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도야마 ('10.5)

도야마 마라톤 5-3 (도야마 시내 풍경), (2010.5)

남녘하늘 2010. 8. 20. 00:53

 

마라톤 대회를 마치고 함께 여행을 하기로 약속했던 일행들과 함께 시내 관광을 시작했다. 약속했던 일행중 먼저 마라톤을 마친 사람들은 호텔로 돌아와 간단한 정비를 마치고 시내관광을 떠날 수 있었는데, 오랫동안 달려 함께 호텔로 귀환하지 못한 몇 몇 일행은 씻지도 못한채 도야마 시청에서 만나기로 했다. 조금 휴식이라도 취한 사람은 괜찮았겠지만, 쉬지도 못한 일행에게는 조금 고된 일정이 아니였다 싶다. 내가 준비했던 계획이 많았던 관계로 조금 바쁜 일정을 소화했던 것 같다. 후미로 도착할 일행을 만나기로 한 도야마 시청에서...    

 

 

 

매번 도야마 시내관광은 도야마 시청의 무료 전망대에서부터 시작한다. 따로 시내의 전망대나 타워가 있지 않기에 이곳 전망대에 올라오면 다데야마 연봉을 비롯해서 도야마 시내 전경을 두로 살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도착했던 일행은 기다리기 지쳐서 먼저 전망대에 올라 구경을 하고, 나중에 도착한 일행들과 함께 시청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 역시 나는 세번째 방문이다. 시청사 바로 옆으로는 자그마한 마쯔가와(松川) 강이 흐르고 있고 소공원이 이어져 있어 깨끗하면서 조용한 도시 도야마를 느낄 수 있다.

 

 

 

 

시청 앞쪽에 설치되어 있는 조각상. 도야마 시청을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도심에서의 녹지공간은 그 도시의 삶의 질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청사의 담장을 없애고 앞마당에 나무를 심고 군데군데 조각상을 만들어 전시해  놓은 모습이 부러운 따름이다. 해가 지날수록 나무가 커지고  녹지공간이 커지는 느낌이다.     

 

 


마에다(前田) 가문이 13대에 걸쳐 230여년간 거주했다는 도야마 성. 현재는 향토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성의 안쪽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고 마쓰가와(松川) 강변 조각공원과 유람선을 타는 곳이 이어져 있다. 작년에 왔을 때에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진행중이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속도전을 펼쳐 빨리 끝났을지도 모르는데, 속도보다는 원형보전이라는 것이 더 중요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공사중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도야마성 내부에는 도야마성의 역사와 자료를 전시하는 향토박물관이 있다. 이곳에 입장하면 천수각 전망대를 구경할 수 있는데 올해도 입장시간이 지나 들어가보지 못했다. 다음에 한번 더 오게 되면 이곳부터 들러 천수각 구경을 꼭 해 봐야겠다.

 

 

 

 

성 터는 시의 중심인 성지(城址)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며, 돌담과 해자의 일부가 남아 있다. 도야마 성을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주변이 너무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고 잘 정리되어 있다. 그야말로 휴지 하나 떨어져 있지 않아, 여행을 하는 우리들도 그 깨끗함을 훼손할 수 있는 행동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시내 곳곳에는 작년까지는 볼 수 없었던 도야마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아마 관광 도시로서의 변모를 시도하는 듯하다. 그동안 깨끗했던 이미지에 전체적으로도시 정비가 잘 되어 있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게 만들어 놓았다. 시내 중심가에는 이런 조형물과 전시물이 꽤 많이 있었다.     

 

 

 

공원까지 다 둘러보고 도야마 북쪽의 도야마 만(灣)이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동안 매번 도야마 시청과 도야마성을 중심으로 주변시장 등을 돌아 다녔는데 이번에는 도야마 역을 중심으로 북쪽 지역에 대한 조사를 해 왔기 때문이다. 도야마의 북쪽에도 볼거리가 많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여행기간에 도야마 축제중의 하나인 이와세 히키야마 수레축제 (岩瀨 曳山 車祭)의 현장도 둘러 볼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 였다.  

 

 

 

 

도야마역 북쪽 출구에 위치한 라이트레일(ライトレール) 도야마 에키 키타역까지 이동해서 도야마 시내 노면전차 라이트 레일을 탔다.이 열차는 일본 최초로 도입된 경전철로서 도야마역에서 이와세해안(岩瀨浜)까지 7.6Km 노선으로 건설되어 있다. 이 노선은 2006년까지 JR서일본이 운영하던 지방노선을 도야마 라이트레일이 인수해 노면전차(TLR)화한 노선이다. 도야마에 와서 꼭 한번 타보고 싶었던 열차였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도야마 시내에는  노면전차가 두 종류가 있는데 도야마 역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센트램(Centram)이, 북쪽으로는 포트램(Portram)이 운행된다. 도야마 도심을 돌아보기에는 도야마 역 남쪽을 운행하는 센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도야마 역을 비롯해 현청사,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도야마 성과 향토박물관으로 운영되는 도야마 조시(城址)공원, 국제회의장, 쇼핑의 중심지인 소가와 페리오 그랜드플라자 등을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포트램(Portram)은 기존 철도노선의 노면전차화 한 것으로, 지방 중소도시의 이용객 감소로 대형 전동차를 운행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고 있던 상황에서 주민들의 편의 증진과 관광 활성화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경량 전철화와 함께 운행 편수의 대폭적인 증편과 함께  200엔 균일제 운임을 채택해서 첫해부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노선이다. 도야마 북쪽의 주거지역을 통과해서 해안까지 운행한다.    

