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홍콩마라톤 ('10.2)

홍콩 마라톤 7-7 (센트럴, 홍콩공원), (2010.2)

남녘하늘 2010. 8. 1. 01:04

 

 홍콩 여행의 마지막날. 아침 일찍 호텔에서 체크 아웃을 하고 센트럴 MTR 역에서 도심 체크 인 서비스를 이용해서 비행기 티켓을 발급받았다. 여행 가방을 비롯한 수하물은 일찌감치 보내버리고 나니 출국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다. 센트럴역에서 홍콩국제공항까지 공항익스프레스(AEL)를 이용하게 되면 편안하게 탑승수속을 밟을 수 있는 도심 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해서 출국날 시간활용에 여유가 있을 것 같다. 공항에 일찍 나갈 필요도 없이 나중에 공항에서 출국 수속만 받으면 된다. 따라서 편안한 탑승수속을 끝내고 오전 시간이 충분히 남아 센트럴 부근을 돌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요즘 홍콩의 중심가에는 건물을 신축하려면 45층 이상이 되어야만 허가가 나온다고 한다. 좁은 면적과 바다를 매립해서 육지를 넓혔기에 땅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고육책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60~70층 짜리 빌딩들이 흔하고 홍콩섬에는 아파트들도 고층 아파트여서 끝까지 올려다 보는 것이 힘들정도로 하늘 높이 서있다. 높은 건물이 살기에 좋은 여건이 아니지만 좁은 땅에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고, 대신 건물과 건물 사이에 녹지 공간과 소공원은 많이 배치되어 있어 그나마 그런 녹지가 도시의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홍콩 공원으로 이동중 녹지공간을 찍어 보았다.    

 

 

 

 

 

 이번 여행 기간중 홍콩은 늘 뿌연 안개로 시야가 확 트이지 못했다. 오늘도 시내 전경을 보기 위해 홍콩은행 43층에 있는 무료 전망대에 올랐는데 안개로 인해 멀리까지 볼 수 없었다. 원래 홍콩은행의 무료 전망대에서는 센트럴에 있는 다양한 건물을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오늘은 가까이 있는 곳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 전망대는 무료로 입장하지만, 입장하기 위해서는 여권이 있어야 하고 1층 입구에서 간단한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43층만을 연결하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올라 올 수 있는데 관광객은 이 전망대까지만 올라 올 수 있다.

 

홍콩은행은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의 설계자이자 중국 출신 미국 국적의 건축가인 아이오 밍 페이의 작품으로 1990년에 완공되었다. 아이오 밍 페이는 유리를 소재로 한 건축에 특히 일가견이 있는데, 중국은행 타워 역시 건물의 전면이 특이한 모양의 철골구조물로 지탱되는 유리 외벽으로 되어 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대나무 죽순을 묘사한 것이라고 하는데, 죽순은 중국인들에게 고성장의 의미라고 한다.     

 

 

 

 


홍콩에는 현재 제조업이 거의 다 중국으로 넘어가서 'Made in Hong Kong'이 거의 없다고...  생필품의 가격도 싸고 기본적인 먹거리 가격도 싸지만 주택 가격은 엄청 비싸다고 한다. 홍콩에 이름있는 대학들도 많지만 우리나라 유학생은 별로 없는 이유도 집을 구하는 것이 힘들고 월세도 워낙 비싸서 학자금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세금정책을 잘 써서 대중교통 체계 개선에 힘쓴 결과 대중교통이 잘 정비되어 있어 굳이 자가용이 없더라도 이동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또한 관광객을 우대하고 있어 관광객에 대한 배려나 정책이 잘 펼쳐지고 있다는 느낌을 여러 곳에서 받았다. 이번 여행중에도 교통의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길을 잘몰라 조금 헤멘 것을 제외하곤...   

