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브스키 (11.1)

이브스키 마라톤 10-10 (후쿠오카) (2011.1)

남녘하늘 2011. 7. 18. 06:51

 

지하철 기온(祗園)역쪽으로 2-3분 거리 대로변에 위치해 있는 토오쵸지(東長寺). 806년 큐슈의 최초로 세워져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다. 외부는 평범한 모습이지만 내부에는 4년간에 걸쳐 노송으로 제작한 불상(높이10m, 무게 30t)과 명치시대 국보로 지정된 천수관음보살, 육각당, 이 절을 세운 홍법대사의 친필문서등 진귀한 유물들이 보존되어 있다. 산속에 있는 우리나라 절과는 달리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사람들이 찾아가기 쉽게 되어 있다.      

 

 

 

 


일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신사와는 달리  토오쵸지(東長寺)는 중국 당나라에서 전해진 불교의 영향으로 세워진 절이다. 신사보다는 웅장함이 느껴지고, 건축물의 크기도 훨씬 큼직막하다. 한창 마무리 공사중인 목탑. 뚝딱 금방 완성되는 우리나라와는 건설공사와는 달리 참으로 오랫동안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탑의 공사가 시작된 것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한참 오래전에 이곳에 왔을 때에도 공사중이였는데, 이제 거의 마무리수준에 들어 간 듯하다. 탑의 색상이 굉장히 화려해서 주변의 건물과 비교된다.     

 

 

 

 

내용도 잘 알지 못하면서 가이드를 한다고 자처하고 일행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중이다. 어짜피 전문 가이드도 아니고, 조금 부족한 점이 많아도 이해해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나름 여행을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은 했었는데...    

 

 

 

토오쵸지(東長寺)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쇼오후쿠지(聖福寺)로 이동했다. 1195년에 설립된 일본 최초의 선사(禪寺)로 일본의 중요 문화재로 지정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범종(梵鐘)이 보관되어 있으나 범종 관람은 개방하지 않다고 하는 쇼오후쿠지(聖福寺). 우리나라의 선사(禪寺)와 마찬가지로 도량은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었다.  토오쵸지(東長寺)와는 달리 도로변이 아니어서 훨씬 더 조용하다. 범종루를 배경으로... 

 

 

 

 

경내 어디나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한적한 분위기가 공원같은 느낌을 주는 사찰이다. 입구쪽의 담을 제외하곤 담도 없이 통행이 자유롭다. 토오쵸지(東長寺)와 쇼오후쿠지(聖福寺) 근처에는 몇 개의 절이 모여 있었다. 다만 출입문이 닫혀 있어 자유롭게 들어 갈 수가 있도록 되어 있지 않았을 뿐. 일본 사람의 일상 생활이 전통신앙인 토속신을 모시는 신사에서 이루어지고, 죽음 이후의 생활은 절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안내도를 보니 쇼오후쿠지(聖福寺)에도 안쪽에 묘지가 있었다. 일본 절에는 항상 절 옆에 납골당과 같은 묘지가 있다. 삶과 죽음이 그다지 멀리 있지 않는듯 살고 있다.      

 

 

 

후쿠오카의 절 구경을 마치고 이번에는 후쿠오카의 유명한 신사중에 하나인 구시다진자(櫛田神社)를 찾았다. 이번 큐슈여행의 마지막 여정이다. 일본인들의 종교관을 상징하는  신도(神道)에서는 수많은 신을 모시는데 정령신앙과 조상신앙이 엉키고 설켜 이루어져 있다. 몇 백만의 신이 있다고 하는데 조상조차도 신으로 모시니 앞으로 신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이 구시다 신사는 불로장생과 상업의 번영을 관장하는 신을 모시고 있는 신사로 이 지역 수호신을 모시는 사당이다.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신사인 구시다진자(櫛田神社). 헤이안시대(757년)에 세원진 구시다 신사는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축제인 '하카타 기온 야마가사(博多祇園山笠)'의 메인무대이자 피날레를 장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곳에는 명성황후를 시해한 '도오'라는 자객이 시해 당시에 사용했던 칼이 보관되어 있으며 양심의 가책은 받던 도오가 명성황후의 마지막 눈빛을 잊을 수 없어 거금을 들여 만든 관음상이 모셔져 있다는데 공개를 하지 않아 볼 수는 없다. 이곳의 유명한 신사인지라 관광차 찾아온 우리같은 사람말고도 현지인들도 굉장히 많이 방문해 절을 하면서 복을 기원하는 사람이 많았다.      

 

 

 

 

 

구시다진자(櫛田神社)에는 일본의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장식수레가 있으며 이 수레는 후쿠오카에서 진행되는 후쿠오카 최고의 마쯔리인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博多祇園山笠)"에 사용된 것이다. 뒤로 보이는 야마카사(장식수레)의 무게가 약 1톤이라 된다고 하는데 30명 정도의 인원이 어깨에 메고 뛴다고 한다. 매년 7월1일에서 7월 15일까지 후쿠오카에서 진행되는 후쿠오카 최고의 마쯔리로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博多祇園山笠)"라고 불린다. 700년이 넘은 역사를 갖고 있는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이 마쯔리는 장식용 야마카사(장식수레)를 매년 7월1일에서 14일까지는 후쿠오카 각지에 세워놓아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15일 새벽에 7개팀이 5분 간격으로 이 구시다진자를 출발하여 5km 구간을 달리는 축제를 벌린다.

