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홍콩,마카오,광저우('16.12)

홍콩, 마카오, 광저우 여행 15-9 (광저우 이동, 월수공원) (2016.12)

남녘하늘 2018. 5. 19. 00:38


 광저우(广州) 행 기차를 타러 간다. 열차가 출발하는 홍함역은 제법 크다. 한쪽은KCR을 타고 한쪽은 중국대룩과 연결하는 열차를 타도록 되어 있다. 어제 표를 예매해 놓았기 때문에 아침에 한결 여유가 있었다. 미리 역에 와서 이동하는 루트를 살펴 놓아서 수속을 받는 것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기차 표를 보이고 들어가면 홍콩 이미그레이션이 있는데, 비행기 탈 때와 똑같다. 보안검색도 하고 여권심사도 하고 출국카드도 써야 한다. 하지만 빨리 처리가 되어서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안쪽으로 들어가니 면세점도 있는데 살만한 물건이 거의 없다. 대부분 술과, 담배, 초코렛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가 탈 기차. 우리나라의 좋은 기차를 기대해선 안 된다. 외부 색상도 그렇고 무궁화열차보다 못한 느낌이다. 광저우로 향하는 기차 안에는 승객들이 많았다. 예매를 하지 않으면 차를 바로 탈 수 없을 듯 해 보인다. 기차 안에는 승무원도 있고, 도시락도 팔고, 식당 칸도 있어 우리 일반 열차와 크게 차이는 없어 보인다. 열차를 타고 바깥 구경을 조금 하다가 비슷한 풍광이 펼쳐져서 조금 휴식을 취해 준다. 여행을 떠난지 몇 일이 지나고 혼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피곤함이 몰려 왔다.  







 기차는 두시간 정로를 달려 광저우 동역에 도착했다. 홍콩과 광저우를 연결하는 노선은 광저우역이 아닌 광저우동역이 종착역이다. 역에 도착하니 이곳 역시 중국 입국장을 통과해야 한다. 나가는 사람들을 따라서 가니 자연스럽게 중국 이미그레이션이 나온다. 입국심사대에 Foreigners 이라고 쓰여진 곳에 줄을 서면 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입국심사장이 깨끗하고 넓다. 기차안에서 승무원이 중국 이미그레이션 카드를 주어서 미리 작성해 놓았더니 심사가 금방 끝났다.  






 입국심사장만 커다란 것이 아니라 광저우 동역의 규모도 엄청나게 크다. 역을 빠져 나오는 길에 여행사들이 부스를 마련해두고 호객행위를 한다. 워낙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여서 영업이 되는 모양이다. 우리는 미리 숙소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않고 역에서 바로 연결되는 지하철로 이동했다. 광저우 지하철은 총 9호선까지 있으며, 건설된지 오래되지 않아서 차량도 깨끗하고 잘 되어 있었다. 광저우 동역을 지나는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한번 2호선으로 환승해서 싼위얀리(三元里)역으로 이동한다. 출근 시간이 지나서인지 지하철이 한산했다.  





 싼위얀리(三元里)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광저우 최대의 가방시장인 꾸이화강(桂花岗)이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번 둘러볼 생각이다. 광저우에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웬징루(远景路)에 있는 한인 민박집을 예약해 놓았다. 역에서 내려 찾아 오라고 한 방향설명이 잘 못 되어서 바로 찾지 못해 결국 택시를 타고 웬징루(远景路) 컨더지로 가 달라고 했다. 컨더지(肯德基)는 KFC의 중국어다. 택시에서 내려 조금 기다라고 있으니 민박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마중을 나와서 숙소로 이동한다.  





 숙소에 짐을 풀어 놓고 바로 광저우를 구경하기 위해서 나왔다. 아직 점심을 먹지 않아서 주변을 돌아 보았다. 워낙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여서 주변에 한식당도 많고 한글 간판에 있는 곳이 많아서 한국의 한 거리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한국에서 온지 몇 일 되었다고 한식을 먹겠나 싶어서 일부러 근처에 있는 커다란 중식당을 들어갔다. 메뉴가 모두 중국말로 되어 있어 영어로 물어보니 영어를 알아듣는 직원이 한명도 없다. 결국 메뉴판의 사진을 보고 주문해서 맛있는 식사를 했다. 동네에 있는 식당도 엄청 화려하고 규모가 엄청나다.   







 숙소로 올 때 이용하려고 했었던 빵차(?)를 이용해서 이번에는 싼위얀리(三元里)역까지 이동한다. 택시를 잡기 전에 이런 차량을 많이 보았지만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 수 없고 짐도 많이 있어서 사진을 한 장 찍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웬징루에 있는 종점에는 차가 항상 대기하고 있어서 시간이 되면 출발하는 차량이다. 요금은 거리에 관계없이 2위안을 받는다. 골프장의 카트보다는 조금 큰 차로 공기는 안 좋지만 오픈카라 생각하고, 편하게 이용하면 된다. 현지인들도 많이 이용한다.  





