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러시아 (`12.6)

러시아여행 17-15 (상트 페테르부르크- 예카테리나 궁전 ) (2012.6)

남녘하늘 2014. 4. 8. 23:18

 

 러시아 여행의 마지막날이 되었다. 오늘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외곽에 있는 푸쉬킨 마을의 예카테리나 궁전을 방문하는 계획이 있었다. 이 궁전은 18세기 바로크풍의 대표적 궁전으로 프랑스식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궁전의 길이는 306m로 모두 55개의 방이 있으며, 각 기둥의 색깔에 따라 푸른기둥의 방, 붉은기둥의 방 등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 귀한 보석인 호박만을 사용하여, 불가사의할 정도로 정교하고 화려하게 만든 호박 방이 가장 유명한데 이 때문에 예카테리나 궁이 호박궁전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이 방은 사방 14m, 높이 5m의 방 전체를 6~7ton의 호박으로 장식한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방이다.  

 

 우리 일행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버스를 타고 30여분 이동하여 차르스코에 셀로(황제의 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이 구 소련 시절에는 푸쉬킨 시로 불렸던 곳으로 시인 푸쉬킨이 다녔던 학교와 수많은 작품을 쓰면서 살던 집인 푸쉬킨기념관이 이 곳에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도 시간이 많았다면 푸쉬킨의 흔적도 한번 돌아다녔으면 좋을텐데 예카테리나 궁전을 돌아 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 바로 궁전으로 이동하게 된다. 궁전 근처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도로에는 관광 버스가 벌써 줄지어 서 있다.

 

 

 

 

 예카테리나 궁전에 들어가기 위해선, 먼저 예카테리나 공원으로 입장해야 한다. 이 궁전 역시 유명한 관광지여서 이른 아침인데도 엄청난 인파가 몰려 다니고 있었다. 우리는 그나마 여행사에서 빠른 조치를 해 놓아서 다른 사람들보다는 빠른 입장을 할 수가 있었다.  궁전으로 입장하기 위해서 또 다시 기다림이... 예카테리나 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표를 사기위해 끝없이 길게 늘어선 어마어마한 인파에 이곳 하나라도 혼자 와서 보려면 시간과 노력이 엄청 들어갈 것 같다. 정문을 개방하기 앞서 궁전을 모습을 보니 화려함과 함께 하늘과 어울리는 하늘색의 궁전 모습이 강력한 인상을 준다.   

 

 

 

 

 

 정문이 열리고 드디어 입장. 아침 일찍 도착하니 이 넓은 정원에 한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예카테리나 궁전은 오늘 오후에 방문하게 될 성이삭성당보다 한 시대 앞서 그 당시 서양에서 유행하던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궁전이다. 금도금의 곡선 장식들과 어우러진 그만의 독특한 하늘색 벽체는 바로크 건축의 화려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궁전으로 입구로 항하다 보면 이 궁전을 설계하고 감독하였던 이탈리아 건축가 바르톨로메오 라스트렐리의 흉상을 만날 수 있다고 했는데 일행들과 함께 이동하다보니 확인할 반법이 없다. 라스트렐리는 이 궁전 외에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 있는 겨울궁전을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본격적으로 궁전 안쪽으로 입장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의 기다림이 있었는데 밀려 오는 다른 관광객들을 쳐다보면서 그나마 우리 일행이 빨리 입장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궁전 내부는 건물의 보존을 위해 궁전에 준비되어 있는 덧신을 신고 들어가야 했다. 다행이 호박방만 촬영할 수 없을 뿐, 내부 사진 찰영은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이곳도 카메라를 가지고 입장하면 비용을 지불하고 들어가야 한다. 러시아에서는 건물 안에 들어가면 외투를 벗는 것이 예의이고, 이곳에서도 가르제롭이라고 불리는 외투 보관소에 옷을 맡기고 입장하게 된다.      

