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쿠알라룸푸르(12.6)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10-3 (오치드 가든, 차이나 타운, 대회장 주변풍경) (2012.6)

남녘하늘 2014. 4. 21. 22:25

 

레이크 가든(타만 타식 퍼다나: Taman Tasik Perdana) 내에 있는 오치드 가든(난초공원)은 800여종의 이국적인 말레이시아 야생 난이 전시되어 있었다. 야외에도 상당히 다양한 종루의 난이 있었지만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자라는 난종류는 그늘지거나 숲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난꽃이 예뻐서 꽃 사진만 찍다가 보니 주변의 숲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이 주위에는 이런 난초들의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글같은 숲도 이어져 있었다.

 

 

 

 

현지 사진 작가들이 꽃을 배경으로 화보 사진을 찍고 있는 중이었던 모양이다. 모델 여러명을 데려다 놓고 한 모델당 여러명의 작가들이 다른 각도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모델과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흔쾌히 찍으라고 허락하고, 내 모습도 자기들의 사진기에 담아 갔다. 말레이시아의 미인인지는 모르겠다.   

 

 

 

 


오치드 가든은 말레이시아 국화인 하이비커스 공원도 붙어 있는데 하이비커스는 무궁와와 같은 품종으로 무궁화와 비슷한 모양과 색상을 가진 꽃들도 있었다. 이 근처에는 난초 공원뿐만 아니라 새공원, 사슴 공원, 식물원등이 연결되어 전체가 레이크 가든(타만 타식 퍼다나: Taman Tasik Perdana) 으로 불리는 것이다. 날씨만 덥지 않았다면 주변의 다른 공원도 더 둘러 보았을텐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장시간 야외에서만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가지 못한 곳은 다음에 둘러 보기로 했다.    

 

 

 

 

이곳 역시 관광지여서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이 많았다. 같은 이슬람 복장을 하고 있지만, 말레이 사람 같지가 않아서 어디에서 왔는지를 물었더니 두바이에서 왔다는 아이들과 함께. 그 먼나라에서 왔는데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바로 한류 스타들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그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오히려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이럴때 문화의 힘이 얼마나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는지를 느낀다. 뿌듯한 마음과 함께 이번에 귀국하면 한류스타로 불리는 연예인, 가수에 대해서도 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우리가 묵었던 씨티인호텔 바로 앞쪽에 있는 상가. 상설시장임에도 우리나라 재래시장 같은 분위기에 아주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판매되는 상품도 중국산이 많았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저가의 물건은 중국과 베트남에서 가져 오고 있는 듯했다. 이 시장때문에 숙소 주변이 시끄럽고 지저분한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현장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에도 좋았던 것 같다. 나도 이 시장에서 가방 하나를 샀다.   

 

 

 

 

 

오후 관광 일정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 차이나타운을 찾았다. 날씨가 더워서 오늘 수령한 쿠알라룸푸르 마라톤대회의 어깨걸이 티셔스를 입었다. 쿠알라룸푸르의 차이나타운이라고 알려진 펜탈링 거리(Petaling Street) 는 나름대로 독특한 특징이 있는 곳이다. 거리의 상점과 음식점, 노점상들에는 의류나 명품 복제 시계를 파는 수 많은 사람들이 뒤섞여 있다. 말레이지아 사람들의 삶을 엿 볼 수가 있어 좋은 곳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과 비슷한 분위기인데 항상 수많은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열대과일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아직 과일을 먹지 못해 이곳 차이나타운에서 식사하기에 앞서 열대과일을 먹게 되었다. 특히 이곳에서는 열대과일을 먹기 좋게 손질을 해서 비닐봉투에 담아서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가격도 싸고, 손에 묻히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시장에서 파는 과일중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어, 종류별로 골라서 길거리에 서서 마음껏 먹었다. 이번 여행은 먹고 싶은 것을 원없이 먹을 수 있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온갖 짝퉁 가방과 시계, 잡화와 질낮은 옷들로 가득한 거리에 그것을 구경하는 외국인들이 가득했던 노점 잡화상과 상점을 지나가면 길가에 테이블을 두고 먹을 수 있는 식당 거리가 나타난다. 메뉴판 보여주면서 호객행위를 하는데 가격은 그다지 비싼 편이 아니어서 맛있어 보이는 곳을 골라 들어갔다. 차이나 타운 자체가 허름해 보이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은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거리풍경이어서 더욱 정감있는 느낌을 주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타이거 맥주와 말레이시아식 중국요리를 시켜 먹었다. 이곳은 중국계 식당이어서 술을 아무렇지 않게 마실수 있지만 중국계가 아닌 말레이계 주민들은 자신들의 식당에서는 술을 팔지 않아 마실수 없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광객에게는 술을 판매한다. 이곳에서 먹은 음식은 비교적 우리 입맛에 맞아 먹기에 부담이 없었다. 이 식당에는 우리 말고도 외국인들이 꽤 많이 찾아와 이 차이나타운이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내일 마라톤 출발지인 메르데카 광장으로 거쳐서 왔다. 내일 대회 진행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투입되어 한창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저녁 시간에 메르테카 광장에 온 것이 처음인데 광장 맞은 편 섬유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Sultan Abdul Samad Building)에 조명이 들어와 낮에 본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시간에 따라 조명색이 바뀌어 아주 볼만했다.     

