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도아먀 ('09.5)

도야마 마라톤 5-3 (구로베 협곡), (2009.5)

남녘하늘 2009. 12. 8. 00:47

 

토롯코 열차를 타기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우나쯔키(宇奈月) 역 앞에 있던 구로베 전기기념관을 방문했다.  구로베 계곡의 역사와 구로베 강 개발에 대한 박력 넘치는 영상과 입체 모형을 전시하고 있었다. 무료 입장이라 들어가보았는데 그다지 흥미롭지는 못했고, 타데야마 연봉과 구로베 땜과 구로베 계곡을 입체 파노라마로 만들어 놓아 지형을 이해하는데는 도움이 됐다.

 

 

 

 

우나쯔키(宇奈月) 역을 배경으로...

 

 

 

 

 

도야마현을 비롯한 여려 현에 걸쳐있는 일본 北알프스의 유명 관광지는 다테야마(立山)-쿠로베(黑部) 알핀루트와 쿠로베협곡(黑部峽谷)이 있다. 다테야마-쿠로베 알핀루트는 3,000m가 넘는 봉우리가 늘어선 북알프스 산맥을 동서로 관통하는 관광루트이며, 쿠로베협곡은 토롯코열차(광산용 궤도열차)를 타고 험준한 계곡을 남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관광코스이다. 

 

 

 

 

이처럼 2개의 유명한 北알프스 관광코스의 중심지인 쿠로베협곡은 다테야마 연봉과 후다테야마 연봉에 둘러싸인 일본최대의 협곡이다. 전력부족에 시달리던 일본은, 풍부한 눈과 비로 연중 수량이 풍부하고 낙차가 큰 쿠로베협곡을 수력발전의 적격지로 보고, 일찍이 댐 건설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모두 10개의 발전소와 5개의 댐을 세웠다. 이러한 댐과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하여 쿠로베협곡을 따라 터널과 철교로 이루어진 궤도를 뚫어 놓고, 토롯코열차(광산용 소형 전철)로 건설 인부와 자재를 운반하였다.  이번 여행을 함께 주도한 이문희형님과 함께...

 

 

 

 

 

 

토롯코열차의 출발역인 우나쯔기(宇奈月)역에서 종점인 케야키다이라(欅平)역까지의 거리는 총 20.1km이다. 쿠로베 협곡철도는 1937년 완공되었는데 처음에는 전력회사의 전용철도로만 사용되었다. 그러나 험준한 협곡의 빼어난 경치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의 입장요청이 쇄도하여, 결국 관광루트로 개방되었으며 1951년부터는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철도 공사에도 일제시대에 우리나라 선조들이 강제 징용되어 피와 눈물이 깃들어 있는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쿠로베협곡열차의 출발장소인 우나쯔기(宇奈月)역에서 산위로 올라 갈수록 날씨가 점점 서늘해져 일행중에 일부는 우의까지 걸쳐입었다. 몇년전에 왔을 땐 난방시설이 있고 유리창칸막이가 있는 특별열차를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좌석과 지붕, 그리고 기둥과 추락방지용 쇠사슬만 있는 보통열차를 이용해서 추위를 잘 타지 않는 나도 나중에는 한기를 느낄 정도였다. 서울에서의 한여름의 날씨가 어제 보다는 낳지만 초겨울의 날씨로 이동해 버렸다.  

 

 

 

쿠로베협곡의 아랫쪽의 나무들은 잎사귀가 한참 커져서 이미 초여름으로 향하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올라갈수록 신록의 풋풋한 느낌이 가득하다. 우나즈키역에서 출발한 협궤열차(토롯코 전차)는 총 20Km의 거리를 1시간 20분동안 달려  종점인 케야키 다이라(欅平)역에 도착한다.  

 

 

 

케야키 다이라(欅平)역에서 내린 우리일행은 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오쿠가네바시(奧鐘橋)와 바바다니가와(祖母谷川)등을 구경했다. 이곳은 아직 겨울이 끝난 것이 아니어서 이곳까지만 올라올 수 있고 그 이상은 입산통제가 되고 있어 더 오를 수가 없다. 곳곳에 눈이 남아 있어 봄과 겨울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주변에 눈이 응달을 중심으로 아직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의 왕성한 생명력은 어쩔 수가 없어 싱그러운 초록이 지천을 덮고 있다.    

