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쿠알라룸푸르(12.6)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10-5 (결승점 주변 풍경, KLCC) (2012.6)

남녘하늘 2014. 4. 25. 22:18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다른 때에는 주최측에서 준비한 여러가지 행사도 참관하고 대회장 분위기도 즐기곤 했는데 오늘은 너무 힘들게 달려서 빨리 숙소로 들어가서 휴식을 취해야겠다는 생각뿐이였다. 그만큼 많이 힘들었다. 결승점을 통과해서 메르데카 광장으로 돌아나오니 기념품을 배포하고 있었다. 다른 부문과는 달리 풀코스를 완주한 사람들에게는 완주 기념 티셔스를 한장씩 나누어 준다. 그나마 힘들게 달려서 완주한 것에 대한 보상이 되는 기념품이다.     

 

 

 

 

 

이곳 메르데카 광장은 한바탕 축제의 마당이었다. 각 코스별로 결승점에 도착하는 시간을 비슷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여러부문에 참석했던 선수들이 모두 모여 있었고,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을 위한 이벤트가 열렸고, 광장 한쪽에서는 미리 참가신청을 해 놓은 사람들을 위한 파스타파티도 열리고 있었다. 달리고 들어온 사람들을 위해서 대형 텐트를 여러 곳에 설치해서 그늘을 만들어 주었고, 그 텐트에 시원한 스푸레이 물을 분사해주는 선풍기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었다. 선수를 위한 서비스가 상당히 좋았다는 느낌이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이번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대회의 메인 스폰서인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에서 설치해 놓은 기념 사진을 찍는 곳에서 포즈를 잡았다. 오늘 신어서 문제가 되었던 신발이 온전히 나와 있는 사진이다. 신발 무게가 200g도 나가지 않아 엄청 가벼운 아식스 운동화다. 신발 무게까지 줄여 기록을 낼 때 신는 신발이기는 한데 구입한지 오래되어서 쿠션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바닥의 충격을 그대로 발에 전달해 오늘 달리기가 너무 힘들었던 것이다.  

 

 

 

 

행사장에서 5분거리도 되지 않는 호텔로 귀환해서 정비를 취했다. 호텔에 와서 씻고 휴식을 취해주니 한결 낳아졌다. 함께 마라톤 여행을 떠난 일행중에 가장 늦게 들어온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 숙소에서 조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는데 그 짧은 휴식으로 다시 활력을 찾았다. 워낙 많이 뛰어본 경험이 있는지라 가능한 일이 아닐까싶다. 

 

 

 

휴식을 취해도 발이 아픈 것은 빨리 없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너무나 불편했지만, 이번 여행을  내가 기획을 하고 가이드를 하기로 했던지라 마라톤을 마치고 나서 시내관광을 하지 못하겠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함께 온 분들은 나보고 쉬라고 했지만 움직이다 보면 빨리 회복이 될 것 같아 무리를 조금 했다. 발을 땅에 내딛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문희형이 시장에 가더니 지팡이로 쓸만한 막대기를 구해 오셨다.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지팡이를 짚고 있지만 사진을 찍을 때에는 모자로 살짝 가려주고 했었다.  이곳 말레이시아에서는 등산을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주변에 있는 시장에서 우리의 등산 스틱 비슷한 것을 파는 곳이 한곳도 없었다. 시내에 나가서 스포츠 매장에 가서도 등산용 스틱을 파는 곳은 없었다. 

 

 

 

 

호텔에서 나와 2-3분 거리에 있는 마스지드 자메(Masjid Jamek) 지하철역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대회 참가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시내 관광을 하기로 해서 따로 승합차를 부르지 않았고, 다양한 이곳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기로 한 것이다. 문희형과 내가 입고 있는 티셔스가 오늘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풀코스 완주기념 티셔스이다. 오늘 입지 못하면 다음에 또 입을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오늘 관광을 나가면서 입고 나가기로 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로 통상 KLCC(Kuala Lumpur City Center)로 부른는 곳이다. 

 

각 도시의 랜드마크가 있듯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가 랜드마크이다. 멀리서 보면 꼭 옥수수 두 개가 서 있는 듯 해 보이는 이 88층 짜리 쌍둥이 타워는 마하티르 수상의 'VISION 2020'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기도 하며, 쿠알라룸푸르 시티센터  프로젝트(KLCC Project)의 핵심적인 요소로 개발되었다. 이 타워의 명칭은 이 곳에 입주해 있는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의 이름를 딴 것이다. 이 쌍둥이 타워는 이슬람 건축을 기하학적으로 형상화한 수작으로 알려져 있다. 
 

