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일본 돗토리('11.7)

돗토리 여행 8-6 (아테나 촬영지) (2011.7)

남녘하늘 2011. 9. 2. 00:31

 

돗토리현 고토우라(琴浦) 마을의 하나미가타(花見澙) 묘지. 바다를 마주보고 즐비해있는 비석이 약 2만기 이상 세워져있는 이 묘지는 천년이 넘는 오랜시간동안 형성되어 졌다고 한다.  묘지가 관광지의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은 바닷가에 자연적으로 발생한 묘지로서 서일본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묘지인데다, 우리와는 다른 일본의 장례문화가 만들어 낸 장관이 아닌가 싶다. 일본은 도쿄의 중심가를 비롯해 어느 곳에 가던지 일반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 한가운데 이런 묘지가 많이 만들어져 있다. 더구나 이곳은 아테나 드라마의 총격장면을 촬영한 장소였기에 이번 관광일정에 넣은 모양이다. 공동묘지이긴 하지만 관광차 방문했고, 바다의 경치와 어우러져 한번은 방문해 볼만한 곳이 아닌가 싶다.     

 

 

 

 

 

묘지 아랫쪽까지 둘러볼 시간이 주어져서 사진 한장만 찍고 나오지 않고 바닷가쪽까지 내려가서 해변이 있는 곳까지 한번 둘러 보았다. 하나미가타(花見澙) 묘지가 바다의 풍경과 어울려진 멋있는 장소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바닷가에서 너무 가까이 있는 탓에  묘지를 둘러보면서 비만 오면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걱정하는 청개구리 우화와 함께 얼마전에 있었던 후쿠시만 원전사태를 일으킨 쓰나미가 떠올랐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으면 좋겠다.

 

 

 

 

이곳에도 한국TV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총격장면 찰영지였다는 내용과 함께 사진을 넣은 간판을 세워 놓았다.

 

 

 

이어서 후로시키 만주라고 하는 일본 전통 찜빵을 판매하는 곳을 방문했다. 지난 140년 동안 이 곳에서 만주를 만들어온 전통과 역사를 가진 만주 가게라고 하는데 회사이름은 알지 못했어도 마스코드는 많이 보았던 것 같다. 팥을 좋아하는 나는 가끔씩 단팥빵을 사 먹기도 하는데 이곳에서 판매하는 만주는 생각보다는 달지도 않았고 보리를 사용해서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유효기간도 3일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오늘 관광을 다니면서 제대로 산 것이 없어 시식을 하고 나서 선물용으로 몇개를 구매했다.    

 

 

 

 

 

날씨가 많이 더웠는데 매장 안쪽은 굉장히 시원했고, 방문객들에게 녹차와 시식용 만주를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었다. 시식으로 제공하는 만주도 결국 판매가에 포함되어 있겠지만 손님을 대하는 마음 씀씀이가 좋아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아카가와라(赤瓦)에 갔을 때보다는 시간적인 여유도 있어서 여러가지 상품도 구경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곳에서 지갑을 조금 열었다. 아침내내 다니면서 지갑을 열 시간조차 주지 않았었는데...  

 

 

 

 

 

일본인들이 신으로 모시는 다양한 복신(福神)들이 여러곳에 세워져 있었던 아카가와라(赤瓦)에서처럼 이곳 후로시키만쥬 가게에도 마스코트 오타후쿠상(多福神)이 한쪽에 세워져 있었다. 이 마스코드의 머리를 만지면 머리가 좋아지고 코를 만지면 금전운이 좋아진다고 하며,  입을 만지면 연애운이 있고, 볼을 만지면 사업운과 명예애운이 있다고 적혀 있었다. 이곳에서는 머리를 만지고 왔는데 오늘 하룻동안 복신을 만져서 받을 복을 생각하면 엄청날 것 같다.  

 

 

 

 

돗토리 중부에서만 즐길 수 있는 규코츠 라멘(牛骨 ラ-メン)이 점심 메뉴였다. 오늘 관광에 나선 버스가 3대였는데 한곳에서 모든 관광객이 모여서 식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식사를 할 때는 각각 다른 식당으로 나뉘어졌다. 우리 일행이 도착한 곳은 '히코베'라는 식당이었다. 이번 여행은 2천엔의 경비속에 차량 이용료와 점심식비, 아이스크림, 아오야마 고쇼(靑山剛昌)후루사토관 입장료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냥 점심만 먹어도 700엔 정도는 들어가는데... 정말로 구라요시(倉吉) 시에서 정책적으로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저렴하게 만든 여행상품이었다.    

 

 

 

 

