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도야마 ('10.5)

도야마 마라톤 5-1 (고카야마, 아이노쿠라), (2010.5)

남녘하늘 2010. 8. 18. 00:21

 

 도야마 마라톤에 3번째 참석이다. 국내 마라톤너에게 그다지 유명하지도 않은 대회에 세번씩이나 참석하게 된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세번 모두 서울마라톤클럽의 박영석 회장님이 도야마신문사와의 인연으로 인해 저렴한 경비에 대회에 참석하면서, 도야마 인근의 좋은 관광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비가 저렴하다고 해서 같은 곳에서 열리는 조그만 대회에 세번씩 참가하기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첫번째 참가 이후 나머지 두번은 모두 함께 참가했던 동료들을 위해서 내가 봉사하기 위해서였다. 작년에 참가한 두번째 대회때는 검푸 마라톤클럽의 동료와 100회 및 강남마라톤클럽의 마라톤 회원을 위한 여행이었고, 올해는 내 친구 몇 명과 강남마라톤클럽의 회원들을 위해서 세번째 참가하게 되었다.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기에 비록 내가 가 본 곳에 또 다시 가게 되더라도 마음에 맞는 일행과 함께 한다면 여행 자체가 즐거울 수 밖에 없다. 마라톤 참가야 어짜피 국내 대회에서도 동아마라톤이나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은 벌써 10년째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지만 참가하고 있으니 해외 마라톤 대회에 세번째 참석하는 것 또한 크게 이상한 것이 아니다. 더구나 이번 여행은 앞서 다녀온 두번의 여행 때 가보지 못한 도야마 알펜 루트의 전 코스를 모두 다녀보기로 예정되어 있다. 우리 일행을 위해 서울마라톤클럽의 박영석회장님이 힘써 주신 결과이다.

 

원래는 회사동료 정현태를 포함해서 4명, 강남마라톤클럽 회원 8명, 100 마라톤클럽의 회원 두세명해서 15명을 인솔할 계획이었는데 몇 사람이 출발을 앞두고 급한 일이 생겨 12명이 함께 여행다니기로 결정이 되었다. 사실 관광 가이드의 역할을 하면서 다니려면 8명 정도가 적당한데 매정하게 참가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오지 말라고 할 수 없어 조금 많은 인원이 함께 하게 되었다. 이번 여행도 여행을 떠나기 앞서 도야마 시청 홈페이지와 각종 싸이트를 검색해서 나름대로 연구도 하고 계획을 잡아서 가게 되었다.

 

큰 틀은 서울마라톤 클럽에서 함께 가는 45명과 일정을 맞추어야 하지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계획은 나름대로 주 계획과 갑작스런 일정변경에 따른 보조계획까지 세워 놓았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여행은 여행을 떠나기 앞서 계획을 세울 때가 훨씬 더 즐겁다. 여행 가서는 미리 공부한 것을 확인하고 느끼고 오는 것에 불과하다.

 

내가 인솔하는 12명을 포함해 인천공항에 모인 45인,  다들 해외 마라톤과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 들뜬 마음이었다. 그런데 일행중에 한분이 여권을 갱신하면서 신여권 대신에 구여권을 가지고 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권이 없으면 출국도 안돼는 상황, 더구나 인천공항을 오는 고속도로는 퀵 오토바이도 이용할 수가 없어 우리 일행이 출국 수속전에 전달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결국 일행들과 함께 출발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여권을 전달받은 후 오사카를 통해서 멀고 먼 길을 돌아서 왔다. 일본어 한마디로 하지 못하면서, 여러가지 교통수단을 이용해 가면서 도야마로 찾아온 이분으로 인해 이번 여행이 한결 더 재미있었고 즐거웠던 것 같다.

 

인천공항에 아침 일찍 모인 문광필과 송영철. 광필이는 대학동창이면서 직장동료이고 영철이는 같은 고향의 동생이다. 둘 다 달리기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나로 인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아직 풀코스를 뛸 능력까지 갖추지는 못했지만 이번 여행에 참가해서 능력껏 달리고, 나머지는 즐거운 여행에 동참하기로 하고 함께 떠난 것이다.     

 

 

 

도야마 행 대한항공. 이번이 세번 째 도야마행인데 왠일인지 다른 때와 달리 좌석에 여유가 있었다. 그동안 늘 만석이었는데 경기가 안 좋은 것이지... 승무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이상하게 이번 비행이 다른 때에 비해서 좌석에 여유가 있다고 한다. 대한항공이야 수익이 줄어겠지만 만석이 아니니 우리는 비행기 뒷쪽에서 아주 편하게 여행을 시작했다. 더구나 비상구 옆자리까지 비어 있어 비행기 문을 닫자 마자 바로 바로 비상구 옆자리로 이동했다.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는 사람이니 건강이야 말할 것도 없으니 비상구 자리에 않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야마 근처에 도달하니 3,000m 급의 다데야먀 연봉이 산정에 하얀 눈을 덮어쓰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저 산을 가로 질러 도야마 현에서 나가노 현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도야마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이 적으니 입국수속도 비교적 빨리 끝났다. 작년에는 신종플루 때문에 검색이 상당히 까다로왔는데 올해는 작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곳 사람들의 친절함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고... 올해는 작년에 비해 날씨가 조금 덥다는 느낌이다. 물론 서울보다는 한결 선선하다.   

