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홍콩마라톤 ('10.2)

홍콩 마라톤 7-6 (마카오), (2010.2)

남녘하늘 2010. 7. 31. 00:35

 

 마카오 관광의 시작지점이라고 하는 세나도 광장(Senado Square)으로 이동했다. 세나도 광장은 지난 몇 백 년 동안 마카오의 문화, 사회, 경제적 중심지 역할을 했다고 한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광장을 본 따 넓게 퍼지는 물결무늬 바닥과 둥근 분수가 있으며 알록달록한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 광장 바닥의 모자이크는 포르투갈에서 가져온 돌을 하나하나 손으로 작업을 했다고 한다.   

 

 

 

 

세나도 광장에서 성바울 성당 방향으로 이동중 아주 예쁘게 꾸며진 골목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우리뿐만 아니라 이곳을 지나치는 관광객들의 보는 눈이 비슷한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골목에 들어와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고 있었다. 아늑한 느낌의 골목이었다고나 할까. 테라스에 잘 가꾸어 놓은 꽃 화분과 벽의 페인트 색깔등, 이국적이고 예뻣다.           

 

 

 

 

 

세나도 광장에는 또다른 세계문화 유산이 있다. 성 도미니크 성당(St. Dominic's Church). 마카오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중에는 마카오식인지 포루투칼식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들의 외벽이 노란색 아니면 녹색이 많다. 성 도미니크 성당은 노란색의 외관이다. 도미니카의 사제들에 의해 1587년에 건축되었다고 한다. 교회 옆의 작은 박물관은 300여종이 넘는 마카오의 천주교 공예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이 바빠서 박물관 구경은 무조건 통과다.        

 

 

 

 

세나도 광장에서 성 도미니크 성당을 지나면 양쪽으로 길이 나누어지는데 왼쪽으로 가서 성바울 성당을 먼저 볼 계획이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었다. 덕분에 마카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더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좁은 골목길에 베란다에 걸어 놓은 옷, 잘 가꾸어 놓은 화분등등...  가파른 언덕길에 땀을 조금 흘리기는 했지만 오히려 좋은 여정이었다. 참고로 마카오는 워낙 좁은 지역인지라 어디로 가든지 목적지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는다.  마카오는 홍콩의 1/5 정도 밖에 되지 않고 홍콩은 우리나라 제주도의 3/4정도 크기라고 하니 대략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마카오는 포르투칼령에서 99년 중국으로 되돌아 왔으나 이곳도 홍콩처럼 특별자치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가정집이 있는 골목길을 돌고 돌아서 몬테 요새(Monte Fortress)에 도착했다. 이 요새가 마카오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에 이곳부터 먼저 구경하고 내려가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1617년부터 10년에 걸쳐 세워진 몬테 요새는 마카오 영사가 머물렀던 관저이며, 1622년 네델란드의 침입에 맞서 싸웠던 역사의 현장이라고 한다. 요새의 성벽 주변에는 많은 대포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마카오 시내 곳곳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몬테 요새에 오르니 마카오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리스보아 호텔이 가까이 보인다.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은 외관이 다른 호텔과 달리 특이하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의 포르투갈 표기로 Lisboa 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다. 특이한 외관과 높이 때문에 마카오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40층 높이에 430개의 룸이 있는 5성급 호텔로 저녁이 되면 건물전체가 훌륭한 야경이 되고 이 호텔에도 유명한 카지노가 있다.

 

 
 
몬테요새 한가운데 있는 마카오 박물관은 지난 450년간 마카오의 역사, 문화 등에 관한것을 전시하고 있어, 마카오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하룻만에 마카오의 여러 곳을 둘러 보아야 하기에 박물관 견학은 차후로 미루었다. 박물관에는 마카오의 전통모습을 재현해 놓은 코너, 움직이는 조형물, 미니어처 등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쉽지만 오늘은 안된다.      

