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도아먀 ('09.5)

도야마 마라톤 5-1 (다테야마 설벽, 무로도), (2009.5)

남녘하늘 2009. 12. 6. 00:31

 

 
어제까지 4박 5일간의 우즈베키스탄스탄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는데 하루만에 다시 바로 도야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발한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개인적인 일로 외국에 나가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지만 이번 도야마 마라톤여행은 오래전부터 내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에 빠지기가 어려웠다. 마라톤 여행은 이미 정해져 있었는데 우즈벡 출장이 마라톤 여행 바로 앞에 끼어든 셈이다.

 

이번 도야마 마라톤대회는 서울마라톤클럽의 박영석회장님이 도야마마라톤 클럽과 벌써 몇년째 교류해 오면서 이번 6회 대회도 한국에서 참가자를 모집해서 참가하고 싶다고 해서 시작된 일이다. 100회 마라톤클럽의 이문희선배와 내가 클럽에서 사람을 모집하고 함께 가자고 술자리 모임에서 약속을 했었다. 내가 속해 있는 100회 마라톤클럽과 분당검푸 마라톤클럽의 회원들에게 공지를 통해 19명의 참가자를 모집하고 전체적인 준비를 해왔기에 나는 빠질 수가 없었다. 만약 우즈벡 일정이 하루 더 늦어졌더라면 나는 중국에서 바로 도쿄로 들어가서 신칸센을 타고 도야마로 이동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하루 전에 입국해서 함께 출발할 수 있었다.

 

나는 도야마 마라톤 대회에 이미 4년전에 참가했었기에 다시 참가할 생각이 있지는 않았었다. 규모가 큰 대회도 아니였고, 응원객이 많은 대회도 아닌 시골의 조그마한 대회, 더구나 같은 코스를 3번 왕복하는 대회여서 한번으로 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무슨 일이든 마음먹은대로 되는 것은 없다. 업무 출장을 갔다와서 바로 휴가를 쓰기가 조금은 미안했지만 이미 벌어진 일,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마라닉을 즐기기로 한다.

 

하지만 4박 5일간의 해외출장이 주는 피로가 풀리지도 않은채, 다시 마라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다소 무모하기는 하다.

 

인천공항에서 분당검푸마라톤 클럽에서 함께 참가한 동료들과 함께...  

 

 

 

 

우리 일행이 타고 갈 대한항공 비행기를 배경으로... 인천공항에서 오전 9시 5분에 출발해서 10시 50분에 고마츠(小松)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착륙전 비행기안에서 내려다본 일본 고마츠(小松)공항의 인근지역. 원래 도야마(富士)에도 공항이 있는데 도야마 공항도 자그마한 공항인지라 매일 비행기가 뜨지 않아 우리의 여행일정과 맞출 수 없어서 한시간 넘게(약 80Km) 떨어져 있는 고마츠(小松)공항을 이용하게 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리기전 신종플루 검역을 위해 검역관들이 기내에 들어와서 한번 체크를 했는데 다시 입국심사장을 들어가기 앞서 체온 검사를 하고 있었다. 위생에 관해서 우리보다 몇 배는 더 철저한 일본사람들이다. 검역관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너무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일주일동안 거쳤던 우즈벡이나 중국이나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고마츠(小松)공항을 나가 청사를 배경으로. 서울과는 달리 서늘한 느낌이 든다. 한국보다 위도가 훨씬 아래쪽이어서 더 더워야 할 터인데 타데야마 연봉의 눈 때문이 아닌듯하다. 깨끗한 공항에 선선함이 드니 느낌이 너무 좋다. 일본의 소나무는 재선충때문에 전멸했다고 뉴스를 들었는데 이 지역 이름이 고마츠(小松)여서인지 공항 주변에 소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첫 방문지인 도야마의 '타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를 가기 전에 잠시 방문한 시골의 휴게소. 이곳 역시 일본의 어느 곳과 마찬가지로 깨끗하기 그지없다. 이미 버스에서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기에 따로 필요한 물건도 없었다. 휴게소 한켠에 축사를 만들어 놓고 여러가지 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역시 한적한 시골 휴게소이기에 가능한 일로 보였다.    

 

  

 

 

  

 

 

 

드디어 일본인들에게도 꼭 한번 여행하고 싶은 최고의 여행지로 손꼽히는 타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의 시작지점인 공원입구에 도착했다. 타데야마공원 입구에서 무로도(室堂)까지 버스 통행요금이 무려 50,400엔, 환율로 환산하면 7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으로 개인이 차를 가지고 오기에는 상당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소형차도 18만원이나 된다.

