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쿠알라룸푸르(12.6)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10-10 (쿠알라룸푸르 타워) (2012.6)

남녘하늘 2014. 5. 7. 22:46

 

겐팅 하일랜드를 떠나 쿠알라룸푸르로 오는 길이다.  떠날 무렵 비구름이 몰려 오고 무서운 기세로 소나기가 내려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었는데, 겐팅 하일랜드를 벗어나자 다른 지역에는 비가 내린 흔적조차 없었다. 아마 국지성 호우였거나 국지성 스콜이었던 모양이다. 겐팅하일랜드는 쿠알라룸푸르의 동쪽에 위치해 있는데 쿠알라룸푸르의 동쪽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높은 산도 있고, 고랭지 채소를 가꾸는 농촌도 있다고 한다. 밀림이 우거져서 산에 못 갈줄 알았는데 몇몇 산에는 트레킹 코스가 개발돼 있어, 산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다음에 쿠알라루푸르에 오게 되면 주변에 높은 산에 한번 올라봐야겠다.   

 

 

 

 

여행기간 내내 너무 바쁘게만 돌아다녀 이곳에서 아무런 쇼핑을 하지 못해 가이드에게 부탁해서 대형 양판점을 데려달라고 했더니 말레이시아 테스코에 데려다 주었다. 규모는 우리나라보다 더 컷지만 우리가 사고자 하는 품목이 거의 없었다. 말린 망고와 이곳 사람들이 즐겨먹는 커리를 사가지고 오고 싶었는데 입맛에 맞는 쇼핑이 아니었고, 시간만 낭비했다는 생각이다. 함께간 일행들이 나를 위해서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되는데 모두 불만없이 기다려 주어 감사하다.     

 

 

 

 

 

 새벽에 문희형님과 함께 산책하면서 올라왔던 KL타워를 다시 방문했다. 아침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청소하는 사람들 밖에 없었고 아무런 시설도 개방되어  있지 않았는데 오후에 도착하니 모든 시설이 개방되어 있었다. 특히 2년전에 방문할 때는 입장권을 끊어서 들어갈 수 있었던 말레이시아의 전통가옥을 그냥 입장이 가능하도록 변경해 놓았다. 차량에서 내리면 바로 전통가옥 촌으로 입장해서 타워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전통가옥촌 평상위에 놓여 있던 이구아나. 가두어 놓지도 않고 평상위에 놓여 있어서 실물이 아닌줄 알았는데, 움직임은 없어도 눈은 꿈뻑거리고 있는 살아 있는 실물이었다.    

 

 

 

 

2년전 입장료를 받을 때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황량했는데 입장료를 받지 않으니 관람객들이 꽤 많이 있었다. 날씨도 더운데 입장료까지 받아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게 만들어 놓은 시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무료로 개방해서 말레이시아의 전통가옥과 그들의 문화를 여행객에게 알리는 것이 훨씬 잘하는 것이다. 적절한 발상의 전환이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쿠알라룸푸르 타워 (Kuala Lumpur Tower)는 쿠알라룸푸르 스카이 라인을 압도하는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과 더불어 시내 어느곳에서도 보이며, 호텔 시설들이 밀집한 부킷 나나스(Bukit Nanas) 거리에 위치해 있다. 타워는 421m의 높이의 콘크리트로 되어 있으며, 타워에 오르면 시내 전체가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스카이라운지에는 레스토랑이 마련되어 회전하는 전망대에서 시내를 바라보며 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입장료가 1인당  45링깃이나 했다. 우리 나라 돈으로 해서 1만 8천원 정도이니까 그다지 비싼 것은 아니지만 말레이시아의 물가 수준으로 보았을 때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말레이지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약 250㎢의 크기로 말레이어로 진흙 강이 만나는 곳이란 뜻이다. 시내를 흐르는 켈랑강과 곰박강이 합류하는 위치에 자리잡았다고 하여 붙은 명칭이다. 쿠알라룸푸르는 19세기 이전만 해도 동남아 정글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당시 주석 광맥이 발견되며 쿠알라룸푸르에 무역과 주석을 캐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당시에 많은 중국 노동자들이 유입됐다. 이후 열강들의 침략기가 되며 많은 자본들이 유입되어 현재의 거대도시로 발돋음했다. 그래서 현재도 쿠알라룸푸르의 약 70%는 중국인이다. 이곳 사람들은 쿠알라룸푸르를 줄여서 KL이라 부른다. 타워 전망대에 오르니 쿠알라룸푸르의 도시 전체의 모습이 조망된다. 첫번째 사진의 붉은색상의 나즈막한  건물이 아침에 지나쳤던 쿠알라룸푸르에서 유명한 성 요한 학교(St John's Institution)와 콘벤트 부킷 나나스 학교(Convent Bukit Nanas)이다.    

