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일본 돗토리('11.7)

돗토리 여행 8-4 (돗토리 사구) (2011.7)

남녘하늘 2011. 8. 31. 00:32

 

톳토리(鳥取) 시내 문화재 관람을 마치고 톳토리 사구(沙丘)로 이동한다. 모래언덕(沙丘)을 방문하기 앞서 산인(山陰)해안의 지질공원인 돗토리사구의 구조와 외부로 노출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부터 먼저 들르게 되었다. 이곳에서 보니 돗토리 사구가 고사구층과 화산재층, 신사구층 등 3개의 층으로 분류되어 있다고 되어 있었다. 고사구층은 사구의 하층에 있는 모래층으로 해저에 두껍게 퇴적된 모래가 오래전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해수면 위로 부상하여 초기사구를 형성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 위에 화산재층이 있는데 5만년 전에 다이센(大山) 화산의 분화에 의해 화산재가 날려와 두껍게 퇴적된 것으로 육안으로 검게 변색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산재층이 모래이동을 정지시키고 이 층에서 식물이 성장과 퇴적이 일어나 검게 변색되었다고 되어 있었다. 제일 상층부에 있는 신사구층은 화산재층 위에 퇴적된 모래층을 지칭하는 것으로 2만년전 이후에 형성되어졌다고 되어 있었다.

 

통상 톳토리 사구를 방문하면 사막같아 보이는 사구만 보고 오는 것으로 끝났을텐데, 우리는 훌륭한 가이드로 인해 융기한 사구(沙丘)의 단면까지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돗토리사구 정보관 인근에 있다.  

 

 

 

 

 

돗토리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알려진 돗토리(鳥取) 모래언덕(沙丘)에 도착했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해풍의 힘에 의해 약 10만 년의 세월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하며 동서 약 16km, 남북 약 2.4km에 걸쳐 펼쳐지는 일본 최대의 사구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장관이긴 하나 동서간 거리가 16km라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과장된 것 같다. 아마도 산인해안의 지오파크로 지정된 모든 해안을 포함한 것이 아닌가싶다.  

 

돗토리 사구를 오기전부터 언젠가는 미국 워싱턴 주에서부터 오레곤 주를 거쳐 캘리포니아 주까지 연결 101번 도로상에 있는 오레곤 주의 사구라 불리는 대규모의 모래 언덕(Sand Dunes,沙丘)을 여행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 오레곤 주의 사구는 돗토리 사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엄청난 규모인데, 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돗토리의 사구를 먼저 보게 된 것이다. 사구로 입장하는 사구회관 맞은편 입구에 세워져 있는 모래 작품이다.     

 

 

 

 

 

내년 4월에 이곳에서 모래 미술관 행사가 오픈한다고 기다려 달라는 안내판과 함께 올해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 하나가 전시되어 있었다. 입구쪽으로 보이는 것도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뒷편으로 돌아가보니 훨씬 더 잘 만들어진 작품이 있었다. 앞만보고 그냥 들어 갔으면 좋은 구경거리를 하나 놓칠뻔 했다.      

 

 

 


돗토리현하면 사구(沙丘)를 떠올릴 정도로 이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사구로 올라가는 계단을 통해 오르니 넓은 모래 언덕이 나타난다. 사막같아 보인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조금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되며, 조금 넓은 모래벌판이나 모래언덕 정도로 봐야 한다. 하여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임에는 틀림없다. 오후 5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후끈거리는 열기가 식을줄을 모르는데, 한낮에 이곳부터 왔다면 고생이 더 많았을 것 같다. 

 

 

 

 

 

사막의 정취를 풍기는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낙타를 구경할 수가 없었다. 어짜피 이곳에 와서 낙타를 탈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바다로 바로 이어지는 이 모래언덕의 경사는 꽤나 우리를 힘들게 한다. 등산로처럼 올라가는 길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냥 모래를 밟고 올라가는 가면 되는데 경사가 완만한 곳부터 경사가 급한 곳까지 다양하지만 운동하러 온 것도 아니고 편한 완만한 경사를 따라 올라본다. 그래도 덥고 땀이 난다.       

