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홍콩마라톤 ('10.2)

홍콩 마라톤 7-1 (빅토리아 공원, 셩완지역, 빅토리아 피크), (2010.2)

남녘하늘 2010. 4. 16. 00:43

 

 열번째로 떠나는 해외마라톤 여행은 집사람과 함께 떠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홍콩마라톤 대회에 참석한다. 처음 여행계획을 잡을 때에는 큰 녀석이 올해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온 가족이 함께 홍콩여행을 떠나면서 홍콩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큰 녀석이 재수를 하게 되고 기숙학원에 입학하게 되면서 참석할 수 없게 되었고, 작은 녀석도 공부하고 있으라고 집에 놔두고 집사람과 함께 떠나게 되었다. 아이들을 떠 놓고 두사람만 홀가분하게 떠나니 맘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엄청 편하다. 그만큼 아이들이 컷다는 이야기다.

 

 직장 동료인 정현태부부와 4명이서 이번에도 자유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이번 여행기간은 토,일요일 다음날이 삼일절 휴무로 연휴가 붙어있어 하루만 휴가를 쓰면 4일을 떠날 수 있는 여정이어서 일찍부터 이번 3일의 연휴가 포함된 해외여행 관광상품은 모두 매진되어 버렸다. 나역시 홍콩마라톤 참가를 목적으로 했고, 준비를 일찍부터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비행편을 구하지 못했고, 차선책으로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인천공항은 금요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황금연휴를 보내려는 사람들도 가득했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여전히 많았다. 나 역시 그 틈에 끼어 있는 셈이다.

 

지난 1년간 큰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한 집사람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와 내가 좋아하는 마라톤을 할 수 있는 여행이다. 인천공항에서 집사람과 함께.    

 

 

 

 

3시간 반만에 홍콩공항 (쳅락콕 공항) 도착했다. 내가 계획을 잡고 함께 한 나머지 3명을 위한 여행인지라 준비사항도 많았고 신경써야할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옛날에 비해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를 접할 수 있고, 또 친절한 사람들은 사진까지 모두 올려 놓아 혼자서 기획해서 떠나는 자유여행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수속을 마친뒤 나역시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한대로  홍콩에서 사용할 옥토퍼스 카드와 공항고속전철(AEL) 티겟을 구매하고  픽크트램 패스도 미리 사 두었다. 항공권과 숙박지 선정을 위해 이용했던 여행사에서 준 MTR 1일 이용권도 실제 티켓으로 교환했다. 공항고속전철(AEL)을 타고 홍콩 시내로 출발.    

 

 

 

 

휴양을 위해 떠난 여행이 아니라면 이동시간이 아까운 여행인지라 공항고속전철(AEL)를 타고 홍콩 시내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여러가지 교통편이 있지만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중심가로 이동시켜주는 교통수단이 공항고속전철(AEL)이다. 공항에서  Train to City 표지판을 따라 이동한 후 10분에 한 번 꼴로 운행하는 AEL에 탑승하면 된다.   

 

 

 

 

AEL은 공항과 시내를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연결시켜주는 교통수단으로 공항에서 칭이역, 카오롱역을 거쳐 홍콩역까지 운행되고 있다. 사진을 찍을 때에는 막 칭이역을 통과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센트럴 역 도착한후 일행들이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 나는 셩완역으로 이동해서 마카오페리터미널에서 마카오행 페리티켓을 미리 예매해 두었다. 마라톤대회가 개최되는 일요일날 마카오로 이동할 계획인데 예매를 해 두지 못하면 표를 사고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지면 마카오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쌀쌀한 느낌의 서울을 떠나왔는데 이곳에서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땀이 흐른다. 봄에서 여름으로 공간이동을 했음을 느낄 수 있다. 다시 일행과 숙소인 하버프라자 노스포인트 호텔에 체크 인을 하고 짐을 풀어 놓고 시내관광에 나섰다. 첫 번째 이동장소는 마라톤대회 배번을 수령하기 위한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역 근처에 있는 빅토리아 공원(Victoria Park) 이다.      

 

 

 

이번 여행을 함께 떠난 정현태와 함께. 나는 마라톤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찾았는데 이 친구는 이미 홍콩여행을 해 보았음에도 친구가 좋다고 함께 따라 나섯고, 일정을 빡빡하게 했음에도 불평 한마디없이 함께 따라준 친구이다. 항상 여행을 정의할 때면 인용하는 말이지만 '여행은 누구와 함께 떠나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무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서 산책이나 운동을 즐기고 있었고 이틀 뒤로 다가온 마라톤 대회를 위해 결승점 공사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었다. 미리 설치되어 있는 안내판들을 따라가니 어렵지 않게 Race packet 수령하는 곳을 찾을 수가 있었다. 홍콩에 거주하는 현지인들은 이미 배번을 모두 수령하였고, 오늘과 내일 이틀동안 외국의 참가자를 위해 배번을 배포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마라톤은 Race packet을 대회장이나 지정된 장소에서 대회 전에 찾아야 한다. 배번만 우리나라처럼 미리 받을 수 있었다면 이 행사장은 찾지 않았을텐데 배번도 이날 받아야했기 때문에 관광을 나서기 전에 먼저 이곳을 찾았다.  현지인들은 1주일전에 미리 찾아가버려 비교적 한산했고, 빨리 업무처리를 끝낼 수 있어 좋았는데 대신 마라톤 용품을 판매하는 행사는 현지인들의 배번을 나누어줄 때 해버려 아쉬움이 남았다.   