식당에서는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서, 이런 시골에서 먹기 힘든 김치를 반찬으로 내어왔다. 평소 우리가 먹는 것과는 미묘한 맛차이가 있었고, 비록 짜기는 했지만 김치를 준비해 주었다는 사실이 기분 좋다. 그만큼 이 지역에서 한국인 관광객에 대해서 우대를 하고, 관광수익 증대에 기대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구라요시(倉吉)의 규코츠 라멘. 돗토리 지역 내에서도 중부지역에 한해 즐기실 수 있는 메뉴라고 한다. 돗토리 규코츠 라면(鳥取 牛骨 ラーメン)은 소뼈로 국물을 내고, 중간 굵기의 면발과 심플한 마무리 장식이 특징이라고 한다. 소뼈를 푹 고아 육수를 낸 것이 특징으로, 일반적으로 일본라멘의 대명사인 돼지뼈 육수를 기본으로 하는 돈코츠와는 또다른 맛이였다. 일본 사람들은 음식을 싱겁게 먹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일본 라멘을 먹어보면 늘 엄청나게 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규코츠 라멘은 짜지 않아서 더 좋았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2층의 아담한 건물인 아오야마 고쇼(靑山剛昌) 후루사토관으로 이동했다. 아오야마 고쇼라는 만화가의 이름은 잘 알지 못하겠지만 그가 그린 만화인 명탐정 코난은 누구나 한번 보면 알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만화를 좋아하는지라 그의 만화도 보았는데, 세계적인 만화 작가로 발돋움한 그를 기념하고  이지역을 관광상품화하기 위해서 '코난의 거리'를 지정하고 2007년 3월에 기념관을 개관했다고 한다. 코난 만화의 원작자인 아오야마 고쇼(靑山剛昌)의 출생지가 바로 돗토리현 호쿠에이초(北榮町)이다. 일반적인 기념관들은 사진이나 자료를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기념관은 관람객이 같이 참여하고 만화 속 발명품과 트릭 등을 직접 보고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아테나 촬영지와는 상관 없지만 돗도리현 중부지역의 주요 관광지 중 한 곳이기에, 이번 코스에 넣게 되었다고 한다.      

 

 

 

기념관 앞마당에는 만화속의 아가사박사가 타고 다닌 노란색의 폭스바겐이 놓여있다. 이 차는 관람객이 직접 타 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뙤약볕 아래 달궈질대로 달궈진 차 안쪽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모험이다. 사진을 찍으려고 차체를 만지게 되었는데 데일 정도로 뜨거웠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코난 만화를 아는 아이들은 이곳에 도착하면서 이 차를 보고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내 기억 속에는 가물거리지만, 만화가 아닌 만화영화 속에서 굉장히 유명한 차인듯 싶다.     

 

 

 


전시관 내부에는 세계 각 나라에서 발간된 명탐정 코난의 책도 전시해 놓았고, 아오야마 고쇼의 일대기와 시기별로 그렸던 작품들, 명탐정 코난의 극장용 만화,  아오야마 고쇼가 개인적으로 교류한 연하장과 크리스마스 카드의 일러스트 등과 ,명탐정 코난의 원화 갤러리 등 다양한 전시품을 구경할 수 있었다. 또한 코난을 주제로 만들어진 퍼즐이나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2층에는 코난 시어터가 있었는데 만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형이 펼치는 인형극도 볼 수 있었다.

 

 

 

 

 

명탐정 코난은 1994년부터 연재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장편만화이다. 명탐정 코난은 단행본 만화로 성공을 거두고 나서, 다시 한번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15편 이상 만들어 상영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작품들이다. 박물관 한켠에는 아오야마 고쇼(靑山剛昌)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세트장도 만들어져 있었고, 만화가 만들어지는 단계를 알려주는 전시물도 있었다. 코난이라는 이름때문에 간혹 혼돈이 될 수 있는 '미래소년 코난'은 '명탐정 코난'을 그린 아오야마 고쇼(靑山剛昌)의 작품이 아니라, 일본인이지만 미야자키 하야오(宮崎 駿)라는 유명한 만화가가 그린 작품이다.     

 

 

 

 


아오야마 고쇼(靑山剛昌) 후루사토관에 함께 있는 기념품 가게이다. 열쇠고리, 티셔츠, 완구류, 먹거리 등 아주 다양한 코난의 캐릭터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코난 만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곳을 그냥 지나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심지어 만화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다른 곳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캘릭터 관련 상품을 구하기 위해서 일부러 이곳까지 방문하기도 한다고 한다. 내 눈에는 맘에 드는 물건이 전혀 없었는데... 좋아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 법이다.   

 

 

 

 

정오를 지나면서 날씨가 점점 더워졌다. 한낮의 온도는 영상 35도. 서울에서 유난히 긴 장마와 흐린 날씨만 보다가 햇볕을 받는 점은 좋지만 관광을 하러 다니기엔 너무 더운 날씨다. 날씨가 이쯤되면 에어컨 아래만 찾게 되고, 밖에 나오더라도 나무 그늘만 찾게 된다.   아오야마 고쇼(靑山剛昌) 후루사토관을 방문하고 나서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도고(東鄕)호수였다. 동해 바다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데 돗토리(鳥取)현에서는 두번째로 큰 호수라고 한다. 둘레가 대략 12km 정도이며 학이 날개를 펼친 모습을 하고 있어 '학의 호수'라도고 불리며. 자연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도고(東鄕)호수에 있는 하와이 린카이(羽合 臨海) 공원. 도고 호수는 달리기를 해 본 경험으로 볼 때 둘레가 12km가 훨씬  넘을 것으로 보였는데 안내판에는 12km라고 되어 있다. 날씨가 덥지 않은 시기에 찾아와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호수를 한바퀴 산책하거나 달려 보면 좋을 듯한데 이런 여름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은 듯하다. 공원 주면으로는 나무가 있어 나무 그늘이 있지만 나무 그늘이 없는 구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시골에 있는 호수이다 보니 공원을 제외한 호수 주변은 산책할 수 있는 일주산책로가 만들어지지는 않은 듯하다.  

 

 

 

 

하와이 린카이(羽合 臨海) 공원도 깨끗하게 정비 되어 있었지만 역시 돌아 다니게에는 너무 덥다. 관광을 하러 온 우리 일행 이외에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전혀 없다. 서둘러 버스에 탑승해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7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