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오사카 ('11.10)

오사카 마라톤 8-5 (결승점 주변 풍경, 코스모 타워 전망대 등) (2011.10)

남녘하늘 2011. 11. 20. 00:38

 

결승점에서 조금 이동하면 어제 엑스포가 열렸던 인덱스 오사카 전시관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곳은 우리나라 삼성동에 있는 코엑스처럼 전시를 위한 대형 공간인데 이번 마라톤 대회를 위해서 장소를 비워 놓았던 모양이다. 그 넓은 곳 전체를 마라톤 대회를 위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기념품을 수령하고, 맡겨 놓았던 물품을 수령하고, 옷을 갈아 입는 장소까지는 선수만이 입장할 수 있었고, 옷을 갈아 입은 이후부터는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동선을 만들어 놓았다. 달리는 동안은 땀을 그다지 흘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달리기를 멈추고 실내에 들어오니 땀이 많이 흐르기 시작한다.   

 

 

 

어제 엑스포장에서 한장에 1만5천원에 판매하던 마라톤 기념타월을 이곳에서 한장씩 나누어 주었다. 이곳에서 나눠주는 기념품의 종류가 상당하다. 인덱스 오사카 4호관에 입장해서 내부를 한바퀴를 돌아가면 완주메달을 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타월과 스포츠 드링크, 빵과 음료 등등 기념품을 담는 비닐백이 한가득 채울 정도로 나누어 주었다. 주자들을 멈춰서지 않게 하면서 물 흐르듯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동선을 만들어 놓았다.   

 

 

 

 

 

옆에 있는 6호관으로 이동하니 물품보관소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곳의 운영상태도 대딘했다. 우선 장소를 넓게 사용하면서 출발할 때 맡겨 놓았던 차량번호별로 보관장소를 구분시켜 놓았고, 자원봉사자가 많아 주자가 도착하면 즉시 물품을 내 주었다. 우리가 달려오는 동안 번호순으로 정렬을 해 놓았던 것이다. 우리나라 대회의 물품보관 자원봉사자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자원봉사자가 이곳에서 봉사를 하고 있어 원활한 진행이 이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엄청 친절하기까지 했다.   

 

 

 

 

인덱스 오사카라고 하는 우리나라 삼성동이 있는 코엑스와 비슷한 전시장을 완전히 빌려서 대회장으로 운영하고 있는 그들이 운영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었다. 우리가 결승점에 도착했을 때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는데 이곳 내부에서 모든 것이 처리되고 있으니 비가 내리는 것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탈의실도 한쪽에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탈의실이 있던 2층 한쪽에는 족욕을 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어 놓고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온천에 가기로 계획을 세워 놓아 족욕체험은 생략했다. 

 

 

 

 

인덱스 오사카 2호관은 참가자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였고, 1호관은 어제처럼 오사카 음식을 판매하는 장소였는데 달리는동안 너무 많이 먹어서 뛰고 나서 더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문희형님을 땀을 많이 흘려서 옷을 갈아 입었지만 난 달리는 복장에 윈드 자켓 하나만을 걸치고 나왔다. 어짜피 이 근처에서 돌아다니면 달리기를 한 사람이라고 인정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온천까지 이 복장으로 다니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줄 정도의 복장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옷을 갈아 입고 나오니 대회를 공동주최한 요미우리 신문(讀賣新聞)의 마라톤 기념 호외를 벌써 발행해 출구에서 나눠주고 있었다. 제1회 오사카 마라톤대회 주로에 3만명의 주자로 채워졌다는 기사와 사진이 게재된 신문이었다. 요미우리 신문사에서는 각 참가자 개인을 주인공으로 해서 사진까지 들어간 특별신문을 신청하면 신문을 제작해서 보내준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 사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빠른 일본을 느끼고 왔다.

 

 

 

이번 대회에는 풀코스부문에 총 27,161명이 참가해서 이중  26,175명이 완주해서 완주율이 96.4%에 이르렀다고 한다. 대단히 높은 완주율이라고 생각한다. 제한시간이 7시간이었는데 도심을 이렇게 오랜시간 통제하면서 시간을 많이 주었기에 높은 완주율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덱스 오사카를 떠나오면서 입구에서 문희형님과 함께.      

