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도야마 ('10.5)

도야마 마라톤 5-5 (다테야마 알펜루트, 도야마 시내), (2010.5)

남녘하늘 2010. 8. 22. 01:18

 
트롤리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해 다테야마(立山) 터널을 빠져나오면 다이칸보(大觀峰)역에 도착한다. 이곳은 무로도(室堂)의 넓은 평원지대와는 달리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도 한정되어 있다. 사람들로 붐비는 계단을 따라 옥상으로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에메랄드빛 구로베코(黑部湖)와 눈덮힌 웅장한 다테야마 연봉을 감상할 수 있다. 

 
다테야마 연봉은 도야마현의 중앙에서 동남쪽으로 가늘고 길게 뻗어있는 산악지대를 총칭하는 것으로 3,015m의 오난지야마(大汝山)를 비롯하여 2,000m 이상의 봉우리만도 15개가 넘는다. 흔히 일본에서는 북알프스라는 별칭으로 불려지고 있으며 일본의 100대 명산중 이 연봉에서만 4개가 포함되어 있다. 최고봉 오난지야마(大汝山:3,015m), 주봉 오야마(雄山:3,003m), 후지노리다테(富士ノ折立:2,999 m)의 3개의 봉우리를 다테야마(立山)라 하기도 한다.


일본에는 3,000m이상의 산이 21개나 된다고 한다. 2,000m이상은 500개나 된다고 하니 우리나라 산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현에만도 2,500m이상이 산이 90개나 된다고 하니 대단하다. 이곳이 일본의 지붕으로 일컬어지는 다테야마 연봉의 풍광이다.

 

 

 

 

다이칸보(大觀峰) 역 전망대에서... 다이칸보(大觀峰)역은 절벽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은 역 옥상에 있는 전망대뿐이다. 이곳에서 주변 풍광을 감상하는라 잘 느끼지 못했었는데 로프웨이로 이용해서 구로베다이라(黑部平)역에가서 이쪽을 살펴보면 어떻게 이런 곳에 터널과 도로를 뚫어 트롤리 버스가 운행을 할 수 있으며, 역 시설을 만들고 로프웨이를 설치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주변의 풍광도 멋졌지만 인간의 능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    

 

 

 

 

 

트롤리 버스와 로프웨이를 타는 곳을 안내하고 있는  다이칸보(大觀峰)역 구내 모습.

 

 

 

다이칸보(大觀峰)역에서 구로베다이라(黑部平)역까지의 약 1.7km는 로프웨이로 이동한다. 로프웨이는 우리나라에서 케이블카라고 부르는 것이다. 해발 2,316m의 다이칸보(大觀峰)역에서 1,828m의 평지에 세워진 흰색 건물인 구로베다이라(黑部平)역까지 가는 로프웨이에서 바라보는 다테야마 연봉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구로베댐의 호수도 함께 볼 수 있다. 불과 7분정도에 도착하기 때문에 주변 경관에 정신이 팔려 있으면 어느새 구로베다이라(黑部平)역에 도착하고 만다.  

 

 

 

다이칸보(大觀峰)역의 로프웨이 승강장에서 이기종님과 함께.  

 

 

 

뒤로 보이는 것이 해발 2,316m에 만들어져 있는 다이칸보(大觀峰)역이다. 저 곳에 터널을 뚫고 그 터널도 트롤리 버스가 운행하고 로프웨이가 운행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 대국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몸 전체로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구로베다이라(黑部平)역에 도착했다.  

 

 

 

문광필군의 머리 윗쪽 중간 바위가 많은 곳을 자세히 보면 우리가 내려왔던 다이칸보(大觀峰)역이 보인다. 내려오면서 로프웨이에서 찍은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도 더욱 대단한 공사였음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약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줘 일행들과 단체사진도 찍고 주변 풍경구경도 했다.   

