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우즈베키스탄('09.5)

우즈베키스탄 여행 5-1 (타쉬켄트), (2009.5)

남녘하늘 2009. 11. 25. 00:35

 

이명박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방문에 맞추어 경제사절단의 수행원으로 5월 10일부터 14일까지 4박 5일간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우리회사는 우즈베키스탄 중앙지역에 있는 '나보이'시에서 나보이공항 현대화 사업을 통해 중앙아시아 최대 물류허브로 구축하는 것과 관련 대한항공의 KE Complex 개발사업과 나보이 자유산업경제구역(FIEZ: Free Industrial Economic Zone)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에 사업참여의 타당성을 살피기 위해 이번 방문이 이루어졌다.

 
우즈베키스탄(Uzbekistan)은 정식명칭은 우즈베키스탄공화국(Republic of Uzbekistan)이다. 동쪽으로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남쪽으로 아프가니스탄, 남서쪽으로 투르크메니스탄, 북쪽으로는 카자흐스탄등 5개나라와 국경이 맞대고 있다. 120여개 민족이 공존하는 다민족국가로 북서쪽 일부는 아랄해(海)에 접해있다. 19세기 후반 제정러시아의 속국이 되었으며 1924년 10월 구소련의 일원으로 우즈베크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을 수립하였다가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1991년 9월 완전 독립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인구 2,700만명으로 중앙아시아의 최대 시장이자 교통 요충지로서 원유, 천연가스, 금(추정 매장량이 5,300톤(세계35)으로 연간 50톤을 생산(세계 9위), 면화(세계 5위 생산국, 세계 2위 수출국) 등이 풍부한 자원부국이다.  우리가 나보이공항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대한항공과 긴밀히 협조해서 공항 및 FIEZ 종사자를 위한 배후 주거단지 개념의  KE Complex 개발사업과 나보이 자유산업경제구역(FIEZ: Free Industrial Economic Zone)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에 PM (Program Management)이나 CM (Construction Management)을 하게 되면  대가로서 향후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원 및 에너지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출장 역시 큰 목적을 가지고 출발했는데 기간을 짧고, 양국 대통령께서 진행하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동반성장 포럼 행사에 참석하다보니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넓은 땅에 엄청나게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임을 충분히 느꼈고, 우리보다 앞서 이곳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놓았던 기업인들의 앞선 노력을 두눈으로 충분히 보고 왔다.  


이 나라에서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우리나라 상품에 대한 인지도 급상승하여 한국제품의 우즈벡 가전 시장 점유율이 80%를 상회하고 대우차는 국민차로 인식되어 있으며,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대우차를 타고 LGㆍ삼성의 가전제품을 사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우리나라와 4시간의 시차가 있다. 대략 7시간정도 비행기를 타고 타쉬켄트에 도착하니 아직까지 우즈베키스탄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을 공항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굉장히 뻣뻣하고 무뚝뚝한 공항근무자들, 서비스 정신이 전혀 없는 경찰국가의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게다가 이 나라는 달러에 대한 애착이 많은 나라인지라 입국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달러를 신고하는데 출국할때 입국시보다 많은 달러를 가지고 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가 입국할 때 신고증을 작성했는데 두장중 한장은 돌려주어야 함에도 주지 않았다가 출국할 때 굉장히 어려움을 겪게 만들기도 했다. 이런 내용을 사전에 알고 갔었는데 대통령 방문에 따른 경제인들이 함께 도착해서 특별대우를 하느라 세관신고서를 따로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출국할 때 일이 꼬여 많이 힘들었다.

 

일반 국민들은 순박하고 친절하기 그지 없는데 공무원들은 앞으로도 한참 더 바뀌어야 할 것으로 느꼈고, 공항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장소에서도 아직 사회주의 국가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음을 느꼈다. 공항에서의 불편한 마음은 타쉬켄트 시내에 들어오면서 많이 누그러졌다.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였는데 대통령의 방문때문인지 거리 거리에 녹색복장의 경찰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교통정리를 해 주고 있었다.  

 

타쉬켄트 시내 중심가에만 교통신호등이 있는데 그 신호등이 중앙에 설치되어 운전자가 멀리서 신호를 확인하고 갈 수 있는 구조도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 위치에 설치되어 있다. 운전자가 정신을 차려 신경쓰지 않으면 신호위반을 할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오랫동안 생활한 그들에게는 불편함이 없겠지만 초행자는 익숙하지 않아 사고의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그나마 차량통행이 있을 때에는 신호를 준수하지만 교통량이 없는 곳에서는 지켜지지도 않는다.

 

타쉬켄트에서의 숙박은 마르카지 호텔을 이용했다. 동시에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입국했기에 좋은 호텔이 예약이 많이 되어 있었고, 이 호텔에도 우리 일행을 비롯해 많은 한국사람들이 묵게 되었다. 둘째날 아침. 다른 여행때와 마찬가지로 마인드 콘트롤과 자랑할만한 체력덕분에 시차적응에 이상이 없다. 어제밤 현지시간으로 12시 40분(한국시간 새벽 4시 40분)에 잠들어 5시(한국시간 9시)에 일어났다.