 

 

 

꼬불꼬불한 도로를 돌아 돌아서 산을 오르고 있다. 산 아래에는 이처럼 초여름의 녹음이 가득하다. 산 아래를 내려다 보면 이런 곳에 도로를 만든 그들의 노력과 왜 비싼 통행료를 받아야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 듯하다. 더구나 산 윗쪽에 제설작업에 소요되는 비용과 도로 보수에 소요되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도야마현에서 험준한 산맥을 관통하여 나가노 현까지 이어주는 타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루트.


총연장은 88.7km로 이 구간을 통과하는데 전차, 케이블카, 고원 버스, 로프웨이, 트롤리 버스, 등 지형에 알맞은 운송수단을 4시간 동안 바꿔 타면서 전체 루트를 볼 수 있다. 비쇼다이라(美女平)로부터 무로도(室堂) 고산평원까지 이어지는 23km의 산악도로 주변은 겨울철 엄청난 적설량을 기록하는 지역으로 사람들은  3월 경부터 눈을 치워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내는데 5월 말까지는 도로 양쪽으로 20여 m에 달하는 설벽을 만날 수 있다. 마치 눈의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설벽은 천장이 뚫린 터널처럼 이어져 있으며 일본인들이 유키노 오다니(눈의 계곡: 雪の大谷)이라 부르는 이 비경은 알펜루트 최고의 볼거리인데 우리 일행은 아래 타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루트중 관광버스로 갈 수 있는 무로도(室堂)까지만 갔다 올 예정이다.  

 

 

 

산위로 올라갈 수록 푸른 색상이 없어지기 시작하고 가을 낙엽이 진듯한 풍경이 되었다가 , 이내 길가에 눈이 조금씩 보이더니 조금 더 올라가자  아예 겨울 풍경으로 바뀌어 버렸다. 어제까지는 우즈벡에서 한여름의 더위에 고생했는데 하룻만에 겨울로 와 버렸다.  

 

 

 

버스를 타고 무로도(室堂)고원에 도착하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곳에 위치한 타테야마 호텔이 나온다. 해발 2,450m의 무로도에 있는 호텔로 제주도의 한라산보다도 500m나 더 높은 곳에 올라온 것이다. 관광버스는 이곳까지만 올라올 수 있어서 우리 일행은  무로도(室堂) 주변을 돌아다녔다.  타테야마의 최고봉은 높이는 무려 3,015m이다.  

 

 

 

드디어 무로도 호텔에서 출발해 한시간 가량 도보로 설벽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버스로 오면서 양 옆 높이 쌓여 있는 설벽을 통과해 왔는데 도로의 한쪽을 통제하고 도보로 구경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약 500 m까지 도보감상을 하도록 개방하는데 4월17일경부터 31일까지만 볼 수 있다. 4월중 최고 높은 곳이 20m라고 하는데 현재는 눈이 녹아 계속 낮아지고 있다한다. 안내판에는 오늘 설벽의 최고 높이는 14m라고 쓰여 있었다.     

 

 

 

 

 

설벽이 있는 이 곳의 높이도 2,390m나 된다. 기온은 6도C, 적설높이 14m.  사진 찍기 좋은 곳에 2009년 5월 15일 방문했다고 친절하게 안내판을 만들어 놓았다. 차량통제를 위해 이곳까지만 걸어서 내려 올 수가 있고 우리가 오늘 제일 마지막 방문객인지 우리가 되돌아가자 통제선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눈이 너무나 부셔서 선글라스를 쓰지 않을 수 없었는데 사진을 찍을 때에만 잠시 잠시 벗곤 했다. 이곳에 근무하는 일본인 아저씨는 선그라스는 썻지만 얼굴이 검게 타서 황인종과 흑인의 중간쯤 되는 것처럼 보였다. 일종의 산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나는 몸에 열이 많아 이곳을 다니면서도 별로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론 점퍼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겉옷을 입어야 할만큼 추위를 느끼지 않았다. 온도는 6도였지만 오늘은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체감온도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팔을 입은 사람은 나 하나 뿐이다.

 

 

 

 

 

곳곳의 안내판에는 한글로도 설명이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이곳에도 이제는 한국 관광객도 무척 많다는 걸 느낄 수 있다. 4월 중순이 돼서야 비로소 개통되는 이 루트는 겨우내내 40여m 이상의 강설로 인해 12월부터 4월초까지는 사람의 통행을 불허되는 구간이다. 강설이 멎는 4월이 되면 대규모 제설작업을 거쳐 설벽을 뚫어 관광코스로 만드는 그들의 지혜가 감탄스럽다. 

