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오사카 ('11.10)

오사카 마라톤 8-1 (마라톤 엑스포장), (2011.10)

남녘하늘 2011. 11. 12. 00:32

 

오사카 마라톤 대회에 이문희 형님과 함께 참석했다.

금년 초에 이브스키 마라톤대회에 다녀 왔던지라 올해는 일본에서 개최되는 마라톤대회에는 참석할 생각이 없었는데 오사카에서 열리는 제 1회 대회이고, 함께 같이 가보자는 문희형의 제안에 다시 한번 생각을 하고 참가하는 것으로 맘을 바꿨다. 참가하기로 결심한 것이 대회 개최를 불과 한달정도밖에 남지 않았던 상황이었는데, 보통의 국제마라톤 대회라면 이미 대회 참가가 힘들었을텐데 이번 오사카마라톤대회는 외국인을 대량 유치할 계획을 세워 놓았는데, 지난 3월 후쿠시마의 원전사태로 인해 외국인 참가자가 다 채워지지 않아서인지 조금 늦게까지 접수를 받아 주었다.

 

처음에는 오사카에 가게 되면 오사카 인근 교토에 살고 있는 당숙집에 한번 방문하고 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짧은 기간에 마라톤을 하러 와서 민폐만 끼치고 오게 될 것 같아 일정을 하루 줄이고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마라톤 참가와 오사카 시내 관광만 하고 오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일정이 짧은 관계로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을 이용해서 다녀 오는 것으로 정했다. 이번 여행도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계획을 잡았더니 비용은 많이 줄었는데 최근 엔고로 인해 여행경비가 싼편은 아닌듯하다.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으로 가게 되어서 조금 여유있게 출발해도 되는 줄 알았더니 김포공항 가는 것이나 인천공항 가는 것이나 별 차이가 나지 않는 듯하다. 다만 집으로 돌아올 때는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서울에서 오사카로 가는 가장 빠른 비행편이 아침 9시  20분에 김포에서 출발하는 비행편이였기에 김포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정했다. 일본에서 체류시간을 조금 더 늘려볼 심산이였다. 외국에 자주 나가는 상황이어서 조금 여유를 가지고 공항에 도착해도 되는데 비행기 앞 좌석을 배치받기 위해 일찍 나왔는데, 나중에 일본에 도착해서 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던 듯하다. 일본으로 가는 우리나라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지라 일본에서 수속이 정말로 빨리 끝나버렸다. 괜히 아침도 먹지 못하고 급하게 서둘렀던 것 같다.

 

7시 조금 넘어 김포공항에 도착해 발권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고 나서 문희형과 함께 김포공항 칼 라운지를 이용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아침식사 대용으로 몇가지를 먹었는데 아침식사 대용으로 훌륭했는데, 나중에 비행기에서 주는 기내식을 보니 칼 라운지를 이용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었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비가 조금 내리고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날만 흐리다고 해서 우산은 가져 오지 않았다. 칼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비내린 가을 공항 풍경이 굉장히 멋있다는 느낌이...   

 

오랫만에 김포공항을 이용해서 출국이다. 최근 일본과 중국등 몇 나라와 협정을 맺어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항공편이 많아졌다고 하더니 김포공항을 이용해서 출국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아진 듯하다. 인천공항보다는 시설면이나 여러가지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접근성이 뛰어나니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것도 제법 좋았다는 생각이다. 간단히 수속을 끝내고 출국장 면세점 앞에서 여행을 출발하면서 문희형과 함께...  

 

 

 

최근 엔화가 갑자기 많이 올라서 비행기 내에서 판매하는 면세품을 사려는 일본인들 때문에 비행기가 이륙한 이후부터 착륙할 때까지 승무원들이 정신없이 왔다 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자국에서 사는 것보다 엄청나게 싸기 때문인지 마지막 쇼핑장소를 비행기로 삼고 있었던 듯했다. 대한항공을 타고 가는데도 우리나라 사람들보다는 일본사람이 훨씬 더 많았던 듯하다. 1시간 40여분의 비행을 마치고 칸사이 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3월달에 있었던 후쿠시마 원전의 영향과 엔고의 영향으로 인해 일본으로 가는 관광객이 급감해서인지 공항 수속이 5분도 걸리지 않고 끝나버렸다. 눈으로 봐도 확인될만큼 외국인 입국자가 없어 공항이 썰렁하다는 첫 느낌이었다.    

 

 

 

오사카 시내로 들어가는 급행열차 표를 발권받았는데 출발시간까지 25분이나 남아서 공항에 붙어 있는 닛코 간사이 공항호텔과 붙어 있는 에로프라자를 둘러 보았다. 입국 수속이 너무 빨리 끝나버려서 예상했던 일정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남아버렸다. 우리나라보다 위도상 조금 아랫쪽에 있는데 아직 오사카는 날씨가 더웠다. 점퍼는 바로 벗어 가방에 넣어 버렸다.    