 

 

 

 

 

마라톤 참가자 이외의 일반인 통제선도 만들고 본부석도 만들고 이곳 저곳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메르데카 광장의 대부분과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Sultan Abdul Samad Building) 앞 도로 대부분을 대회장소로 활용하는 것 같았다. 시내 도심의 광장 전체를 대회때문에 통제하고  대회장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생각지도 못할 사항이다. 쿠알라룸푸르도 도로 사정이 좋은 것이 아닌데...   

 

 

 

 

 

호텔로 돌아오면서 주변 광경 사진 몇 장을 더 찍었다. 메르데카 광장과 술탄 압둘 사마드 빌딩(Sultan Abdul Samad Building)이 말레이시아의 중요 관광지이기 때문에 주변 건물과 가로수,  공원의 커다란 나무등에도 야간 조명을 잘 해 놓아서 관광지의 정취를 느끼게 해 놓았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화려했다.  

 

 

 

 

마라톤 참가일 새벽 3시 30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대회장에서 불과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호텔을 나섰다. 이번 호텔을 이곳으로 정한 것은 대회 출발시간이 워낙 이른데 출발지에서 멀리 있으면 이동하기에 불편할 것 같아서 가까운 호텔을 정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새벽에 호텔 로비에서 보니 숙박객들의 대부분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아주 이른 시간임에도 호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었다. 보통 호텔은 7시나 되어야 아침식사를 제공하는데... 숙박시설이나 부대시설은 좋다고 할수는 없었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이 마라톤대회 참가였기에 특급호텔의 편리함이 없었던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나 혼자의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출발장소에 도착하니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이 더운 나라에서 하는 마라톤대회인데도 참가 인원이 생각보다는 굉장히 많았다.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대회는 풀코스는 새벽 4시 반에 출발하고 코스마다 출발시간을 달리해서 출발시의 혼잡도 줄이면서 골인시간을 비슷하게 만들어 마감시에 축제분위기를 띄우게 설계되어 있었다. 풀코스는 새벽 4시 반에 출발하니 조금은 덥지 않은 시간이라서 달리기에 좋았던 것 같았다.

 

 

 

 

 

2년전 이맘 때 쿠알라룸푸르에 왔을 때 매년 3월달에 개최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쿠알라룸푸르(KL)마라톤 대회가 6월 마지막주에 열린다는 것을 알고 외국인 참가자임을 내세워 참가하려고 백방 노력했으나 거절 당해서 언제가 한번 꼭 참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2년만에 그 뜻을 이루게 되었다. 2년전 그 때는 대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대회의 분위기를 느껴보기 위해서 주로의 일부를 그냥  혼자서 뛰어 보았는데 주로가 너무 아름답고 이국적이어서 참석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대회였다. 새벽 4시 30분 출발. 출발당시의 기온은 영상 24도...  덥기는 하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서 그런대로 괜찮았다.    

 

 

 

 

 

함께 온 일행중 두 명은 10km 부문에 참석했고, 나머지 풀코스에 참석한 일행들은 천천히 즐기면서 달리겠다고 해서 뒷쪽으로 가 버렸다. 나와 문희형과 둘이서 빠르지 않은 속도로 달리기로 하고 참가자들의 중간으로 이동했다. 아침에 일행중 몇 사람이 출발시간을 착각해서 조금 늦게 나오는 바람에 출발시간까지 여유가 없어 출발지의 다른 풍경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호텔이 워낙 가까운 곳에 있어 출발시간이 늦지는 않았다.    

 

 

 

 

 

드디어 4시반. 출발신호가 떨어졌다.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면서 느낀 것중에 하나가 풀코스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연령이 상당이 어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회에 참석하면 풀코스는 대부분 40대와 50대가 주축을 이루는데 비해 이곳에는 20대와 3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은 운동에 너무 관심이 없어 안타까운데 비해, 이곳의 젊은이들은 마라톤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부러웠다. 4천여명의 풀코스 참가자들과 함께 물 흐르듯이 출발을 했다.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달린다.

 

 

 

 

 

 

 

출발 시간이 일러 어두운 거리를 달린다. 마라톤 출발지 부근은 상당히 이국적인 건물들로 가득한데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찍어도 잘 구분이 되질 않았다. 날이 밝을때 출발하면 더운 상태에서 뛸수 밖에 없어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긴 하지만, 사진은 찍지 못해도 그냥 눈으로 보면서 즐기는 것도 괜찮다. 대략 1.5km 지점인 국립박물관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나마 박물관 건물에 조명을 해 놓아서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2년전에 왔을 때 10km 주자들과 함께 이곳까지만 뛰어 보았던 곳이기도 하다.   

 

 

 

(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