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오사카 ('11.10)

오사카 마라톤 8-8 (오사카 역사발물관, 스텐노지, 츠텐카쿠), (2011.10)

남녘하늘 2011. 11. 25. 00:51

 

오사카 성을 나오면서 인근 NHK 건물이 붙어 있던 오사카역사 박물관을 찾았다. 오사카성 남서쪽에 위치한 오사카 역사박물관은 2001년까지 오사카 성안에 있는 건물에서 이곳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박물관 건축의 상식을 깨는 10층짜리 고층빌딩에 들어서니, 1층에는 안내소와 매표소가 있어 각종 간행물과 기념품을 팔고, 음식점과 휴게소로 꾸며 놓았다. 앞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나니와(難波:なにわ)는 오사카 지방의 옛 지명으로 난바((難波)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이 박물관의 또 다른 애칭이 나니와 역사박물관이기도 하다. 이 박물관에서 1,500년이 넘는 오사카의 역사를 체험하고, 고고학 자료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오사카를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고 소개해 놓았다. 이곳도 오사카 주요패스가 있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주유패스를 보여주면서 쿠폰을 떼내어 내밀면 입장권을 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으로 올라가니, 나니와궁(難波宮)의 국가 의례를 집전하던 전시실이 제일 먼저 나온다. 당시의 궁정의식 모습을 설명하는 영상물이 방영되고 있으며, 고대 일본의 궁전을 재현해둔 실물크기의 인형들이 서 있다. 붉은 칠을 한 원형기둥이 우리나라의 경복궁을 연상시켰는데 궁녀들이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곳 10층 창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인근의 나니와궁 유적은 물론 오사카성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니와 궁터를 아스카 나라시대의 궁전인데 전후에 본격적으로 발굴 되었다고 하는데, 그 터만으로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예전의 일본 수도인 나니와궁 유적지 한켠에 박물관이 세워져 있어 박물관으로는 최적지에 세워진 듯하다. 

  

 

 

 

 

 

9층은 중세 및 근대시대 층으로 혼간지(本願寺)시대, 에도(江戶)시대의 물의 도시인 나나와(難波)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에도시대(江戶時代)의 장면에서는 분락(文樂)인형인 나니와야(浪花屋)의 안내와 함께 물의 도시에 대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유적지에서 발굴된 여러 가지 토기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정교하게 제작된 축소 모형에서 도시의 변화 모습을 재현하여 활기넘치는 그 시대의 사람들 생활을 보여주고 있었다. 좀 더 사전적인 지식을 가지고 방문했었다면 이해의 폭이 넓었을텐데 내용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눈으로 보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8층은 고고학 연구소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역사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에게 퍼즐을 맞추기도 하고, 유물을 보는 방법등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다. 또한 나니와 궁터에서 발굴한 실제 유물의 일부를 전시해 놓고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실제 발굴 현장의 모습을 재현해 놓아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놓아 보기만 하는 우리와는 달리 아이들에게는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의 문화유산이 아니였고, 체험까지 할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아 체험관은 통과했다.      

 

 

 


7층은 근대 및 현대 층으로 신사이바시(心齋橋), 도톤보리(道頓堀) 등 눈에 띄게 발전한 오사카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거리의 모습과 사람이나 소품, 건물 등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사실적으로 재현해 놓았다. 문화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그들의 전시물에서 우리나라 근현대의 모습과 보는 듯 하지만 전차의 모형을 보면서 불과 100년전에 있었던 가슴아픈 일본제국주의의 모습이 잠시 떠올라 가슴이 아리하다. 6층에서는 특별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었으나 역사박물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낼 수가 없어 7층을 끝으로 역사발물관 관람은 마쳤다.     

 

 

 

 

 

다음으로 찾아 간곳은 시텐노지(四天王寺)로 일본 최초의 불교 사찰이다. 오사카 시영지하철 다니마치(谷町)선 시텐노지마에 유우비가오카(四天王寺前夕陽ヶ丘)역에서 내리면 인근에 바로 있어서 찾기가 쉬웠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지 지하철역 출구앞에 시텐노지(四天王寺)를 찾아가는 안내판까지 설치해 두었다.      

 

 

 

시텐노지마에 유우비가오카(四天王寺前夕陽ヶ丘)역에서 내려 조금 가다보니 문이 나오고 시텐노지(四天王寺)라는 현판이 있어 정문인줄 알고 들어갔는데 이곳이 정문이 아니였다. 정문은 조금 더 걸어내려 갔어야 했고 이곳은 서쪽 입구였다. 시텐노지(四天王寺)는 일본 최초의 불교 사찰로, 일본 불교사에서 상징적인 사찰이다. 불교를 반대하던 세력을 물리치고 일본에 불교를 뿌리 내리게 한 일본 아스카(飛鳥) 시대의 쇼토쿠(聖德) 태자가 처음 건립한 사찰로 대략 1,400년이나 된 절이다. 쇼토쿠 태자가 시텐노지의 건축 책임을 맡긴 사람은 백제인 건축기술자들이었다. 백제의 통신사와 함께 온 건축 장인들이 건축에 참여했다. 당연히 백제 양식을 빼닮을 수밖에 없다.

