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러시아 (`12.6)

러시아여행 17-12 (상트 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쥬 박물관2 ) (2012.6)

남녘하늘 2014. 4. 2. 22:56

 

 에르미타쥬 박물관의 작품들은 3층으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1층에는 선사시대의 문화와 예술, 고대 이집트를 비롯한 오리엔트 문화, 아시아 문화와 예술, 그리스·로마의 고전 문화와 예술에 관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과 3층에는 주로 서구의 명작들의 총집합장이다.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꽃을 가진 성모'와 라파엘로의 '성모상'과 미켈란젤로 등의 작품을 비롯해서, 루벤스의 '무지개가 걸린 풍경', 렘브란트의 '천사와 성가족'  세잔, 고호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물론 미술품 위주이긴 하지만 3층에는 동양의 예술품과 화폐 전시실 같은 유물 전시실도 마련되어 있다.

 

 

 

 

에르미타쥬 박물관의 소장 작품도 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나를 놀라게 했지만, 더욱 더 놀라게 했던 것은 겨울궁전의 화려한 내부장식이었다. 방마다 제각기 특별한 인테리어를 하고 있었는데 일부 방은 방 전체를 금으로 도배를 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2층 중앙의 메인 홀인 황후의 접견실은 황금방이라고 불리고 있었는데 황금빛에 눈이 부셔 호화스럽게 그지 없었다. 이 황금방에서 황실의 연회나 무도회가 열렸다고 한다. 사진으로는 그 생생한 느낌을 느낄수 없는게 아쉽다. 이런 사치스러운 왕조의 생활과 통치행위가 레닌이라는 인물을 등장시키고, 사회주의가 80년간이나 러시아에서 지속하게 만들었던 원인중의 하나가 아니였을까 생각된다.   

 

 

 

 

이 황금방에는  특이한 것이 또 하나 있는데 황금방의 대리석 난로 위에 붙어 있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멀리서 보면 그냥 물감으로 그린 풍경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색돌을 잘게 쪼개어 각각의 크기에 맞게 모자이크하여 만든 것이다. 벽난로에 불을 붙여도 그림이 녹아 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실제로 가까이 가서 보니 겨우 모자이크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작품앞에 손대서 만지지 말라고 표시 되어 있었다. 너무 화려한 황금방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흔적을 남기고 왔다.     


 

 

 

 

 

1850년대 당시 신유행이었던 로코코풍으로 개조된 방으로 여인들이 모여 놀았던 왕비의 방이다. 응접실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벽과 의자 카페트등 모든 인테리어가 붉은 색으로 되어 있다. 그 당시에는 귀했던 대형 거울도 방에 있다. 이 또한 화려하기 그지없다.    

 

 

 

 

전시실을 이어주는 통로도 그냥 빈공간으로 방치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도자기가 놓여 있거나 대리석이나 석고등으로 만들어진 흉상이나 석삭이 가득 놓여 있었다. 특히 대리석 작품으로 가득한 전시실도 많았는데, 오늘은 우리와 친숙한 화가들의 작품들 위주로 관람하다 보니 흉상이나 석상은 많이 구경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복도도 빈 공간으로 방치하지 않고 그림이 수놓인 큰 카펫들을 복도 양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 페르시아 카펫은 한 사람이 평생 하나 만들까 말까하는 카펫이라는데, 빛깔이 우중충 해 보여도 천년도 더 된 작품이라고 한다. 

 

 

 

 

 

예카테리나 여제는 겨울 궁전에서 소장품을 관람할 때에 다음과 같은 규칙을 정해 놓았다고 한다. 1. 칼, 모자, 모든 사회적 지위는 문 밖에 두고 올 것. 2. 파벌, 양심도 문 밖에 두고 올 것. 3. 옆사람 방해 안되게 조용히 담소할 것. 4. 미술품 앞에서 하품을 하지 말 것. 5. 미술품 앞에서 한눈 팔지 말 것 등 이었다고 한다. 규칙을 한번 어기면 찬물을 마시게 한 뒤 고전시 한 수를 읊게 하고, 두번 어기면 두 수를 읊게 하고 열번을 어기게 되면 영원히 에르미타쥬 박물관 출입을 금지시켰다고 한다는데...     

 

 

 


공작석이라는 녹색돌로 기둥이 세워지고 공작석 장식품으로 꾸며져 공작석 응접실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미술관이 된 궁전 자체도 그 가치가 대단한 하나의 건축예술품이다. 전 세계로부터 최고급 재료를 가져와서 일류 장인들을 초대하여 만들어낸 실내장식은 러시아 왕조의 권력과 호화로운 생활을 엿볼 수 있었고 궁전 자체가 잘 보존되어 미술관으로서도 잘 어울렸다.   

 

 

 

 

 

전시관을 관람하던 중 바같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어 깨끗하게 정돈되어져 있는 정원을 살펴 보았다. 박물관이 처음 온 사람에게는 이 넓은 전시공간이  미로처럼 되어 있어 어디가 어디로 이어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방마다 번호가 적혀 있었지만, 어떤 순서와 원칙에 의해서 정해졌는지 알 수 없다. 한 두번 와서는 어디에 어떤 작품이 있는지도 한참을 헤메야 할 것 같다.       