 

 

 

 

사구를 방문한 진정한 의미는 입구에서 바라보는 사구이 모습이 아니라, 사구의 정상으로 이동해서 우리의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것이다. 힘들여 경사진 모래언덕을 올라와, 사막같은 모래밭에서 바다로 바라보는 느낌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지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언덕에 올라와 한번 자리잡으면 자리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 듯하다. 사구 바로 밑에는 바다로 내려가는 급경사가 있는데 더운 날씨에 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아 바닷가에 내려가는 것은 포기했다.  

 

 

 

 

최고 지점의 높이가 92m에 이르는 사구에서는 스치는 바람이 의해 모래 표면에 물결모양의 무늬인 풍문(風紋)은 하루에도 수차례 모양을 바꾼다고 하는데, 오늘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발자국들에 의해 물결모양의 문양을 보기가 어려웠다. 바람이 불지 않으니 좋은 점이 더 많기는 한데 하얀 눈밭위에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너무 많이 남아 있는 것처럼 발자국이 너무 많았고, 풍문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오늘 임시 가이드인 마사하루 야마조(山添 雅晴)님과 함께. 더운 날씨에 택시 운전을 하면서 가이드까지 해 주어서 너무 좋은 여행이 되었다. 내가 일본어를 조금 더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늘 한박자가 늦었다. 설명을 해 주기 위해 사구 끝까지 걸어올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구두를 신고도 끝까지 따라와서 설명을 해 주었다. 돗토리 시에서 운영하는 택시 투어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단순한 관광 유치 수준을 뛰어 넘어 고객 감동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래밭을 오르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가이드해 주신  마사하루씨가 앞서간 사람의 발자국의 중심을 밟고 가면 힘이 덜 든다고 알려 주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훨씬 힘도 덜들고 속도도 빨라졌다. 올라갈 때는 신발을 신고 갔는데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느낌도 좋다고 해서 맨발로 걸어 보았더니 더운 날씨때문에 엄청 뜨거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뜨겁지도 않았고, 발바닥에 느껴지는 모래의 고운 촉감이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사구에서 내려 오니 한쪽에 발을 씻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깨끗하게 씻으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발에 묻어 나가는 모래도 무시할 수 없으니 모래를 털어 놓고 가란 의미가 아닐까한다. 발을 씻는 사이 가이드를 하신 마사하루님이 차에 가서 발을 닦으라고 수건을 가지고 오셨다. 다시 한번 감동이다.   

 

 

 

 

돗토리 시내관광과 돗토리 사구 여행을 했던 택시. 환경을 생각하는 하이브리드 소형차량이다.   

 

 

 

다시 시내로 들어오기 위해 깨끗하게 정비된 우라도메 해안쪽으로 차로 이동하면서 나머지 사구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한참을 이동하시다 한쪽으로 보이는 밭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략교(らっきょう)의 밭이라고 하면서 락교 꽃이 피었을 때 찍은 사진까지 구경시켜 주었다. 사구의 동쪽에 펼쳐져 있는 넓은 락교밭에는 매년 10월 하순에서 11월 상순에 걸쳐서 보라색의 꽃밭이 만발한다고 한다.     

 

 

 

 세시간에 걸친 돗토리 시내관광과 돗토리 사구 관람을 마치고 출발했던 돗토리 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4명이서 천엔만 지급하면 되니. 1인당 250엔 밖에 안되는 셈인데, 시내 버스를 한번만 타고 최소한 150엔은 나오는데 너무나 편하고 싸게 여행을 했다. 택시를 타고 가이드도 없이 정상적인 운임을 받았다면 최소한 2만엔 가까이 나왔을 것 같은데...  일본에서 택시를 타면 우리나라에서 택시를 타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내심 돗토리역으로 오면서 천엔 이외에 팁으로 얼마를 드려야 하는지를 고민했었는데, 돗토리 시에서 이분께 일자리를 주고 시의 예산으로 정산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넘어갔다. 천엔의 교통비가 나왔는데 얼마를 더 드려야할지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택시 관광을 마치고 나면 원래 계획으로는 돗토리역 근처에 있는 아주 오래되고 유명한 온천에 가서 땀도 씻고, 온천욕을 즐기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함께 동행한 아주머니(?) 두 분이 100엔샵을 한번 가 볼수 없는지를 물어왔다. 돗토리는 처음 방문했기에 어디에 100엔샵이 있는지 알수가 없어 처음 방문했었던 관광 안내센터를 찾아 갔더니 역에서 가까이 있는 샵을 알려 주었다. 온천욕을 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하니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따라 나설 수 밖에 없다. 덕분에 돗토리 시내 관광을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돗토리 역을 중심으로 한 시내는 굉장히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도로변에 화분도 많이 설치해 놓았고, 각종 조형물과 벤치도 설치해 놓아 지나가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시간이 부족해서 역전시장과 역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돗토리온천을 가보지 못했다.   