 

 

 

 

몬테요새에서 리스보아 호텔의 반대쪽을 내려다 보니 이쪽은 서민들이 사는 지역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물론 고층빌딩도 있기는 하지만 중간에 잘 꾸미지 않은 서민들이 사는 집이 가득했다. 마카오 지역 자체가 고온다습한 지역이다보니 페인트가 쉽게 벗겨져 버리고, 그렇다보니 페인트 칠도 하지 않은듯한 느낌을 주어 세나도 광장 쪽과는 완전히 다른 도시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오히려 마카오의 또다른 모습이 아닐까 싶다.  

 

 

 

 

별 거 없을 거라 생각했던 몬테 요새의 꼭대기에는 넓은 잔디밭과 함께 마카오 박물관, 전망대와 대포 등 볼거리가 많았다. 올라가는 중에 길을 잘못 들어 요새로 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산책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마카오에 발을 디딘 후 처음으로 느껴 보는 여유로움이다. 성벽 주위에는 삥 둘러 오래된 대포가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서 대포를 쏘아 이제는 보이지도 않는 바다 위의 함대를 맞출 수 있다는 건 아무래도 믿기가 어렵다. 아니면 최근에 바다를 매립해서 육지가 커졌거나... 

 

 

 

 

 

 내려오는 길에 있던 마리아 상을 배경으로.  이곳도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이였다.  

 

 

 

몬테요새에서 성 바울 성당의 유적이 있는 곳으로 내려 오는 언덕길. 마카오에서 만나기 힘든 숲이 조성되어 있는 공간이다. 울창한 숲은 아니였지만 나무 그늘에 들어오니 한결 더위가 누그러진다. 역시 숲은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의 질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그런 면에서 볼때 숲이 많지 않은 마카오는 그다지 살기 좋은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몬테 요새를 내려와 마카오의 상징인 성 바울 성당의 유적(Ruins of St. Paul's)에 도착했다. 이 성당은 1594년에 설치되어 1762년에 문을 닫은 성바울 대학의 일부였다. 성 바울 성당은 1580년에 건축되었으나, 1595년과 1601년에 일부 훼손되었고, 1835년의 화재로 인해 대학과 성당은 정문과 정면계단 그리고 건물의 토대만 남긴 채 모두 불타버렸다.  만약 성당이 불타지 않고 남아있었더라면 그 규모는 상당히 컷을 것 같았는데 남아 있는 정면만으로도  아름다워서 마카오에서는 제일 유명한 건축물로 남아 있다. 성당 앞면은 아름다운 조각과 부조로 가득 차 있었다.  

 

 

 

  

성당의 커다란 문을 통과해서 뒤로 가면, 아직 남아있는 성당의 지하 부분을 보존하기 위해 두터운 유리로 덮어 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예전에는 성당 2층으로 오르기 위해 있었을 높은 계단도 남아 있고, 성당터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철조로 만든 계단도 있었다. 불타버린 성당 유적지였지만 번성했던 시기의 웅장함을 상상해 본다면 대단했을 것 같다.     

  

 

 

  


성 바울 성당 계단아래로 광장이 보이는데 여기가 예수회 기념광장이라고 한다. 광장 주변의 건물들은 1920년과 1930년 사이에 건설되었으며 왼쪽의 노란색 두개의 건물은 예수회 기념관은 19세기 신 고전주의 방식으로 건축되었다고 한다. 마카오에 관광을 온 사람들이라면 모두 이곳을 방문하는 장소이기에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을 만날 수 있었다.      

 

 

 

 

 

예수회 기념광장은 마치 유럽을 옮겨놓은듯한 느낌이다. 붐비는 관광객으로 활기찬 광장과 먹거리 음식점들. 이곳의 특히 계란빵과 육포는 마카오에서 꼭 먹어봐야 할 간식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친구가 일전에 와서 육표를 산 상점으로 안내해주어 그 상점에서 육포 맛을 보았다. 대부분의 육포는 돼지고기로 만드는데 그것도 고기 특성과 양념에 따라서 맛도 가격도 모두 다르다. 쇠고기 육포도 있지만 한국에 있는 그 맛도 아니고, 돼지고기 육포가 월등히 맛있었다. 이곳의 육포는 저장식품이라기 보다는 즉석식품에 가까워서, 딱딱하지 않고 대부분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나며 매콤하거나 짠 맛은 덜하다.   

