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도야마 ('10.5)

도야마 마라톤 5-4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 (2010.5)

남녘하늘 2010. 8. 21. 00:39

 

이번 여행의 가장 하이라이트가 되는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立山 黑部 アルペンル-ト) 여행이 시작되었다. 아침 도야마 신문사에서 제공된 버스를 타고 도야마에서 알펜루트가 시작되는 다테야마(立山)역까지 이동했다. 작년에 왔을 때는 신문사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다테야마역을 방문하지 않고 바로 무로도(室堂)까지 올라가서 설벽구경을 하고 내려 왔는데, 올해는 쿠로베 알펜루트(黑部 アルペンル-ト) 전 구간을 이곳의 교통편을 이용해서 관광하기로 되어 있다.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立山 黑部 アルペンル-ト)는 토야마(富山)현의 다테야마(立山)역에서 나가노(長野)현의 오기사와(扇澤)역을 잇는 것으로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규모 산악 관광 루트이다. 이 루트는 1971년 개통되었으며 출발점인 다테야마(立山)역에서 오기사와(扇澤)역까지는 동서로 직선거리로는 25km도 채 안되지만, 최대 고저차가 1,975m에 이른다.


아름다운 고원지대를 달리는 다테야마 코겐(立山高原)버스, 웅장한 다테야마 연봉의 풍광을 감상하기 적격인 다테야마 로프웨이, 급경사를 최단시간에 오를 수 있는 지하식 케이블카, 구로베(黑部) 댐 건설 당시 이용하였던 터널을 통과하는 트롤리(トロリ-)버스, 일본 최고의 댐인 구로베(黑部)댐은 직접 걸어서 건너는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하게 된다.  

  

 

 


다테야마역 주변은 오로지 다테야마쿠로베 알펜루트 관광객을 위해 형성된 마을처럼 보였다. 넓은 주차장과 대형 관광버스가 도열해 있고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있었다. 이곳의 해발은 475m로 5월 중순답게 녹음이 우거져 있어 완연한 봄이다. 하지만 1시간만 있으면 계절을 뛰어 넘어 한겨울의 설원으로 가게 될 것이다. 무로도(室堂)까지는 작년에 가 보았기에 계절의 변화를 이미 한번 느껴 보았었다.   

 

 

 

 

 

다테야마(立山)역에서 문광필군과 송영철군과 함께. 이때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갑자기 케이블카를 탈 무렵, 문제의 문광필군이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로 가버렸다. 도착해서 케이블카를 탈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무척 많았었는데... 우리끼리만 여행을 왔다면 한대 보내고 20분이 늦어져도 상관없지만 단체로 함께 왔는데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12명을 내가 인솔해 왔고, 후미에서 우리 일행을 챙기고 있는 입장이었느데... 얄미운 광필군,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말 출발하기 1분전에 아무일 없었다는듯 느긋하게 나타나서 '생리현상'운운. 친구가 아니였다면 두들겨 패주고 싶었다. 나머지 일행은 모두 여행의 즐거움에 취해 있어서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다테야마(立山)에서 비조다이라(美女平)까지 거리는 1.3km이지만 고도 차이는 500m에 이른다. 이 구간은 케이블카가 운행된다. 이 케이블카는 우리나라에서 케이블카라고 부르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나라의 케이블카를 일본에서는 로프웨이라 한다. 케이블카는 급경사를 오르내리기 쉽도록 케이블이 끌어당기는 것이다. 마치 홍콩에서 빅토리아 피크에 오를 때 탔던 피크트램과 비슷한 것이다.   

 

 

 

비조다이라(美女平)역으로 이동중인 케이블카. 위에서 아래로 찍은 사진이라 경사도가 실감나지 않는다. 2대의 케이블카가 하나의 레일을 교행해서 운행하고 있다. 중간부분에 레일을 두개 만들어 놓아 중간에서 교차하게 된다.

