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도쿄마라톤('13.2)

도쿄마라톤 8-7 (도쿄시내 관광1 ) (2013.2)

남녘하늘 2014. 9. 7. 21:14

 

 도쿄를 자주 왔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따져 보니 그간 일본의 다른 지역으로만 열심히 다녔지 도쿄는 2006년도 방문한 뒤로 그동안 오고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얼마전에도 도쿄를 왔다 갔다는 느낌인지 알 수가 없다. 하여간 2006년 이후에 일본에서 한류붐이 엄청나게 불어서 신오오쿠보 (新大久保)에는 코리아타운이 형성되어졌다고 한다. 그전에 왔을 때에도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의 잇따른 히트와 최근의 한국 아이돌 그룹의 활약으로 인해 신오오쿠보 코리아타운은 그 규모가 점점 커져 한국에 가지 않고도 한국문화를 실시간으로 느끼고 맛볼 수 있는 한류문화의 성지로 성장한 것이다. 도쿄에 살지 않는 일본인들이 도쿄 관광을 오면 들르는 관광코스가 됐으며, 일본인뿐만 아니라 일본에 여행 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신오오쿠보 코리아타운은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다고 해서 우리도 도쿄도청에서 나와 신오오쿠보 (新大久保) 거리를 방문했다.  

 

 

 

 

 

 신오오쿠보(新大久保) 코리아타운은 신주쿠의 신오오쿠보도오리(新大久保通) 쇼쿠안도오리(職安通)를 중심으로 한국식당, 한류상점 등이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다. 한글간판이 즐비해 일본의 거리인지 한국의 거리인지 모를 정도였다. 한글로 쓰여진 간판과 한국음식점, 한국물건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원래 이 지역은 일본에 파견온 주재원, 유학생, 결혼이민자 등이 거주하고 이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한국마트와 음식점 등이 모여 있는 곳이었는데....    

 

 

 

 

 

 종로 떡집이나  말걸리 이야기, 또는 삼겹살 등 일본어로 써 있는 간판도 있지만 내용은 거의 우리말을 일본어로 표기해 놓은 것이다. 이곳에 와서 한류붐이 이렇게까지 확산이 되었는지 실감할 수가 있었다. 일요일 저녁 늦은 시간이어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음식점에는 손님들이 제법 있었다. 한국 음식과 호떡, 양념치킨등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어지간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이미 저녁을 충분히 먹어서 이곳에서 따로 먹거리 체험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길거리에서 팔고 있는 호떡이나 김밥의 가격이 생각보다는 비싸다는 느낌. 음식 한류를 지속시키려면 적정한 가격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일본의 대중적인 음식보다는 상당히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이러한 일본에서의 한류붐에 대해서 다른 변화의 조짐도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일이 신오오쿠보(新大久保)에서의 반한데모다. 일부 우익들의 반한데모에도 불구하고 신오오쿠보 코리아타운은 여전이 대다수의 상식적인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곳을 지키기 위해 반한데모를 하는 우익단체에 대항해 반반한데모를 하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다고는 한다. 이들은 반한데모를 하는 일본인 우익단체를 일본의 수치라고 여기고 한국인들에게 사과하고 친선관계를 계속 유지하자고 말한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한인들에겐 고향을 맛볼 수 있는 휴식처이며, 일본인들에게는 한류문화의 성지인 신오오쿠보 코리아타운은 계속 발전해 도쿄의 명물이 되길 기대한다.    

 

 

 

 

 

 아침에 호텔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했다. 비지니스 호텔이어서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간편한 아침 식사를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 레스토랑 한쪽 벽면에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포스터를 붙여 놓았다. 2020년 하계올림픽은 도쿄와 함께 스페인의 마드리드, 터키의 이스탄불이 경합을 벌리고 있는데, 올해 9월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IOC총회에서 결정 된다. 식사를 마치고 오늘 귀국해야 하는 날이라서 호텔에 짐을 맡기고 시내 관광을 나섰다.  

 

 

 

 

 오늘 첫 방문지는 롯폰기 힐스(六本木ヒルズ , Roppongi Hills)이다. 그동안 도쿄에 자주 왔었지만 2003년에 완공된 롯본기 힐즈에 한번도 와 보지 못해서 이번 여행에서는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어서 이번 여행지에 포함시켰다. 이번 마라톤 여행은 마라톤 행사에 집중하느라 여행일정이 많지 않아서 도쿄 시내에 가보지 못한 몇 몇 곳을 방문한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 롯폰기 힐스(六本木ヒルズ)에 도착하니 모리타워 정문 앞에 '마망'이라는 청동조각상이 세워져 있었다. 루이스 브루조아(Louise Bourgeois)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소중한 알들을 품고 있는 거대한 거미를 표현한 형상화 해 놓았는데 어머니에 대한 연민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롯폰기 힐스(六本木ヒルズ) 내에 있는 여러 매장과 건물구경을 했다. 너무 일찍  롯폰기 힐스에 도착했는지 매장에는 아직 손님들이 별로 없고, 사람이 없으니 구경하기도 부담스러움이 있었다. 우선 상가를 돌아보는 것은 뒤로 미루고 도쿄 최고의 전망대로 불리는 도쿄 시티뷰(東京 シテイビゅ)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모리타워 52층에 있는 전망대는 250m 높이로  한바퀴를 돌아서 시내를 볼 수 있었다. 가까이 있는 도쿄 타워를 비롯해서 어제 달렸던 마라톤 코스가 전부 다 보였다. 오다이바의 레인보우 브리지도 보이고...  

