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쿠알라룸푸르(12.6)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10-7 (말라카 2) (2012.6)

남녘하늘 2014. 4. 30. 21:13


존커 스트리트에는 옷가게며 팬시, 갤러리등 여러 종류의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밖에서 보이는 상점의 입구는 좁아 보이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결같이 커다란 점포들이다. 중심 상업지구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 아닌가싶다. 제품의 질은 그런데로 괜찮아 보였고, 가격도 그리 비싼 편은 아니었다. 쇼핑을 하러 온 것이 아니어서 보는 것으로 그쳤지만 다음에 왔을때 간단한 기념품은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이 거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동품 수집상들이 자주 찾는 골동품 가게들이 많다고 한다. 300년 이상 된 물품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골동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 일행는 짧은 시간에 이 거리를 한번 지나쳐보는 것으로 끝났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볼 시간이 없었다. 존커 스트리트에는 골동품점 이외에도 작은 미술관, 특색 있는 식당들이 많다고 한다. 더구나 매주 금,토,일요일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는 벼룩시장도 열린다고 하는데... 이거리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말라카를 꼭 다시 와야겠다는 명분을 스스로 만들었다.   

 

 

 

 


누가 봐도 차이나타운임을 느끼게 해주는 거대한 용모형이 세워져 있는 존커 스트리트의 입구. 우리 일행을 차를 타고 이곳을 지나쳐 반대편부터 출발해서 이쪽으로 나왔기때문에 이곳 사진을 가장 늦게 찍게 되었다. 15세기에 이주해온 중국인들이 만든 거리로, 좁은 거리에는 중국인들의 고가(古家)가 빼곡이 들어서 있다. 거리 전체가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어 건물의 신축 및 보수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존커 스트리트의 입구 앞에는 바로 말라카 강이 있다.  말라카강 주변 산책로를 따라 아기자기한 집들이 늘어서 있고, 아담한 카페들도 눈에 들어온다. 굉장한 평온한 느낌을 주는 강이였다. 이번 말라카 여행은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하고 가지 않았던 관계로 처음에는 이곳이 말라카 시내를 통과하는 조그마한 하천 정도로만 생각했었지 강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나중에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에 크루즈가 운행되고 있었는데 이 또한 시간적인 제약으로 타보지는 못했다.   

 

 

 

 

 

말라카 강을 지나치면 바로 네덜란드 광장이 나온다. 광장 한쪽에는 네덜란드 총독의 공관으로 쓰였던 스타더이스(Stadthuys)가 짙은 감색을 띠고 있다. 스타더이스는 네덜란드말로 시청(City Hall)이라는 뜻이다. 네덜란드가 말라카에서 포르투갈을 밀어내고 이 건물을 지었다. 영국이 말라카의 새 주인이었을 때는 스타더이스는 학교로 사용됐고, 지금은 말라카의 역사와 관련된 각종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동양에 남아 있는 네덜란드 건축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말라카 관광의 시작점으로 불리는 네덜란드 광장(Dutch squre)이다. 주변에는 17∼18세기에 지어진 짙은 감색의 벽돌 건물과 시계탑, 화려하고 예쁜 꽃으로 장식된 둥근 화단이 가운데 조성되어 있었고, 그 너머로 강렬한 색상의 교회가 보였다. 눈에 확 띄는 주변환경으로 사진 찍기에도 좋은 곳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이 광장에는 말라카의 아름다운 전경을 그린 그림을 팔고 있는 사람, 기타 연주를 하는 거리의 음악가, 커다란 뱀을 목에 걸어 주며 사진을 찍어 주겠다는 상인들까지 가세해 가장 번화한 곳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   

 

 

 

 

 