 

 

 

 

지상과 터널을 번갈아 가며 7분만에 30도 경사를 오른 케이블카는 비조다이라(美女平)역에 도착한다. 이곳의 해발은 977m로 타테야먀에서 500m를 올라왔다. 작년에 이 구간을 버스로 올라올 때에는 굽이 굽이 꼬불꼬불한 도로를 돌고 돌아서 올라왔는데 정말 편하고 빠르게 올라왔다. 다만 이곳까지 올라 오는 동안 볼 수 있는 풍경은 그다지 볼 것이 없다. 다테야마쿠로베 알펜루트의 최고풍경은  비조다이라(美女平)에서 무로도(室堂)까지 고원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눈 쌓인 설원의 무로도(室堂)까지는 버스로 갈아타고 가야 한다. 생각보다는 많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버스가 관광객을 계속해서 실어 나르고 있다. 이곳 비조다이라(美女平)에는 삼나무 숲이 유명하고 삼나무와 관련된 전설이 있는 곳으로 삼나무 숲속으로 간단한 산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삼림욕을 즐겼을텐데 일행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없었다. 무로도에서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버스를 타게 한다. 아쉬움이 남지만 일행들과 함께 움직여야 하니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버스에 오르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주변 사진이라도 한장 찍었다.    

 

 

 

 

 

비조다이라(美女平)에서 무로도(室堂) 고원까지의 거리는 23km.  해발 977m인 이곳에서 해발 2,450m인 무로도까지 50여분에 걸쳐  다테야마 코겐(立山高原)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무로도(室堂) 지역은 눈이 많아 11월이면 도로를 통제하고 제설작업을 마친 4월 중순 경 개통을 한다고 하는데 올해는 4월 17일날 개통식이 있었다. 

 

버스는 눈이  조금 남아있는 산간 도로를 구불구불 달려 오르며 중간 중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멈춰 서곤 한다. 도중에는 일본에서 낙차가 제일 큰 쇼묘(稱名) 폭포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차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멈춰 서기만 했다. 이 버스는 매연없이 전기로 가는 버스란다.  

 

 

 

 

고지대로 오를 수록 나무의 숫자는 눈에 뛰게 적어지면서 크기도 점점 작아져 가눈데, 눈이 쌓인 높이는 높아만 간다. 다테야마(立山)역에서 겨우 1시간을 올라왔는데 초록의 짙은 봄에서 한겨울로 공간이동을 한 것 같다. 눈에 반사되는 햇볕으로 인해 썬그라스를 끼지 않고는 주변의 모습을 구경하기가 힘들다.

 

 

 

비조다이라(美女平)에서 50여 분을 오르자 산간 도로 주변은 초록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온통 흰색으로 변했다. 도로 양쪽의 설벽은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버스의 키를 넘어섰다. 이 도로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 중순까지 폐쇄된다. 봄이 오기 전 두 달 동안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 산간 도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특수 제작한 제설차로 눈을 밀어내면 경이로운 눈의 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관광객들이 걸어다니며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은 약 500m이다. 지난 4월 17일 개통된 도로 옆으로는 높이 15m 정도의 설벽이 세워졌다. 설벽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점점 낮아지다가 한여름이 되면 사라진다. 뒷쪽 버스를 타고 가면서 앞 버스와 설벽의 높이를 비교하기 위해서 찍은 사진이다. 오늘 설벽의 높이는 최대 14m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무로도(室堂)고원에 도착하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곳에 위치한 타테야마 호텔이 나온다. 해발 2,450m의 무로도에 있는 호텔로 제주도의 한라산보다도 500m나 더 높은 곳에 있고, 버스는 이곳까지만 올라올 수 있다. 호텔을 비롯하여 레스토랑과 커피숍, 전망 테라스 시설을 갖추고 있고 근처에 알펜 루트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많이 흩어져 있는 이곳에서 도야마에서 유명하다는 야채스프를 사먹었는데 달작지근할 뿐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호텔 3층 출구를 벗어나자 작년과 마찬가지로 웅대한 다테야마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설벽을 관람하기 앞서 약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무로도는 이미 해발 2,450m의 고지대이다. 작년처럼 설경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기에는 아쉬움 감이 있어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일행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하이킹에 나섰다. 젊은 패기로 한시간 안에 갔다 올 수 있는 최대한 멀리 갔다 오기로 했다.  

 

 

  


조금 걸으니 미쿠리가이케(みくりが池)가 나타난다. 지금은 온 사방이 눈에 덮혀 있는 곳이라 이곳이 호수인지 눈밭인지 구별이 되지 않지만 이곳에 눈이 녹는 7월경이 되면 커다랗고 멋진 호수로 바뀌는 곳이다. 이 미쿠리가이케(みくりが池) 너머로 미구리가이케 온천시설이 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우선 1차 목표로 미쿠리가이케 온천까지 가 보기로 한다.