 교통카드가 따로 없기 때문에 지하철 역에서 1회용 승차권을 구매해야 한다. 요금은 최소 2위안인데 거리에 따라서 조금씩 오른다. 중국의 대중교통 요금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2정거장 떨어진 웨슈궁위안(越秀公园)역까지는 2위안이어서 400원이 채 안되는 요금이다. 티겟을 발급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어서 힘들지 않다. 2호선 지하철을 타고 싼위얀리(三元里)역에서 2정거장 떨어진 웨슈궁위안(越秀公园)역으로 이동한다. 열차티켓을 동그란 동전같이 생긴 프라스틱 표가 나온다.     






 웨슈궁위안(越秀公園:월수공원)은 광저우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월수산(越秀山)을 중심으로 주변에 북수호(北秀湖), 남수호(南秀湖), 동수호(東秀湖) 등 3개의 호수가 있다. 지하철 2호선 월수공원역의 B1 출구로 나가면 곧바로 공원 출입문이 나온다. 입장료는 받지 않아서 부담이 없다. 월수공원 입구로 들어오면 길이 양쪽으로 나뉘어 지는데  왼쪽부터 둘러 보기로 했다. 공원내에는 인공호수가 잘 조성이 되어 있고, 패달을 밟아서 타는 보트도 보인다. 월수공원은 너무 크기 때문에 자세히 둘러보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다. 








 산책로는 곧바로 언덕으로 이어진다. 월수공원의 산책로는 대부분 오르막 아니면 내리막이다. 높고 낮은 7개의 언덕으로 구성되어 있는 공원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중국인지 생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이고 조용하고 평온한 분위기의 호수와 숲이 인상적이었다. 시간만 된다면 공원 전체를 모두 둘러 보아도 좋겠지만 가 봐야 할 곳이 많은 여행자로서는 시간 배정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공원 외부의 복잡함과 시끄러움과는 너무나 비교가 되는 공원이었다. 






 해동 경기원앞에 있는 이 나무는 신성한 보호수인 듯하다. 나무 가지에 복을 비는 빨강 리본이 엄청 달려 있었는데 어떻게 달았는지 궁금할 정도로 빽빽하게 매달아 놓았다. 오늘도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인 가족들이 월수 공원에 있는 한국정원에는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나 혼자 갔다 오라고 한다. 한국에서 매일 보는 것이 한국정원이기에 중국까지 와서 보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쉬고 싶어서 그럴 것이다. 가족을 쉬라고 남겨 놓고 혼자 한국정원으로 가보았다. 




 월수공원 내에는 해동경기원(海東京畿園)이란 이름의 한국식 정원이 보이고, 그 앞에 한글로 된 안내문이 있다. 광둥성과 경기도가 우호 고류 차원에서 협약에 따라 경기도에서 조성했다는 한국식 정원이다. 이에 대하여 경기도 수원에는 광동성에서 조성한 월화원이란 중국식 정원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효행공원에 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타국에서 한글을 보면 너무 반갑다. 입구에 있는 누각형 전통건물에 세종루(世宗樓)라는 편액이 걸린 것을 볼 수 있다.      






 한국 정원이라고 해서 정자와 자그마한 호수가 전부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는 규모가 훨씬 컸다. 한국 정원에서 볼 수 있는 나무까지 심어져 있고, 한국적으로 만들어서 민속촌에 와있는 것으로 착각할만큼 잘 만들었고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율곡재, 다산정, 성호정의 이름을 가진 정자와 건물도 보인다. 해시계와 측우기도 설치되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곳을 찾은 중국 사람들이 보아도 꽤 한국정원이 괜찮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외국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  





 한국정원 옆으로 나있는 언덕길을 걸어 올랐다. 중간에 대나무 숲을 지나는데 인도네시아에 가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대나무 군락이 있다. 대나무 군락지를 지나서 언덕위로 올라가니 1841년 아편 전쟁때 영군이 광저우에 침공해 청나라 군대가 밀리고 있었을 때, 광저우의 사람들이 영국에 대항해서 싸웠던 역사를 형상화 해 놓은 조형물이 있었다. 구미 열강의 침략에 맞서 중국 인민의 영웅적으로 싸웠다고 중국 역사의 수업에서 가르키는 내용이다. 항영(抗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공원의 규모가 크다 보니 중간 중간 공원 지도를 커다랗게 만들어 놓아서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헷갈리지 않도록 해 놓았다. 전반적으로 광저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찾아와서 놀다가도 좋은 듯한 곳이다. 큰 나무도 많고 숲도 많아서 공기도 좋았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숲속을 거니는 것이 행복하다. 다만 일행을 많이 걷게 만드는 것 같아서 조금은 미안하다. 공원 내에는 셔틀 차량이 운행되고 있었지만 다니는 곳곳에 모두 볼거리인데 셔틀 차량을 타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10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