으로 읽으면 문무 사원이다. 문(文)을 관장하는 문창제와 무(武)를 관장하는 관우를 모시는 사원이라고 한다. 만모사원은 정말 많은 관광객이 찾아가는 장소로 접근성도 뛰어나다. 만모사원은 빌딩 숲 사이에 있는 특이한 공간이었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도 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았는데, 첫 인상은 코를 찌를듯한 향 연기로 인해 눈도 맵고 숨쉬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사원에 입장해서 오른쪽으로 가면 테이블 위에 향초들이 쌓여있어 방문객이라면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향을 피울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밖에서 돈을 주고 사거나, 혹은 미리 구매해왔던 향을 사용하는 것 같다. 중국 본토에 여행을 가도 마찬가지이지만 중국인들은 향을 다발로 사용해서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원 안쪽에는 마치 모기향의 모양과 비슷한 커다란 향이 많이 걸려 있고 만모사원을 대표하는 사진에 많이 등장한다. 이 향은 한번 타는데 3-4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향 아래 쟁반을 받쳐 놓았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도교사원이라 찾는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엄청 심한 향연기 속에서도 홍콩사람들은 향을 피우며 소원을 빌고 있다. 문앞에 사진찰영 금지 표시를 보았기에 가급적 눈치를 봐가며 몇장 찍어 왔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이 많다. 나도 신경쓰지 않고 내부 사진을 좀 더 찍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교 사원이어서 여러 신을 모시고 있는데 십왕전에는 염라대황까지 모셔 놓았다. 






 만모사원에서 나와 사원 근처에 있는 빅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빅버스를 탑승하고 다른 관광지를 돌아 보기로 한다.  빅버스를 타고 편하게 하는 여행임에도 중간 중간 걷는 거리가 생각보다는 많아서 함께 한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기색이 보인다. 만모 사원에서 클럽, 바, 레스토랑 등이 즐비한 란콰이퐁 정류장을 지나 빅버스 레드라인의 시발점인 센트럴 스타페리 정류장으로 갔다. 오늘 레드라인 코스중 센트럴 스타페리 정류장에서 컨벤션센터 구간만 둘러 보지 못한 셈이다. 센트럴 부두 근처에는 IFC 건물과 홍콩 대관람차( Hongkong Observation Wheel )가 보인다. 






 홍콩섬에서 구륭반도로 이동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함께 온 일행들에게 페리를 타고 건너가 보기로 하고 부두로 이동했다. 우리 돈 500원이 안되는 저렴한 요금에 무엇보다도 이동하는 동안 홍콩항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어 좋다. 스타페리( Star Ferry) 는 홍콩섬의 센트럴(中環) 부두에서  침사추이( 尖沙咀)의 부두 사이를 10분 안팎의 간격으로 운항을 하고 있다. 교통카드 격인 옥토퍼스 카드로도 계산이 가능하다. 시간 간격이 짧은 운행을 하는데도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았다.






 나무로 꾸며진 페리의 내부 모습은 투박한 외관과는 달리 빈티지한 느낌이 든다. 승객들이 앉는 좌석도 오래된 기차역에 있는 나무 의자로 되어 있고, 바닥도 옛날 학교의 나무바닥처럼 나무도 되어 었다. 좁은 해협 같은 바다를 서서히 이동한다. 홍콩 해협에는 구룡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다리가 하나도 없다. 경관상의 문제인지, 항만을 지나는 배들의 통행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해저터널로 지하철과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 오히려 멋진 현수교 같은 다리가 하나쯤 있다면 홍콩의 야경이 더 멋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빠르지 않은 속도지만 10분 정도 만에 바다를 건넜다. 거리가 짧아 다소 아쉽다는 생각까지 트다. 이동하는 동안 홍콩섬과 구룡반도의 높은 건물과 풍광을 번갈아 보아가며 지날 수 있었다. 현지인들은 저렴한 이동수단으로서 페리를 이용을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페리의 탑승이 단순히 이동이라는 개념보다눈 하나의 투어라는 생각으로 탑승했다. 홍콩 여행 중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동선 상의 문제가 없다면 한번쯤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8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