 

 

 

 

마라톤 결승점이 될 행사장을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뒤로 보이는 건물은 홍콩 도서관이다. 홍콩 시내가 워낙 좁고 복잡하기 때문에 마라톤 코스도 풀코스, 하프코스, 10Km 런등 모두 출발점과 출발시간을 달리 적용하고 도착점만 빅토리아 공원으로 정해 놓았다. 

 

 

 

마라톤 물품을 찾아나오면서 빅토리아 공원(Victoria Park)을 배경으로. 좁고 복잡한 도심 가운데 이런 규모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부러웠다. 나에게 있어 도심의 공원은 항상 그 도시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항목이다.

 

 

 

 

 

 

노면 전차이용을 이동해서 셩완(上環: Sheung Wan)역으로 이동했다. 운행이 시작한지 100년이 지났다는 홍콩의 Tram을 타보기 위해서였는데 도심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너무나 많이 걸리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 관광의 느낌은 가질 수 없었다. 다만 2층에서 내려다보니 시내의 모습이 이채로웠고 다른 곳에서 세계에서 유일한 2층 트램을 탄다는데 의의가 있었다. 홍콩의 트램은 홍콩섬의 북쪽해안을 따라 6개의 중복되는 노선 위로 운행하며 요금은 거리에 관계없이 HK$2 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마라톤은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만의 축제라면 홍콩마라톤은 출전하지 않는 사람들도 출전한 자신의 가족, 애인, 친구를 응원하라는 커뮤니케이션이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전달되고 있었다. 트램옆으로 지나는 버스의 외벽 광고판에서도 홍콩마라톤 광고를 볼 수 있었고, 택시, 지하철, 건물 외벽등 곳곳에서 마라톤을 광고하는 광고판을 볼 수 있었다. 지나가는 버스의 한쪽 면을 홍콩마라톤 선전문구로 도배한 시내버스.   

 

 

 

 

셩완(上環 : Sheung Wan)역에서 트램을 내려  캣 스트리트로 이동중 광고사진을 찍고 있는듯한 광경을 보았다. 처음에는 결혼식사진을 찍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복장을 자세히 보니 신랑신부가 아니라 모델같다는 생각이... 도심이 어디든지 화려해서 어디에 카메라를 가져가도 풍경사진이 나올듯하다. 특히 홍콩에서 사진에서도 보이는 것처럼 광고 간판이 벽면에만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도로쪽으로 한참 많이 돌출되어 있어도 규제받지 않는듯하다.    

 

 

 

광고판과 상점에 불이 들어오면서 사진을 가장 찍기 좋은 시간이 되었다. 해가 지지 않은 상태에서 광고판에 불이 들어올 때가 통상적으로 사진이 잘 찍힌다. 아래 사진도 모델은 허접해도 주변 분위기가 좋아서 좋은 사진처럼 보인다.

 

 

 

골동품 거리인 캣 스트리트로 이동해서 거리를 살펴 보았다. 과거에는 이곳에서 장물들을 팔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중국과 홍콩의 전통적인 물건들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일단 가격부터 저렴하고 다양하고 신기한 물건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서울의 인사동 골목 같은 분위기였는데 아주 고가의 예술품을 전시 판매하는 상점도 있었고,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별의별 잡동사니 같은 물건을 쌓아놓고 판매하는 점포도 있었다. 홍콩의 역사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고, 크게 물품 구매를 위해 온 여행이 아닌지라 철저하게 아이쇼핑으로만 끝냈다. 이곳에서 오래된 골동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중국본토에 가서 구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리라 생각했다. 거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홍콩에 어둠이 서서히 몰려 오고 있었다. 저녁이 되어도 광고판의 네온사인과 건물의 조명등으로 인해 거리가 훤하다. 캣 스트리트로에서 홍콩의 압구정동이라고 불리는 란콰이펑(蘭桂坊)을 가 볼 계획이었는데 모든 것을 한번에 다 볼수가 없어 과감히 생략했다.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것이 자유여행인지라 처음 계획했던 것이라도 함께한 일행이 동의하면 얼마든지 생략과 추가가 가능하다.     