 

 


황제의 방을 지나 화려한 복도를 걷다보면 어느덧 황제의 방보다 더 화려한 204번 방에 도착하게 된다. 황후의 방이라고도 불리는 이 방은 온통 흰색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방안에 있는 황금공작 시계가 더 유명하다. 시계라기보다는 정교하게 금으로 만든 예술작품으로 보이는데 이 시계는 매주 수요일 오후 5시가 되면 사진속 공작의 날개가 펼쳐지며 시각을 알린다고 한다. 공작뿐만 아니라 나뭇잎, 닭, 아래의 버섯 등등이 모두 작동하는 매우 정밀한 시계라고 한다.   

 

 

 

처음 입장할 때 들렀던 장소를 되돌아 나오는 길에 다시 한번 방문하게 되었다. 이 또한 전체적인 박물관의 구조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번에도 관람객이 많았지만 254번 방에 있는 램블란트의 작품 돌아온 탕자를 제대로 찍을 수 있었다. 명암을 최대한 극적으로 표현한 렘브란트의 작품 돌아온 탕자는 그의 작품 중에도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이 성화는 루가복음에 나오는 내용을 배경으로 그려졌다고 한다.

 

 

 

 

예카테리나 여제의 미술품에 대한 남다른 애호로, 당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 예술품들을 사들이느라 국력이 쇠퇴해졌고 또 건축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하지만 몇백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이 문화재들이 밑거름이 되어 러시아 문화를 살찌우고 나아가 전세계인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더불어 막대한 관광수입을 끌어모으는 등 러시아 국민을 위한 재정의 큰 수입원이기도 하다. 건설 당시 선조들이 혹사 받는 것 이상의 보상이 후대 러시아 국민들에게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28번 방에 있던 이 화병은 1843년에 제작되었으며 높이가 2.5m에 이르고 무게가 19톤에 이르는 거대한 화병이다. 궁전의 화려함을 더욱 빛내기 위해서 제작되어졌다는데 어떻게 이 무거운 것을 궁전까지 옮겨왔는지도 궁금하다. 큰 녹색옥석을 깎아 만든 이 화병에 꽃을 채우려면 얼마나 많은 꽃이 필요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고대 이집트 문화관 방문을 끝으로 오늘 에르미타쥬의 관람을 마치게 된다. 석기 시대의 암각화가 바위를 통째로 가져다 놓았고 이집트의 미이라와 상형문자를 비롯하여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가 새겨진 고대의 돌판과 페르시아의 조각상들이 전시 되어 있었다.오늘 관람을 하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사진도 찍고 감상도 하느라 어떻게 지나쳐 왔는지 느끼지도 못한채 3시간이 흘렀다. 몇년을 보아도 다 보지 못한다는 박물관을 단지 3시간만에 감상하고 나와야 한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고 수박 겉핥기였다는 생각이다. 그 많은 방중에서 몇개의 방만을 들러 보았고, 그것도 한 작품에 약간의 시간밖에 머물지 못했기 때문에 에르미타쥬를 보고 왔다고 말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이번 러시아 여행은 여행전에 바쁘다는 핑계로 충분한 사전준비를 하지 못하고 떠난 여행이어서 여행을 다니면서 공부하고 가이드로부터 설명듣는 여행이 되다보니 내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했다. 에르미타쥬 박물관도 미리 공부를 하고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계획을 세워서 왔다면 훨씬 더 알찬 관람이 되엇을텐데 그것이 안됐다. 알고 있는 내용을 확인하고 지식을 심화시키면서 사진을 찍는 것도 한결 여유로웠을텐데 아쉽다. 전시된 작품을 외양만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작자의 의도 등은 밖으로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인데...    

 

 

 


우리가 입장하고 다시 나온 곳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해서 정문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문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우리가 입장했던 곳 반대쪽에 넓은 궁전광장과 정문이 있었는데 오늘 왜 이 반대편 네바강쪽 문으로 입장했는지 또 반대쪽에 있는 문에도 엄청난 인파로 붐볐는지 모르겠다.  정문쪽 궁전광장에는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을 격퇴한 기념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알렉산드로스의 원주(圓柱)기념탑이 서 있다고 하는데 보지 못했다. 높이 48m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하며 꼭대기에는 천사상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에르미타쥬 박물관 앞의 도로를 건너면 바로 네바강이 있다. 산책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축조된 강 벽의 높이도 1m가 넘고, 바로 앞쪽에 네바강 유람선을 타는 계류장도 있었다. 네바강 건버편에는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가 보인다.  표트르 대제가 스웨덴군으로부터 러시아를 지키기 위해서 건설했던 것이라고 한다.  1850년에는 높이 121.8m의 철골로 된 첨탑이 세워졌는데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 높아 시내 어느 곳에서도 금빛 첨탑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에르미타쥬 박물관 공식홈페이지 : http://www.hermitagemuseum.org/

 

 

 

 

(1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