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일본 돗토리('11.7)

돗토리 여행 8-8 (귀국길 선상에서) (2011.7)

남녘하늘 2011. 9. 5. 00:38

 

동해항에서 일본으로 오는 배를 탈때는 동해항에 비가 내리고 있어 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다. 비행기를 탈 때처럼 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비를 피해 빨리 배안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돌아오는 때에는 시간적 여유도 있고 날씨도 맑아서 조금 여유있게 배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이 거의 마지막으로 배에 오르고 있지만 출항을 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듯해서 여유를 부리고 있는 중이다.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사카이미나토(境港) 항. 내릴 때는 빨리 내려서 수속을 빨리 받고, 돌아올 때는 본의 아니게 가장 늦게 도착해서 수속을 늦게 받았으니 이번 여행을 같이 한 사람들 중에서는 일본체류 시간이 가장 긴 셈이다. 출입국 관리소가 창고 건물 같이 허술해 보인다. 이번 돗토리 여행은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서인지 한국어 표기가 엄청 잘 되어 있어 어디던지 다니면서 편했다는 생각이다. 이 출입국관리소 입구에도 '사카이미나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점심을 일본식 라멘을 먹었기에 배에 오르자마자 짐을 정리해 놓고 식당으로 바로 이동했다. 오늘 구라요시(倉吉)에서 출발한 버스가 5시 30분 전에 사카이미나토(境港) 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요나고(米子) 시내교통 상황이 좋지 않아 6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다. 하지만 이 버스에 승객이 모두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행객이어서 배를 타는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혼자서 늦게 도착했다면 5시부터 출국수속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상당히 마음을 졸였을지 모르지만, 단체 버스를 이용한 우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늦게 도착하니 이미 대부분의 사람이 수속을 마치고 배에 타고 있어, 우리는 거의 기다림없이 바로 배에 오를 수 있었고, 식당에도 와보니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사를 마친 뒤라서 여유있게 식사도 할 수 있었다.   

 

 

 

 

오후 7시에 사카이미나토 항을 출발해서 내일 아침 9시에 동해항에 도착하게 되니 장장 14시간동안 배에서 보내야 한다. 배에는 6시에 탔으니 15시간이다. 혼자서 하는 여행이라면 지겨웠겠지만 집사람과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인지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본으로 올 때와는 달리 비가 내리지 않는 간판에 올라, 해가 지는 저녁의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은 시간대를 쓰고 있기에 같은 시간이라도 일본이 해가 뜨는 시간도 해가 지는 시간도 조금 빠르다. 항구에서 배가 떠날 때까지 항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준다.  

 

 

 

 

 

뒤로 보이는 다리가 돗토리(鳥取) 현과 시마네(島根) 현을 이어주는 사카이스이도 오하시(境水道 大橋)이다. 철교인데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다. 이 좁은 긴 사카이스이도(境水道) 해협을 따라서 가면 바닷와 연결되어 있는 석호이면서 일본에서 다섯번째로 큰 호수인 나카우미(中海)와 연결된다. 나카우미(中海) 호수는 바다와 수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해수의 반에 해당하는 염도를 가지고 있어 해수어와 담수어가 함께 자라는 곳인데, 이곳 역시 빠듯한 일정때문에 모두 둘러 보지 못하고 왔다. 앞으로 시간이 되면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있는 늪지인 나카우미 호수를 보러 다시 한번 와도 괜찮을 듯하다.  

 

 

 

 

 

사카이미나토 항구를 벗어나면서 항구 구변을 찍은 몇 장의 사진들.... 주변의 집들은 역시 자그만해도 깨끗함을 잃지 않았고, 항구도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깨끗함 그 자체... 많이 보고 배워야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외항으로 벗어나니 배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바람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번 여행을 하는 동안 바닷에는 바람이 없어 잔잔한 호수를 다니는 듯 배를 타고 오고 갈 수 있었다. 파도의 높이가 1m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덕분에 더욱 편안한 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높은 파도 때문에 고생하면서 갔다왔다는 사람들도 꽤 많았던 것 같았는데... 저녁이 되면서 먼 바다부터 구름이 몰려 오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저녁노을은 감상할 수 있었다.