 

 

 

 

 

 

 도야마 공항에서 관광버스로 1시간 10여분 이동하여  고카야마(五箇山)에 도착했다. 고카야마(五箇山)도 이번에 처음 방문하는 곳으로 박영석회장님이 새롭게 기획한 일정에 들어 가 있었다.  고카야마(五箇山)는 도야마현 난토시(南礪市)에 있는 마을이다. 전통적인 갓쇼우조(合掌造) 양식의 집들로 이루어진 독특한 지역으로 기후현 시라카와(白川)촌과 함께 지난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


집의 지붕이 마치 합장하기 위해 두 손을 모은 형상을 하고 있다 해서 합장촌(合掌造り)이라고 불리는데, 거대한 목재로 뼈대를 만든 뒤 억새 등으로 이엉을 엮어 커다란 지붕을 올렸다. 지붕 안에는 2-4단을 나누어진 양잠용 다락이 있으며, 건물 안쪽에는 넓은 방을 두어 거실 겸 부엌으로 사용한다. 특히 방은 수십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 이 가옥이 대가족 제도로 인해 생겨났음을 알 수 있다. 집들의 대부분은 300년 이상 된 것들이다. 이 지역은 겨울이면 3m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해 일본에서도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현재도 계단처럼 되어 있는 지형에 21동의 건물에 7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산골 시골마을이  아이노쿠라 갓쇼즈쿠리 슈라쿠(相倉 合掌造り 集落)이다.

 

 

 

마을 입구의 세계문화유산등재 기념비     

 

 

 
우리나라 옛날 농촌 모습과 그다지 다른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 경지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이제 곧 시작될 농사를 위해 논에 물을 가득 대 놓았으며 옛날 초가집을 보는 듯하다. 거의가 목재 건물로 영화세트장 같아보이는 느낌이다. 일본 사람들은 물에 비친 건물의 모습을 좋아한다고 해서 물에 비친 가옥의 모습을 한번 찍어 보았다.    

 

 

 


마을 주변은 빽빽한 숲과 산으로 둘러 싸여 있어 그림같은 풍경을 이루고 있다. 우리 일행 이외에도 일본 관광객도 눈에 많이 뛴다. 이 부락은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2백년 이상된 집으로만 이루어졌다. 모든 가옥은 못이나 철물 등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로만 연결해서 지은 것이 특징이다. 이곳 가옥의 특징은 목재로 지은 가옥 몸체 위를 덮고 있는 지붕의 모습이다. 억새를 두껍게 얹은 지붕은 경사가 60도에 달한다. 눈이 내리는 겨울 날씨 탁에 눈이 미끄러져 떨어지기 쉽도록 한 구조이다.   

 

 


아이노쿠라(相倉)민속관 1호관의 입장권을 끊으면 인근에 있는 2호관의 내부까지도 구경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이 집에서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관람을 하기 위해서는 민속관을 이용해야 한다. 내부를 살펴보니 3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전해 주는 각종 공예품과 물품들이 아기자기하게 놓여있다.     

 

 

 

 

 


갓쇼즈쿠리(合掌造り)로 된 집의 지붕 보수를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유이(結)'라는 공동체 작업에 의해 이루어진다.  20-30년에 한번씩 지붕 보수를 하는데 많은 일손과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면 전체 지붕 교체에 이틀이나 걸린다고 한다. 또한 비용도 엄청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거번에 양쪽 지붕을 보수하는 일이 드물다고 한다. 때문에 새 지붕과 헌 지붕이 공존하는 가옥도 볼 수 있다고...  민속관 내부에 지붕교체를 하는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이노쿠라(相倉) 마을도 높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5월임에도 서늘함을 느꼈는데 마을 뒤로 보이는 높은 산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았다. 가까운 산의 초록색 녹음과 먼 산의 흰눈이 어울려 한폭의 그림이다.   

  

  

 

 

 

화재 발생시를 대비해 스프링쿨러가 작동하는 사진도 전시관 내부에 전시되어 있었다.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챙기는 일본사람들의 특징을 이곳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노쿠라(相倉)민속관 2호관 2층에서 바라본 아이노쿠라(相倉) 마을의 모습. 한적한 시골마을의 모습으로 옛날 우리나라의 초가집을 본 듯한 느낌이지만, 마을이 엄청 깨끗하고 잘 가꾸어 놓았다는 생각이다.     

 

 


갓쇼즈쿠리(合掌造り)는 에도 시대부터 시작된 양잠을 위해 지붕 안에 선반을 설치한 것이 시초라고 전해진다. 폭설로 인한 눈치우기 작업의 경감과 지붕안의 공간 확대를 위해 지붕을 크게 경사지게 지어, 지금의 독특한 세로지붕으로 된 것이다. 지붕과 천장사이의 공간이 높아 통풍과 채광이 좋아 양잠업을 발전할 수 있었으며, 가옥의 지붕 안에는 2-4단으로 나누어진 양잠용 다락이 있다.

