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브스키 (11.1)

이브스키 마라톤 10-5 (주로풍경)(2011.1)

남녘하늘 2011. 7. 9. 07:08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는 물품보관을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내 체육관에서 옷을 갈아 입고 체육관 아무 곳에나 자신의 짐을 놓아 두고 대회에 참석하게 되어 있었다. 올 때마다 부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2만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짐을 아무곳에나 자신의 짐을 놓아두고 적게는 3시간에서 7-8시간이 지나도 한 건의 도난사고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로 부럽다. 우리 일행도 짐을 한 곳에 놓아 두었더니 한국인 참가자를 위해서 배정된 자원봉사자인 오꼬보상이 짐을 한쪽으로 몰아서 보관해 주었다. 특별대우를 받은 것이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오꼬보상이 우리 배번과 대회 기념품을 직접 전달해 주었다. 바같 날씨가 쌀쌀하니 참가자들이 다른 해와는 달리 체육관 내부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오늘 달리기 복장은 조금 쌀쌀한 날씨를 대비해서 긴팔 셔스와 긴 타이즈에 유채꽃 마라톤 대회이기에 노란색 셔스를 받쳐 입기로 했다. 목에도 버프를 한채 달리다가 날씨가 더워지면 벗어버리기로 했다. 달리는 코스중에 바닷바람이 심하게 불어 오는 구간이 있어 일단은 추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곳에 오면 따스한 봄날일 줄 알았는데... 디카는 이번에도 들고 뛰면서 주로의 풍경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동료들의 사진을 찍어주기로 했다.    

 

 

 

 

대회장 주변에는 이곳의 기념품과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온뒤라 따로 사 먹을 것은 없었지만 대회장 안쪽에 이런 상업적인 시설물 설치를 허가해 준 것이 특이하다. 음식을 판매하는 부스가 있어도 주변이 깨끗한 것을 보면 질서의식과 깨끗하게 주변을 정리하는 일본사람의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운동장에는 대회 참가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브스키 마라톤대회 10km 부분의 출발과 결승은 이곳 운동장에서 이루어지지만 풀코스 마라톤은 이곳이 결승점이지만 출발점은 이곳에서 7-800여m 떨어진 곳에 있어 출발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출발에 앞서 대회 안내판과 결승점 아치를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올때마다 항상 같은 형식으로 설치되어 있는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장의 아치. 하나의 전통으로 이어가는 듯하다. 매번 새롭게 바꾸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전통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발장소로 조금 일찍 이동했어야 했는데 남자들과는 달리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여성회원을 기다리느라 조금 늦어졌다. 9시에 출발할 예정인데 5분 정도를 남겨 놓고 출발점으로 이동이다. 하지만 기록을 위해서 온 대회가 아니기에 출발점으로 이동하면서도 멋있는 장소가 나타나면 사진도 찍고, 또 단체사진도 찍으면서 이동을 하고 있다. 대회 당일인 오늘 날씨도 조금 쌀쌀하면서 추운 느낌이 들지만 아마 이곳에도 올 겨울에 날씨가 전반적으로 추웠던 모양이다. 유채꽃 마라톤 대회인데 대회장 주변의 유채꽃이 활짝 피지는 않았다.    

 

 

 

 

 

이미 출발점에 가기에도 시간이 늦었지만 이브스키 역에서 대회장으로 오면서 보았던 곳중 유채꽃이 가장 예쁘게 피어 있었던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단체 사진을 한장 찍었다. 날씨가 조금만 더 따뜻했어도 유채꽃도 실컷 보고, 대회를 주관한 조직위원회에서도 한결 기쁜 마음이었을텐데 날씨는 사람이 원하는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우리 일행도 늦었지만 우리보다도 더 늦게 이동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서 그다지 바쁜 걸음은 아니였다.   

 

 

 

 

출발지점에 거의 다 올 무렵에 출발 신호가 떨어졌다. 좁은 주로에 워낙 많은 사람이 있어 신호가 떨어졌어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도로로는 앞으로 나아 갈수가 없어, 응원하는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는 인도를 통해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 더 빨랐다. 이브스키 대회는 건타임으로 기록을 측정하고 있어 출발신호와 함께 시간이 카운트된다. 그래서 출발을 뒤에서 하게 되면 그만큼 기록은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벌써 오래전부터 넷타임을 적용하고 있는데 왜 실질적인 개인의 시간 측정이 가능한 넷타임을 적용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IT능력이 일본보다는 이제 한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일정 부분에 한에서 한해서이긴 하지만...   