 

  

 

 

날이 서서히 저물기 시작했다. 아직 어두워지지는 않았지만 가로등에도 불이 들어오고, 건물에도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어둡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이 사진으로 볼 때 가장 예쁜 모습이 나온다. 성 바울 성당 계단아래에도 조명등이 켜지기 시작했고 상점에도 조명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세나도 광장 방향으로 내려오는 골목에서...  한자식 간판을 제외한다면 거리 분위기가 유럽의 한 도시에 와 있는듯하다.  

 

 

 

성바울 성당에서 세나도 광장으로 이동중, 낮에 볼 때도 예뻐 보였던 골목이 저녁에 되어 조명이 들어오니 더욱 운치있어 보였다. 아늑한 느낌에 살고 싶은 집의 분위기가 더해져 있었다. 이렇게 꾸며 놓으려면 얼마나 많은 손길이 있었을지 모르는데 구경하는 사람에게는 그져 아름다울 뿐이다. 골목 하나 하나가 관광 상품이다.   

  

  

 

 

 

 

마카오 하면 카지노를 먼저 떠올리 듯이 마카오의 밤은 카지노의 조명으로 엄청나게 화려하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그랜드 리스보아 카지노. 카지노 건물이 따로 있는데 호텔 지하에도 카지노를 운영한다. 마카오에는 공식적으로 허가받은 카지노만 140개가 넘는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곳이다. 마카오에 온 기분을 내어 보자고 카지노에 들어가 보니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랬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수많은 인파에 다시 한번 놀랬다. 도박에는 크게 취미가 없는지라 생각했던 금액만 칩으로 바꾸어 조금 즐기는 수준에서 카지노에 기부했다.     

 

 

 

카지노에는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어 물품을 입구에 맡겨 놓은 터라 카지노를 나올 때까지 사진은 없다. 별 재미도 느끼지 못한채 일정 시간 카지노에서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리스보아 카지노가 있는 지하에서 일단의 젊은 여자들을 많이 보았다. 집사람과 조금 거리를 두고 움직였더니 그 사이에도 유혹의 눈길과 말을 건낸다. 일행이 있는 것을 보고는 금방 포기하고 떨어졌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남긴 흔적이 아닌듯 싶다. 술과 여자와 도박.... 안 좋은 것은 모두 이곳에 모여 있는 것 같다.  카지노에서 나와 마카오의 바닷가를 배경으로....

 

 

 

 

바닷가에 있다가 멋진 분수가 나와서 가본 윈마카오호텔. 분수쇼가 아니였다면 그냥 지나쳤을 호텔이었는데 와 보니 이곳을 둘러 보지 않았다면 후회할 뻔 했다. 여느 중국 호텔과는 조금 다른 미국적 럭셔리를 보여주는 곳이였다. 마카오에 많지 않은 명품샵이 여러 개 포진되어 있었고, 카지노도 우리가 들어갔던 리스보아 카지노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호텔내에서 여러가지 쇼도 하고 있었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엄청 많았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9만 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과 2천4백 개의 전구로 만들어져 있는 대표적인 레스토랑도 있었다고 한다.  

 

 

 

밖에서 보았던 분수 쇼처럼 건물 내부의 한 장소에서는 시간에 맞추어 무대 아래에서 나무가 올라오고, 천장이 열리더니 크리스탈 전구가 내려오는 화려한 쇼를 보여 주었다. 사전 지식이 없었음에도 아주 좋은 구경을 하게 되었다. 마카오를 방문하게 되면 윈마카오호텔을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물론 베네치아 호텔을 간다면 이런 것들이 유치할 수도 있겠지만... 

  

 

 

 

홍콩으로 돌아오기 전에 화려한 조명에 빛나는 리스보아 호텔을 찍어 보았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겨우 이런 사진 몇 장을 남긴 셈이다. 똑딱이 디카가 아니기에 가능하다.

 

 

  

 

(7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