 

 

 

가옥의 내부 구조은 일본의 전통 가옥과 비슷하다. 다다미가 깔린 방들은 커다란 미닫이 문으로 구분돼 있고. 방바닥의 일부는 사각형으로 잘라내고 그 곳에 취사나 난방을 위한 화로가 설치해 놓았다. 화로 위에는  오래된 주전자가 걸려 있는데, 눈 많이 내리는 한겨울에 화롯불 주변에 모여 불을 쬐고 차를 마시는 모습이 떠 오른다.  

 

 

 

 

아이노쿠라(相倉)민속관 1호관을 배경으로...

 

 

 

 

아이노쿠라(相倉)의 특산품 가게. 이 지역만의 특산품을 찾아보기가 힘들어, 통상의 기념품점과 차이점을 느낄 수 없는 상점이었다. 세계유산 등록후 자국의 관광객이 많이 늘어났고, 옛날에 비해서 도로가 좋아져서 한결 찾아오기가 좋아졌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그다지 찾아가면서까지 가 볼만한 곳은 아니였다는 생각이다. 사진으로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다.  

 

 

 

 

마을 입구 한쪽에 있던 地主神社. 잘 자란 삼나무 숲에 둘러 쌓여 있었다. 신사에 대한 설명이 없어 누구를 모시고 있는 신사인지는 알지 못했다. 마을도 비슷했지만 이곳 신사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눈이 많은 산간오지에 생겨난 대가족을 위한 민가주택인 갓쇼즈쿠리(合掌造り). 유네스코는 이 독특한 가옥구조를 가진 민가와 그들이 일구어 놓은 계단식 논, 방설림, 생활방식을 하나로 묶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그다지 감명을 받은 것은 없지만 세계문화유산 중 한 곳을 방문했다는데에 의의를 찾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도야마에 함께 온 이기종님과 함께 마을 입구의 세계문화유산등재 기념비를 배경으로...  이번 도야마 여행을 하게 만들어 준 장본인이시다.      

 

 

 

마을을 다 돌아보고 나도 버스가 출발하려면 10여분이나 남았는데 마을 뒷쪽 전망대에는 가보지 못해 광필이와 영철에게 함께 가 보자고 했더니 힘들다고 혼자 갔다 오란다. 이런 허약한 체력을 가지고 어떻게 내일 마라톤을 달리겠다는 것인지?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지 않게 하려고 전망대를 향해서 빠른 달리기로 올라가 본다. 도보로 3분 거리라고 하는데 뛰어도 3분정도 걸렸으니 내가 뛰지를 못한 것인지 시간표시를 잘못해 놓은 것이지 모르겠다.    

 

 

 

마을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특별히 무엇인가가 있을 줄 알았는데 한눈에 마을 전경이 들어와서 전체동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정도였다. 사진 찍는 포인트를 표시해 놓았다. 마을 전경 사진은 찍었는데 나를 찍어줄 사람이 없어 버스 출발 시간을 계산하며 한참을 기다렸다. 마침 노부부가 올라오기에 얼른 전체 마을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겼다.   

 

 

 

  

  
고카야마(五箇山)의 아이노쿠라(相倉) 마을을 떠나 도야마시로 이동하면서 고속도로에서 찍은 사진. 마라톤대회를 마치고 방문 예정인 다데야마 알펜루트의 산에 눈이 쌓여 있다.  

 

 

 

숙소인 도야마 관광호텔에서의 저녁식사. 이번에도 도야마 관광호텔에서는 각 개인별로 독상을 준비해 주었다. 많지도 적지도 않는 적당한  양에 깔끔하고 먹음직한 음식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봉사한다는 것이 느껴지는 서비스.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하는 것과 서비스등 배워야 할 것이 많은 부분이다.  

 

 

 

함께 온 일행들은 내일 마라톤 대회 참가를 위해 호텔내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일찍 잠이 들었는데 왠지 잠만 자기에는 아쉬움 감이 있어 영철이와 함께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이곳은 일본의 조그마한 도시로 농촌이 함께 공존하는 종소도시인지라 사람들이 저녁 늦게 돌아다니지를 않았다. 더구나 호텔 주변은 상업지역이 아니고 고급주택들이 있는 곳이여서 밤 늦게 돌아다니는 사람이 더욱 없었다. 오우산 공원 시내 전망대에서 시내 야경을 보고 나서 다시 시내 방향으로 산책을 이어나갔다.    

 

 

 

호텔에서 1시간 가까이 걸어서 만난 슈퍼 마켓.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있으면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려고 했는데 편의점을 찾지 못해 한시간 거리에 있는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밤 12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에 돌아갈 일이 걱정이다. 이곳에 오니 늦은 밤에 장보러 나온 젊은이들이 간혹 눈에 띈다. 이곳에서 맥주와 안주를 사는데 성공.  되돌아 오는데 또 한시간 가까이 걸렸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