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도아먀 ('09.5)

도야마 마라톤 5-2 (다테야마 설벽, 도야마 시내), (2009.5)

남녘하늘 2009. 12. 7. 00:10

 

무로도(室堂) 지역에서의 설벽 걷기와 주변 설경관람을 마치고 떠나기에 앞서 호텔 주차장에서 한컷. 이제 반팔차림의 동지가 한 명 더 생겼다. 일본의 산악지대는 우리나라보다 2%가 더 많은 전 국토의 72%를 차지하며, 3,000m이상의 산도 21개나 된다. 2,000m 이상은 500개나 된다고 하니 우리나라 산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현에만도 2,500m 이상 되는 산이 90개나 된다고 하니 대단하다. 이곳 타데야마(立山)는 일본의 지붕으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우리처럼 관광버스를 이용해 오는 관광객은 별로 없었고, 무로도(室堂)에서 비쇼다이라(美女平)까지는 고원버스가 운영되어 이 고원버스를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것 같았다. 무로도(室堂)에서 산 중턱에 있는 비쇼다이라(美女平)까지는 해발차 1,473m, 23km를 50분가량 걸린다. 이 구간에서 1,500m의 해발차에 따라 한겨울에서 봄으로 엄청나게 변화하는 경치를 구경할 수 있으며 삼나무, 너도밤나무 등 빽빽한 원시림을 볼 수 있다.

 

 

 

구름이 산 중턱에 낮게 깔려 있다. 이곳이 얼마나 높은 곳인지 알 수 있는 사진이기도 하다.  

 

 

 

내려 오는 중간에 올라 갈때 안개때문에 보지 못했던 쇼묘폭포(稱名の泡)를 보았다. 쇼묘폭포는 일본에서 낙차가 가장 큰 폭포로 그 높이는 350m에나 달해 '일본의 폭포 100선' 에 선정돼 있다. 두 갈래의 폭포중 왼쪽에 있는 것이 소묘 폭포이고, 오른쪽에 있는 것은 4월에서 7월에 걸쳐 눈녹은 물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생긴 낙차 500m의 한노키 폭포다. 버스에서 내릴 수가 없었고 거리도 너무 멀어 350m 나 되는 폭포의 느낌을 사진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감흥으로 끝나고 만다.  

 

 

 

 

 

산을 내려 오니 주변 풍경은 다시 짙은 초록색의 5월 모습이다. 기온은 서울에 비해서 내려가 있어 선선한 느낌을 준다.  

 

 

 

 

 

드디어 숙박장소인 도야마 관광호텔에 도착했다. 도야마호텔은 시내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호텔이지만 일본 료칸처럼 다다미방으로 꾸며져 있고, 도야마에서도 유명한 온천이 있는 호텔이어서 이번 여행기간 내내 하루에도 몇번씩 온천욕을 즐겼다.    

 

 

 

 

호텔 로비에 있는 타데야마 연봉의 설경과 도야마시내 사진을 배경으로. 도야마 시에도 겨울이 되면 엄청 많은 눈이 내린다.

 

 

 

호텔 식당에서 제공한 저녁식사. 이번에는 호텔이 묵는동안 매번 이렇게 다다미 방에서 개인상에 식사를 준비해 주었다. 대회 주최측인 도야마 신문사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번 여행은 개인적으로 왕복 비행기표 값과 호텔비 정도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거의 신문사에서 부담했던지라 비싼 일본물가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객실로 돌아와서 검푸클럽 회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나서 방안에 있는 것이 아쉬워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서 차라도 한잔 마시기로 했다. 4년전 이곳에 왔을 때 생각만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재일동포가 운영하던 吳仁館이란 레스토랑을 찻기로 했다. 레스토랑으로 가던 도중에 우리가 묵었던 도야마 관광호텔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던 도야마시 전망대. 도시 전체가 평지에 위치하고 있어 조그마한 언덕 정도의 산위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멀리 만년설이 덮힌 일본의 북알프스 산들과 도야마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곳인데 밤중이라 도시의 불빛만이 빛나고 있었다.  

