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브스키 (11.1)

이브스키 마라톤 10-6 (주로풍경) (2011.1)

남녘하늘 2011. 7. 11. 00:45

 

이케다(池田)호수 근처에 있는 급수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과 함께. 이들은 완전히 겨울 복장을 하고 있었다. 달리는 사람은 땀이 나겠지만 바람이 부는 호수가에서 서 있으려면 제법 추웠을 것이다. 초반에 함께 달렸던 친구 김종호는 우리 일행과 떨어져서 조금 뒷쪽에서 달리겠다고 속도를 늦추었고 박종우선배님과 김양희님과 함께 거의 전 구간을 함께 달렸다. 세 명이서 함께 달리니 달리는 내내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면서 달릴 수 있어 좋았고, 사진도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지 않고 우리끼리 찍어줄 수 있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는 배번이 색상이 조금 바뀌었다. 배번 색상이야 항상 바뀔 수 있는 것인데 올해는 남성 참가자는 초록바탕에 검정글씨였고, 여성 참가자는 노란 바탕에 검정 글씨였다. 내 생각에 배번 역시 유채꽃을 형상화 한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이다. 초록색 잎사귀에 노란색 유채꽃을 생각해서 만들 것이 아닐까하는...   멀리서 보면 색상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기는 했다. 특별히 구분해야 할 필요도 없지만...  

 

 

 

 

다양한 먹거리가 제공되었던 17.5km의 공식 급수지점의 모습.  사진 뒷편으로는 가이몬다케(開聞岳)도 보인다. 이케다 호수를 지나 높은 언덕을 하나 지나 왔더니 이곳에서는 땀을 제법 흘린 듯하다. 하지만 엄청난 먹거리와 응원에 힘입어 힘은 들지는 않았다. 가고시마의 유명한 고구마도 이곳에 많이 비치되어 있어 준비해간 파워젤을 먹을 기회조차 없다. 어짜피 기록보다는 즐기러 왔으니 주로에서 주는 것은 모두 먹어 보기로 했다.    

 

 

 

 

구름속에 조금 가려져 있는 곳이 가이몬다케(開聞岳)로 가고시마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해발고도 924m의 카이몬다케(開聞岳)는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일본 100대 명산에 들어 있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일본 제일의 명산 후지산을 꼭 닮아서 사쓰마 후지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오늘은 달리는 내내 해가 뜨지 않았는데 가이몬산 봉우리에 구름이 걸려 있다. 이렇게 산 하나만 불쑥 올라와 있는 산은 대부분 화산활동에 의해서 형성된 산으로 보면 된다.            

 

 

 

 

매년 같은 장소에서 주자들에게 힘을 주는 북치는 사람들. 가이몬다케(開聞岳) 아랫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다.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구성원들이 다양한데 어린 아이들에게는 아주 훌륭한 교육이 아닐까싶다. 이 거리 공연을 위해서 오랜시간 연습도 해야 할 것이고, 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는 것이고, 무엇보다 달리는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기 때문이다. 중간에 걸을 건너가 사진도 함께 찍고 감사하다는 인사도 했다.   

 

 

 

 대회 공식 자원봉사 장소에서. 공식적인 장소에서는 노란색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런 공식적인 자원봉사 장소도 훨씬 더 많아진 듯하다. 대회참가비 이상의 많은 지원을 받았다는 생각이다. 올해는 추운 날씨를 대비해서 따뜻한 국물이 있는 먹거리를 많이 준비해 놓았다. 중간에서 이런 따뜻한 먹거리를 준비하려면 몇 배의 노력이 더 필요했을 것이다. 이곳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앞으로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이런 자원봉사에서도 알 수 있다.  

 

 

 

 