 

 

 

 

전망대 입구에서 각 나라별 관광객을 위해 안내방송이 나오는 PMP와 헤드셋을 배치해 놓고 나누어 주었다. 한국 관광객도 상당히 많아서인지 한국어 설명이 되는 있는 것도 준비되어 있었다. 천정에 있는 구역별 표시 지역 숫자에 맞추어 따라가면서 그 지역의 동영상과 함께 설명이 나왔다. 동영상과 더불어 비교적 자세한 내용의 설명이 되어 있어, 사전 지식없이 단순하게 도시 모습만 보고 내려갈 수 없는 관광객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타워에 올라 오기 전에 타워의 곳곳에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진 한글표지가 여러 곳에 붙어 있어 기분이 좋았었느데, 이제 말레이시아에도 한국사람들이 꽤 많이 찾아 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전경.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KLCC)도 아래로 내려 보인다. 이 방향으로 내려다 보면 외국의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스카이 라인을 가진 도심의 모습이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망원경도 배치되어 있었는데 시야가 너무 좋지 않아서 멀리 볼 수는 없었다. 타워 내부에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었는데 이번 여행의 목적이 쇼핑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쳤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에서는 간단한 기념품조차 산게 별로 없다.       

 

 

 

 

 

 친구 문원선이와  KL타워를 배경으로 한장 찍는 것으로 쿠알라룸푸르 타워 관람을 끝냈다.        

 

 

 

KL타워 방문을 마치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쿠알라룸푸르의 다른 관광지를 몇 곳을 더 둘러 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타워에서 나오니 저녁을 먹으러 가야 하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여유를 가지고 움직였음에도 생각했는데 실제는 그렇지 못했나보다. 퇴근시간이 겹쳐지면서 쿠알라룸푸르의 도심은 그야말로 거대한 주차장이 되어 버렸다. KL타워에서 식당까지 직선거리로 7-80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 차로 거의 40분 이상이 걸렸다. 식당으로 가는 길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걸어가도 10분이면 족했을텐데...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도심의 정체풍경을 담아 보았다.

 

 

 

 

 

2년전에 쿠알라룸푸르에 왔을 때에도 방문했었던 HAKKA레스토랑(客家飯店)을 다시 찾았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 주옥돈사장이 우리 일행을 위해서 초대해준 저녁식사였다. '스팀보트' 정식을 먹는 식당인데, 저녁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때문에 그 여유로움을 즐기지 못했다. 식사후 호텔로 돌아가서 짐을 찾아가야했고, 또 대중교통을 이용해 한참 떨어져 있는 공항까지 이동해야하는 일정이 있어 일행들이 조급해했다. 나는 바쁘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지난번에 이 레스토랑에 왔을땐 식당의 천정이 한쪽으로 벗겨지면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이며 상징물인 KLCC가 보여 멋진 풍광을 즐기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2년 사이에 레스토랑과 KLCC 사이에 30층이 넘는 건물이 세워지고 있어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쿠알라룸푸르 도심에도 신축건물이 계속적으로 들어서고 있었는데 얼마후 말레이시아도 개발의 후유증을 앓게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스팀보트' 식사에 앞서 다른 음식을 먹고 있는 중이다.   