룸메이트인 유효열팀장은 나보다 미리 현지에 와서 준비를 한 덕분에 이미 시차 적응이 끝나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가 묵었던 타쉬켄트의 마르카지 호텔 주변을 달렸다. 해외에 나가게 되면 달릴 수 있던 하지 못하던간에 운동화와 달리기 복장은 준비해서 나오는데 이번에는 새벽에 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한낮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웠는데 이른 아침에는 우리나라보다 더 선선해 일교차가 큰 듯하다. 아침 일찍 산책나온 사람이나 출근하는 사람들이 모두 긴바지에 긴팔 상의를 입고 있는데 반바지에 반팔셔스로 달리는 우리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 이곳에는 아직 아침에 달리는 사람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산책 나온 사람은 간간히 보았지만 달리는 사람은 한명도 보질 못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 타쉬켄트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 티무르 공원이 가까이 있었다. 티무르 공원은 아름다운 숲과 함께 타쉬켄트 시가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이 공원을 중심으로 방사형의 도시가 건설되어 있었다. 1966년에  대지진으로 인해 타쉬켄트가 폐허가 된 뒤 다시 도시가 만들어져 이제 50여년이 되어 가고 있는데 넓은 땅에 수도로의 주민진입이 통제되어진 덕분에 도시가 쾌적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티무르공원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정신적 지도자인 아미르 티무르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전에는 칼 막스의 동상이 서 있었다고 하는데 까리모프 대통령이 티무르를 통해 우즈벡의 민족정신을 부활시켜 국가재건의 정신적 토대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13-16세기에 이 지역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를 장악하고 비단길을 지배했던 티무르제국을 부활시키자는 민족정신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티무르 공원 바로 옆에 아미르 티무르 박물관이 있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박물관이 개관하지도 않았고, 방문하는 사람들도 없었지만  하늘색 지붕이 이슬람 사원을 연상케하고 박물관 건물은 분수와 화려한 꽃들로 둘러싸여 있어, 현대와 고대의 건축술을 융합한 매우 특이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박물관은 아미르 티무르 탄생 660주년을 맞이하여 유네스코의 후원으로 1996년 9월 개관했다고 한다. 외부에서 보이는 박물관의 모습과는 달리 내부에 들어가면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있는 화려한 천장을 비롯해서 아름다운 문양의 대리석 기둥, 대리석 계단 등으로 화려했다.      

 

 

 

 

티무르 공원을 몇 바퀴 달려주고 마르카지 호텔 주변을 천천히 40여분 달려 주었다. 대략 5Km정도는 달려 준 것 같다. 출근하는 이곳 사람들에게 달리는 우리들의 모습은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 것 같았다. 버스나 트램을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고 있었다. 천연가스 연료버스가 아닌지라 버스에서 나오는 매연은 달리기를 하는데 옥의 티가 아닐까싶다. 매연만 줄여준다면 국민소득은 1천여 달러에 불과하지만 우즈벡사람들이 삶의 질은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듯 싶다. 매연이 심하게 나와도 대형버스는 대부분 벤즈제품이었다.  

 

 

 


우리가 있던 호텔이 너무 시내 중심가에 있어 주변에 사람들이 사는 집이 많지 않아서인지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였다. 넓은 땅을 가진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한반도의 두배, 남한의 4배)인데 인구는 약 2,700만명으로 우리보다 적고 수도로의 주민전입을 금지하고 있어 타쉬켄트에는 250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호텔이나 관공서를 제외하곤 5층이하의 건물이 건물이 주종이었고 단층 단독주택도 상당히 많아 보였다.

 

조금 더 많이 뛰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한가하게 달리면서 관광을 하러 온 일정이 아닌지라 준비해야 할 사항도 있어 간단히 달리기를 마쳤다. 그래도 잠을 조금 줄여 준 덕분에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아침에 운동도 할 수 있었고 내 눈과 내 발로 타쉬켄트 시내를 달리면서 둘러 볼 수 있어 좋았다.


마치 우물안의 개구리나 장님이 코끼리를 더듬는 것과 같은 단편적인 면만 보았겠지만 그래도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책으로나 다른 매체를 통해 얻는 지식보다는 조금 더 생생한 체험이 아닌가 싶다.  

 

 

 

 

 

 

 

아침 식사후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우즈벡키스탄 동반성장 포럼에 참가해서 나보이 경제특구 투자환경 및 진출전략에 대한 이야기와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양국 인사들의 발표내용을 들었다. 아주 단편적인 지식이겠지만 우즈벡이 앞으로 중앙아시가 국가중에서 가장 허브국가로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우즈벡과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선투자를 한다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란 생각이 스친다.     