 

 

 

 

대회 결승점인이 있는 곳이 어느 방향이었는지 처음 가본 곳이라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WTC 코스모타워 전망대로 가기 위해서 육교를 올라갔더니 그곳이 결승점으로 들어가는 코스였다.  내가 결승점을 통과한지도 벌써 4-50분 가까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상당히 많은 주자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결승점이 있는 이곳 난코(南港) 지역은 1950년대 후반부터 매립을 통해 만든 인공섬으로 새롭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오사카의 부도심이다.  

 

 

 

 

 

오사카 주유패스를 이용해서 입장할 수 있는 시설중에 하나인 코스모타워 전망대를 가기 위해 이동중이다.  이제부터는 주유패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 곳만 다녀도 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다행이 마라톤 결승점 인근에는 월드트레이드센타 코스모타워가 있고 이곳에 전망대가 있어, 이곳을 처음으로 방문하기로 했다. 월드트레이드센타 코스모타워는 3층까지 천장이 없어서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전망대는 높이 256m의 55층에 있는데, 52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52층에서 55층까지는 일직선으로 되어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게 된다.    

 

 

 

 

전망대에 오르니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마라톤 대회 결승점과 물품을 수령했던 인덱스 오사카 전시관이였다. 결승점 아치도 보이고 결승점을 통과한뒤 인덱스 오사카 4오관으로 이동하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이 아주 조그맣게 보인다. 흰색의 돔처럼 보이는 곳이 인덱스 오사카 1호관으로 그곳에서 음식을 팔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고, 뒤쪽으로 3층정도 되어 보이는 넓은 건물이 물품보관과 옷을 갈아 입었던 6호관이다. 256m의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다.

 

 

 

비어 있는 주차장을 따라서 주자들이 뛰어 오고 있는 모습도 아주 조그맞게 보인다. 대략 결승점까지 500여m를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힘은 들지만 이제 결승점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져서 기분좋게 달리고 있을 것이다.     

 

 

 

전망대는 360도 조망을 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 오사카 뿐만 아니라 간사이 곳곳을 볼 수 있었다. 중앙에는 카페같은 공간도 있었다. 전망대 중간 중간에 커플석이 있었는데 야간이 되면 자리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은 낮이라 커플석이 많이 비어 있었다. 전망대 유리가 수직이 아닌 약간 기울어져 있는 형태라 아래까지 뻥 뚫린 풍경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바같에 약간의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날씨가 흐려서 멀리까지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가까이 있는 오사카의 모습은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다.    

 

 

 

 

 

전망대 중간에 있던 카페.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왔다면 차라도 한잔 했으면 괜찮을 것 같아 보였는데 문희형과 둘이 와서 굳이 분위기 잡아가면서 차를 마실 이유가 없어 통과했다. 전망대를 방문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코스모타워 전망대를 바라본 주변의 모습들.

 

 

 

 

 

 

WTC 코스모타워에서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서 난코포트타운센(南港ポートタウン線) 트레이트센터마에(トレードセンター前)역으로 이동하던중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앞쪽에 있었던 조형전시물. 예뻐 보여서 한장 찍어 보았다.  

 

 

 

오늘과 내일 마라톤과 오사카를 돌아다니기 위해서 어제 이곳에 도착해서 오사카 주유패스를 구매했다. 1일권은 2,000엔이고, 2일권은 2,700엔이었는데 어짜피 2일동안 다닐 예정이라서 2일권을 구매해서 오사카 시내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아침에 호텔에서 오사카성으로 갈 때부터 이용한 주유패스는 조금 전에 들렀던  WTC 코스모타워 전망대를 들어갈 때도 무료 입장을 했었고, 다시 온천욕을 하기 위해서 이동하는 지하철도 무료 이용이 가능했다. 이틀동안 시영지하철과 버스, 또 몇 몇 관광지의 무료입장이 가능한 것으로, 교통요금이 비싼 일본에서 외국 여행객을 위한 아주 유용한 패스였다.       