 

 

 

관광안내 센터에서 소개 받은 100엔샵을 드디어 찾았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상점이었는데 이곳도 오후 7시까지만 영업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24시간 영업이나 최소 밤 12시까지 영업을 하는 각종 편의점이나 대형양판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나마 문을 닫기 전에 도착해서 부지런히 사고 싶었던 물건을 샀다. 이곳에는 한국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해서 찾아오지 않았던지 아주머니들이 사고 싶어했던 카레와 여러가지 상품이 있어 굉장히 기분좋은 쇼핑을 했다.     

 

 

 

돗토리(鳥取)에서 저녁을 먹고 구라요시(倉吉)로 갈 것인지, 아니면 숙소가 예정되어 있는 구라요시로 가서 식사를 할 것인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아직 배도 고프지 않고, 짐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도 불편하며 조금이라도 밝을 때 밖을 구경하면서 가자는 생각에 서둘러 기차를 탔다. 돗토리에서 구라요시로 가는 기차편은 완전히 일반열차여서 짧은 거리임에도 이동시간이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더구나 방학을 하지 않은 고등학생들이 하교시간과 겹쳐져서 열차가 굉장히 혼잡했고, 지나치는 역마다 모두 정차했다.   

 

 

 

드디어 돗토리(鳥取)에서 1시간 정도 열차를 타고 구라요시(倉吉)역에 도착했다. 친구의 표현대로 아침에 미자(米子:요나고)네 집에서 출발해서 창길(倉吉:구라요시)이 집까이 온 먼 여정이었다. 구라요시 역도 자그마한 시골역이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역의 전부이다.  빨리 호텔로 이동해서 짐도 풀어 놓고 저녁식사도 해야했다.     

 

 

 

숙소는 구라요시 역에서 걸어서 5분정도 거리에 있는 '아크21'이라는 비즈니스 호텔이다. 구리요시역과의 접근성 및 내부시설 그리고 호텔인근의 제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점을 고려해 보았을 때 제법 만족스러운 호텔이다. 더구나 내일 아침에 구라요시 역앞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선택한 곳이다. 호텔에 도착하니 이곳에 아테나 촬영팀이 묵었던 숙박장소라고 여기 저기에 아테나와 관련된 사진과 설명문을 붙여 놓았다.

 

호텔 체크인 후 호텔에서 마련해준 주변 안내도를 보고 저녁을 먹기 위해 주변 산책을 나섰다. 그런데 이곳도 생각보다는 음식점조차 문을 닫은 집에 많아서 선택의 폭이 많이 줄었다. 결국 일본에 왔으니 일본식 라멘을 한번 먹어주라고 해서 호텔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라멘전문점을 찾았다. 나는 돼지뼈 육수의 돈코츠라멘을 먹었고 집사람은 된장맛의 미소라멘을 먹었다. 일본 사람들 음식이 갈수록 짜지는 것 같다. 올때마다 너무 짜다는 생각이... 

 

 

 

 

 

개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았던 라멘집 쇼미(笑味). 호텔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4거리 코너에 있던 집이었는데, 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있었기에 찾아 갔었다. 밖에서 보기에는 다소 세련되 보여 들어 갔는데 내부는 그다지 세련된 느낌은 아니였다. 음식이 다소 짜지만 않았다면 좋았을터인데, 짠맛이 강해서 맛있게 먹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저녁 8시가 조금 넘은시간인데도 거리는 한산하고 조용하다. 음식점 몇 곳은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상점은 이미 문을 닫았고, 거리에 차들조차 많이 다니지 않는 전형적인 시골의 모습이다. 그래도 이 지역에서는 꽤 큰 도시라고 들었는데... 주변을 둘러 보려고 역을 중심으로 한바퀴 돌아다녔는데 볼 것이 없어 포기하고 돌아오는 중이다. 구라요시 역을 배경으로...  

 

 

 

(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