 

 

 

 

홍콩에 방문하면 몇 곳은 꼭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였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1994년 10월 개통된 세계 최장 길이의 야외 에스컬레이터로 영화 <중경삼림> 촬영장소라고 한다. 총길이 800m로 출발지에서 종착지까지 20분정도 걸리며 아침 6시부터 10시가지는 하행으로, 그 이후에는 상행으로 운행된다. 뒤로 보이는 빌딩과 빌딩을 연결해 놓은듯한 구조물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산 윗쪽으로 이동하다가 소호거리가 나오자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내렸다. 홍콩은 우리의 개념과는 달리 산동네로 분류되었을 법한 도시의 꼭대기가 전망이 좋은 초호화 맨션으로 빼곡한 부촌이 밀집된 지역이라고 한다. 산쪽으로 이동할 수록 좋은 아파트가 나온다. 소호(SOHO)는 South of Hollywood로 할리우드 거리의 남쪽 지역을 이르는 말로 홍콩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거리다. 홍콩이지만 서양인들이 더 많아보였고 레스토랑나 바의 꽤 이국적이다. 빅토리아 피크에만 갈 게획이 없었다면 이곳에서 간단히 와인이라도 한잔 했을텐데 꼭 가봐야 할 곳이 있어 구경으로 끝냈다.    

 

 

 

 

 

 

센츄럴역 방향으로 오면서 만난 짝퉁 악세사리 노점상을 만났다. 남자들은 전혀 관심이 없지만 여자들은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짝퉁을 사려면 한국이 훨씬 더 잘 만들테고 가격으로 따지면 내 블로그 친구인 심천향나무님의 말처럼 심천에 가서 사는 편이 훨씬 쌀텐데... 여행 와서 자그마한 짝퉁 선물하나 하지 못할까싶어 가만이 있었다. 사진을 뒤에서 찍으니 노점상이 과민반응을 보였는데 얼굴이 없는 것을 확인하곤 가만히 있었다. 이들도 사진이 찍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나보다.    

 

 

 

 

멋지고 특이한 조명이 비치고 있는 홍콩은행을 배경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똑딱이 디카로는 이런 야경사진을 찍을 수 없어 용량과 기능이 큰 카메라를 가지고 갔었는데 실제로 찍은 사진에 비해서 무거운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느라 너무 고생이 많았다. 사진기자라면 한장의 사진을 위해서 큰 위험까지도 감수한다지만 몇 장의 야경사진을 위해 내 어깨가 고생했다.

 

 

 

픽크 트램을 타기 위해서 세인트 존스 빌딩에 있는 피크 트램 역을 찾았다. 지도에 있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픽트램은 편도 HK20$ , 왕복 HK30$  인데 내려올 때 버스를 잘못타면 교통체중으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서 처음부터 왕복티켓을 끊었다. 역사에서 정상쪽을 바라보니 정상이 구름에 가려져 있어 올라가도 야경구경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역사에 들어가니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정류장이 붐비질 않는다. 내일 저녁에는 침사츄이쪽에서 심포니 오브 라이츠(Symphony of Lights)를 구경할 계획이고, 모래는 마카오를 들어갈 예정이라 구름이 있어도 그냥 올라가기로 했다. 정상 쪽으로 올라갈 때는 오른쪽 앞쪽 자리가 가장 전망이 좋다고 했는데 이 역시 구름으로 그다지 큰 효과는 없었다. 다만 45도의 경사로 올라가다보니 높디 높은 아파트와 건물이 기울어져 있는듯한 착시현상이 생긴다.  

 

 

 

 

피크 타워에 밀랍인형 전시관인 마담 투소 박물관을 소개하기 위해 성룡의 밀랍인형을 전시해 놓았다. 이 인형을 배경으로 사진은 찍었지만 유명인사의 밀랍인형을 보기 위해 마담 투소까지는 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통과했다.

 

 

 

픽트램에서 내려서 피크 타워의 옥상인 스카이 테라스로 올라가니 안개때문에 홍콩 야경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온통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바람과 안개뿐... 엄청남 습기를 머금고 있는 구름이다. 날이 맑았으면 사람들이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엄청 붐볐을텐데,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산했다. 옥상의 한쪽에서 소원카드를 적어서 넣는 하트모양의 케이스가 있어 스카이 테라스에 올라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평소에 하지 않는 포즈로 사진을 한장 찍었다.    

 

 

 

 

날씨가 맑은 날 올라왔다면 빅토리아 피크에서 이런 홍콩 야경을 보았어야 했는데 짙은 안개구름으로 인해 본 것이라고는 안개밖에 없었다. 우리가 여행을 하는 동안 거의 매일 저녁에 안개구름이 몰려와 언제 왔더라도 빅토리아 피크에서의 야경관광을 할 수 없었다. 픽트램의 종착역이 있는 피크타워 내부에 오늘처럼 야경을 보지 못하는 관광객을 위해서인지 커다란 사진을 설치해 놓았다. 실제 야경은 아니지만 홍콩 야경을 배경으로 한컷...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