말라카에서 한번 경험해 봐야 한다는 '트라이쇼(Trishaw)'라고 불리는 자전거를 개조한 삼륜차, 평범한 인력거가 아닌 듯하다. 스피커에서는 팝송과 유행가가 흘러나오고, 지붕과 좌석에는 각종 꽃과 인형, 깃발로 치장하고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온 여행이었다면 한번쯤 경험하고 싶었지만 짧은 여행시간에 한가하게 트라이쇼를 타고 다닐 여유가 없어서 과감히 생략했다. 날씨가 워낙 더워서 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크라이스트 교회(christ church)는 1753년에 건립된 오래된 건물이다. 개신교을 믿는 네덜란드가 포르투칼이 만든 캐토릭 세인트 폴 성당을 대체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건물 벽돌은 네덜란드에서 구워서 온 것이라고 한다. 주변에 있는 건물들과 같은 색상으로 되어 있다. 붉은색도 아니고 핑크색도 아닌 짙은 감색의 이 칼라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색상이다. 주변에 있는 시계탑과 더불어 독특한 색상으로 인해 말라카의 기념비적인 건물에 속한다. 교회 내부에는 200년 전 만든 수공예 의자가 원형 그대로 보관돼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말라카 강을 따라서 조금 걸어 보았다. 강가 주택을 따라 상류쪽까지 다 보려면 40여분은 걸어야 한다고 한다. 강물의 깊이는 대략 5m정도이고 수질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 가까이서 본 강물은 그다지 맑아 보이지 않았다. 강주변으로 호텔과 이국적인 주택과 식당들이 많이 보였다. 낮에는 주변 경관을 구경하고 밤에는 야경을 구경하면 좋다고 하는데 한나절 여행이 모든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말레카의 여러 모습을 보기 위해서 다음에 말레이시아에 올 때는 꼭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유럽의 조그마한 도시에 와 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였다.  

 

 

 

 

 

 

강을 끼고 걷다가 다시 네덜란드 광장(Dutch squre)으로 나왔다. 말라카 여행의 시작과 끝은 항상 네덜란드 광장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말라카에 왔다면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고 한다.      

 

 

 

네들란드 광장에서 말레카로 여행은 우리나라 여학생을 만났다. 혼자서 벌써 20여일째 말레이시아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고 한다. 참 부러운 젊음이 아닐 수 없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에는 해외여행이 자유화 되어 있지 않아서 나갈 수도 없었고, 또 남자들은 병역의무를 하지 않으면 여러가지 복잡한 수속으로 인해 해외 나가기가 어려웠는데, 이렇게 용기있게 다니는 학생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과 부러움이 교차한다. 시간이 맞으면 쿠알라룸푸르까지 함께 갈까 생각했는데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해서 함께 떠나지는 못했다. 함께 간 일행들도 이 여학생이 기특해서 모기약에서부터 나눠줄 수 있는 여러 품목을 아낌없이 주었다.   

 

 

 

 

말라카 역사 박물관 지나서 계단을 올라 세인트폴 성당(St. Paul's Church)으로 향했다. 날씨가 워낙 더워서 짧은 언덕이지만 오르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다.

 

 

 

세인트 폴 성당으로 가기 길은 더운 날씨에 언덕을 오르느라 땀도 나서 힘들었다. 하지만 높이 올라 갈수록 탁트인 시야와 말라카 해협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으로 인해 올라올 때의 고생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세이트 폴 언덕 위에 위치한 세인트 폴 성당(St. Paul's Church)은 1521년 가톨릭의 나라 포르투갈 사람들이 예배당으로 건축하였다. 이후 네덜란드인의 지배를 받게 된 이후 귀족들의 묘소로 사용되었고, '세인트 폴 교회'란 이름도 이 시기에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 이 성당은 가톨릭을 처음 포교한 프란시스 사비에르(Francis Xavier)가 중국에서 죽은 후 인도로 이장하기 전 이곳에 잠시 묻혀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며, 교회 앞에 서 있는 사비에르 동상이 말라카 해협을 내려다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와서 조금 놀란 것중에 하나가 고양이가 사람에 대해서 전혀 경계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봤던 일부 고양이들에게만 한정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묵었던 호텔앞 시장에서 본 길고양이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곁에 가도 도망을 가지 않았었다. 아마 이곳 사람들이 고양이를 한번도 괴롭히지 않았기 때문에 고양이가 사람을 겁내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 세인트폴 성당(St. Paul's Church)을 오르면서 봤던 이 새끼 고양이와 어미 고양이도 사람을 경계하지 않았다.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눈도 뜨지 못한 고양이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세인트 폴 성당에서 바라보는 말라카 해협은 평화롭기만 하다. 말라카 시내를 내려다 보면 확실히 모자이크 도시가 맞다는 생각이 든다. 한쪽은 붉은 지붕이 다닥다닥 붙어 유럽의 어느 작은 도시를 보는 것 같고, 그 옆에는 돔 형식의 이슬람 사원이 눈에 띈다. 중국식의 기와지붕도 여러 곳에서 보인다. 벽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세인트 폴 성당은 가톨릭을 박해하던 영국과 네덜란드의 공격에 의해 파괴되고 외벽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네덜란드가 지배하는 동안 세인트 폴 성당을 포함한 언덕 일대는 귀족들의 무덤으로사용되었기 때문에 포르투갈을 기억할 수 있는 유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천장도 없이 세월에 낡아 바스라진 외벽은 고풍스러움에 어디서든 사진만 찍으면 낡은 영화 같은 느낌의 멋진 화보가 될 것 같았다.  성당 내부에는 라틴어로 보이는 글씨가 쓰여진 석판이 놓여 있었는데, 유럽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관을 덮은 뚜겅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엄청 시원했던 내부에는 그림을 그리면서 판매하고 있는 화가도 있었고... 성당 주변에는 지대도 높고, 나무도 많아서 그늘져 시원해서 다시 더운 곳으로 내려가고 싶지 않았다.   

