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브스키 (11.1)

이브스키 마라톤 10-2 (구마모토)(2011.1)

남녘하늘 2011. 7. 6. 00:33

 

여행 둘째날 아침. 후쿠오카(福岡)를 떠나 가고시마(鹿兒島)로 이동한다.  가고시마에 가는 도중에 있는 구마모토를 들러 구마모토 성과 구마모토 시내 구경을 하기로 하고 계획을 잡아 놓았다. 일정은 빡빡하게 세워 놓았지만 그 계획을 모두 실행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어짜피 모든 것을 계획대로 하고 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계획했던 곳을 모두 보여 주고 싶은 것이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의 심정이다.

 

어제 미리 예약해 놓았던 열차를 타고 구마모토(熊本)로 이동중이다.   

 

 

 

일본의 기차여행은 우리나라의 기차 여행에 비해서 조금 다른 특성이 있다. 열차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차량의 디자인이나 색상도 정말로 많다. 구마모토로 이동중에 탔던 릴레이 쯔바메라는 열차는 우리나라의 새마을열차와 비슷한 수준의 차량인데 굉장히 깨끗하고, 내부 색상도 강력하고 좌석은 편안했다.   

 

 

 

 

가고시마(鹿兒島)와 후쿠오카(福岡)는 거리가 워낙 멀어서 잠을 잘 호텔을 옮겨야 했고, 여행사를 통한 여행이 아니고 자유여행인지라 짐을 모두 가지고 이동해야 했다. 관광버스에 짐을 놓아두고 관광을 하는 패키지 여행에 비해서 유일하게 불편한 것이 이동간의 짐을 들고 다녀야 하는 것. 하지만 일본은 이런 여행객을 위해 역마다 코인라커를 많이 만들어 놓고 있다. 다만 코인라커 이용 비용이 우리나라 물가에 비해서는 다소 비싸다는 점이다. 여행가방을 넣으려면 한번 이용하는데 7천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갔다. 구마모토(熊本) 역사에 있는 코인라커에서...  

 

 

 

구마모토(熊本) 역을 배경으로...   

 

 

 

일본에서도 노면전차가 남아 있는 곳에 많지 않다. 그중에서 유독 큐슈지역에 전차가 많이 운행되고 있는데 이곳 구마모토와 가고시마, 그리고 나가사키에 노면열차가 운행중이다. 처음 구마모토에 왔을 때에는 굉장히 낡은 전차가 운행 되었는데 이제는 낡은 전차를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시차를 두고 거의 신형으로 바꾼듯하다. 도로가 막히는 곳에서는 교통수단의 하나인 트렘을 운영하는 것도 썩 괜찮은 교통정책인데 우리나라는 워낙 빨리빨리 문화가 정착되어 있어 전차의 도입이 쉽지 않은 듯하다.   

 

 

 

 

이번에 탄 노면전차는 내부도 상당히 잘 구며 놓았다. 창문을 등지고 일렬로 마주보고 앉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내버스처럼 앞뒤 사람이 마주 볼 수 있도록 해 놓았고 중간에 짐을 놓아둘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사람이 많아서 복작할 경우에는 과거와 같은 방식에 편하겠지만 차량운행 편수를 늘린다면 새로 만들 차량이 훨씬 좋아보였다.       

 

 

 

 