20km 지점을 통과하며... 열대의 야자수가 심어져 있고 숲이 잘 가꾸어져 있는 구간이다. 이제 절반의 여행이 끝났고 이제 절반의 여정이 남아있다. 함께 달린 동료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왔기에 힘이 든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지역주민들이 준비해 놓은 다양한 먹거리들. 종류도 많아졌고, 준비해주는 방식도 한층 더 발전되어 있었다. 가고시마 지역의 특산물인 고구마와 대두(큰콩)를 비롯해서 정말로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것도 그냥 식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조리할 수 있는 도구까지 가지고 나와서 직접 현장에서 삶거나 구워서 따뜻한 것을 나누어 주었다. 지역주민이 자발적인 행동이든, 지역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서 하는 것이든 감동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지역 주민들이 마련해주는 먹거리를 먹는 장소에 이번에도 들렀다. 주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곳이기에 앞만 보고 달려가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곳인데 처음 이브스키 마라톤대회때 방문하고 나서 계속해서 들리게 되었다. 참가자가 늘어난 것을 고려해서 준비해 놓은 물량도 엄청나게 많았고, 그 정성을 느낄 수 있는 먹거리 장소이다. 묽은 단팥죽과 구어 놓은 고구마를 이곳에서 먹었는데 체력을 보충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고, 짧은 휴식으로 인해 기분도 좋아졌다. 이곳에서 이색복장을 달리는 커플을 만나 사진 한장을 찍었다. 날씨가 추워도 이런 복장으로 풀코스를 뛰려면 엄청 더웠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추운 날씨로 인해 유채꽃을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달리다가 꽃이 피어 있는 유채꽃밭이 나오면 유채꽃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남겼다. 흔하게 많이 피어 있었다면 이 정도의 유채꽃밭은 사진의 배경이 되지 못했을 평범한 이브스키의 농촌 풍경이었을 것이다. 이 유채꽃밭도 유채꽃이 만발한 곳은 아니였지만 그나마 이곳에 꽃이 많이 피어 있어 사진을 찍은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참가자도 많았지만 예년에 비해 잘 뛰는 사람들도 많이 참가한 듯하다. 앞서 왔던 두번의 대회에서도 오늘과 비슷한 속도로 대회를 즐기면서 달렸지만 30km를 넘어서면 주로에 주자가 현격하게 줄어들었었는데 오늘은 결승점에 들어갈 때까지 사람이 줄어들지가 않았다. 이브스키 대회 관계자들이 홍보활동을 잘 해서 일본에서도 상당히 이름있고, 주자들이 참가하고 싶어하는 대회가 되어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앞으로 여건만 된다면 몇 번은 더 와도 괜찮을 듯하다. 3년에 한번씩 이번이 세번 째이니 또 3년 있다가 다시 한번 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카메라를 들고 뛰는 사람이 거의 보지 못했는데 우리 일행은 카메라가 들고 뛰어서 그 누구보다도 주로에서 많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36km 지점인 야마가와(山川)항과 조선소를 지나고, 일본 JR 철도의 최남단역인 야마가와(山川)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나노하나 열차는 이브스키역이 종점인줄 알았더니 그 이후역까지도 운행이 되는지 우리가 야마가와(山川)역을 통과할 무렵 이곳을 지나고 있었다. 이제 6km만 더 가면 결승점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때가 되면 상당히 힘이 든다고 하는데 나는 36km를 통과할때면 언제나 남산에서 달리기연습을 할 때가 떠오른다. 남산 코스 1회전에 남았다는 생각으로 달리다보면 어느틈에 결승점을 통과하게 되는데 오히려 달리기가 편해진다.      

 

 

 

 

 

도로변 주로 곳곳에 이름 모를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도로변에 핀 꽃들... 1월에 꽃이 피는 것을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따듯한 곳이 맞다.    

 

 

 

도로변에 피어 있는 이름모를 여러가지 꽃 뿐만 아니라 이브스키 시내로 들어오는 37km지점을 지나서 코스모스도 피어 있었다. 우리나라 늦여름과 초가을에 피는 꽃이 한겨울인 1월에 이곳 길가에서 보게 되니 비록 우리가 여행을 왔던 몇 일간 추위가 오기는 했어도 새삼 이곳이 따뜻한 곳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쌀쌀하지만...   

 

 

 

 

일본 이브스키 해변에서 유일하게 모래찜질욕을 즐길수 있는 39km지점의 스나무시(모래찜질) 사라쿠(沙樂)회관 앞을 지나며... 나중에 대회를 끝내고 나서 올해에는 꼭 이곳을 방문해 모래찜질을 해 보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이브스키 온천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모래온천이다. 80도를 넘는 열수와 수증기가 분출하여 해변의 모래사장을 뜨겁게 데우기 때문에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이제 결승점까지는 3km 남짖 남았다. 날씨가 추워서 체력 소비가 다른 때보다는 많이 되었다.     

 

 

 

(7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