 

 

 

함께 뭉쳐 다녔던 강남마라톤클럽의 회원들과 우리 일행. 이문희 형만 사진을 찍어주느라 빠졌다. 뒷쪽 왼쪽부터 이균호님, 이규익님, 이기종님, 문광필, 나, 송영철. 앞줄 왼쪽부터  김은진님, 최정애님, 신순헤님, 김영이님, 신성숙님.   

 

 

 

 

 

구로베다이라(黑部平)역의 구내 모습. 다이칸보(大觀峰)역보다는 넓은 면적에 기념품 가게와 먹거리를 판매하는 공간까지 있었다.

 

 

 


구로베다이라(黑部平)역의 바같쪽에는 돌아다닐만한 공간이 있어 주변의 웅대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일행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고 바꿔타야할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동안 밖으로 나와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해발 1,823m 지점의 평지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정원과 고산식물 관찰원이 있어 하계에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은 주변에 눈밖에 볼 것이 없고 구로베댐으로 이동하는 동안 잠시 들린 정도의 의미뿐이다. 오늘 하룻동안 너무 많은 눈과 멋진 광경을 보았기에 이곳에서의 눈 풍경은 이제 평범하다.     

 

 

 

 

 

구로베다이라(黑部平)역에서 다시 구로베코(黑部湖)역까지는 처음 다테야마(立山)역에서 비조다이라(美人平)역으로 올라올 때 탔던 것과 비슷한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이 구간의 케이블카는 약 1Km의 거리를 높이 400m정도 내려가는 것으로 전 구간이 지하 터널식으로 되어있다. 좌석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빨리 타야만 좌석에 앉을 수 있다. 하지만 짧은 구간 운행하는지라 좌석에 앉는 것이 큰 의미는 없다. 이 구간 역시 외선철도를 이용하고 있었고 중간에 교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다테야마 구로베관광회사는 구로베다이라와 구로베댐 구간의 지하 케이블카의 고장으로 우리가 여행을 갔다온 직후인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까지 운행을 중지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따라서 이 구간이 정상화 될 때까지는 다테야마구로베 알펜루트를 횡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우리가 여행을 마치고 온 보름뒤에 고장이 나서 한달 가량 운행할 수가 없게 되었으니 여행을 잘 마치고 온 우리는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보름 일찍 고장이 났다면 멋진 구경을 하지 못했을 터이니.....  

 

 

 

 

역에서 내리면 다시 터널구간을 따라 구로베댐으로 이어진다. 터널 안이 아직 서늘한 느낌이 남아 있다. 이곳에서부터 구로베댐을 건너는 동안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온전히 걸어서 다녀야 하는 구간이다.

 

 


구로베댐(黑部ダム)은 도야마(富山)현의 다테야마(立山)연봉의 구로베(黑部)협곡을 흐르는 구로베(黑部)강 상류를 막아 해발 1,479m에 건설된 일본 최대의 댐이다. 구로베 댐은 1963년 구로베 협곡에서 네 번째로 완공된 댐이다. 구로베 협곡의 세 개의 댐을 만들고 나서의 일이다.

전력부족에 시달리던 일본은, 풍부한 눈과 비로 연중 수량이 풍부하고 낙차가 큰 쿠로베협곡을 수력발전의 적격지로 보고, 일찍이 댐 건설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모두 10개의 발전소와 5개의 댐을 세웠다. 이러한 댐과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하여 쿠로베협곡을 따라 터널과 철교로 이루어진 궤도를 뚫어 놓고, 토롯코열차(광산용 소형 전철)로 건설 인부와 자재를 운반하였다. 구로베 댐의 하류에 있는 총 20.1km의 쿠로베협곡철도는 1937년 완공되었는데 이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징용으로 끌려온 선조들이 이곳에서 일하다가 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그것을 알지 못하고 그냥 대단하다고만 느끼고 가서는 안된다.