 

 

 

 

 

호텔 출입문 근처에는 '이명박 대통령님의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포럼 회의를 마치고 경제사절단의 수행원들은 인터콘티넨탈호텔 스카이 라운지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해서 중식을 했다. 이곳에 올라오니  주변의 광경이 훤히 내려다 보이고 특히 타쉬켄트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타슈켄트 TV탑과 그 앞에 있는 울루그벡 공원이 바로 눈 앞에 들어온다. 타슈켄트 TV타워는 중앙아시아에서 건물 중에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하는데 높이가 375m이다.(세계 9번째로 높은 타워라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과 접해 있는 울루그벡 공원을 산책했다. 양국의 대통령이 방문한 호텔인지라 주변 경호가 삼엄했고, 공원에 각종 놀이기구와 호수에서 보트를 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 경호문제때문에 통제되었는지 일반인을 구경할 수 없었다. 우즈벡에 와서 묵었던 호텔주변과 인터콘티넨탈호텔 주변 모두 나무가 울창해서 우즈벡이 숲이 많은 나라라고 착각할만큼 이 주변에는 나무가 잘 가꾸어져 있었다. 그러나 우즈벡의 연평균 강수량은 대략 100-500mm 정도이며 그것도 동절기인 12월부터 4월 사이에 집중되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국가다. 자연강우가 부족하니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산이 온통 나무가 하나도 없는 민둥산이 많다. 

 

 

 

 

공원 한모퉁이에 일본정원이라는 팻말이 있었다. 언제 이곳에까지 와서 어떤 투자를 했기에 공원의 일부에 일본정원이라는 명칭까지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참고로 일본은 우즈베키스탄의 최대의 유ㆍ무상 원조국이다. 지난 97년부터 '실크로드 외교'라는 명분으로 중앙아시아권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해 왔고  이 지역의 에너지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카리모프 대통령의 단독 정상회담이 호의적인 분위기속에 길어지면서 공식스케쥴이 순연되었고 이로 인해 VIP 일행의 오찬은 아주 늦게 진행되었다. 수행원들은 이미 식사를 빨리 끝냈지만 VIP일행의 오찬이 끝날때까지 달리 할 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어, 혼자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빠져 나와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배경으로...     

 

 

 

 

국빈 방문 행사장인지라 호텔주변에 분수도 틀어놓고 신경을 많이 썼으나, 통제가 심해 일반인들은 호텔 근처로 접근하지 못했다. 내가 주변 구경을 위해 호텔을 벗어 나올 때에는 크게 제한하지 않았는데 산책후 다시 호텔로 들어갈 때에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다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외곽에서 근무하는 경찰들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아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못 돌아갈 내가 아니다.     

 

 

   

 

 

 

호텔 광장을 지나 일반인의 통제하지 않는 거리까지 걸어가 보았다. 현지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다. 비교적 고급호텔 앞쪽이라 정비가 잘 되어 있었고 상가들도 아담하고 깨끗한 느낌이 들었다. 시내를 걸어다니면 주민들의 밝은 모습에서 이곳이 사회주의 국가인지를 느낄 수 없는데,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엄청 많은 경찰을 보면 아직 개방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우즈벡의 사람들은 정말로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어 특징적으로 말하기 힘들었다. 금발머리에서 몽골계통의 사람들까지, 게다가 고려인으로 불리는 우리 동포들도 거의 전체인구의 1%정도 점유하고 있다. 유럽계통의 사람도 러시아의 느낌이 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 이외의 민족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마 이 나라의 국민은 흑인을 제외한 모든 인종의 전시장 같은 느낌이 든다.  

 

 

 

VIP 일행의 일정이 바뀌면서 오후내내 호텔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계획하고 있었던 모두 취소되어졌다. 결국 우리가 묵었던 마르카지 호텔로 돌아와 간단한 정비를 취하고 나서 사장님은 국빈만찬에 참가하러 가고, 수행원들은 시내에 현지식당을 찾아 나갔다. 수행원들은 점심 식사를 한지 한참 되었지만, 사장님은 점심식사를 한지 두시간만에 저녁식사를 하러 대통령궁으로 갔는데 산해진미라도 맛이 없었을 것이다. 현지 식당을 찾아 이동하면서 타쉬켄트 시내 모습을 담아 보았다.     

 

 

 

저녁에는 국빈만찬에 참가한 사장님을 빼 놓고 우리 일행이 모두 우즈벡의 전통식당에 들러 양고기를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다. 외국에 방문하면 철저하게 현지식을 먹자고 생각하기에 한식당을 찾지 않고 우즈벡 전통식당에서 이 나라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맛있는 식사를 했다. 러시아산 보드카도 한잔하면서...   

 

 

 

 

함께 동행했던 김기환처장님과 함께...  

 

 

 

 

꽤 오랜시간 식사를 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맥주 한잔을 더했다.  우리가 숙박했던 마르카지 호텔의 모습의 외관과 한잔 했던 1층 로비 바의 모습.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