 

 

 

 

전망대 바로 옆 아주 좋은 위치에 있었던 레스토랑 吳仁館 . 주인을 찾으니 4년전 만났던 주인이 나온다. 나와는 고향도 같고, 성도 같은 교포 2세다. 분위기가 좋은 곳이라 생각했었는데,역시 조금 이른 시간에 가보니 이곳 도야마의 아주머니들이 동창회 같은 모임을 하고 있는 아담한 곳이였다.

  

 

 

 

 

숙소로 돌아오니 호텔 직원들이 벌써 이블까지 깔아 놓았다. 큰 방에 5명씩 잠을 자기에 조금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모처럼 멀리까지 와서 동료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편한 잠자리를 찾는다면 이런 마라톤 여행을 와서는 안된다. 휴식을 취하는 력셔리 여행을 떠나여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잔 더 했더니 잘자리에 들어간 것은 새벽 2시가 넘어서이다.      

 

 

 

어젯밤 일행중에서 가장 늦게 잠들었음에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도야마 관광호텔 주변을 한시간 가량 달려 주었다. 함께 달리기로 했던 다른방의 일행은 우리를 5분도 기다려주지 않고 먼저 가버려 늦게 출발한 6명은 앞서간 일행이 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길을 쫒아갔다. 하지만 동내길이 여러갈래로 나뉘어지고 처음 달리는 길이라 도무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어 호텔을 중심으로 주변 언덕을 오르내리며 마을을 몇바퀴 달렸다.

 

 

 

 

이른 아침인데도 동네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고 분위기도 좋아 이런 마을에 살아도 삶의 질이 높겠다는 생각을 들었다. 작은 도시인데도 이른 아침에 달리는 사람을 몇 명 보였고, 달리는 우리 모습이 이 곳 사람들에게 어색하게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이곳 도야마는 선선해서 아침 달리기에 좋은 기온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지형이지만 호텔이 언덕 제일 윗쪽에 있는지라 호텔을 중심으로 언덕 외곽을 달리다 보니 처음 출발한 곳으로 올 수 있었는데 달린 거리를 측정할 수는 없었지만 평소 달리는 속도를 감안할 때 대략 한바퀴가 4Km는 될 것 같았다. 한바퀴를 달리는데 20분 조금 넘게 걸려 한바퀴를 더 돌았는데 2회전을 하는동안 앞서간 일행은 결국 만나질 못했다. 달리다보니  더워져서 바같에 입었던 윈드자켓은 들고 뛰어야 했다.

 

 

 

마을에는 잘 조성된 대나무 밭도 있었고 엄청나게 큰 죽순도 볼 수 있었다. 2회전을 할 때는 언덕이 많아서인지 모든 일행이 함께 달리지 못하고 앞뒤로 조금 분리되어 달리게 되었다. 2회전을 하고도 조금 모자란 것 같아 2회전을 하는동안 달려보지 않은 곳으로 조금을 더 뛰어 대략 10Km 정도를 채워주고 아침 운동을 마쳤다. 준비운동과 마무리를 포함해 1시간정도 아침운동을 한 것 같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호텔에 머물러 있었으면 운동도 하지 못하고 도야마의 마을풍경도 감상할 수 없었을텐데 게으름을 피우지 않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침에 달리고 나서도 바로 온천에 들러 다시 온천욕을 즐기고 왔다. 아침식사도 어제 저녁과 마찬가지로 개인상에 정갈하게 준비되어 나왔다. 반숙되어 있는 계란은 자신이 먹고 싶은 만큼 가져가서 먹을 수 있도록 비치되어 있어 2개나 먹었더니 평소에 비해 아침식사량이 많아 거북한 느낌이다. 여행 다니면서는 무조건 잘 먹라는 생각과 음식을 가리지 않는 습관으로 인해 과식을 해서 여행에서 돌아오면 늘 몸무게가 불어 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구로베계곡으로 관광을 떠나기에 앞서 시간이 남아있어 몇 사람과 함께 디카를 들고 아침에 달렸던 코스를 천천히 걸어보았다. 뛰면서 보았던 대나무밭과 이름모를 예쁜 꽃이 피어있는 화단과 일본전통의 몇 몇 건물을 사진에 담아보고 싶어서였다. 아침에 달려보지 못한 사람들도 이국적인 모습에 굉장히 좋아한다. 나 때문에 이번 여행을 따라 온 사람들이 10여명이나 되기에 이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색다른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이 여행내내 있다.

