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홍콩마라톤 ('10.2)

홍콩 마라톤 7-2 (빅토리아 피크, 완차이, 침사추이), (2010.2)

남녘하늘 2010. 5. 3. 21:29

 

 

밤중인데다 짙은 안개로 인해 어디가 어느 곳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안개가 없는 날이였다면 이곳 빅토리아 산정에는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엄청 붐볐을텐데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산해서 좋은 점도 있었다. 백만불짜리 야경을 지녔다고 하는 빅토리아 산정의 야경을 구경하려고 왔지만 안개로 인해 바로 앞에 건물도 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백만불짜리 야경이 아니라 1달러짜리 야경이었다. 홍콩의 야경은 안개가 없을 때 다시 한번 방문해서 하기로 했다.  

 

 


산정에는 얼마전인 1989년인가까지만 운영했던 옛날의 피크트램이 전시되어 있었다. 100년이 넘는 동안 사고 한번 없이 운행되었다고 하니 그 기술력을 인정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어느 선진국에 비교하여도 기술의 격차가 크지 않지만 100년전에 이런 피크트램이 운행되었다고 생각해보면 조선시대 말기의 쇄국정책은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이었음이 틀림없다. 뉴욕에 갔을 때 뉴욕과 뉴저지를 연결하는 지하도로도 100년이 훨씬 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피크타워 쇼핑물을 나서면 바로 맞은 편에 있는 더 피크 갤러리아(The Peak Galleria). 야경만을 구경하기 위해 올라 왔기에 다른 곳까지 둘러볼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이곳까지 둘러보지는 못한채 주변을 돌아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안개로 인해 가로등도 뿌엿게 보이고 뒤로 보이는 건물도 몽환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피크타워에서  산 위쪽으로 이동하니 사자정자가 나타났다. 이곳은 피크트램을 이용하지 않고 올라온 관광객들이 따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이곳에서도 피크타워와 마찬가지로 안개에 쌓여 있어 야경감상은 할 수가 없다. 중국 전붕 지붕모양을 하고 있는 명인정(明仁亭)이라는 정자가 있어 정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안개때문에 뿌연 사진이 나온다.

 

 

 

 

 

야경을 감상할수 없는 산정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어 다시 트램을 타기 위해 역으로 돌아왔다. 산 아래에서 보았을 때 산위에서 홍콩야경 감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지 피크 트램을 이용하는 관광객이 별로 없어 피크트램을 타기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야경을 볼 수 있는 날에는 사람들에 치어서 구경하는 시간보다도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들었는데...

 

 

 

영국이 홍콩을 점령시 빅토리아피크 정상까지 물건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트램이 이제는 독특한 이동수단으로 관광객의 이동수단이 되고 있으며 홍콩 관광사업의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었다. 굵은 와이어줄 2개로 이동하는 빨간트램은 제일 경사진곳은 45도가 된다고 하며 운행중 중간부분에서 높은 건물을 쳐다보니 건물이 기우려져 있는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트램 중간 중간에 요철로 올라온 바닥이 아마 서서 가는 사람들의 기울어진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야경은 구경하지 못했어도 특별한 트램을 탄 것을 즐거운 일이였다.     

 

 

 

 

피크 트램을 타고 내려와서 홍콩섬의 시내를 다니면서 찍은 몇 장의 사진. 구름이 건물 상층부까지 있어 산 아래에서는 홍콩야경을 즐길 수 있다. 건물의 윗쪽 일부는 구름에 가려져 있다. 산 정상은 건물보다 훨씬 높은 지역이였기에 시내 야경을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숙소인 하버프라자 노스포인트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서 여느때처럼 아침 일찍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호텔 바로 앞쪽에 있는 바닷가에 산책을 나갔는데 아침임에도 홍콩의 바다는 육지의 호수나 강에서처럼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 뒤로 지나가는 크루즈 선박도 희미하게 보이고 구룡반도의 건물도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해변을 따라 산책을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홍콩의 여러곳을 주로 지하철을 이용해 관광하기로 하고 지하철 24시간 승차권(Tourist Day Pass, 遊客全日通)을 구입했다(HK$50). 이 1일 승차권은 첫 사용 시점부터 24시간동안 MTR(Mass Transit Railway, 전철)을 무제한 탈 수 있는 승차권이다. 지하철 요금이 거리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지하철을 적당히 이용한다면 매번 차료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구입가격 대비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진 뒤로 보이는 건물이 우리가 묵었던 하버프라자 노스포인트 호텔이다.    

 

 

 

완차이(Wan Chai, 灣仔)역에 도착에서 만난 사설 환전소. 상호가 나와 같은 허(許)씨 형제가 운영하는 환전소여서 사진도 한장 찍고 홍콩달러로 약간의 금액을 환전도 했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대로변의 코너지역에 있는 환전소여서 이른 아침부터 환전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완차이(Wan Chai, 灣仔)역 출구부터 바닷가에 있는 센트럴 프라자까지 높은 건물들 2층을 서로 연결하여 보행로가 이어져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홍콩섬에 있는 높은 건물에는 이런 식의 통로가 많이 있었는데 도로를 몇 번씩이나 건너야하는 우리나라 도로현실에 비해서 보행자들을 위한 배려인 동시에 교통혼잡을 피하려는 정책이 아닌가싶다. 2층 보행자 도로에서 홍콩섬의 도로를 배경으로...    

