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브스키 (11.1)

이브스키 마라톤 10-4 (가고시마) (2011.1)

남녘하늘 2011. 7. 8. 00:23

 

택시를 타고 시로야마(城山)공원에 갔지만 내려 올 때는 가고시마 시에서 운영하는 가고시마(鹿兒島) 시티뷰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시로야마(城山)공원에 주위는 완전히 어두워져 버렸다. 관광을 하려면 밝을 때 해야 볼 것이 많은데 구마모토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버스를 타고 내려와서 가고시마의 가장 중심지인 덴몬칸(天文館)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가고시마에 도착해서 역에서 5분거리에 있는 타이세이 아닉스 호텔에 짐을 풀어 놓고 왔기에 시내관광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시티뷰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 가고시마 항을 비롯해서 가고시마의 시내 곳곳을 돌고 돌아서 가고시마의 중심지인 덴몬칸에 내려 준다.  

 

 

 

주위가 어두워진 상태에서 관광할 때는 도심의 번화가를 돌아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여행방법으로, 가고시마의 가장 번화가인 덴몬칸(天文館)으로 이동했다. 주말을 맞아 이곳에는 큐슈 남부지역의 제일 중심도시답게 휘황찬란하고 사람들도 많았다.

 

 

 

 

  
덴몬칸(天文館)은 백화점, 각종 전문점,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으며, 밤에는 가고시마 최대의 유흥가이다. 전차, 버스, 시티뷰 버스가 모두 이곳을 통과한다. 덴몬칸의 유래는 유럽 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시마즈 시게히데공(島律重豪公)이 천문관측 및 달력 작성 등을 하는 시설 메이지칸(明時館 : 별명 天文館)을 세운 장소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몇 번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텐몬칸 유적지 표시석을 배경으로...     

 

 

 

 

아직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일루미네이션 장식들이 많이 남아 거리를 밝히고 있었다. 사진의 뒷쪽에 보이는 마차는 신데렐라에서 나오는 호박으로 만든 마차가 아니라 가고시마의 유명한 화산토양에서 자라는 사쿠라지마 무우를 형상화 시켜 놓은 마차였다. 이곳의 상점은 이렇게 번화한 모습을 보이지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8시가 넘기 시작하면 문을 닫기 시작한다. 덴몬칸의 상점도 8시가 넘으면 술집과 음식점을 제외하곤 거의 문을 닫아 버린다.

 

 

 

 

덴몬칸(天文館) 외곽 으로는 백화점과 각종 음식점들이 많이 있었다.  내일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시내 관광을 더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일을 위해서 오늘 시내 관광을 대충 줄이기로 했다. 저녁에 되니 가고시마도 날씨가 쌀쌀해졌다. 내일은 날씨가 덜 추워야할텐데 조금 걱정이다.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 정하지도 못하고 구마모토에서부터 가고시마로 내려 오는동안 부지런히 여러가지를 먹었던지라 마땅한 식당을 찾지 못했다는 핑계와 더불어 저녁식사를 대충 때우게 되었다. 여행와서 더 잘 먹어야 하는 법인데... 백화점의 마감세일하는 식품코너에서 음식을 사온 것에 서울에서 준비해 왔던 여러가지 반찬을 더했더니 제법  푸짐한 한끼 식사가 되었다. 식당에서 먹은 것보다 더 잘먹었다는 모든 사람들의 평가였다.    

 

 

 

식사후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겠다는 몇 사람을 놔 두고 몇명이 가고시마의 밤풍경을 보기 위해 다시 호텔을 나섰다. 내일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도 전혀 지치는 기색이 없는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들이다. 기록 단축에 욕심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즐겁게 달리러 왔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호텔 주변의 산책과 가고시마 추오역과 붙어 있어 아뮤 프자자, 나폴리 거리등을 둘러 보기로 했다.    