마하티르 수상의 체계적ㆍ장기적 경제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1991년에 30년 장기계획으로 '비전 2020'이란 범국가적인 국토개발계획을 발표했었는데, 이 계획에는 선진국으로 가는데 필수적인 대규모 도시기반시설공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1997년 이후 아시아 전역에 드리워진 경기침체로 인해 이 계획이 추진속도가 조금 늦춰지기도 했지만,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Kuala Lumpur International Airport:KLIA), 쿠알라룸푸르 시티센터(Kuala Lumpur City Center:KLCC), 푸트라자야(신수도) 이전공사, 경전철공사(Light Rail Transit(LRT)등을 이루어냈다. 이제 말레이시아 여행을 떠 올리면 이곳  KLCC와 마라톤 결승점이었던 메르데카 광장 두곳에 가장 핵심적인 곳이 되었다.  사진은 KLCC 건물 뒷편에 있는 공원의 모습이다.

 

 

 

 

일단 날씨가 더워서 KLCC내에 있는 Suria Shopping Complex 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고 나서 공원을 한바퀴 산책하기로 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우리처럼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물내에서 쇼핑을 하거나 호수가 있는 건물 앞쪽에서 놀고 있는 듯하다. 이곳 공원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보면서 말레이시아 열대우림의 단면을 느낄 수 있었다. 나무의 크기도 엄청나지만 나무의 두께 역시 엄청나다.  

 

 

 

생각보다는 꽤 넓은 공원이다. 관광 자원으로서도 중요한 장소이며,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시민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공원인지라 잘 가꾸어 놓았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서 우리처럼 산책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온 사람들은 군데 군데 있었다. 한낮에 조금 지난때인지라 걷는 것만으로도 땀이 제법 흐른다. 그렇다고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니고... 숲의 녹색은 시원해 보이지만 실상은 너무 더워서 에어컨이 있는 실내가 생각나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은빛 스테인레스 외장이 완강하면서도 도시적인 세련미를 풍기고 있는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 (KLCC : Kuala Lumpur City Center / Petronas Twin Towers)은 총 88층에 452m의 높이로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기도 했다. 정유회사 페트로나스사의 사옥인 이곳은 말레이시아 경제성장의 상징물 같은 존재로 1996년에 완공되었다. 정문 기준으로 오른쪽이 1관, 왼쪽이 2관이다. 1관은 일본 건설회사가 2관과 스카이브릿지(1관과 2관을 연결하는 다리)는 우리나라 삼성건설에서 건설했다고 한다. 공원을 시계방향을 한바퀴 돌아오니 이 건물을 배경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포인트가 나온다.       

 

 

 

 

사진을 찍다가 만난 이집트에서 온 관광객과 함께. 마라톤을 하러 말레이시아에 왔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칭찬하면서 자기도 한국을 잘 안다고 하면서 한류 이야기를 한다. 몇 년 사이에 외국을 나가면 우리 드라마나 영화, 음악등으로 인해 한국을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좋아한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또 한번 문화의 힘을 느낀다.     

 

 

 

 

공원을 한바퀴 돌아 드디어 쿠알라룸푸르 시티센터(Kuala Lumpur City Center : KLCC) 빌딩 Suria Shopping Complex  앞으로 왔다. KLCC 빌딩 41층과 42층에 자리 잡은 스카이 브릿지에 있는 타워 전망대를 한번 올라가도 좋을텐데 이곳은 아침에 와서 번호표를 받아야만 갈 수 있는 곳이라 오늘은 올라갈 수가 없다. 나중에 관광 일정중에 KL타워에 올라가서 시내를 구경할 생각이어서 오늘은 생략하기로 했다.

 

 

 

쿠알라룸푸르 시티센터(Kuala Lumpur City Center : KLCC)  빌딩은 관광객에게 전체를 개방하지 않고 있다. 입장이 가능한 전망대도 미리 줄서서 입장권을 받아야지만 입장이 가능한지라 건물 외관만 구경한 후 바로 Suria Shopping Complex에 입장했다. 이 곳은 최신식이면서 고전적인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갖춘 대형 쇼핑몰이였는데, 쇼핑과 더불어 휴식하기에는 제격이었다. 동남아지역 대형쇼핑센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앙의 넓은 공간. 1층에서 위까지 높은 천정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참 잘 꾸며 놓았다는 생각이다.  더운 한낮에 공원을 돌아다니느라 땀이 많이 났는데 땀을 식히기에는 더 없이 좋았다. 함께 온 일행들에게 각자 취향에 따라 쇼핑센터를 구경하고 나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각자 헤어졌다. 나는 그 시간을 이용해서 시원한 차를 한잔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이 Suria Shopping 센터는 명품 샵도 많이 입점해 있고 가격도 싸지 않아 이 나라의 일반 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무리인 듯 싶었다.  거의 우리나라 수준의 물가에 해당되었는데 이곳의 중산층 내지 상류층과 더불어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생각되어졌다. 적당한 휴식과 적당한 쇼핑을 마치고 다시 쿠알라룸푸르의 최대 번화가 중에 하나인 부킷 빈탕(Bukit Bintang)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정문쪽으로 나오면서 건물을 배경으로 한컷. 너무 높은 건물인데 가까이에서 찍으려니 건물이 나오질 않는다.     