 

 

 

 

일본의 사찰에는 항상 납골당이 붙어 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장묘문화에서 비롯되지만, 이렇게 도심 한가운데 있는 사찰에도 납골당같은 가족묘지가 있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앞으로 우리나라도 배워야할 장묘문화가 아닌가 싶다. 납골당을 보는 순간 이곳이 시텐노지(四天王寺)의 정문이 아니였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다시 나가서 정문으로 돌아 갈 수도 없고... 

 

 

 

백제인의 손길로 완공된 시텐노지(四天王寺)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닌 사찰이다. 시텐노지에서 열리는 왓소 마쓰리(ワッソ祭) 축제는 한반도에서 건너온 손님들을 맞이하던 환영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우리나라 말의 '왔소'에서 유래됐다. 지난 1990년부터 해마다 11월에 일본에 여러 선진 문물을 전달한 왕인박사와 백제의 손님을 맞이하는 쇼토쿠 태자 등으로 분장한 4천여 명이 옛날의 복식을 한 채 가장행렬을 펼친다고 한다. 예부터 선진 문화의 창구 역할을 한 시텐노지(四天王寺)는 외국 사신을 영접하는 영빈관으로 쓰였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물은 제2차 세계대전 때 공습으로 파괴된 것을 1971년에 재건한 것이라고 한다. 

 

 

 

 

시텐노지(四天王寺)도 월요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관람객이 많지 않아 조용히 경내를 돌아볼 수가 있었다. 경내의 다른 곳은 입장료 없이 관람이 가능한데 금당에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곳도 오사카 주유패스로 무료 입장이 가능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오중보탑은 593년에 세웠다가 소실된 것을 1959년에 복원한 것으로 안쪽으로 올라 갈수가 있는데 높이는 39.2m 꼭대기에 오르면 주변이 내려다 보인다고 한다. 중앙에 있는 시텐노지(四天王寺) 본당 이외에 본당 윗편으로 유명한 국보급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보물당이 있었고, 조금 윗쪽으로는 시텐노지만큼이나 유명한 혼보 정원이 있었는데 본당 구경과 사찰 내부를 조금 둘러 보는 것만으로 시텐노지(四天王寺) 관람을 마쳤다.    

 

 

 

 

 

시텐노지(四天王寺)를 나와서 시텐노지(四天王寺) 공원을 가로질러 츠덴카쿠(通天閣)로 이동하려 했었는데, 생각지 않게 오사카에 와서 처음으로 택시를 이용하게 되었다. 공원 구경은 시간상 다음에 하기로하고 대중교통 편으로 이동하려 했는데 지하철은 환승하기 위해 걷는 구간이 너무 길어보였다. 차선책으로 버스를 타고 가려 했는데 이곳도 버스의 운행간격이 너무 길었다. 버스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아까워서 결국 눈에 보이는 거리에 있는 츠덴카쿠(通天閣)였지만 택시를 이용하게 되었다. 역시 비씬 택시비였지만 츠덴카쿠(通天閣) 바로 앞에까지 태워다 주었다. 츠덴카쿠(通天閣) 입구에 기모노를 입은 아가씨가 있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츠텐카구(通天閣)는 일본에서 제일 처음 세워진 타워라고 한다. 1912년에 만들어 졌으며 당시로서는 64m라는 동양 최고의 건물이였지만, 태평양전쟁때 금속공출에 의해 해체되었었고 이후 1955년에 높이 100m의 모습으로 재건축되었다고 한다. 전자회사인 히타치(日立)제작소와 주탑임대광고 계약을 맺어 탑의 전면에 회사광고로 도배되어 있었다. 츠텐카구(通天閣)가 세워진 이 지역은 신세카이(新世界)라고 불러 신흥 도심이었지만 이제는 신세계가 아니라 발달이 멈쳐버린 부도심이 되어 버렸다.   

 

 

 

이번 여행은 다른 때와는 달리 유달리 고층 전망대에 많이 오르게 되었다. 유명 관광지이면서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주유권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츠텐카구(通天閣) 전망대에 오르니 덴노지(天王寺) 동물원과 공원이 내려다 보였고, 주변의 시가지 모습도 두로 보인다.  멀리 오사카 성도 보이고 반대편 베이지역의 대관람차도 보였다. 츠텐카구(通天閣) 주변이 재개발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아,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번 마라톤 엑스포장에서 보았던 비리켄상이 츠텐카쿠(通天閣) 전망대 한쪽편에 있었다. 발바닥을 만지면 복을 준다고해서 사람들이 하도 많이 만져서 움푹 패어 있었는데, 나까지 발바닥을 만지면 안될 것 같아 머리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어 보았다. 비리켄상 좌우에는 신사에 있는 애마처럼 소원을 적어 놓은 나무판이 걸려 있었는데 한글로 적힌 것도 상당히 많아 보였다.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이 사진 찍으려고 한참을 기다렸다.    