 

이 댐은 전후 일본경제의 부흥이 본격화 되면서 심각한 전력난을 겪게 되자 간사이전력(關西電力)이 사운을 걸고 1956년에 착수하여 7년 간 자본금의 5배나 되는 건설자금 513억엔을 투자하여 연인원 1,000만 명이 동원되어 1963년 완공한 세계 최대의 아치식 돔형 수력발전 전용 댐이다. 댐 높이 186m에 길이가 492m이고 제방 상단의 폭은 8.1m, 바닥 폭은 39.7m이며, 저수량은 2억톤에 달한는 아치식 콘크리트 댐이다. 호수쪽을 보고 반달모양으로 큰 호를 그리는 이 댐은 물리적 압력을 최대한 분산시킬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이 댐의 방수량은 무려 초당 10톤이상이나 되는데, 매년 6월 26일부터 10월 15일까지 매일 낮동안 물안개를 뿜어 올리면서 방류를 하는데, 이 댐의 방류 장관을 보기 위해 연간 1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다고 한다.    

 

 

 

구로베 댐은 걸어서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정비되어 있고 댐 건설 도중 죽은 공사인부들을 위로하기 위한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6월 26일부터 10월 15일까지만 방류하고 있어 우리가 방문할 때에는 아직 겨울로 분류되어 있어 방류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댐 길이 492m의 댐을 걸어서 건너다보니 이곳에 댐을 건설한 일본의 힘도 놀랍지만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 건설자재를 운반했던 루트를 개발하여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 그들의 발상도 대단하다. 

 

 

 

 

 

구로베댐의 수원으로 발전하는 발전소는 댐 하류의 약 10km 지점에 있는 구로베가와 제4발전소로 그 낙차가 545.5m에 이르는 댐 수로식 발전소인데 연간 발전량은 약 10억kWh에 달한다. 또 이 발전소는 겨울철의 많은 적설량과 붕괴의 위험때문에 그리고 중부산악 국립공원의 자연 경관 보존을 고려하여 발전소 변전소 등 모든 시설을 지하 150m에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구로베(黑部)댐 중간에서 본 댐 하류 구로베 협곡. 이 댐의 물은 10Km 하류에 있는 구로베가와 제4발전소 뿐만이 아니라 하류에 위치한 또다른 7개의 발전소를 위해서 보내지고 있다고 한다.

 

 

 

 

 


댐을 지나 구로베댐 역쪽의 레스토랑을 지나면 댐전망대가 있다. 해발 1,500에 있는 구로베댐 전망대에 오르면 눈 아래로 구로베 댐을 내려다보고 다테야마 연봉을 위시하여 북 알프스의 대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어 사람들의 많이 찾고 있지만, 댐을 방류하지 않는 시기에는 그 높이에까지 올라갈 필요가 없어 2층에 있는 간이 전망대에서 댐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누군가의 말처럼 이번 알펜루트 여행에서 자연의 웅대함을 느꼈다면 구로베댐에서는 인간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였다. 

 

 

 

 


구로베 댐에서 Alpen-route의 끝 지점인 오기사와(扇澤)까지의 6.1Km를 전기 트롤리 버스가 16분만에 데려다준다. 이날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많이 찍었더니 밧데리가 모두 방전되어 이후 사진은 대부분 이문희형이 찍은 사진을 전달받은 것들이다. 내가 생각해도 어지간히 많은 사진을 직은 것  같다.   

 

 

 

 

 

해발 1,433m인 오기사와(扇澤)역에 도착하니 이곳에는 봄 기운을 조금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여기 저기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었지만 나무에 파란 싹이 돋아나고 있는 초봄의 모습이였다. 우리가 처음 출발했던 토야마(富山)현의 다테야마(立山)역의 반대쪽 츨발장소이고 우리 일행의 도야마 알펜루트의 종참점이기도 하다.  

 

 

 

 

나가노(長野)현에서  토야마(富山)로 돌아오는 길은 생각보다 먼 길이었다. 산 아랫쪽으로 오니 다시 여름같은 날이 이어진다. 중간에 유채꽃이 피어 있는 곳도 지나고, 눈과 비가 많은 지역이어서 호수와 강을 여러번 지났다. 여러 계절을 하루만에 느껴보고 많은 것을 보았으면 좋은 경험을 한 하루였다.   

