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오사카 ('11.10)

오사카 마라톤 8-7 (오사카성), (2011.10)

남녘하늘 2011. 11. 23. 00:43


오사카 텐만구(大阪 天滿宮) 정문에서 나오면 바로 텐진바시스지(天神橋筋) 가 이어진다. 텐진바시스지(天神橋筋)에 시장이 형성된 이유는 오사카 덴만구(大阪 天滿宮) 때문이었다. 이곳에 참배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열린 가게들이 모여 시장이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400여년 전부터 상점들이 모이기 시작했으며, 오사카의 수많은 시장 중에서도 텐진바시스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연 시장의 길이때문이다. 무려 2.6km에 달하는 죽 뻗은 길을 따라 크고 작은 상점들이 올망졸망 빼곡히 모여 있어 시장 전체를 가볍게 훑어보려고만 해도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 발품을 팔아야 한다. 42.195km도 뛰는 내가 2.6km밖에 안되는 상가를 돌아보지 못하지는 않겠지만, 상가를 둘러보는 것보다 봐야 할 것이 많아 이 시장을 구경하는 것은 다음으로 미뤘다.  

 

 

 

 

텐진바시스지(天神橋筋) 상점가 아케이드 형식의 이 쇼핑거리는 크고 작은 가게들이 텐진바시1쵸메부터 7쵸메까지 계속된다. 이 거리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2.6km에 이르며, 지하철역이 3개가 상가와 붙어 있다. 텐진바시 1쵸메가 끝나고 2쵸메의 시작점 입구 윗쪽에 상징물이 있다. 각 구역마다 상징 장식물이 다르다고 하는데, 2쵸메는 전통의상을 입은 인물이 매달려 있다. 사람이 보는 눈이 비슷해서 이 장식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사카 텐만구(大阪 天滿宮) 구경을 마치고 지하철을 이용해서 오사카 성으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오사카 주유패스를 활용해서 2일간 너무 잘 돌아다녔다. 오사카 성을 가려면 주오선(中央線) 다니마치 욘초메(谷町四丁目)역에서 내려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한다. 성으로 가는 길에 오사카 NHK와 역사박물관도 지나치게 된다. 박물관을 오사카 성을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방문하기로 한다. 박물관 앞에는 5세기무렵 창고로 사용했던 건물인 호엔자카(法円坂)가 복원되어 세워져 있었다.    

 

 

 

 

 

오사카성(大阪城)은 500년의 역사를 지닌 오사카의 상징으로, 나고야성(名古屋城) , 구마모토성(熊本城)과 함께 일본의 3대성으로 불린다. 오사카성은 우리에게는 임진왜란의 주범으로 미움받는 인물이지만, 오사카에서는 거의 신으로 추앙받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이 세운 성이다. 오사카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멀리 덴슈카쿠(天守閣)가 보이고, 거대한 외성과 해자(垓字)가 눈앞에 다가온다. 남외호라 불리는 이 호수는 적의 침입에 대비하고 화재에도 사용되었던 호수다.

 

일본성은 성곽을 둘 또는 세 구역으로 나누어 혼마루(本丸)를 중심으로 하여 그 외곽에 니노마루(二の丸), 산노마루(三の丸) 등을 배치하고, 대개의 성에는 깊은 해자가 만들어져 있다. 성의 중심부에는 덴슈카쿠(天守閣)라 불리는 높은 누각이 만들어져 있는 형태이다.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오사카 성의 지도가 세워져 있었는데,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듯 한글로도 표시되어 있었다. 이번 일본 여행은 여러가지 여건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본 여행을 억제하게 만들었는지 주요 관광지에서 조차 별로 만나지 못했었고, 이곳 오사카 성에서도 중국사람은 볼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거의 보질 못했다.   