 

 

 


전망대가 두개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한층 아래로 내려오니 윗층보다는 여유가 있었다. 아랫층에는 다른 전망대와 마찬가지로 연인석이 만들어져 있었다. 다른 전망대에 갔을 때와는 달리 이곳 츠텐가쿠(通天閣)에는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가득차서 올라가는 등 현지인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았다. 과거에 에펠탑의 모양을 본따서 만들었었고 주변에는 동물원과 놀이동산이 있었다는 내용과 옛날 츠텐카구(通天閣)가 세워졌을 때의 지형에 대한 모형도를 내려 오는편에 볼 수 있었다.      

 

 

 

쓰덴가꾸(通天閣) 주변에는 음식점이 굉장히 많았고 특히 꼬치가게가 많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길거리 음식인 곱창이나 허파구이 등도 있었다. 지금은 도톤보리(道頓堀)가 가장 유명한 유흥가지만 신세카이(新世界)는 한때 오사카에서 가장 화려함을 자랑했던 번화가였고, 지금은 오사카의 서민적인 거리로 유명하다. 이곳 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는데 생각보다는 허접했다는 생각이...  나중에 주변을 돌아다녀 보니 꽤 괜찮은 식당이 많았는데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아서 좀 빈약한 식사가 되었다. 이번 오사카 여행에서는 먹거리와 관련해서는 그다지 독특한 것을 먹어보지는 못한 것 같다.     

 

 

 

 

 

마라톤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는 오사카 중심지에 있는 서울의 여의도같은 도심 속의 섬으로 오사카시청과 은행, 신문사를 비롯하여 공원, 미술관, 과학관, 도서관, 공회당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모여 있는 나카노시마(中之島)였다. 길이 약 3.5km, 면적 약 50ha의 섬으로 오사카를 가로지르는 도우지마강(堂島川)과 도사보리강(土佐堀川) 사이에 나카노시마가 있다. 이 작은 섬은 현재 도심 속의 휴식공간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1600년대  에도시대에는 쌀시장으로 유명했었던 곳이다. 당시 이 섬은  각 지방의 다이묘(大名)가 지은 창고 딸린 저택인 구라야시키(倉屋敷)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고 번주들을 확실하게 휘어잡기 위해, 전국의 쌀을 일단 한 곳에 모았다가 다시 분배했다. 식량을 통제하면 번주들도 통제되리라 믿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여 모인 쌀이 부려지는 곳이 바로 오사카였고, 오사카 중에서도 나카노시마(中之島)였다고 한다.

 

 

 

 

나카노시마(中之島)의 강변을 따라서 장미 정원이 꾸며져 있다. 5월에 장미가 활짝 피었을 때에는 굉장히 예뼜을 것 같은데 10월말이라 활짝핀 장미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나마 관리를 잘해서인지 얼마간의 장미꽃을 볼 수 있었다. 장미공원이 있는 이곳은 파리의 세느강같은 분위기였는데, 강위로 아쿠아라이너가 운항되고 있었는데 그것까지 탈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배를 타는 것보다 나카노시마의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 훨씬 더 좋았다. 오사카에 와서 다녀본 그 어디보다는 나카노시마(中之島)에서의 산책이 더 좋았고 다음에 오사카에 오게되면 이곳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괜찮으리란 생각이었다. 장미공원 한쪽에는 호프집을 겸한 카페가 있었는데 저녁시간에 오면 분위기가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어제 달리기를 하면서 지나쳤던 주오고카이도(中央公會堂)을 이번에는 산책하면서 지나쳤다. 이 중앙공회당 건물은 2003년 일본 중요 문화재로 지정된 네오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로 . 파티나 콘서트,강연회와 문화와 예술의 교류 장소로 시민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1918년 준공 이후 긴 세월에 걸쳐, 여의도 같은 강 위의 섬 나카노시마(中之島)를 상징하는 곳이라고 한다. 장미 정원부터 쭉 걸어오면서 상당히 걷기에 좋은 장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곳도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중에 하나라고 한다. 나카노시마(中之島)를 둘러보면서 오전에 들렀던 오사카공원과 함께 다음에 오사카를 방문하게 되면 아침에 꼭 한번 뛰어야할 장소로 머리 속에 새겨 두었다.  