 

 

 

자연과 도심의 조화가 멋있어 보인다. 울퉁불퉁하게 생긴 빌딩이 Lippo Group 건물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본사가 있으며,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에 100여개의 자회사가 있다. 도시개발, 쇼필몰, 금융, 부동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세계에 150개가 넘는 초대형 쇼핑몰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습도도 높고 날씨도 더웠지만 홍콩 공원은 꼭 방문해 보고픈 곳이였기에 여행코스에 넣어 두었다. 홍콩 공원(香港公園 : HongKong Park)은 전통적인 중국 정원 기법에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폭포, 절벽, 연못에 열대나무들이 어우러져 홍콩에서 가장 세련되면서도 아기자기한 공원으로 손꼽힌다. 주요 시설로는 조류관, 식물원, 타이치 가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볼거리는 바로 조류관으로 인공 열대 숲 안에서 생활하는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시간이 충분했거나 조금 어 어렸으면 가 보았을텐데 공원 한바퀴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홍콩 공원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다. MTR 역에서 쇼핑센터 그리고 공원으로 한 번에 연결되는 동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공원을 찾는다. 또한 여러가지 운동시설도 겸비되어있어 시민들의 운동코스로도 인기가 있고, 점심시간 때면 주변 건물에서 쏟아져 나온 샐러리맨들로 공원이 꽤 붐비기도 한다고 한다.    

 

 

 

 

 

 

공원 한귀퉁이에 있던 올림픽 광장.   

 

 

 

 

 

 

서울에서는 보기 힘들 열대 식물들도 공원 곳곳에 있었다.   

 

 

 

 

홍콩 공원 방문을 끝으로 홍콩 여행을 모두 마쳤다.  홍콩국제공항까지 공항익스프레스(AEL)를 이용하기 위해  센트럴역으로 이동중 홍콩의회(立法會大樓 : Legislative Council)를 배경으로... 홍콩의회는 센트럴에 남아 있는 몇 안되는 식민지 시대의 유산 중 하나로 중후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이다. 1912년 건립 이후 대법원으로 사용되었는데, 1985년 대법원이 다른 곳으로 이전한 후 지금까지 홍콩 의회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특이한 양식과 주변의 녹지 공간으로 인해 사진 찍기가 괜찮은 곳이였다.

 

 

 

귀국길 홍콩 공항에서의 영원히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티켓팅을 미리 해 놓았고 비행기를 탑승할 시간이 충분한 것은 아니였지만 식사 시간이 어중간해서 밥은 먹고 출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항내의 식당에서 점심까지 잘 먹었다. 그리고 빠듯한 시간을 쪼개서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던중 탑승 시간이 다되어 가서 내가 먼저 탑승 게이트에 가서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집사람에게 빨리 쇼핑을 끝내고 오라고 했는데 비행기 출입문 닫을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 것이였다. 승무원들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을 했음에도 정말 마지막 문 닫기 몇 십초를 앞두고 느긋하게 돌아온 집사람. 까닥하면 홍콩에서 하룻밤 더 묵고 갈 뻔했다. 아니 다음날은 3.1절로 한국의 연휴였기에 아마 비어있는 좌석이 없어 몇 일을 더 마물러야 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도 나는 가슴이 철렁한데 집사람은 비행기를 탔으면 됐지 무엇이 문제냐고 말한다. ㅠ.ㅠ.  홍콩 공항의 비행기 모형 모습.  

 

 

 

짧은 기간에 마라톤 참가와 함께 관광까지 겸한 여행으로 많은 추억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 여러가지 여건이 되었다면 하루 정도만 더 머물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다음에 이곳에 왔을 때를 위해 아쉬움을 남겨 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제 홍콩마라톤 대회의 현실을 알았으니 다음에 홍콩에 또 오더라도 마라톤은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

 

말이 마라톤대회 참가지 친구 부부와 함께 즐거운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벌써 중국으로 반환된지 10년도 넘은 홍콩이지만 영국의 관할에 있었기에 서양과 동양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으며, 또한 두문화가 적절이 어우려졌기에 지금에 홍콩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중국이 아닌 새로운 홍콩으로 남아 있는 것이 인상적이였다. 세계적인 무역도시인 동시에 금융도시. 최대의 컨테이너항구인 홍콩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고왔다. 안개로 인해 느낌은 떨어졌지만 환상적인 야경과 좁은 공간을 아주 유효적절하게 활용하는 건축문화도 보았고, 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체계등도 감동수준이었다.

 

여행 기간중 햇볕을 많이 접하지 못하고, 안개도 구름, 높은 습도로 인해 멋진 야경과 불편함이 있어 아쉬움도 많았지만 그래도 충분하게 아름다운 도시였고 언젠가 다시 찾고 싶은 도시라는 생각이다.  다음 기회에 집사람과 한번 오게되면 그 때는 조금 더 럭셔리한 여행과 홍콩의 명품샵을 돌아보는 여행을 계획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