 

 

 

 

 

도야마에서 마지막 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인근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한잔 할 계획이었는데 생각하고 있는 레스토랑이 일찍 문을 달아버렸다. 또 어제처럼 호텔 로비에서 자판기 맥주를 마실 수 없어 호텔 인근에서 한잔 할 수 있는 장소를 찾으러 나섰다. 조그마한 도시인 도야마, 그 중에서도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장소인지라 우리 마음에 드는 장소가 보이질 않았다.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아 우리 일행이 가볍게 한잔 하면서 여행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도야마를 떠나는 날 아침. 호텔에서 나와 산책코스를 따라 전망대로 이동하는 중이다. 산책로 왼쪽편에는 작년까지 울창한 대나무 숲이였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대나무를 모두 베어버려 언덕이 훤해졌다. 대나무를 짤라 버렸지만 뿌리는 살아 있어 죽순이 나오고 있었는데 죽순 하나를 꺾어 일행에게 드렸다. 제법 굵기가 두꺼운 대나무였는데 무슨 이유로 다 베 버렸는지 궁금하다.   

 

 

 

전망대에서 이기종님과 함께.

 

 

 

어제 저녁 일행들과 함께 한잔 할 생각으로 찾아왔었던 전망대 바로 옆 아주 좋은 위치에 있었던 레스토랑 고진칸(吳仁館).  나와 같은 종씨인 한국인 2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인데, 작년에는 일행들과 와서 차 한잔을 했는데 올해는 일찍 문을 닫는 바람에 한잔하지 못했다. 분위기도 좋아서 문을 열었더라면 굳이 멀리까지 한잔 하기 위해 헤멜 필요가 없었는데 아쉽다.       

  

 

 

 

우리가 머물렀던 객실에서 바라본 도야마 시내. 이 호텔에서 세번째 숙박인데 처음으로 시내가 보이는 쪽의 방에서 묵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 보면 도야마 시내도 다 보이고 멀리 공항까지 보였다. 하지만 잠을 잘 때를 빼곤 방에서 생활을 거의 하지 못해 전망 좋은방의 역할이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았던듯... 그나마 떠나오는 날 늦게까지 방에 있었기에 사진 한장을 남겨보았다.

 

 

 

도야마 공항에서. 도야마 공항은 깨끗하고 아담한 공항이다. 면세품을 판매하는 곳도 구멍가게 수준이다. 특산물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살만한 물건도 거의 없다. 관광지를 표방하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아 효율적인 측면에서 크게 운영하지 않는 듯하다. 내국인이 이 공항을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해서 이번 도야마 마라톤 여행을 떠난 일행들의 마지막 단체 사진. 함께 돌아오지 않은 몇 몇 사람과 수속이 끝나지 않은 몇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마라톤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여행이었기에 많이 즐거웠다. 비용대비 만족도가 높은 여행이었다.  

 

 

 

올해로 도야마 마라톤대회에 세번째로 참석했다. 조그만 도시에서 열리는 대회지만 알차게 진행하고, 박영석 서울마라톤클럽 회장님과 대회 주최측인 도야마 신문사와의 끈끈한 관계로 인해 매번 저렴한 비용으로 참석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가 없다. 메이져급 큰 대회가 아니어서 사람들을 계속해서 모으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또 회장님의 희생과 노력으로 대회 참가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80순이 넘으신 분께서 언제까지 그런 희생을 계속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회장님께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참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놓으면 앞으로도 저렴한 가격에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내년에도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역시 내년에도 도야마에는 가고 싶지 않다.

 

하여간 같은 지역을 세번이나 다녀 왔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장소에 갈 수 있어 좋았고, 이번 여행에서는 고가야마와 도야마 알펜루트의 전 구간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함께 여행을 했던 일행들도 모두 만족한 표정이다. 함께 간 일행들이 내년도 마라닉을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그런대로 가이드 역할을 충분히 했던 것 같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알찬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