 

 


도야마 시의 북쪽에 있는 이와세(岩瀨)지역을 관광하려고 마음 먹은 것은 우리가 여행하는 다음날인 5월 17일날 이곳에서 히키야마 수레축제(曳山車祭)가 열린다는 정보를 접해서이다. 또한 축제가 열리는 전날부터 축제와 관련된 여러가지 행사가 개최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 행사장을 한번 방문하고 싶었는데 이와세 지역에 도착하니 히키야마 수레축제 행사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여러번 만날 수 있었다.

 

이와세 히키야마 수레축제(岩瀨 曳山車祭)는 이와세 지역에서 개최되는 전통 제례 행사로 튼튼하게 만든 14대의 히키야마(축제 때 끌고 다니는 수레)위에 '타테몬'이라 불리는 장식을 하고, 청년들이 끌며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맞부딪치면서 힘을 경쟁하는 행사다. '타테몬'에는 장사가 잘 되고 풍어를 기원하는 소원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또한 매년 모든 수레에 그려진 그림을 새로 그리기 때문에 그 해에 어떤 새로운 그림이 등장할 것인지도 볼거리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도야마 경륜장역에서 내려 모리가(家)를 가 보기 위해서 이와세(岩瀨)지역을 돌아 다녔는데 이 지역에서 또 다른 도야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지역은 에도(江戶)시대부터 메이지시대에 걸쳐 해상 운송선의 도매상들이 번성했다는 곳으로, 옛 일본의 정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였다. 깨끗하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고, 일본의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건물도 많이 있어 와 보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 같았다. 모리가를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이곳도 4시 30분까지만 입장이 가능해서 건물의 외관만 보고 와서 안타깝다.

 

 

 

 

도야마항 방향으로 이동중에 도야마항 전망대를 만났다. 20여m 의 도야마항 전망대에서 항구와 이와세(岩瀨)지역을 내려다 볼수 있다고 했는데 이곳도 입장이 4시 30분까지였다. 관광지에서 관람이 4시 30분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다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관광객이 많지 않을텐데 우리가 늦게까지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것인지, 그들이 빨리 끝내고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시청 전망대에 올라가 보았기에
아쉬움을 달래고 다시 항구방향으로 이동했다.  

  

 

 

 

 

도야마 항과 이어져 있는 이와세 운하를 배경으로. 이곳도 운하라고 쓰여 있어서 이와세 운하라고 알았지 바다와 연결되는 조그만 시냇물인줄 알았다. 몇 척의 어선과 요트가 정박되어 있어 항구와 크게 구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텔로 돌아오기 위해 이와세하마(岩瀨浜) 역으로 돌아 오던 중 또 다른 이와세 히키야마 수레축제(岩瀨 曳山車祭)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중인 수레와 일행을 만났다. 도야마에 여행을 오더라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때는 단지 오늘과 내일 뿐인데 좋은 구경을 하고 가는 셈이다. 내일 도야마 알펜루트 관광을 마치고 시간이 된다면 이 축제에 참가해서 좋은 구경을 해 보았으면 한다. 축제가 시작되는 장소까지 확인해 놓았으니 헤메고 다닐 가능성도 없고... 

 

 

 


멀리 수평선으로 해가 지고 있다. 이와세하마(岩瀨浜) 역에서 가까이 있는 다리에서 이와세 운하를 배경으로. 이 다리 바로 옆에는 이와세 캐널 회관이 있고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모두 아침에 마라톤에 참석했던지라 힘이 드는지 빨리 호텔로 돌아가자고 한다. 나도 모르게 풀코스를 100번이나 뛴 내 체력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오후에 너무 많이 걸어다닌 것이 아닌가 반성했다. 풀코스를 몇 년만에 모처럼 뛴 분도 있었는데 풀코스 뛴 것만으로도 힘이 들었을텐데...        

 

 

 

 

포트램의 종착역인  이와세하마(岩瀨浜)역. 이와세(岩瀨)지역은 러시아와의 교류가 있는 항구지역인지 항구 근처에 러시아어 안내판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이와세 히키야마 수레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이 지역의 분위기는 상당히 조용한 편이였다. 도야마시의 중심가조차 중소도시에서 느끼는 한산함이 있었는데  외곽지역인 이곳은 더 심했던 것 같다. 아래 사진은 이와세하마(岩瀨浜)역 플랫폼에서 보이는 포트램의 철도중단점으로 열차 차고지는 따로 있는지 그냥 특별한 건물도 없이 철도가 끝나 있었다. 

 

 

 

 

'TLR'은 'Toyama Light Rail'의 약자이다. 총 연장은 약 7.6Km이고 전체 13개 역이 있으며 운전 간격은 아침 출근시간 10분 간격, 낮 15분 간격으로 운영되고 있다. 차량 내부가 굴절버스 내부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준다. 교통운임이 비싼 일본에서 7.6Km를 운행하면서 200엔을 받는 것은 상당히 저렴한 운임이다. 대중교통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이다.

 

 

 

 

시내관광을 하다 보니 약속된 저녁식사 시간이 늦어져 함께온 일행에게 호텔에서의 식사시간에 조금 늦을 것이라고 알려 주었다. 인원이 몇 명 되지 않았다면 굳이 호텔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시내 식당에서 다른 음식을 먹어도 되는데 인원이 12명이나 되다 보니 주문하고 기다리고 함께 식사를 하기에는 번거로운 것 같아 그냥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서 준비해준 식사도 썩 괜찮은 편이였기 때문이다. 호텔에서는 음식을 미리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식사후 호텔 로비에서 시내 관광을 같이 갔던 일행들과 함께 간단히 맥주 한캔씩을 먹었다.     

 

 

 

 

 

 

(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