 

 

 

 

 

식사를 하는 동안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음식을 먹을 때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즐겼어야 했는데 식사장소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정작 식사시간이 충분하질 못했다.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지 못하고 빨리 먹어줘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려 안타까웠다. 음식을 대접한 후배에게도 미안한 일이고...        

 

 

 

 

 

아침에 겐팅 하일랜드로 떠나면서 호텔에 짐을 맡겨 놓고 왔기 때문에 짐을 찾으러 다시 호텔로 이동해야 했다. 저녁식사를 하러 오면서 여행기간 내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가이드와 렌트카를 보내버려서 택시를 타러 이동중이다. 식당이 시내 중심 번화가에 있어서 주변에 있는 백화점과 쇼핑센터를 가로질러 차를 타러 갔다. 우리 호텔이 있는 곳과는 달리 이 지역에는 저녁에도 사람이 엄청 많다.     

 

 

 

 

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센트럴 역까지는 지하철을 탔고 , 센트럴 역에서 쿠알라룸푸르공항까지는 30분만에 도착하는 kLIA 익스프레스(Ekspres)를 탔다. 택시를 타도 1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운임이 35링킷이어서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괘적하고 빠르게 공항에 갈 수 있다.    

 

 

 

5일전에 도착했던 쿠알라룸푸르 공항(KLIA)에 다시 왔다. 인천공항과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쿠알라룸푸르 공항은 참 잘 정돈되고 깨끗한 느낌이다.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50km 떨어져 있다고 한다. 저녁식사 시간 이후 바쁘게 움직여 공항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공항에서는 다소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많이 바쁘고 알차게 하루를 보냈다.       

 

 

 

 

 

 

 

4박 6일간의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여행을 마쳤다. 달리기와 여행을 즐기기에는 조금 짧은 일정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함께 한 일행들이 만족했는지는 모르겠다. 2년전 쿠알라룸푸르에 왔을 때 꼭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대회는 참석해 보아야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했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 9명이 함께 오게 된 것이다. 한두명이 오는 여행이었으면 특별히 계획을 세우지 않고 와도 되는데 그래도 처음 이곳을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무엇을 보아야할지 어디를 다녀야 할지 고민도 많이 했었고, 가급적 저렴한 비용에 일정을 소화하고 싶어서 생각이 많았었다.

 

저렴한 저가 항공이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하지 못해 이용하지 못했고, 그 때문에 여행경비중에 많은 부분이 항공료에 들어가 버려서 숙소는 조금 저렴한 곳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너무 내 위주로 생각하고 잠자리가 불편하지 않았나하는 우려가 있다. 다행이 숙소가 대회장과 가까워서 불편함이 조금 상쇄되기는 했을 것 같고... 풍부한 음식문화와 다양한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데 그 다양성을 체험하지 못한 것도 미안한 마음이다. 

 

그러나 이번 여행이 마라톤 참가가 제일 목표였는데 그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대회 주최측의 대회 진행도 상당히 잘 됐고, 주로 환경도 좋았고, 달리는 거리도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았다. 마라톤 대회 하나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그 어떤 대회보다도 더 낳다고 생각한다. 여러 면에서 이 대회의 진행사항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함께 한 우리 일행들도 대회참가에 대해서 후회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말레이시아는 외국인들이 비교적 살기 좋은 나라이다. 따뜻한 기후와 비교적 양호한 치안환경을 갖추고 있고, 회교국가이면서도 다른 종교에 대해서 관대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없어 외국의 은퇴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65%의 인구가 이슬람 문화권이어서 상당히 절제된 생활을 하고, 술이 마시고 취해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밤문화를 따지는 한국적 재미는 없을지 몰라도 내 취향에는 맞는 곳이다. 나도 먼 훗날 은퇴하게 되면 이곳에서 일정기간을 보낼 계획까지 가지고 있다.

 

2년전에 왔을 때에도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번 느끼고 돌아간다. 이번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대회 참가로 말레이시아 여행을 끝내지 않고 다음에는 집사람과 함께 이곳을 찾아와서 말라카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생각이다. 또한 쿠알라룸푸르 마라톤 대회에도  다시 한번 참가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언제 그 계획이 이루어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꿈은 이루어지는 법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