 

 

 

 

분당검푸마라톤 클럽과 100회 마라톤클럽의 단체사진.

 

 

 

 

 

오쿠가네바시(奧鐘橋)를 내려가 바바다니가와(祖母谷川)로 향했다. 눈이 녹아서 내리는 물이 양이 많아 계곡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수량이 풍부한 도야마의 자원인 셈이다.   

 

 

 

 

 

 

 

생각보다 날씨가 너무 쌀쌀해 빨리 실내로 이동해서 따뜻한 음식을 먹기로 하고 역사 2층에 있는 간이 음식점에서 우동 종류의 분식을 먹었다. 이곳도 관광지라서 그런지 일반 시내의 음식점에 비해서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였지만 따뜻한 국물과 그 효용성을 생각한다면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5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역사 한켠에는 난로가 켜져 있었다. 으슬 으슬 추위가 몰려 왔는데 5월에 무슨 난로냐 할 수도 있지만 이 난로의 효용성은 만점이다. 추위에 떨던 사람들이 난로 옆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가 열차 타는 시간이 되서야 자리가 생겼다.

 

 

 

 

 

계곡 응달에는 겨우내 내렸던 눈이 아직 녹지 않은 채 남아있었다. 사진으로는 멀리 있어 그다지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눈의 두께가 10m가 훨씬 넘는 큰 덩어리다.

 

 

 

 

 

주변 관광을 모두 마치고 다시 찬바람을 가르며 토롯코 전차를 타고 출발지인 우나쯔기역으로 복귀. 날씨가 흐려지면서 간간히 빗방울도 떨어진다. 내일 달리기를 해야하는데 아무래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불안감이... 관광을 할 때 비가 내리면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지만, 달리기를 할 때 비가 오는 것은 여행할 때 내리는 것보다 낳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일 비가 내리지 않기를 기원해 본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들린 휴게소와 함께 있던 우나즈끼 맥주관. 이곳은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서 배워온 기술자가 이곳 구로베의 명수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시음행사를 한다고 해서 방문했는데 정보가 잘못된 것인지 시음행사가 없었다. 도야마로 돌아오는 길가에 있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괜한 시간낭비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시음행사가  없어 결국 이 휴게소에서 캔으로 된 맥주를 사먹었다. 쓴 맛이 강하고 그다지 맛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맥주맛을 잘 분간하지 못하는 더 큰 원인인지도 모른다. 캔 하나가 이 때 환율로 5,300원 정도 했으니 가격도 상당히 비싼 편이였다.  

 

 

 

 

 

이곳으로 여행올 때 계획으로는 호텔로 귀환후 시간이 남으면 일행과 함께 도야마 시내구경을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도야마 신문사에서 한국 참가자를 위한 환영행사가 저녁식사 시간에 앞서 개최한다고 해서 중간에 우리 일행만 빠질 수가 없어 시내관광은 내일 마라톤을 마치고 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풀코스 대회를 가장 많이 뛴 분과 함께... 너무 횟수달성에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5시간에도 완주하지 못하는지라 다음날 보니 남들보다 1-2시간 정도 먼저출발해서 달리고 있었는데 달리는 폼이 달린다고 볼 수가 없었다.  대회에 참가하지 말고 혼자서 달리기를 즐겨야할 상황인 듯한데 대회 참가와 횟수에 가치를 두고 계신듯하다.

 

 

 

 

 

일본의 100회 낙주회 회장님과 서울마라톤클럽의 박영석 회장님과 분당검푸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런너스 클럽과 100회 마라톤클럽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최윤성님과 정성근님과 함께. 도야마 신문사에서 한국의 참가자들을 위해 과분한 환영행사를 열어 주었다. 아마 매년 빼 먹지 않고 일본의 지방대회에 참석해 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 아닐까싶다. 사실 서울마라톤 클럽의 박영석회장님이 계시지 않았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도야마 마라톤대회에 참석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민간차원의 교류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