 

 

 

 

이제 관광 일정을 모두 마치고 아침에 나오면서 맡겨 놓았던 짐을 찾기 위해서 호텔로 이동중이다. 중간에 점심을 먹기 위해서 지난번 회전초밥집이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 건물에 갔었다. 4층에 회전초밥집 말고도 여러가지 음식점이 있는 것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일행들이 원하는 내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푸드코트 형식의 음식점이 많이 모여 있었는데 결과는 모든 사람들이 만족했다. 나도 이곳에 있는 인도사람이 운영하는 인도음식점에 갔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점심을 했다. 일본에 와서 인도요리라니... 하지만 정말로 맛있었다. 다음에 큐슈에 다시 오게 되면 반드시 한번 들리겠다고 다짐을 했을 정도이다. 더구나 식당에서 인도에서 가져온 여러가지 물품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약간 조잡한 느낌은 들었지만 현지의 물품을 일본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와서 한점 구입했다.  

 

 

 

식사후 호텔로 돌아와 아침에 맡겨 놓았던 짐을 찾아와 하카다(博多) 항으로 이동하는 중, 하카다(博多) 역을 지나면서 찍은 사진이다.  이제 다시 추운 북쪽 우리나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여행을 와서 처음 이곳 하카다역에 왔을 때와는 달리 돌아가려고 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언제 이곳에 다시 돌아올 것인지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여행이 체질인 듯하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면서 또 다른 여행을 꿈꾸고 있으니...  

 

 

 

하카다(博多)항에 도착해서 우리가 타고갈 예약된 배편의 보딩패스를 발급받았다. 한국 선사여서 한국사람이 발권업무를 하는 줄 알았더니 현지인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한국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서인지 대화를 하는데 전혀 불편하지가 않았다. 최근 일본을 올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일본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과 연예인등을 포함한 한류의 영향이 아닐까싶다. 그들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 우리말을 배운다니 기분이 좋다.

 

 

 

 

출국을 앞두고 입국심사를 하기전의 하카다(博多)항 터미널 2층에서 박종우 선배님과 함께. 이번 마라톤여행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분당검푸 마라톤 클럽의 형님이다.    

 

 

 

이제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간다. 이번 여행기간동안 날씨는 추었지만 바람은 그다지 많이 불지 않았었다. 우리가 돌아가는 날에도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배를 타고 가는 여행이 힘들지 않았다. 어지간한 바람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파도가 높으면 멀미가 날 수 밖에 없는데... 비행기보다 훨씬 넓은 좌석에서 배타는 시간도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닌지라 한번쯤 이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것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부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아무때나 일본으로 훌쩍 떠날 수 있으니....   

 

 

 

 

 

부산에 도착한뒤 자갈치 시장으로 이동해서 저녁식사를 했다. 내 고향이 부산에서 가까운 진주인데, 부산을 포함한 경남에서의 손님 접대는 항상 조마조마하다. 전국이 단일생활권이라고 하지만 아직 이곳의 음식문화는 표준화가 덜 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음식은 짜고 매우며,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무뚝둑하기 때문이다. 모처럼 자갈치 시장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들어갔던 식당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나왔다. 불만을 표시해도 그다지 반응도 없고... 식당에서 저녁만 맛있게 먹었다면 이번 여행은 완벽하게 끝났을텐데 마지막에 아쉬움이 남는다.  

 

 

 

 

4박 5일간의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일정을 끝내고 이제 서울로 돌아오는 일만 남았다. 함께 동행했던 일행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었고 마라톤 참가와 더불어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었는데 내 생각처럼 잘 되었는지 모르겠다. 빡빡한 일정에 너무 고생한 것은 아니였는지 다소 미안한 마음이다. 나만 믿고 따라와준 일행들에게 감사하다. 부산역을 떠나기 앞서 함께 여행을 했던 일행들과 함께 KTX 역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한장 찍었다.   

 

 

 

부산으로 내려 갈 때와 마찬가지로 운임이 대폭 할인되는 KTX동반석을 구매했었다. 저녁시간이라 조금 웃고 떠들어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수면을 취해야하는 때가 아니어서 여행을 떠날 때와는 달리 부담이 조금 덜했다. KTX 한량에 동반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좌석이 8석에 불과해서 3명은 일반석으로 구매 했었다. 여행은 숫자가 많아지면 여러모로 불편함이 따르는데 8명 정도가 가장 적당한 인원이 아닌가싶다. KTX를 이용할 때도 그렇고, 여행지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할 때도 그렇고...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서울역에 도착했다. 짧은 4박 5일간의 여행이였지만 알찬 5일이였다. 서울에 도착하니 서울에는 눈이 엄청 많이 내리고 있었다. 도착 시간이 늦어 서울역에서 차 한잔 나누지 못했지만, 이브스키 마라톤 여행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가진채 헤어졌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번 여행이 동행했던 일행들과 함께 또 다시 마라톤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다.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 참석은 이번으로 세번 째이다. 해외에 참석할만한 대회가 많은데 같은 대회에 세번씩이나 가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는 앞으로도 또 참석하겠다고 생각하는 대회이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참가하기에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과, 대회운영 주최측과 지역주민이 어울려 진정으로 달리는 주자들을 생각하고 격려해 준다는 점이 정말로 좋다. 다만 올해에는 엔화의 가치가 너무 올라서 비용이 예년에 비해서 다소 많이 들었다는 단점은 있었다.

 

언제 다시 이브스키 마라톤내회에 참석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처음 참석한 2005년 이후 3년마다 한번씩 참석했으니, 다음은 2014년에나 참석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함께한 일행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와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