 

 

 

다테야마 호텔을 배경으로 100회 마라톤클럽의 김순옥 선배님과 함께. 대단하신 여장부이시다.  

 

 

 

호텔에서 마주 보이는 산은 엄청난 높이와 경사를 보였는데 스키를 타고 내려온 흔적이 많이 있었다. 리프트가 없는 정상까지 스키를 메고 올라가서 타려면 쉽지 않았을텐데 그 정성이 대단하다. 하루에 두번 올라갔다고 겨우 두번이나 탈려나... 

 

 

 

 

안내판에 눈의 계곡은 어떻게 만드는지 쓰여 있었다. 불도저 2대가 올라서서 눈길을 대패로 깍듯이 깊이 파고 들어가며, 전에는 컴퍼스 등을 사용한 측량으로 도로의 위치를 확인했어지만 지금은 인공위성을 활용한 GPS시스템으로 정확하게 위치 확인을 한다고... 눈의 계곡 구간 제설 작업에 10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되어 있다. 아마 제설작업에 쓰였던 불도저로 추정된다.    

 

 

 

호텔 앞쪽 제설작업이 되어 있는 곳에서 함께간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과 분당검푸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조금만 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여행이었다면 이곳 무로도(室堂)에서 트롤리버스를 타고  구로베댐이 있는 곳까지 가 보았을텐데 조금 아쉽기는 하다. 지난번 도야마 마라톤을 왔을 때에는 이곳도 오지 못했는데 그 때에 비하면 한발자욱 더 발전한 것이고, 다음에 올 때 전 코스를 답사하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다테야마 호텔 내부의 모습.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의 중요한 기점으로서 1층에는 먹거리 코너와 트로리 버스 매표소와 승차장.  2층에는 레스토랑 타테야마(レストラン立山)가 있다. 1층의 한쪽에는 타테야마 산쵸(立山山頂) 간이우체국이 있으며 이곳에서 타테야마(立山)를 테마로한 엽서와 등산 증명서등 기념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   

 

 

 

 

호텔 뒷편으로 가니 또 다른 세상이다. 제설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눈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가 없다. 눈의 깊이가 최소 20m 이상은 되겠지만 눈이 워낙 딱딱해서 발이 빠지지는 않는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고 어디에 카메라를 갖다 대어도 그림이 나온다.    

 

 

 

 

 

 분당 검푸마라톤 클럽의 김종호님과 최영태님과 함께.

 

 

 

 

 

 

 

누군가가 스키를 타고 이곳까지 내려온 듯하다. 정말로 대단한 사람들이다. 5월에 스키를 즐기기 위해 리프트가 없는 이곳에서 스키를 메고 등산하듯이 올라가서 한번 내려온 것이다. 저 높은 곳에서 이곳까지 하루에 몇 번이나 왕복이 가능할지...  스키는 타지 않고 스틱을 잡고 폼만...   

 

 

 

사진 뒤로 보이는 사람들이 스키를 타고 내려 온 일행들이다. 호텔 옥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호텔 뒷편은 옥상 테라스 높이까지 눈이 쌓여 있다. 그늘진 지역이라 눈이 빨리 녹지 않는 듯...  

 

 

 

 

호텔에서 바라본 호텔 정면의 모습. 높은 구름은 산위에도 걸려 있지만, 낮은 구름은 산 아래 중턱에 깔려 있다. 올라올 때에 특정구간에서는 구름 속을 헤치고 올라오느라 안개속에 있는 것처럼 주변광경을 보지 못하고 왔었다.

 

 

 

 

타데야마 방문기념 사진 포스터. 2층 매점에서 600엔에 판매한다고 되어 있다.

 

 

 

호텔 1층 한쪽편에 있던 타데야마 터널을 통과하는트롤리 버스 매표소. 이곳에서 표를 사면  무로도역에서 다이카봉역 사이를 지하터널을 통과한다. 터널의 길이는 3.7km이고 10분정도 걸린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해발 2,450m 높이에 있는 터널을 달리는 버스인데  전기로 달리기 때문에 배기가스가 나오지 않는다고.

 

 

 

 

 

아마 함께 갔던 일행들은 이 호텔 안쪽에 이런 버스를 타는 곳이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냥 설벽 구경과 5월의 눈에 푹 빠져 사진 찍기에만 바빴을 테이니까...  3번째 도야마에 도전할 때는 트롤리버스도 타고 타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전체를 구경할 것이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