 

 

 

 

아침에 호텔에서 나설 때 디카의 베터리를 충분히 충전시켜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가지고 갔던 충전기에 문제가 있었는지 아니면 베터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몰라도 오후되면서 충전상태가 부족하다는 메세지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행중 이런 상황에 맞딱드리지 않으려고 예비 뱃터리까지 준비했는데 예비배터리마져 상황이 비슷했다. 일본의 전력 자체에 또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베터리가 방전에 되어 여행의 마무리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언제 밧데리의 수명이 끝날지 몰라서 풍광이 아주 좋았던 나카노시마(中之島)의 풍경을 많이 담아오지 못해 아쉽다. 사진은 없지만 머리 속에 많이 담아왔다.  

 

 

 

 

 

시내 관광을 모두 끝내고 호텔에 들러 맡겨 두었던 짐을 찾아 난바(難波)역으로 이동했다. 오사카 시내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공항까지 가장 빠르게 이동하는 특급 라피도 베타 열차편을 이용해 공항으로 갔다. 다른 열차편을 이용해도 될만큼 공항까지 가는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했지만 이번 여행의 끝을 편하게 마무리하자는 생각에서였다. 열차를 타서 공항으로 이동하는 그 짧은시간 꿀같은 단잠을 즐겼다. 특급 라피도 열차는 오사카 주유패스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편이 아니어서 1,390엔을 주고 표를 끊었다. 이번 여행중 어제와 오늘 이틀동안 오사카 주유패스를 2,700엔에 구매해서 지하철도 부담없이 타고 다녔고, 일정의 많은 부분을 주요패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정해서 다녔는데 활용을 잘했다는 생각이다. 다음에 가더라도 주유패스를 이용할 것이며, 주유패스를 여행자들에게 추천한다.      

 

 

 

귀국 비행기 수속을 위해 적당한 시간에 간사이(關西)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시에도 공항이 썰렁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저녁 무렵의 공항은 더욱 썰렁했다. 일본에 와서 지방공항을 제외하고 이렇게 썰렁한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입국 수속을 끝내고 면세점으로 들어가니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엔화의 가치가 올라가서인지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같은 제품을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에 가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니 이곳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나 역시 그동안 공항에서 부담없이 샀던 화과자도 선뜻 사고 싶지 않는 것을 보면 당분간 일본이 여러모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디카의 밧데리가 용량을 다한 관계로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 다니느라 오사카 마라톤을 공동 주최했던 요미우리신문(讀賣新聞)을 사서 볼 시간이 없었다.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치고 비행기에 오를 무렵 공항 안쪽의 편의점에서 신문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비행기에 탑승하면 일본사람을 위한 신문이 구비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비행기에 올랐더니 조간신문은 없고 석간신문만 비치되어 있었다. 급히 승무원한테 이야기하고 다시 편의점으로 돌아가서 사온 요미우리 신문이다. 총 36면의 신문에 오사카 마라톤과 관련된 기사가 1면 톱기사부터 여러면에 관련기사를 할애하고 있었다. 관련 기사내용을 찍어서 몇 커트 올려본다.

 

 

 

 

 

 

짧은 기간동안 방문한 오사카 마라톤 대회였지만 많은 즐거움을 가지고 돌아왔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런 대회를 한번 치르지 못하는가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오게 되었다. 올 3월달에 개최되었던 동아마라톤은 82년 전통의 대회였고, 10월달에 열렸던 조선마라톤도 47년에 대회를 치르기 시작한 이후 6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메이져 대회이지만, 이 대회를 달려도 이번에 달렸던 오사카 마라톤의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국내 마라톤대회가 전통은 오래 되었지만 일반 마스터지 참가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이 불과 1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최측이 너무 상업적으로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과 함께 아직도 마라톤 대중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싶다.

 

대회 주최측이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지역의 축제로서 대표적인 문화활동의 하나로 인식하고,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때나 가능하지 않을까싶다. 그런점에서 본다면 아직도 우리에게는 요원한 일일 것 같다. 서울에서 열리는 고만고만한 대회가 너무 자주 열려서 시민들과 운전자들이 불편해 하고, 아직도 대부분의 마라톤을 경험해보지 못한 시민들이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과의 인식을 같이 하지않고 달리는 사람들만의 리그로 생각하고 있는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응원은 기대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부러웠다. 오사카도 교통문제를 거론한다면 서울보다 심하면 더 심했지 원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도로를 내어주고 자발적으로 도로변에 나와서 응원하는 문화가 많이 부러웠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주관을 하면 조금 달라지려나?

 

조선일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뒤 일주일만에 다시 참가한 오사카 마라톤. 올 들어서만 일본을 세번째 다녀 오게 되어서 처음에는 대회 참가에 대해서 조금 망설였지만, 사람 좋은 문희형님과 함께 갈 수 있어 실행에 옮겼는데  좋은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왔다고 생각한다. 좀 더 열심히 생활해서 내년 6월에는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대회에 참가를 실행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