 

 

 

 

 

 

세인트 폴 성당에서 언덕을 내려오면 있는 산티아고 요새(Porta de Santiago)라고 불리는 파모사는 1511년 말라카를 점령하고 있던 포르투갈군이 네덜란드군과 벌일 전투에 대비해 세운 요새다. 당시에는 산을 에워쌀만큼 거대한 성채였으나 지금은 그 형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네덜란드와 영국의 포화 속에 살아남은 것은 성문(Porta de Santiago)과 성당(St. Paul Chruch) 한 채뿐이다. 이 곳에서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곳이 옛  말라카 항구이며 멀리 해협이 보였다. 성문 옆에 보이는 대포들이 항구로 들어 오는 적들을 물리치기 위해 설치된 것 같았다.  

 

 

 

 

 

산티아고 요새(Porta de Santiago) 옆에 있는 말라카 술탄 팰리스(Sultan's Palace)는 작은 규모였지만 건물만 봐도 독특한 양식이 눈에 뛴다. 말레이시아 전통양식의 건물로 본래 왕궁이었던 건물을 1980년대에 새로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지금은 문화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이 건물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지은 것으로, 왕궁이었던 곳이라 주정부에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들어가서 보면 꽤 볼거리가 많았는데 우리 일행중에 일부는 더운 날씨에 그 곳까지 걸어가기 싫다고 들어가지 않아서 좋은 구경 하나를 놓쳤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이 건물만 보는 것이 아닌데...

 

 

 

 

 

말라카 술탄 팰리스(Sultan's Palace) 내부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아서 구경하면 돌아다니기엔 조금 덥기는 했지만 천장이 높고 공간이 넓어서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박물관 내부에는 당시의 말라카와 관련한 무역상의 모습과 말라카인들의 생활상, 의상, 장식품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시아 여러나라들과 이루어진 무역품들이 조형물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아리비안 상인도 나오고... 나무로 지어진 벽체의 조각이 아름답다.   

 

 

 

 

 

 

박물관 한켠에는 술탄과 그가 거느리는 신하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회의를 하는 조형물이 설명과 함께 설치되어 있었는데 연꽃 모양의 의자에 않은 슐탄 주변은 온통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나도 그 앞에 않아서 포즈를 취해 보았다. 바닥과 천장이 모두 나무로 되어 있고, 박물관 내부는 맨발로 관람을 해야 한다. 박물관에 입장하면서 내부를 보호하기 위해 신발은 벗어서 보관해 놓고 들어가게 만들어 놓았다.    

 

 

 

 

 

박물관의 내부는 1,2층으로 되어 있는데 내부에는 주로 말레이시아 각 부족의 의상과 생활용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보고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나는 말라카 술탄 팰리스(Sultan's Palace) 방문이 꽤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말라카에 오는 분이 있다면 말라카 자체가 오래된 도시인지라 구시가지의 거리와 건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찾아볼만한 역사유적지가 많지 않기에 말라카 술탄 팰리스를 지나치지 말고 한번 방문해도 괜찮다고 추천한다. 

 

 

 

 

 

말레이 전통 양식의 잿빛 궁전인 말라카 왕궁의 아래의 모습이다. 바닥이 지면에서 1~2m 떨어져 있고, 나무로만 지어진 점이 전통적인 말레이시아 건축 구조를 보여 주는데, 건물 아랫쪽에 평상을 만들어 놓고 쉬어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늘인데다 바람까지 불어서 시원했고, 시간만 충분하다면 낮잠을 한숨 자도 괜찮을 듯하다.    

 

 

 

 

말라카 술탄 팰리스(Sultan's Palace) 앞쪽에는 야외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었고, 분수와 여러가기 조경물이 설치 되어 있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나무와 꽃이 많이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을듯 했는데, 햇살이 너무 뜨겁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이 있어 충분하게 정원의 모습을 즐기지 못했다.      

 

 

 

 

   (8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