 

 

 

 

 예카테리나 궁전의 실내로 들어가니 온 사방이 금으로 장식이 되어서 번쩍번쩍 화려하기가 그지없다. 금으로 장식되어 있는 것이 워낙 많아서 어지간한 것을 봐서는 그다지 놀랍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이다. 함께한 일행들이 모두 사진을 찍는라 정신이 없고,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각 방들과 방을 장식하고 있는 의자나 거울 출입문등 모든 인테리어가 여성 취향을 반영하듯 무척 화려하다. 심지어 천정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 또한 대한한 볼거리였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유명한 말이 여러 곳에 사용되겠지만 이 예카테리나 궁전에도 적용되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은 건축가가 남긴 건물의 공간 속에서 생활하다가 생을 마감하지만, 그 건물은 대대로 후손들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그 존재를 유지하게 된다. 1717년 예카테리나 1세 여제는 별궁을 건축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그녀의 조카딸 안나 여제가 이 궁전을 증축했다. 이 궁전은 원래 절제된 바로크 양식이었는데, 안나의 딸인 옐리자베타 여제는 이 궁전이 구식이라고 생각해 다시 짓도록 명령, 궁정 건축가 바르톨로메오 라스트렐리가 디자인한 로코코 양식의 새로운 궁전이 1756년 7월에 완공된 것이다. 황실의 사람들은 사라졌어도 그 유물은 300년을 남아서 이렇게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궁전에는 중국서 가져온 도자기와 시계가 장식품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또한 춥고 긴 겨울을 대비해 방마다  한쪽에 난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푸른색 세라믹으로 방 모서리나 가운데 설치된 것이 난로인데, 은은한 푸른색이 멋지다. 실제로 난로를 피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며, 난로조차도 조각 예술품 같은 느낌이다. 각 방이나 무도회장을 장식하는 소소한 장식이나 소품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예카테리나 궁전의 장식은 사람의 영원한 소망인 황금, 터기석, 호박을 사용해 화려함의 극치이다. 관람객을 위해 러시아 귀족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돈을 받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었다.     

 

 

 

 

 

 궁 바깥쪽의 햇살이 들어오는 쪽에 동쪽 창가에 있는 잠깨는 아이 조각이 있었다. 반대푠 서쪽 창가에는 잠드는아이 조각이 있다고 한다. 예카테리나 궁전은 러시아 황족이 생활하던 공간이었다. 그런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황족의 초상화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무도회장과 이런 저런 이름의 55개 방들은 복도로 죽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공간으로 각 방들은 황금, 터키옥, 호박 등으로 치장하여 화려했지만, 화려함이 지나쳐 그 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는 없었을 것 같다는 느낌. 로마노프 왕가의 초상과 장식들이다.    

 

 

 

 

 

 

 

 이 궁전에서 가장 중요한 방인 호박방(Amber room)이다. 귀한 보석인 호박만을 사용하여 불가사의할 정도로 정교하고 화려하게 만든 호박 방으로, 이 때문에 예카테리나 궁이 호박궁이라고도 불린다. 이 방은 사방 14m, 높이 5m의 방 전체를 6~7ton의 호박 판 22개로 장식한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방이다. 원래 있었던 진품들은 2차대전때 독일군이 퇴각할 때 가지고 가버려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2003년에야 다시 재현하여 이렇게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궁에서 호박방 만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후래쉬를 사용하지 않고 각도도 맞추지 못하고 그냥 한장 찍은 사진이다. 후래쉬를 사용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왜 통제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호박의 귀한 물건이라고는 하지만 내눈에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도 않았고, 궁전의 다른 방에 비해서 화려하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다른 사이트에서 올려 놓은 호박방의 전경 사진이다. 내가 후레쉬 없이 찍은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지만, 호박방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멋진 곳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호박방까지 보고 나면 이후에 만나는 다른 방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는 급격히 떨어진다. 이 궁전에 있는 모든 전시물이 다른 곳에 가져다 놓으면 예술적 가치가 높겠지만 이미 황금으로 치장된 여러 방과 호박방으로 인해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 도자기로 장식한 계단도 마주친다. 현재의 우리에게 도자기는 흔한 물건이지만 당시 유럽 사람들에게는 부와 사치의 상징이였다. 벽난로조차도 도자기로 만들져 있다. 궁전의 곳곳을 둘러보고 다시 1층으로 내려 왔다.    