 

 

 

 

뒤로 보이는 건물의 오른쪽 평평해 보이는 곳이 미쿠리가 이케(みくりが池)이다. 화산 분화구에 생긴 둘레 60m, 수심 15m의 무로도다이라(室堂平) 최대의 화구호(火口湖)로써 이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이다. 날씨가 추워 얼어붙은 상태에서 눈까지 내려 그냥 눈이 쌓여 있는 눈밭으로 보이지만 무로도(室堂)의 눈이 다 녹는 계절이 되면 호수로 변신하게 된다. 두번째 사진은 눈이 녹았을 때 찍은 미쿠리가 이케의 모습이다.    

  

 

 

 

눈이 녹으면 이곳에 하이킹과 등산을 오는 사람들로 또 붐비게 되고, 그런 관광객을 위한 온천시설이다. 우리 일행은 산행 목적이 아니기에 온천을 이용할 시간이 없었지만, 이 높은 곳에 산장과 온천등을 개발해서 관광 수익을 올리는 자체가 대단하단 생각이다. 아래쪽 지옥계곡쪽에서 유황가스 냄새가 날려 온다. 지옥계곡쪽에는 온천수가 방출 되는지 눈이 다 녹아 있다. 그곳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이번에는 온천시설까지만 와 보기로 한다. 이곳까지도 부지런히 쉬지 않고 왔더니 땀이 나기 시작한다.  

 

 

 

미쿠리가이케 온천에서 내려다 보이는 지코쿠다니(地獄谷). 지금도 유황이 끊임없이 솟구쳐 근처에 가면 유황냄새가 자욱하다고 하는데 오늘은 바람의 방향이 우리가 있는 쪽으로 불지 않아서 그다지 냄새가 나지 않았다. 온천수가 올라오는 곳에는 눈이 녹아 있었는데 이 높은 산에 온천수가 솟구친다니 신기하기만 할 뿐이다.   

 

 

 

함께 간 일행들은 시도도 해 보지 못한 미쿠리가 이케(みくりが池)온천까지 방문을 마치고 다시 무로도 호텔에서 출발해 한시간 가량 도보로 설벽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버스로 오면서 양 옆 높이 쌓여 있는 설벽을 통과해 왔는데 도로의 한쪽을 통제하고 도보로 구경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약 500 m 정도를 도보감상 하도록 개방한다. 4월중 최고 높은 곳이 20m라고 하는데 현재는 눈이 녹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안내판에는 오늘 설벽의 최고 높이는 14m라고 쓰여 있었다.

 

 

 

아침부터 매고 다녔던 배낭을 드디어 친구에게 맡겨버렸다. 가이드가 무거운 베낭을 메고 다니면서 제대로 가이드를 할 수 있겠느냐고 핑계를 대면서...  최근 들어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도 이제는 아들에게 배낭을 들게 했었는데, 오늘은 친구에게 맡기니 홀가분하고 편하고 좋다. 미안하다. 친구야! 니가 다테야마(立山)역에서 나에게 속 썩인 벌이야.... 

 

 

 

 

남들은 평생에 한번도 오기 힘든 이곳을 두번씩이나 방문하게 되었다. 설벽(雪の大谷)을 한번 구경 했으니 단풍이 들 때 왔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원하는대로만 하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작년에는 날씨가 포근해서 자켓을 입지 않고도 서늘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올해는 작년과 비슷한 시기에 왔음에도 서늘해서 윈드자켓을 입고 다녔다. 설벽(雪の大谷)에서의 사진은 작년에 왔던 도야마 마라톤 사진에 많이 있어 이번 여행에서는 몇 장만으로 끝낸다.  

 

 

 

오늘 일정이 이곳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이칸보(大觀峰)와 쿠로베댐(黑部ダム)까지 이어지는 여정이어서 무로도(室堂)호텔 레스토랑에서의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미리 예약이 되어 있어 기다리지 않고 식사를 했지만 커다란 식당에 손님이 가득했고,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면 손님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들어왔다.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간결하게 구성된 도시락. 먹는 방식은 우리나라가 일본 사람을 조금 배워야 할 점이 많다.     

 

 

 


무로도(室堂)에서 다이칸보(大觀峰)로의 이동은 트로리버스(トロリ-: Trolly Bus)를 타고 약 3.7km의 다테야마 터널을 지나야 한다. 국립공원의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매연을 배출시키지 않고 전기로 움직이는 버스로 터널 구간을 지나간다. 터널내에는 불을 밝혀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놓았는데, 좁은 터널을 레일 위를 달리는 것도 아닌데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잘 달린다. 버스에서 내리면 해발 2,316m의 다이칸보(大觀峰)에 도착한다.  

 

 

  

 

 

 

 

(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