 

 

 

 

 

날이 어두워진후 낮에 흘린 땀을 간단히 씻어내고 간편복장을 하고 다시 갑판에 모였다. 한여름인지라 갑판의 시원함이 참 좋다. 긴 시간동안 배를 타긴 하지만 비행기처럼 갑갑하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올 가을에 시간적인 여유가 된다면 다이센산(大山)에 단풍구경 겸 등산가는 일정을 한번 잡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그때는 이번 여행처럼 쥬니어 스위트 룸을 이용하지 않고 다인실을 이용해서 여러명이 함께 이용하는 것도 재미 있을 듯하다. 일본으고 가는 배편에 샀던 양주를 일본에 있는동안 마시지 못하고 다시 가지고 와서 돌아오는 배편에서 먹게 된다. 이제 내일 아침까지 시간이 널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두 가족이 함께 나이트 클럽에 느즈막히 가 보았더니 승객들이 참가하는 노래 자랑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미리 노래를 신청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었는데 단체로 산행을 왔던 모 클럽에서 독점하다시피 노래를 부르고 있어 잠시 구경하다가 바로 나와 버렸다. 마치 자신들이 전용노래방을 이용하는 것처럼 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다지 보기 좋은 행동은 아니였던 것 같다. 늦게 간 사람이 할 이야기는 없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습성중 고쳐야 할 것이 단체가 되면 체면을 무시해버린다는 것...    

 

 

 

 

다시 아침이 되었다. 해 뜨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 다시 갑판으로 나왔다. 동해로 돌아올 때는 우리 방에서 해 뜨는 것이 보이지 않은 위치였기 때문이다. 구름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오늘도 수평선에서 해가 뜨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갑판에 나와서 해뜨는 광경을 함께 지켜 보았다. 부지런 한 사람만이 해 뜨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나도 굉장히 늦게 잠들었지만...      

 

 

 

 

 

 

출항할 때와는 달리 비가 내리지도 않고 낮은 구름이 깔려있지 않아서 동해항으로 들어오면서 주변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었다. 동해항이 그다지 크지 않은줄 알았더니 들어오면서 보니 생각보다는 훨씬 큰 항구였다. 제법 큰 해군기지와 군함들도 보이고, 시멘트를 실어 나를 수 있는 화물선과 시멘트공장의 사일로 등 여러 시설이 있었다. 1979년에 개항한 인공 항구라고 하는데 전국 30개 무역항중 연간 하역능력 7위, 물동량이 8위를 차지하는 환동해권 시대의 중요한 지위에 있는 항구라고 한다.       

 

 

 

 

 

우리를 실어다준 DBS 페리는 한나절동안 정비를 하고 급수와 물품을 실은 뒤 저녁에 다시 블라디보스톡으로 출항한다고 했다. 동해항에는 러시아로 보내기 위한 포크레인을 비롯한 각종 중장비가 부두에 세워져 있었다. 관광객이 부족한 부분을 이렇게 화물을 수송해 줌으로서 대체하고 있는 듯했다. 일본으로 가는 편에는 화물이 거의 실리지 않아 화물을 싣는 곳이 텅비어 있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곳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여행도 한번 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사카이미나토에 가는 것보다 훨씬 긴 항해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또한 누구와 여행을 가느냐에 따라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발할 때는 비를 맞으면서 배에 올랐는데 도착하니 동해항도 비가 멎어 있었다. 여행중에 비가 내리면 아무래도 감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다행이 여행하는 동안은 날씨가 좋았는데 우리나라에 도착하니 날이 맑아져 있어서 좋다. 긴 항해도 길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더구나 동해항에 들어오기 전에 돌고래 떼가 전갱이를 사냥하기 위해 모여서 전갱이 떼를 몰고 있는 보기 드문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운이 좋은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했다.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지만...  

 

 

 

다시 돌아온 동해항 국제터미널.  주차비를 받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는...   

 

 

 

집에서 출발해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3박 4일이고, 일본에서의 체류 기간은 1박 2일이었지만 꽤 알찬 여행을 마쳤다는 생각이다. 긴 항해시간동안 집사람과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큰 소득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1월달 이브스키로 마라톤 여행을 떠났을 때에 비해서 여행경비도 절반에 미치지 않아서 더욱 좋았던 여행이 아닌가싶다. 이제 동해항을 출발 돗토리현의 일부분을 보고 왔는데, 앞으로 이번 여행을 발판으로 돗토리현과 시마네현의 여러 곳을 여행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인해 얼마만큼이나 관광객이 줄었는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도 생생하게 느끼고 왔다. 덕분에 아주 저렴한 경비로 알찬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는 시골마을을,  한사람의 만화가를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를 이루어낸 사카이미나토(境港)와 구라요시(倉吉)의 호쿠에이정은 많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서 다음에 톳토리를 방문하게 되면 다이센산(大山)을 한번 올라가고 싶다는 소망과, 미사사온천마을이나 보코로 료칸에 한번 방문해서 숙박을 하고 싶다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머지 않은 시간에 이루어지도록 꿈을 꾸어야겠다. 꿈을 꾸면 이루어지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