 

 

 

홍콩섬에서 무료전망을 즐길 수 있는 건물이 몇 곳 있는데 그 중 한곳이 완차이역 근처에 있는 센트럴플라자의 46층 스카이로비이다. 그렇게 놓은 곳은 아니지만 적당한 높이의 전망대로 주변의 전망은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다. 꽤 넓은 공간을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 사업적인 마인드라면 하기 힘들것으로 판단되지만 이런 일련의 일들이 홍콩을 관광대국으로 만드는 힘이 아닌가싶다.   

 

 

 

 

 

 

센트럴플라자와 연결되어 있는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이곳에서는 28일까지 모피박람회가 대규모로 열리고 있었는데 남자들은 모피에 관심이 전혀 없었지만 평소 그런 것에 관심이 없는줄 알았던 집사람조차 참관할 수 있으면 구경했으면 했다. 하지만 다행이 미리 초청받거나 예약되지 않은 사람은 박람회에 참가할 수 없었다. 상품으로 기획된 몇 몇 작품은 로비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작품인지라 사진찰영은 금지되어 있었다.

 

 

 

 

 

홍콩 컨벤션 앞에서 홍콩섬의 높은 빌딩을 배경으로...

 

 

 

 

 
완차이의 홍콩 컨벤션센터 앞 광장에 있는 홍콩반환기념비를 배경으로. 이 기념비는 1997년 7월 1일 홍콩의 중국반환 이후 2년이 지난 1999년 홍콩 반환 2주년을 기념하여 제작이 되었다고 하는데, 짱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친필로 '홍콩 조국 반환기념비'라고 새겨 놓았다. 검정색 기둥에 황금색으로 크게 써 놓아 멀리서 보아도 잘 보였다. 중국인들의 홍콩 반환에 대한 기쁨의 표시일 것이다.    

 

 

 

홍콩 컨벤션센터 광장인 Golden Bauhinia 광장에는 Bauhinia상(像)과 홍콩반환기념비가 서 있었다. Bauhinia는 콩과의 식물로 자형화(紫荊花: Bauhinia flower)라고도 하는데 그 꽃이 홍콩 국기의 상징이다. 홍콩의 시화인 자형화를 형상화하여 중국에서 홍콩반환 기념으로 만들었다. 이 Golden Bauhinia상 역시 멀리서 보아도 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이 단연 주변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다. 이 광장에서 보는 구룡반도 역시 멋진 스카이라인을 보여준다.

 

 

 

 

 

 

 

뒤로 보이는 스타페리를 타기 위해 Golden Bauhinia 광장에서 가까이 있는 스타페리 선착장으로 이동중이다.

 

 

 

스타페리는 홍콩의 만능카드인 옥토퍼스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스타페리는 지하철 24시간 승차권(Tourist Day Pass)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이 아니어서 이곳에서는 옥토퍼스 카드를 이용했다.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배인지라 운임은 생각보다 굉장히 저렴했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어서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편안하게 홍콩섬에서 구룡반도로 이동할 수 있었고, 홍콩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는데 의의가 있었다. 더구나 배를 이용하는 여행도 특별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구룡반도에 있는 침사추이의 시계탑. 침사추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한때 홍콩과 중국대륙, 더 나아가 몽골과 러시아를 연결하던 대륙 횡단 열차의 출발점인 카우롱(九龍)역이 있었던 곳이다. 이 시계탑은 1915년 완공되었다는데 붉은 벽돌과 화강암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1975년 홍콩의 급속한 경제 개발의 성공으로 홍콩 개조 작업이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카우롱(九龍)역도 개발대상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홍콩시민들이 홍콩의 과거를 상징하는 카우롱역의 해체를 반대해서 이 시계탑만 보존하고, 일체의 상업 시설은 카우롱역 부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조건 아래 타협으로 현재 시계탑이 보전되어 있다. 홍콩 사람들의 약속장소로 많이 사용되고 관광객들에게는 사진을 찍는 포토 포인트로 사용되고 있다.  

 

 

 

뒤로 보이는 홍콩섬 사이로 바다에는 제법 다양한 종류의 배들이 오고 갔다. 대형 쿠르즈 관광선도 다니고 섬과 본토를 운항하는 스타페리를 비롯해서 상선이나 화물선등도 쉴새없이 다녔다. 구룡반도와 홍콩섬을 잇는 다리가 없이 모두 도로가 지하로 뚫려 있기 때문에 이 해협에는 각종 배들이 부담없이 다닐 수 있다.  

 

 

 

 

시계탑 주변에는 지난 연말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명 조형물들이 많이 세워져 있었다. 오랫동안 설치될 수 있는 구조물은 아니였고 연말연시에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야간에 조명을 넣어 도시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저녁에 스타의 거리에서 레이져 쇼를 관람하고 다시 이곳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예상했던 것처럼 구조물에 불을 밝혀 훤하게 만들어 놓았다. 얼마전 청계천에서 진행했던 연등축제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홍콩역사박물관(Hong Kong Museum of History). 홍콩의 박물관 중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이라는 설명을 듣고 방문했다. 자연사, 고고학, 민속사를 비롯해 개항 이후 영국 식민지, 일본 점령기, 영국의 재식민지, 중국 반환까지 파란만장한 홍콩의 역사를 총 8개관에 걸쳐 전시하고 있다. 특히 아편전쟁 이후의 생활상과, 그 후의 격변기를 다룬 7번 전시실에 볼 것이 많다고 했는데 우리의 역사가 아닌지라 크게 감흥을 받은 것은 없다. 시간이 많았다면 구석구석 볼 것이 많았지만 할 일이 많은 여행자인지라 모든 것을 다 보지 못하고 몇 개관 방문으로 박물관 관람을 끝냈다. 내부 전시물은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지만 외부에 있는 전시물은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해서 몇장의 사진을 찍었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