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대만 ('09.7)

대만 여행 5-4 (화련 태로각), (2009.7)

남녘하늘 2010. 1. 2. 01:27

 

여건만 됐다면 작년에 이곳에서 개최된 마라톤대회에 참석할 계획을 세웠던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을 관광차 방문하게 되었다. 타이완에서 네 번째로 지정된 국가공원으로 해발고도 2천m, 길이 20여km에 이르는 국립공원이다. 타이완 100대 준봉 중에 제27위에 해당되며 웅장한 대리석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이로운 자연지구이다. 동서횡단도로의 시발점이기도 한 이곳은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이곳을 찬찬히 다 구경할려면 며칠이 걸린다는데 우리는 서너시간만에 끝내야 한다. 타이페이에서 이곳으로 오는데 세시간 가까이 걸렸고 또 그만큼 걸려 돌아가야 하니 잠시 구경한다고해도 결국 하루가 소요되는 셈이다.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협곡입구의 관문.

 

 

 

우리가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장춘사(長春祠:창춘츠). 깎아지른 절벽에 길을 뚫어 만든 이 사당은 이 협곡을 동서로 관통하는 도로공사로 희생된 영령들을 기리기 위해 지었는데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협곡의 입구쪽에 위치해 있고 이 협곡의 공사가 얼마나 험난했었는지 알게 해준다. 쟝제스(蔣介石) 총통의 지시로 그의 아들 쟝징궈(蔣經國) 당시 건설부장관의 지휘 아래 1956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약 3년 만에 완공을 보게 되었다. 이 공사 기간동안  212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계곡에 흐르는 물이 시멘트 섞어놓은 물처럼 짙은 회색빛을 띈다.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의 협곡에는 화강암이 워낙 많기 때문에 상류의 물은 맑고 깨끗하지만 아래로 내려 올수록 뿌연 시멘트빛 색깔이 된다. 따라서 이 깊은 계곡을 흐르는 물 속에는 당연히 물고기들이 살 수 없다.  전경은 멋진 한 폭의 산수화이지만 고기를 낚는 풍경화는 그릴 수 없는 곳이다.    

 

 

 


공사기간 동안에 212명이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하고 70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거의 매일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 공사에서 유명을 달리한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입구에 사당인 장춘사(長春祠:창춘츠)를 세우고 위패를 모셨다.

 

 

 

 

사당으로 가는 길도 이렇게 암벽을 뚫어 만들었다. 협곡의 돌산을 뚫어 길을 내자니 얼마나 힘든 공사였을까?  굴착장비등 토목장비가 제대로 개발되어 있지 않던 시기에, 또 자연경관을 훼손시키지 말라는 엄명을 지키기 위해 다이나마이트 사용을 자제하면서 거의 인력으로 바위산을 뚫는 공사를 맡겠다는 민간 건설업자가 없었다고 한다. 민간건설업자의 참여가 없자 쟝제스는 젊은 군인들을 동원했고 나중에는 퇴역군인들과 죄수들까지 동원해서 공사를 마쳤다 한다.    

 

 

 

 

 

 

 

장춘교를 배경으로...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을 들어가면서 멀리서 바라본 장춘사(長春祠:창춘츠).  뒤로 보이는 능선이 거의 직벽에 가깝다.

 

 

 

 

20여 km나 이어지는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협곡 가운데 약 1.5km에 이르는 연자구(燕子口:옌즈커우)와
약 1.2km에 이르는 구곡동(九曲洞:지우취동) 계곡은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연자구(燕子口:옌즈커우)는 자연적으로 바람과 비, 흐르는 물에 파이고 깍여 가파른 절벽에 생긴 동굴같은 구멍이 많은데 이곳에 제비들이 살기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연자구(燕子口:옌즈커우)를 배경으로...    

  

 

 

 

 

 

구곡동(九曲洞:지우취동) 계곡은 최근에 별도로 차도를 신설해서 동굴로 우회시키고 옛날 길을 살려 도보로 관광객들에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전용 인도로 만들었다. 아홉 개의 계곡이 아니라 굽이 진 곳이 많다는 의미로 '九'를 써서 이름이 붙여진 구곡동(九曲洞:지우취동)이다. 이곳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기암괴석이 많아서가 아니라 웅장함에 압도 당한다고 하는데 몇 년전 중국 본토의 서안(西安:시안)을 방문했을때 화산에서 받았던 느낌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관광객들이 걸어서 절경 구경을 하면서 갈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 걷다보면 지진 때 무너진 곳에는 아직도 큰 바윗돌이 길가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구곡동(九曲洞:지우취동) 계곡은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협곡의 하이라이트로 웅대한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협곡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곳 역시 눈으로 보았던 그 느낌을 렌즈로는 모두 표현해 낼 수 없다. 