 

 

 

 

주유패스를 이용해서 무료로 이용할 수있는 나니와노 유(なにわの湯)란 온천을 찾아갔다.  나니와(難波:なにわ)는 오사카 지방의 옛이름으로 난바((難波)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금은 오사카중심 번화가인 난바가 옛날에는 나니와로 불리었던 것이다. 오사카의 유적과 관련해서는 나니와란 지명이름이 들어간 것이 많이 있다. 호텔에 돌아가서 목욕을 할 수 있었지만 호텔에서는 차가운 물에서 아이싱을 하기가 어렵고 두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다행이 주유패스에는 온천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가 있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나니와노 유(なにわの湯)는 사카이스지(堺筋)선 텐진바시스지록초메(天神橋筋六丁目)역에서 내려야 한다. 지하철에 내려 온천을 찾아가는 동안 비가 점점 많이 내려 우산을 준비했으나, 여행을 할 때 내리는 비는 구질구질하기만 하다.

 

 

 

 

호텔의 목욕탕 대신 이곳을 찾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에는 이곳에서 간단하게 샤워와 냉탕에서 아이싱만 하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비가 내리는데 비 맞고 돌아다니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어서 이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욕탕에 사람이 많아서 내부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온천욕을 즐기기에는 상당히 좋은 시설이었다. 외부에서 처음 보았을 때에는 파칭코가 있는 건물의 8층에 있어 별볼일 없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내부에는 꽤 수준있는 온천욕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처마 아래 노천온천을 즐기는 것도 상당히 여유로웠다. 다만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이 버젖이 남탕 안쪽을 왔다 갔다 했었는데, 일본에서 그런 일이 흔하다는 말만 들었지 경험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에게는 문화적 충격인데 이곳에 있는 일본사람들은 흔한 일인듯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온천에서 휴식을 취하고 나오니 얼굴이 훤해졌다. 일본의 대중온천에는 대부분 수건이 비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잠시 착각하고 우리나라에서 처럼 그냥 들어갔다가 나올 때 젖은 몸으로 나올 수 없어 난감했는데 문희형이 수건을 가져다 주었다. 수건을 가져 오지 않았다면 수건을 빌려야 하는데 조그마한 수건도 150엔이나 한다. 가방속에 준비해 둔 수건이 2개나 있었는데...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단위의 손님이 많았던 것 같다. 목욕과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듯...        

 

 

 

 

 나니와노 유(なにわの湯)가 있는 건물은 1층은 파칭코가 있고, 중간층은 주차타워로 이용되고 있었다. 건물의 상층부에 온천과 식당이 있었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목욕까지 하고 나서 다시 비를 맞으며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기가 싫어, 온천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 역까지 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오사카는 지하철은 엄청 잘 발달되고 열차도 많이 다니지만, 연계되는 시내버스는 차편이 많지 않았다.  나니와노 유(なにわの湯)앞 버스 정류소에서 우메다(梅田) 역까지 가는 버스가 한시간에 두대밖에 없었다. 다행이 버스를 타기까지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발달한 지하철에 비해서 한참 부실한 버스운행 시스템이라고 생각된다.

 

 

 

신우메다쇼쿠도가이(新梅田食道街), 오사카역 1층에 위치한 신우메다 식당가에 있다. 우메다 지역에서 유명한 식당이다. 오사카에서 식도락을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절때로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서민의 대표적인 먹기리가 몰려 있으며, 유명 음식점의 분점도 많아 어지간한 종류의 음식은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마침 버스가 정차한 곳이 식당가 바로 앞쪽이어서 문희형이 이곳에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 오늘 달리기를 하는동안 먹은 것이 많아 점심은 건너 뛰었는데, 온천까지 마치고 나니 사실 배가 고프기도 했다. 멋지고 로맨틱한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편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고 한다.   

 

 

 

입구에 있던 타코야키 집.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밥을 먹은 시간이 조금 지났다면 다시 한번 먹었겠지만 지금은 식사를 해야 하기에 그냥 지나쳤다.

 

 

 

신우메다쇼쿠도가이(新梅田食道街) 안쪽에는 다향한 종류의 식당이 많았지만 내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는 형이 메뉴를 선택하지 못해 조금 고심했다. 처음부터 이곳 식당가에 올 계획이 있었다면 미리 어느 집에 갈 것이지 생각을 해 보고 왔을텐데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오게되니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여러 곳을 둘러보다가 사람이 적당히 있는 돈가스 집에 들어가 조금 이른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곳 식당은 고급 분위기가 아니지만 직장인들이 한끼를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곳이다. 달리기와 온천욕을 마치고 나서 마시는 맥주가 시원했다.

 

 

 

 

 

 

(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