 

 

 

 

 

난카이 전철역 입구에 오사카 마라톤 대회 개최일이 하루 남았다는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모두가 만드는 무지개(みんなで かける 虹)라는 대회 슬로건과 함께 이번 오사카 마라톤 대회가 자선모금을 함께 하고 있다는 내용을 알리고 있었다. 공항 입구 역에서부터 이러한 준비를 해 놓은 것을 보니 오사카가 이번 대회를 얼마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온 가장 빠르게 시내로 들어가는 특급 라피트 베타 열차편을 이용해서 칸사이 공항에서 난바(難波)역으로 이동했다. 난바(難波)까지는 37분정도 걸리고 편도요금이 1,390엔이니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2만 1천원가까이 돼 일본의 살인적인 교통요금을 느낄 수 있다. 차량의 둥근 창이 인상적인데 내부는 KTX 같은 분위기로 조금 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굉장히 빨리 가는줄 알았더니 중간에 생각보다는 많은 역에서 정차를 하고 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여행이라면 굳이 이 편을 이용한 것보다 그냥 특급정도의 전철을 타고 될 것 같다.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오사카 시내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한 것이 점심을 먹는 것이였다. 오사카에 여러번 왔던 문희형이 몇 번 가보았던 회전초밥으로 안내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었음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김밥이나 초밥은 밥을 뭉쳐 놓았기 때문에 먹을 때는 잘 모르지만 먹고나면 항상 과식했다는 것을 느끼곤 하는데 오늘도 과식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맛에 반해서 자제하지 못했다. 내일 열심히 달리려면 잘 먹어야 한다는 자기 합리화로... 

 

 

 

 

 

 

식사를 마치고 오사카의 가장 중심도로인  미도스지(御堂筋)로를 따라서 호텔로 이동중이다. 난바(難波)역과 신사이바시(心齊橋)역 사이에 호텔이 있어 그냥 걸어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이동중에 스포츠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스포타카라는 상점이 있었는데 이곳에도 오사카마라톤 대회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설치해 놓았고, 가게 입구에는 오사카 마라톤 공식 기념용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었다. 엔고의 영향으로 기념품의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는 느낌이다. 티셔스 한장에 4만 5천원이다. 이 도로를 따라서 마라톤 코스가 이어지는데 갈때는 6.15km지점이고 제1 반환점을 돌아서 올 때는 16.51km 라는 표지판도 세워져 있었다.  

 

 

 

 

 

호텔쪽으로 조금 더 이동하니 우리나라 오사카 영사관 건물이 있었다. 토요일 오후여서 영사업무를 끝냈는지 셔터가 굳게 닫혀 있었고, 일본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내려진 셔터 위로 보이는 조그마한 간판 하나만 걸려 있었을 뿐 어디에도 우리나라 영사관인지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는데, 셔터도 내리지 말고 영사관 내부가 보일수 있도록 해 놓았으면 어떨까 싶었다. 단순하게 보안과 경비가 편하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셔터를 내려 놓아야 할 정도인지 궁금했다.   

 

 

 

호텔에 들러 짐을 풀어 놓고 마라톤 엑스포가 열리는  난코(南港)지역의 인텍스 오사카로 이동중이다. 난코(南港)는 1950년대 후반부터 매립을 통해 만든 인공섬으로 바다와 관련된 볼거리도 많고 오사카 무역의 중심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부산에서 페리를 타고 오면 이곳 난코(南港)의 국제페리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게 된다. 대회 주최측에서 나누어 준 설명서에는 지하철 주오선(中央線) 코스모스퀘어역에서 내려 걸어오면 된다고 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하루동안 시영지하철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패스가 있어 난코포트타운선 환승해 트레이드센타 마에역에 내릴 계획이었다. 그런데 마라톤 엑스포에 참석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트레이드센타 마에역에 내리지 않아 우리도 내리지 않았더니 다음역인 나카후토(中ふ頭)역에 내리는 것이였다. 아마 훨씬 더 가까웠던 모양이다. 