 

 

 

 

출발점에 조금 빨리 왔으면 특이한 복장을 한 이색 참가자를 많이 구경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 늦게 와서 제대로 살펴보질 못했다. 이브스키 대회에 올 때마다 특이한 복장을 한 이색참가자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었는데...  대회 출발장의 모습을 스케치하지 못한점도 조금은 아쉽다. 누구를 탓할 상황이 아니다. 다음에 또 오게 되었을 때 참고하면 된다.     

 

 

 

올해 처음으로 이브스키 마라톤대회의 풀코스 참가자가 2만명을 넘었다고 했는데 3년전에 왔을 때와 비교해서 확실히 참가인원이 늘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좁은 2차선의 주로가 사람으로 가득찼고, 가도 가도 그 인원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국내 대회에도 큰 대회에 2만명 정도가 참가 신청은 하지만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조차도 참가 인원은 1만 6천명 남짖 된다고 들었는데 시골의 대회에 참가자 2만명은 정말로 대단한 규모이다.   

 

 

 

출발해서 조금 나가니 보행자 도로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이 나와 사진 한장을 부탁했다. 워낙 참가자는 많고 출발선상의 도로는 좁아 신호가 떨어진지 한참 지났음에도 끝없이 사람들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함께 여행을 떠났던 일행들과 출발선에서 단체 사진도 한장 찍지 못하고 그냥 뿔뿔히 흩어져 아쉽다. 어짜피 다들 달리는 시간이 다르니 함께 뛸 수는 없고, 나중에 결승점에 들어와서 만나야 할 것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출발점의 주자들... 

 

 

 

 

올해에도 주로에서 달리는 주자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주민들이 훨씬 많아졌다. 이 보컬그룹도 올 때마다 나와서 달리는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는 주민이다. 달리는 주자를 응원하고 대회에 참석한 자신의 친구도 격려하고...  이브스키에 올 때마다 이런 이벤트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주민들도 이런 행사가 자신의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지역을 알리고, 지역특산물을 알리고, 관광 수익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10km 가까이 달렸음에도 인파가 줄어들지 않았다. 보통 7-8km를 지나게 되면 앞뒤 간격이 벌어지면서 달리기가 편해지는데 이번 대회는 결승점에 들어올 때까지 앞뒤로 편하게 달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중간에 특이한 복장을 하고 달리는 주자가 있어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니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한국에서 온 달림이라고 하니 그 또한 굉장히 반가와했다. 올 대회에는 엔고의 영향때문인지 예년에 비해 한국에서 온 참가자가 많이 줄었다. 다른 해에는 달리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는데 올해는 달리는 내내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는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이케다(池田)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 폐품을 활용한 바람개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예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인데 갈수록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가 참가자들을 위해서 볼거리와 이벤트를 많이 기획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특별한 설치미술은 아니지만 달리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줄수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우리 일행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진 한장을 남겼다. 카메라를 들고 뛰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우리처럼 사진을 찍은 사람은 볼 수가 없었다.   

 

 

 

 

드디어 이케다 호수(池田)가 보이기 시작한다. 호수가 보이는 뻥 뚫린 공간이어서 바람이 불었는데 예년과는 달리 날씨가 너무 쌀쌀해서 긴팔셔스와 롱 타이즈를 입은 것이 너무 다행스러웠다. 얼굴에는 땀이 흐르지만 아직 몸이 완전히 풀렸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곳이 대략 11km를 지난 지점인데 올해는 참가자가 많아서 이곳까지도 사람이 물 흐르듯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달렸던 두번의 대회때는 대략 7km를 지나면 사람이 확 줄어 들었었다.

 

 

 

 

 

올해는 대회 참가자도 많아졌지만 그것에 비례해서 자원봉사자도 엄청나게 늘어났고,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응원객과 음식을 나누어 주는 곳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주로에서 나누어 주는 것만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도 많은 것들을 나누어 주었다. 물과 스포츠 음료는 기본이고 귤, 초코렛, 사탕, 고구마, 콩, 방울토마토, 단팥죽, 야채스프등 한국에서는 볼 수도 없는 다양한 먹거리가 주로에 나와 있었다. 주는대로 다 먹으면 기록이 형편없이 늦어질 것이 뻔하다.   

 

 

 


이케다(池田) 호수는 화산작용에 의해 형성된 제법 규모가 큰 칼데라 호수다. 주변 경관이 아주 좋고,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는 우나기(민물장어)가 서식하고 있어서 유명한 호수이다. 이케다 호수를 지나야지만 15km를 통과하게 되는데 느낌상 이 호수를 지나고 나면 절반을 뛴 듯 하다. 일본에도 추위가 많이 몰려 왔는지 다른 때에는 대회 참가할 때마다 이케다 호수변에 유채꽃이 만발해 있었는데 올해는 이곳에 유채꽃이 이제 막 피려고 하는 중이였다. 좋은 볼거리를 하나 놓친 듯하다.       

 

 

 

 

(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