 

 

 

어제 저녁 식사후 찾아왔었던 전망대 바로 옆 아주 좋은 위치에 있었던 레스토랑 吳仁館. 건물 외벽도 꽤 신경을 쓴 흔적이다.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이후 도야마의 도예관, 민속자료관, 매약자료관등 이곳의 전통가옥들을 차례로 구경했다. 도야마는 예로부터 의학이 발달해 옛날 방식의 약제조 기술이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곳 이외에 이케다야안무관 상점은 우리나라로 치면 한약방인데 한국에서 온 패키지 관광객의 경우 필수 코스로 방문할 만큼 인기가 높다고 한다.     

 

 

 

 

 

상당히 깨끗하게 정돈된 마을을 걷고 있다. 이렇게 숲과 나무가 있는 도시에서 생활하고 싶은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지만 언제나 가능할지...

 

 

 

 

일본 여행을 다니다 보면 대나무 숲을 많이 보게 되는데 도야마에도 대나무 숲이 많았다. 대나무도 굵기가 꽤 커서 우람해 보였고, 죽순도 나오고 있었는데 역시 엄청나게 컸다. 하나만 뽑아다 반찬을 만들면 제법 많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일본에는 지진이 많아서 지진이 나면 대나무밭으로 대피하기 위해서 마을에 대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들었는데 맞는 이야기인지는 자신이 없다. 하여간 대나무 뿌리는 촘촘하기 때문에 지진이 나도 땅이 갈라지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하다.  

 

 

 

 

새벽에 달리면서 봐 두었던 꽃을 산책하면서 디카에 담았다. 꽃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림 속에서나 보던 꽃을 실제 보니 아주 멋있었다. 생화로 이런 꽃은 처음 접한 것 같다. 넝쿨을 뻣어가면서 피는 꽃이였는데...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면서 일본의 전통가옥을 배경으로 김동욱 아우와 함께....  

 

 

 

구로베 관광 출발 시간에 맞쳐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 출발준비. 도야마허텔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쿠로베협곡(黑部峽谷)으로 이동했다. 4년전에도 이곳을 방문했던 적이 있지만 쿠로베협곡은 한번은 여행을 해 볼만한 곳인데 비슷한 시기에 두번을 방문하는 것은 조금 생각해 볼일이다. 내가 일행을 데리고 왔고 처음온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한여름이나 단풍이 아름답게 졌을때 다시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다.

 

 

 

우나즈키역에 설치된 토롯코열차(광산용 궤도열차) 모형.  

 

 

 

 

 

 우나즈키역 앞 광장에서 삼색떡 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의 관광 활성화를 위한 홍보차 진행되는 축제였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인절미를 만드는 것과 같은 떡치기 행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엄청 달고 맛있었던 떡만 얻어 먹는 것이 미안해서 행사에 직접 참가해 떡매를 들고 열심히 따라해 주었다.    

 

 

 

 

 

도야마현을 비롯한 여려 현에 걸쳐있는 일본 北알프스의 유명 관광지는 다테야마(立山)-쿠로베(黑部) 알핀루트와 쿠로베협곡(黑部峽谷)이 있다. 다테야마-쿠로베 알핀루트는 3,000m가 넘는 봉우리가 늘어선 북알프스 산맥을 동서로 관통하는 관광루트이며, 쿠로베협곡은 토롯코열차(광산용 궤도열차)를 타고 험준한 계곡을 남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관광코스이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