 

 

 

오사카성 공원은 휴일엔 시민들의 휴식처라고 하더니 월요일 아침에도 산책과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곳에도 달리기 좋은 날씨여서 성곽 외부를 뛰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다시 한번 아침에 빈둥거리지 말고 이곳에 와서 간단하게 성 주위나 한바퀴 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 보통때는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해외에 나갈 때 운동화를 챙겨가서 호텔 주변을 잘 뛰러 갔었는데 이번에는 왜 그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오사카성(大阪城)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야망과 몰락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그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여 전국시대를 끝내고 일본을 통일했다. 하지만 그가 죽은 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는  히데요시의 아들인 도요토미 히데요리(豊臣秀賴)를 죽게 만들어 도요토미 가문을 멸망시킨다. 1615년 오사카성을 함락시킨 ‘오사카 여름전투’는 현재 오사카 성에 미니어처로 재현되어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그 후 오사카성을 고쳐 지었으나 원래의 호화로움을 재현할 생각은 없었다. 정권을 잡게 된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는 오사카를 떠나 에도(江戶: 지금의 도쿄)를 거점으로 삼았다. 그 바람에 일본의 정치, 경제의 중심은 도쿄로 옮겨가고 오사카는 그 위세 당당했던 지위를 잃게 되었다. 지금도 오사카의 상인들이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무척 싫어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어제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을 때 물품을 보관하고 출발장으로 이동하면서 지났던 오테몬(大手門)을 배경으로...    

 

 

 

 

오테몬(大手門)을 통과한 뒤 오사카성의 내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사쿠라몬(櫻門)을 지나야 한다.  사쿠라몬(櫻門) 사이로 텐슈가쿠(天守閣)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쿠라몬(櫻門)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큰 성벽바위는 다코이시(蛸石) 거석으로 무게가 130톤이나 된다고 한다. 바위앞에 있는 설명서에는 건축물에 사용된 단일 바위로는 세계최대의 크기라고 한다. 실제로 제일 큰 바위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규모면에서 엄청나게 크다. 처음부터 이곳에 있는 것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 과거 다이묘(大名)들이 막부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곳으로 옮겨운 것이다. 마치 이집트 사막의 피라미드를 만들기 위해서 바위를 옮겼듯이...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엄청난 희생을 강요한 역사의 현장이다. 2차 세계대전당시 이곳을 일본군사령부등이 있어 폭격으로 많은 부분이 사라졌고 중간중간 흰돌등은 이후 보완한것이라고 한다.   

 

 

 

천수각 바로 앞쪽에는 과거에 오사카 역사박물관으로 사용했던 오래된 건물이 있다. 지금은 역사박물관이 오사카공원 앞쪽 NHK 빌딩 옆으로 이사했지만 2002년까지는 이곳이 박물관으로 사용했었다. 지금은 비어 있는 상태로 남아 있는데 박물관은 현대식 건물보다는 이런 분위기의 건물이 더 낳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명에 의해 축성된 오사카성은 축성 당시에는 5측 규모의 기와까지 모두 금박을 입힌 화려한 성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차례 전란과 화재를 겪으면서 파손과 복원을 반복하다가 1665년 낙뢰로 덴슈가쿠 전체가 소실되어 오랫동안 방치되다가 1931년에 이르로 철골과 콘크리트로 복원되었다. 올해가  텐슈가쿠(天守閣)를 포함한 오사카성의  복구 80주년이 되는 해로서, 성 곳곳에 복구 8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중요문화재 특별공개외 이벤트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는 광고간판에 세워져 있었다. 사진뒤로 보이는 플랜카드가 기념행사를 알리는 것이다.   

 

 

 

 

이곳 오사카 성에도 가을이 오고 있었다. 본격적인 단풍이 물든 것은 아니였지만 곳곳에 조금씩 단풍이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가 성을 방문한 시기에 이곳에서 국화축제가 열린다고 되어 있었는데 성을 모든 곳을 돌아다니지 않은 바람에 국화축제까지는 구경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사카 성을 둘러 싸고 있는 오사카성 공원의 단풍과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다른 사람들이 오사카 성을 오면 단순하게 텐슈가쿠(天守閣)를 비롯해서 몇 곳만 둘러보고 가겠지만 문희형의 덕분에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오사카 성의 구경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지만 텐슈가쿠(天守閣)는 입장료가 필요하다. 이곳 역시 오사카 주유패스를 통해서 무료로 들어갈 수가 있다. 참 유용한 패스이다. 내부에 있는 전시물도 볼만 했지만 역시 전망대에 올라 가서 오사카성 주변을 둘러 보는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입장권을 받고 계단을 조금 올라 왼쪽으로 올라가니 입구 바로 아래에 긴메이스이도 야카타(金明水 井戶屋形)라는 우물이 있는데 이곳은 도요토미가 맛있는 물을 얻기 위해 황금을 넣었다고 한다. 옛날에도 전쟁에서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물이 가장 중요했을 것이였기에 천수각 앞에 우물을 파지 않았을까 싶다. 이곳을 방문한 아이들이 우물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어 나도 아이들과 함께 바닥에 무엇이 보이는지를 살펴 보았는데 너무 깊고 어두워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다.    