 

 

 

 

 

 

 

 멀리 보이는 버스의 크기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 계곡의 웅장함이 어느 정도인지 가름할 수 있다.  

 

 

 

옛날 길을 살려 도보로 관광객들에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전용 인도로 만든 입구에서. 이곳에서부터는 낙석때문에 안전모를 쓰고 산책하게 만든다. 보이는 곳 모두가 기암 절벽이다. 미국의 그랜드 캐년보다도 더 깊은 계곡인데 그랜드 캐년은 계곡위에서 계곡 아래를 감상하고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협곡은 계곡아래서 계곡을 감상하는 차이인 것 같다.    

 

 

  

 

 

 

 

 

 


경치에 감탄하며 가다보니 대만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떨어진 낙석이라고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무너진 채 방치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이조차 관광 상품으로 생각하고 일부러 정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협곡을 건설하기가 어렵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대만은 태풍과 지진의 피해를 많은 곳이다. 보통 일년에 태풍의 중심이 10개정도 지나간다고 하니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더 피해가 클 것 같다.    

 

 

 

 
구곡동(九曲洞:지우취둥)을 지나 도로의 뒷벽 위인 유방교(流芳橋)에서 자모교(慈母橋)에 이르는 산허리에는 추록고도(錐麓古道)라고 부르는 작은 길이 있다. 일반 관광객들, 특히 패키지로 여행을 온 사람들에게는 안내원이 설명만 하고 지나치기 때문에 이 길을 오르는 일은 거의 없다.

 

내가 미리 알고 있었던 태로각은 매년 11월경 열리는 태로각 마라톤과 이 추록고도였는데 아쉽게 마라톤대회도 운이 맞지 않아 참가할수 없었고 패키지로 관광을 온 관계로 이 추록고도도 걸어 볼 수 없었다. 왜냐 하면, 길이 워낙 좁은데다가 험준한 천길 벼랑 위에 만들어진 옛길이라 사람들이 일렬로 서서 지나가야 하고 통제를 할 수가 없는사이 발을 헛디디는 경우에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관광회사에서 아예 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추록고도(錐麓古道)의 발 아래에 펼쳐져 있는 추록절벽(錐麓絶壁)은 각도가 거의 수직으로 되어 있어 비록 난간을 잡고 내려본다고 해도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는 아래의 절벽경치를 제대로 감상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절벽의 높이는 1,666m나 된다. 세계에서 계곡의 절경으로 최고로 알려져 있는 미국의 그랜드캐년의 1,620m보다도 더 높다. 패키지 여행이 아닐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다음에는 이 추록고도(錐麓古道)의 절경을 감상하고 싶다.  

 

 

 

 

차를 타고 더 올라가 마지막 휴게소인 녹수 휴게소에서 잠시 쉬며 기념품과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협곡사진이 있는 엽서를 구매했다. 내가 찍은 사진보다는 전문가가 찍은 사진이 이곳의 느낌을 훨씬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녹수휴게소에는 공원 관리처 전시관이 있는데 이곳 지역의 지질과 대만의 지형, 태로각 지역의 생태계에 대한 전시가 되어 있다. 다른 일행들은 휴식을 취하느라 쉬고 있는 동안에 이곳에서 전시물을 구경하고 흔적도 남겼다.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협곡 관광을 마치고 화리엔(花蓮:화련)으로 돌아오면서...

 

 

 


화리엔(花蓮:화련)의 태로각(太魯閣:타이루거) 협곡 관광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내려와 저녁을 먹고, 화련역으로 가서 7시 출발하는 특급열차를 타고 9시 45분에 타이페이 역에 내렸다. 화련에 올 때와는 달리 타이페이로 가는 타이페이로 이동하는 기차에서 많은 비가 내렸는데 역에 도착할 무렵에는 다시 날씨가 개였다. 이번 여행중에는 관광을 할 때에는 비를 거의 맞지 않았으니 최고의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화리엔(花蓮:화련)역을 배경으로...    

 

 

 

 

 

 

(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