구마모토(熊本) 성으로 가는 입구에 있는 가토우 기요마사(加藤淸正)의 상(像). 우리가 어릴적 이 인물은 한자어로 읽어 '가등청정'이라고 불렀던 인물이다. 우리에겐 임진왜란을 일으킨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충복으로써 원수같은 인물로 이지만 이곳 일본인에게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사람으로 구마모토 출신이다. 성 위로 올라가 정문을 조금 지나쳐 가면 성옆에 그를 위한 신사까지 세워져 있다.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토우 기요마사(加藤淸正)의 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구마모토성은 한국인에게 있어서 그다지 유쾌한 장소는 아니다. 외관이 아름답고 특이한 구마모토(熊本) 성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가토우 기요마사(加藤淸正)가 1601년부터 7년간 축성한 일본의 3대 성 중의 하나이다. 가토우는 임진왜란의 주범격인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부하로 정유왜란 때 울산의 서생포 지역에 성을 축조하여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줬던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나쁜 놈이다. 하여간 가토우는 전쟁에서 패하고 부랴부랴 도망쳐 와서 한국에서 익힌 성 짓는 기술을 바탕으로 구마모토에서 그의 온 힘을 기울여 성을 쌓으니 그것이 바로 구마모토성이고 우리 조상들에게 큰 고통을 안긴 가토우가 만든 성인지라 정확하게 역사적 사실을 알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구마모토(熊本) 성에서 인상적인 것은 겹겹이 둘러싸여 있는 축벽이다. 아래쪽은 완만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수직형으로 구축되어 곡선미가 뛰어나다. 따라서 적이 침입해도 기어 오를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인 셈이다. 구마모토 성은 애초의 건물은 그동안의 수많은 전쟁으로 대부분 소실되었지만 다행이 중요문화재인 성루는 축성 당시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구마모도 성에는 두 개의 덴슈카쿠(天守閣)가 있는데, 현재의 덴슈카쿠는 1960년에 재건된 것으로, 구마모토 성안으로 들어가면 층마다 박물관처럼 관련자료들이 있고 꼭대기 전망대에서 구마모토 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오사카성이나 구마모토성 주변의 경관들은 군더더기없이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는 모습이다.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구마모토 성에는 이번이 4번째 방문인데 올 때마다 성의 복원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공사가 마무리 된 것 같았다. 올 때마다 매표소에서 덴슈카쿠(天守閣)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방식이 바뀌곤 했는데 이번에는 새로 복원한 혼마루 어전을 통해서 들어가도록 조정해 놓았다. 혼마루의 지하 통로를 통해서 들어가도록 해 놓았는데 보기 싫어도 이 곳을 통과하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구마모토 성 구경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이동중이다. 이곳에도 벗꽃 나무가 많아서 벚꽃이 필 때 방문하면 제법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처음 구마모토 성을 방문했을 때에는 그때도 오늘 같은 겨울이었는데 이곳에 초록잎이 남아 있는 나무와 초록색 잔디를 비롯해서 온통 초록색으로 단장되어 있어 따뜻한 남쪽나라에 왔었다는 생각이었는데 오늘은 어제보다는 따뜻해졌지만 아직도 추운 날씨다.   

 

 

 

구마모토(熊本) 성을 구경하고 나서 다음으로 찾은 곳은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스이젠지(水前寺) 공원이다.

 

 

 

 

일본의 정원은 인공적 자연미를 강조하는데, 나무의 성장을 막고 호수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그곳에 아기자기한 공간배치를 한 스이젠지(水前寺) 공원은 대표적인 일본식 정원이라 할 수 있다. '물의 도시 구마모토'를 대표하는 스이젠지 공원은 1636년 당시의 영주였던 호소가와(細川)가문이 3대에 걸쳐 만든 공원이다. 약 2만여평의 공간에  인공적으로 배치된 정원석과 소나무, 맑은 물이 솟아나는 넓은 못, 후지산을 모방한 잔디를 입힌 석가산 등의 교묘한 조화로 만들어졌다. 아소산에서 흘러든 지하수를 이용하여 호수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뭄에도 마르지를 않고 비단잉어들이 놀고 있수 있게 되어 있는 공원이다.   

 

 

 

 

스이젠지(水前寺) 공원은 사진을 찍기에 좋은 장소가 많아서인지 지난번에 왔을 때에서 신혼부부들의 야외 찰영을 왔었는데 이번에도 야외찰영을 온 커플이 있었다. 예복이 그들의 전통복장인 기모노와 서양식 드레스를 혼합해서 만든 복장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는 남자가 군대에  징집되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신랑의 나이가 우리나라의 적령기에 비해서는 다소 어려 보였다.   

 

 

 

 

스이젠지 공원은 후지산을 본떠 만들었다는 능과도 같은 둔덕을 중심으로 인공호수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기묘한 형상의 수석들과 잘 다듬어진 소나무들이 감각적으로 식재되어 있어 조경이 일본 전통 정원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을 찍고 있는 김종호를 제외한 우리 일행의 단체 사진.  

 

 

 

  
스이젠지 (水前寺)공원의 안에 있는 이즈미 신사(出水神社). 일본에는 아무리 작은 마을, 작은 공원이라도 신사가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신도(神道)가 일본에서는 제일 큰 종교이며, 모든 사물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의 영향때문이다. 이즈미 신사(出水神社)는 1878년에 세워졌으며 호소카와가(家)의 역대 영주들을 신으로 모시고 있는 곳이다.

 

 

 

 

스이젠지(水前寺) 공원에는 많은 종류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데 전에 보지 못했던 갈매기도 볼 수 있었다. 과거 해운대에서나 강화도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 같은 것으로 갈매기를 유혹했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이 녀석들에게 새우깡을 던져 주었더니 이미 그런 종류의 과자를 많이 받아 먹어 보았는지 호수에 떨어뜨리지 않고 잘 받아 먹었다. 갈매기에게 과자를 던져 주는 것이 문제가 없는 행동인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었지만 바쁜 가운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스이젠지 공원에서 바닷가까지는 대략 10km 조금 넘게 떨어져 있어 이곳까지 갈매기가 온듯하다.     

 

 

 

 

스이젠지 (水前寺)공원 입구에 있는 상점들. 각종 기념품과 구마모토에서 생산되는 과일등을 팔고 있었으나 지난번에 와서 사먹었던지라 구입은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비해서 특별한 과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였기에...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