 

 

 

텐슈가쿠(天守閣)의 내부는 1층에서 7층까지가 당시의 무기와 갑옷, 민속자료를 전시한 역사 자료관이며, 8층은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들어가자 왼쪽에 오사카성에 관한 영상자료실, 오른쪽으로  돌아간 곳에 영상실이 있었다. 안내소와 기념품점도 자리 잡았다. 2층은 성(城)에 대한 정보 코너로 성의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는 패널과 용마루에 다는 금빛 동물상의 모형, 오사카성의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보통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까지 올라가서 다시 걸어올라가 전망대를 보고 나서 내려오는 길에 각층을 둘러보게 되어 있었지만, 갑자기 어린 아이들이 몰려 들어와서 엘리베이트를 타지 않고 계단을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텐슈가쿠(天守閣) 전망대에 올라서...  

 

 

 

텐슈가쿠(天守閣)의 각 면에는 이렇게 황금 물고기 모양의 동물이 있는데, 몸통은 물고기이고 머리는 호랑이인 이 동물은 샤치호코(しゃちほこ)라고 부른다. 호랑이와 물고기의 합성인 상상속의 동물로서 보통 건물의 지붕 장식에 쓰인다고 하는데, 불이 나면 물을 뿜어 불을 꺼준다는 주술적 의미가 있다. 원래 샤치호코(しゃちほこ)는 이곳 오사카 성보다는 나고야(名古屋)성에 있는 것이 훨씬 더 유명하다.   

 

 

 

텐슈가쿠(天守閣)에 올라서 보니 어제 마라톤을 하기 위해서 집결했던 장소를 비롯해서 탈의실이 설치되어 있었던 야구장, 운송트럭이 있었던 곳 등이 한눈에 모두 들어왔다. 성을 둘러싸고 있는 공원이 생각보다는 꽤 넓었다. 텐슈가쿠(天守閣)에서 공원을 내려다보니 아침에 이곳을 한바퀴 달려보지 못한 것이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텐슈가쿠(天守閣)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오사카 성의 모습들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아이들이 귀여운 것은 마찬가지다. 텐슈가쿠(天守閣)를 방문하는중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다수 놀러와서 갑자기 관람하기가 불편할 정도로 붐비기는 했지만 해맑은 아이들의 미소는 어느곳이나 마찬가지였다. 귀여운 꼬마들과 천수각 전망대에서 사진 한장을 남겼다.  

 

 

 

 

텐슈가쿠(天守閣)를 나올 무렵에 한국에서 관광을 온 처자들을 만났다. 둘이서 사진을 함께 찍고 싶어하는 표정이어서 우리나라말로 사진한장 찍어 드릴까요 했더니 너무 좋아라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으면 사진 한장 찍어 달라고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일본에서 우리나라 여성과 일본 젊은 여성을 구별하는 방법은, 얼굴색과 옷입는 방법등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특히 운동화류의 신발을 신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문희형이 알려 주었다. 여성 신발에 상당한 조예가 있는 문희형과 다니면서 여성화(靴)에 관한 여러가지를 알려 주었는데 역시 전문가는 달랐다. 보통사람들은 무심코 지나는 일들이였는데...

 

 

 

 

성을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다시 한번 거대한 외성과 해자(垓字)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장 더 남겼다. 어제 마라톤을 하기 위해서 이곳을 찾았어고 오늘은 성을 자세히 보고 싶어서 다시 찾아왔는데 성만 제대로 보려고 해도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앞으로 오사카를 다시 오더라도 시간을 내서 오사카 성을 다시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다시 한번 오사카 마라톤에 참가한다면 모르겠지만...  

 

 

 

 

 

(8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