 

 

 

 

 2차 세계 당시 예카테리나 궁전은 독일군의 폭격으로 많은 궁전 건물이 파괴되었고 호박방을 비롯한 예카테리나 궁의 보물들을 대부분 약탈당했다고 한다. 궁전 1층으로 내려 오니 폭격당한 궁전의 모습과 함께 전후 복원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학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후 많은 예산을 들여 다시 복원하였고, 특히 호박방은 복원을 위해 많은 조각가들이 50만개의 호박조각을 25년에 걸쳐 모자이크로 붙여 2003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의 300주년 기념식을 맞아 완공했다고 한다.  

 

 

 

 
 예카테리나 궁전이 입장객을 제한하는 것은 호박의 성질 때문이라는 소리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 호박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가스나 40도 안팎의 더위에도 파괴될 정도로 약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궁전의 각 방을 방문하고 나오는 길에 기념품 판매하는 곳을 들렀는데 가격을 살펴보니 조그만 반지 한알도 몇십, 몇백만원씩 하는등 값비싼 보석과 비교해도 싸지 않는 것을 알았다. 새로 복원된 호박방의 가치가 2억달러(2,400억원)이나 된다고 하니 호박의 값이 얼마나 비싼지 짐작이 간다. 옛날 할아버지 한복에 달려 있었던 것도 호박이었음을 생각해보면, 호박도 색상이나 여러가지 원인에 따라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 물건인 듯하다.     

 

 

 

 

 예카테리나 궁전 내부 관람을 끝내고 뒤쪽의 정원으로 나왔다. 예카테리나 궁전의 정원도 아름답게 관리되어 있었다. 앞쪽에서 보는 궁전의 모습도 화려하지만 뒷쪽에 있는 정원과 주변 경관도 이에 못지 않게 아름답다. 우리 일행은 이미 관람을 마치고 궁전을 빠져 나왔는데, 뒷쪽 정원쪽으로 나오니 아직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많다. 예카테리나 궁전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름할 수 있는 현장이다.  

 

 

 

 

 

 예카테리나 궁전은 18 세기에서 20 세기 초반의 러시아의 건축과 공원양식을 대표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은  프랑스 양식으로 가꿔 놓은 아름다운 정원이 궁전과 함게 어울려져 있는 곳이다. 정원의 끝쪽에는 큰 연못도 있다고 하는데 많이 인원이 짧은 시간에 구경하고 오기에는 여러가지 제약조건이 많아서 연못이 있는 곳까지 산책해보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다. 러시아의 짧은 여름을 만끽하기 위한 숲의 모습이 싱그럽다. 더불어 지금 이 궁전을 보고 있는 우리는 즐겁지만, 이 궁전이 만들때 황실과 귀족의 호사로움을 유지하기 위해 당시에 백성과 농노들은 얼마나 눈물을 흘렸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카테리나 궁전은 전면에서 보거나 후면에서 보거나, 가까이에서 보거나 멀리서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 없다. 러시아에서 가장 화려하고 눈부신 건물 중 하나라고 하는데, 황금의 돔과 어울리는 궁전의 모습이 내가 보아도 멋지고 아릅답다. 오늘은 답사를 함께 온 일행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지만, 다음에는 사랑하는 집사람과 함께 다시 꼭 함께 와 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나 혼자서 보고 오는 것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엄청 들었기 때문이다. 

 

 

 

 

 

  예카테리나 궁전 주변에는 다른 유명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상품 판매에 성의가 없다는 느낌. 호객행위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판매행위를 하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해도 워낙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장사가 되는 모양이다. 특별한 이곳만의 기념품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았는데... 푸쉬킨 시에 있는  예카테리나 궁전 관람을 마치고 다시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내로 이동한다.   

 

 

 


 

(1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