 

 

 

 

마라톤 엑스포가 열리는 인텍스 오사카 (インテックス 大阪). 입구에는 엑스포가 열리는 것과 마라톤 대회가 개최된다는 대형 안내판이 세워놓고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배번과 물품을 배포해주고 마라톤 용품과 관련된 여러가지 물품을 판매하는 마라톤 엑스포 행사가 개최되지만, 내일은 여기가 마라톤 대회의 결승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마라톤 엑스포가 어제와 오늘 2일동안 열렸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토요일인 오늘 찾아오는 모양이다. 이미 엑스포장에 사람이 많았지만, 엑스포장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았다. 우리나라의 마라톤 대회는 택배시스템이 발달하고 편한 것에 익숙해서 배번과 기념품을 모두 집으로 배송해 주지만 외국의 대부분의 대회는 이렇게 직접 엑스포장을 찾아와 배번과 물품을 받아가야 한다. 너무 편한 것만 찾는 우리나라의 시스템이 비용을 증가시키고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배번을 받으러 갔더니 외국 참가자를 위한 부스를 따로 만들어 놓고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놓았다. 서양사람들은 별로 참가하지 않은 듯하고 아시아 권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홍콩 사람들이 다수 참여 햇던 것 같다. 한국 참가자 데스크에는 한국 유학생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올해 우리 나라에서는 원전사고와 엔고의 영향으로 그다지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우리가 14번째로 배번을 찾으로 왔다고 했는데 대략 30여명만이 참석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굉장히 넓은 엑스포장은 처음 개최되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봉사자들이 분산배치되어 사전연습과 준비를 했던 것처럼 물 흘러가듯이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참가 접수증을 보여주면 배번을 나눠주고, 다음으로 이동하면 자신의 몸 사이즈에 맞는 기념셔스를 나눠주고, 내일 물품보관에 사용한 비닐봉투도 나누어주는 일을 세분화시켜 놓고 진행시켰다. 엄청나게 많은 참가자들이 몰려와도 이곳에서의 정체는 없었다.    

 

 

 

 

 

 

내일 주로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입을 옷도 미리 색상별로 구분해서 준비한 듯했다. 스포츠 드링크를 나누어주는 자원봉사자, 물을 나누어주는 봉사자, 주로 통제를 하는 자원봉사자 등등 각각 자신의 임무에 따라 입은 옷 색상이 구별되어 있었다. 더구나 지급되는 옷의 품질이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한번 입고는 다시는 입지 못할 정도의 품질이 아니라 다음에 입고 다녀도 되고, 자원봉사를 했다는 것을 타인에게 자랑할 수 있는 정도의 품질도 보였다. 우리나라의 마라톤대회를 주최하는 당사자들도 좀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너무 상업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등록장소를 나오면 바로 마라톤 엑스포 장으로 이어지게끔 동선이 되어 있었다. 커다란 2개 공간을 활용해사 엑스포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오사카 마라톤대회의 메인 스폰서인 미즈노가 가장 좋은 자리에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라톤화에서부터 셔스, 모자, 양말 등 오사카마라톤과 관련된 각종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엑스포장 한쪽에서는 이번 대회의 공식 기념품인 타월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역시 우리돈으로 1만5천원이다. 아무리 기념 타월이지만 한장에 1만5천원이나 하는 것은 너무 비싼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깜찍한 물건 하나를 골라도 엔고로 인해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 하는지를 따지게 된니 쉽게 물건을 고를 수가 없었다.   

 

 

 

이 엑스포 장에도 일본의 행운의 신인 비리켄상이 전시되어 있었다. 비리켄상의 발 안쪽을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지 들어준다고 하는데 믿는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으니 무조건 믿어보기로...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르는 아이들이 실력껏 시험을 잘 보라는 소원을 빌어 보았다. 비리켄상은 뽀쪽한 머리와 치켜올라간 눈초리가 특징으로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오사카에서는 츠텐카구에 이 빌리켄상이 있고, 츠텐카구에 있는 빌리켄상을 모형을 본뜬 비리켄상이 여러 곳에 전시되어 있다. 엑스포장에 잇는 비리켄상 역시 츠텐카구에 있는 비리켄상을 많이 닮았다.       

 

 

 

 

엑스포에 참여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들어간 비용보다 더 많은 광고효과를 얻기 위해서 남들보다 눈에 잘 뛰기위한 여러가지 시각적인 사인몰을 설치해 놓았다. 기업에서는 많은 돈을 지불했겠지만 엑스포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야말로 밀려서 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천천히 제대로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모든 부스에는 사람이 줄지어 서 있었고, 이벤트에 참석하고 싶어도 말이 완벽하게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무의미했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최근 엔화가 많이 오른 상태인지라 굳이 이곳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똑같은 제품을 한국에서 사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도 하다.   

 

 

 

 

인텍스 1호관에서는 오사카의 음식을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어 놓고 각종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직접 음식을 사와서 식탁에서 먹는 셀프 시스템이었는데 시내에서 초밥을 먹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오사카 음식을 맛보았을텐데 이미 식당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더 먹을 여력이 없었다. 내일 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날때까지 이곳이 운영될 예정인데 내일 마라톤을 마치고 배가 고프면 한번 이용해 보기로 했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