 

 

 

모노레일을 타고 부킷 빈탕(Bukit Bintang)으로 가기로 했는데 이동 도중에 잠시 들린 말레이시아 투어리즘 센터( Malaysia Tourism Center : MTC).  이 곳에서 다양한 여행정보와 지도 등을 얻을 수 있고, 쿠알라룸푸르 버스투어나  정글 투어를 예약하는등 각종 여행지의 예약과 말레이시아 관광지의 안내책자등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또한 단순 안내에서 쉼터제공, 무료 인터넷 사용, 각종 무료 공연과 전시까지 복합 정보센터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우리 일행은 여행 계획을 미리 잡아 왔고, 숙소로 이미 정해 놓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정보를 얻을 필요는 없었다. 다만 이동 도중 더운 날씨에 시원한 장소가 필요해 잠시 휴식을 취해 주었다.

 

 

 

 

 

시원한 실내에서 잠깐의 휴식. 정말로 더운 날씨다. 걷지 말고 택시를 탔어야 했는데... 내가 조금 융통성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말레이시아 투어리즘 센터(Malaysia Tourism Center : MTC)는 쿠알라룸푸르의 중요한 역사적 건축학적 건축물 중의 하나이다. 본관은 1935년에 부유한 광부이자 농장주인 유똥셍의 집으로 지어졌는데, 그 후에 영국군대의 전쟁 사무실, 일본 군대의 본부로 사용되었다가, 말레이시아의 의회를 첫 번째로 개회한 장소이며 몇몇 왕들의 취임식도 했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1988년에 수리하여 관광 서비스센터로 사용되고 있는데 외관만 보아도 상당히 멋있는 건물이다.  

 

 

 

 

쿠알라룸푸르의 대중교통 수잔중에 하나인 모노레일을  타 보았다. 모노레일 역시 다른 교통시설과 환승개념은 없지만 비용은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지하철과 모노레일등 각 교통편마다 다른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철과 모노레일이 만나는 곳이나 지하철 다른 호선끼리 만나는 곳의 역도 전부 운영주체가 다르고 티켓도 따로 끊어야 하기에 환승이 안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하철 처럼 긴 차량 편성은 아니고  2량으로 편성되어 있어 짧고, 놀이동산 같은데 가서 투어하는 기분으로 모노레일을 타 보게 되었다. 내부도 비교적 깨끗했고, 도심을 통과했기에 이용하는 승객은 꽤 많다.     

 

 

 

 

 

마라톤을 하면서도 지나쳤던 부킷 빈탕(Bukit Bintang)은 쿠알라룸푸르 최대 번화가이다. 이 곳은 공예품과 가구부터 의류까지 판매하는 오래된 쇼핑몰부터 명품브랜드를 판매하는 쇼핑센터과 백화점등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해 진다고 했는데 아쉽게 밤에는 이곳 거리를 관광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언젠가는 한번 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이 일요일인지라 도로와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 그리고 쇼핑센터 근처에도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오늘 이곳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주변 시내 구경과 더불어 이곳에 많이 몰려 있는 중국식당에 들러 조금 이른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여행을 하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역시 먹거리.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 보면 싸고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특히 태국과 싱가포르 중간 말레이 반도에 위치한 말레이시아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미각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아침식사에서부터 밤늦은 야참까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인기 비결은 저렴한 가격과 다양하게 골라먹는 재미와 맛있는 음식때문이다. 부킷 빈탕(Bukit Bintang)의 중국식당에서 현지식으로 식사를 했다. 마라톤을 마치고 점심이 조금 부실했었는데 다양한 요리를 원없이 많이 먹었더니 비용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역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먹는 것도 잘 먹는다.     

 

 

 

 

 

시내구경까지 마치고 나서 다른 때 같으면 저녁 식사를 하고 또 저녁 관광까지 했겠지만 오늘은 내가 달리기하면서 너무 힘들었던지라 저녁 관광을 생략하게 되었다. 대신 부킷 빈탕(Bukit Bintang)에 많이 몰려 있던 발마사지 샵에서 발 마사지를 받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이곳의 마사지 샵은 길가를 지나가면서 볼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는 곳이 많이 있었는데, 2층으로 가니 가격이 조금 저렴했던 듯. 참가자 전원이 화기애애하게 마시지를 받았다.

 

마사지까지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 로비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면서 오늘 마라톤 대회에서의 자신을 생각을 이야기 하면서 하루를 마감했다. 힘은 들었지만 즐거운 하루가 마감된다.   

 

 

 

 

(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