 

 

 


가고시마에서 가장 멋진 야경을 선사하는 장소중에 하나인 아뮤프라자 가고시마. 가고시마 추오역과 붙어 있으며, 특히 이 건물 옥상에 있는 관람차의 조명은 멀리서 보아도 화려하다. 환한 불빛을 보이며 돌아가는 관람차. 여러번 가고시마에 왔어도 한번도 타보지 못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관람차를 한번 타보기로 했다. 시로야마(城山)공원에서 시내 모습을 내려다 보았지만, 시내야경도 한번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관람차는 1인당 500엔의 탑승료를 받았는데, 최고 높이 91m까지 올라가서 20여분간 가고시마 시내를 둘러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조금 늦어서인지 관람차를 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가고시마 역사에서부터 멀리 항구까지 가고시마 시내가 모두 내려다보였다. 도시가 그다지 크지 않고 번화한 지역이 아니어서 남산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서울야경의 절반에 절반도 되지 못했다. 멀리 가고시마에까지 와서 대관람차를 한번 타보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가고시마 츄오역(鹿兒島 中央驛)에서 고쓰키바시(甲突橋)까지 연결되는 가고시마(鹿兒島)에서 가장 넓고 깨끗한 도로인 나폴리 거리를 걸어서 고쓰키가와(甲突川) 강변에 나왔다.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복잡한 서울과는 달리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거의 없이 굉장히 한적해졌다. 가고시마시내를 가로지르는 고쓰키가와(甲突川)의 야경이다. 날씨가 생각보다는 점점 추워져서 더 이상 산책은 하지 못하고 호텔로 귀환했다.    

 

 

 

보통 호텔에서 조식은 보통 7시부터 먹을 수 있다. 어제 체크 인을 하면서 식당에서 일찍 식사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숙소로 이른 시간에 배달하는 서비스가 있는지를 물어 보았는데 다행이 이브스키 마라톤에 참가한 사람이 많아서인지 새벽 4시부터 식당의 일부를 개방한다고 한다. 덕분에 편안하게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호텔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 호텔이 역에서 가까왔고, 이번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였다고 생각한다. 마라톤 참가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제법 여러가지를 준비해 놓았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큰짐은 호텔 프론트에 보관시키고 나서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거리를 나섰다. 오늘 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나면 이브스키에서 모래온천욕을 하고 난 다음 다시 가고시마로 돌아와서 짐을 챙겨서 바로 후쿠오카로 돌아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가고시마주오(鹿兒島中央)역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3분정도. 어제에 비해서는 날씨도 많이 풀린 듯하고 푹 쉬어서 기분도 좋고 몸상태도 좋았다.    

 

 

 

가고시마주오(鹿兒島中央)역에서 이브스키(指宿)까지 운행되는 나노하나(菜の花:유채꽃)열차.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의 정식이름도 '이브스키 나노하나 마라톤'이다. 차량 색상도 유채꽃에서 차용해서 노란색을 띄고 있다. 임시열차가 많이 운행되었음에도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열차에 좌석이 없었다. 1시간을 넘게 가야 하므로 앉아 갔으면 좋겠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아서 다음 차를 기다리지 않고 그냥 서서 가기로 했다. 아침에 서둘렀는데도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탑승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인지라 중간에 내리지를 않아 자리가 생기지 않았다. 어제 많이 돌아다녔고 오늘 또 풀코스를 뛰어야 하기 때문에 출입문 앞쪽에 빈 공간을 활용해서 중간중간 조금씩 바닥에 앉아서 가기를 반복했다. 통로 중간에 서 있는 사람들은 앉을 수 없었지만 출입문 앞에 있어서 가능했던 특권이었다. 출입문이 자주 열려서 역에 설 때마다 일어나는 불편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씩 앉을 수 있다는 행복함에...     

 

 

 

이브스키로 가는 도중에 점점 창밖이 밝아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어스름하게 수평선이 밝아오더니 점점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꼭 동해안 일출을 구경하는 느낌이다.  마침내 완전히 밝아진 창밖으로 보이는 일본 어촌의 풍경.. 어촌이지만 집들을 예쁘고 깔끔하게 지어놓았고 도로 정비도 잘 되어있었다. 참가자가 대폭 늘어서인지 이브스키로 향하는 도로도 곳곳이 정체되고 있었다.    

 

 

 

 

드디어 이브스키 역에 도착했다. 임시열차가 많이 있었음에도 이번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는 참가자가 대폭 늘어나서 역에 엄청난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역에서 대회장까지는 유료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는데 줄이 너무 길게 서 있었다. 우리 일행은 배번을 대회장에서 전달받기로 되어 있어 이미 배번을 받은 일본 현지 사람들과는 사정이 달랐다. 줄을 길게 서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약간의 편법을 동원해서 머리뒷쪽이 따가웠지만 새치기를 해서 대회장으로 향했다.   

 

 

 

 

(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