 

 

 

 

 

 이곳에서도 바다가 보이는 반대편에서 후지산도 조망이 되었다. 오늘 날씨가 생각보다는 맑았던 모양이다. 어제 밤 도쿄도청 전망대에서 본 전경과는 또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놓은 곳에서 바라다 보는 야경도 멋있지만, 역시 전망대에서 도시를 보려면 낮에 보는 것이 훨씬 더 볼거리가 많다는 생각이다. 이곳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광은 바닷쪽 방향은 고층 빌딩이 즐비하지만, 후지산이 보이는 쪽의 전망은 생각보다는 높은 건물이 없었다.

 

 

 

 


 롯폰기 힐스(六本木ヒルズ , Roppongi Hills)는 롯폰기지역의 재개발 사업으로 17년이 걸린 공사 끝에  2003년 4월 오픈했다.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인 모리타워를 중심으로 8개의 빌딩으로 구성되어 있고, 주거지와 오락시설, 문화시설, 쇼핑, 방송국, 비즈니스 센터 등을 두루 갖춘 복합 공간이다. 올해가 개관 10년이 되는데, 주상복합건물을 계획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연구의 대상이 되었던 건축물로 도쿄를 찾는 외국인에게도 관광 코스중에 하나가 되고 있다. 슬럼화 되어 가던 롯본기 지역을 활성화시켰다고 들었는데 와서 보니 설득력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전망대에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샵과 레스토랑이 있었다. 우리 같이 시간이 바쁜 여행자가 아니라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기에 좋아 보였다. 아직 식사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 이곳에도 손님은 없었지만, 야경이나  경치를 바라보며 여유있게 식사를 하면 꽤 괜찮을 것 같아 보였다. 창가 쪽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전망대에서 도쿄 시내 구경을 마치고 나서 모리타워 53층에 있는 모리미술관을 들어갔다. 올라가는 입구에 커다란 등이 아주 인상적이다. 모리 미술관은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개관을 하고 있는데, 미술관 내에서는 일체 사진 찰영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전시회장 중간 중간에 스텝들이 많이 있었고, 지키는 사람이 없더라도 사진을 찍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더 잘 찍어 놓은 작품집을 하나 사면 될 일이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는 아이다 마코토(会田誠)라는 일본 작가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미술적인 소양이 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그런대로 작품의 수준은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 미술관은 전시품을 수집하지는 않고 항상 기획전시를 한다고 한다.  

 

 

 

 

 미술관 안에서는 내부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서 기념품을 파는 샵에 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이다 마코토(会田誠)라는 일본 작가의 전시회가 열렸는데, 전시회 제목이 '천재라서 미안합니다,(天才で ごめんなさい)'였다. 작년 11월부터 올 3월말까지 전시된다고 하는데 독특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마치 만화의 주인공같이 생긴 어린 소녀의 그림을 많이 그리고 있었고,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서 그려진 그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에로틱한 느낌도 주었는데 100여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기념품 샵에는  아이다 마코토(会田誠)의 화첩과 각종 기념품이 있었는데, 사진으로 보이는 화풍의 작가였다. 

 

 

 

 

 

 화첩 이외에도 기념품 샵에는 아이다 마코토(会田誠)의 작품이 몇 개 전시되어 있어 찍어 보았다. 모리 미술관을 나오면서 입구에 있는 커다란 등을 배경을 사진을 한장 남겨 보았다. 아래에 있는 몇 장의 사진은 모리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었던 그림 몇 점을 다른 곳에서 가져왔다. 아이다 마코토(会田誠)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가로 일본사회의 오래된 관습, 사회를 비판하는 소재를 가지고 강렬한 작품을 남기고 있다고 한다. 주로 여자를 대상으로 작품을 만들고 역사, 전쟁, 만화등을 테마로, 작품 대부분은 선정적인 이미지로 충격과 동시에 사회의 비판도 강렬하게 전해준다고 한다. 앞으로 관심을 가져볼만한 작가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이 작가의 작품을 보았지만 작가 이름도 모르고 지나쳤던 것 같기도 하다.   

 

 

 

 

 

 

 

 

 모리 미술관을 내려와 다시 롯폰기 힐스(六本木ヒルズ , Roppongi Hills)의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사실 제대로 롯폰기 힐스를 구경하려면 최소한 하루는 투자를 해야 하지만, 바쁜 여행자로서 주상복합 건물을 한바퀴 둘러보고, 전망대와 미술관만 둘러 보면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내부에 있는 쇼핑센터도 한번 제대로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쇼핑센터는 도쿄의 어느곳에 가더라도 비슷비슷할 것이란 생각에서 과감하게 생략해 버렸다. 모리 정원으로 내려가는 쪽에는 도시형 야외 엔터테이먼트 공간인 록폰기힐즈 아리나(六本木ヒルズアリーナ)가 있었다. 일부 메인 스테이지에만 지붕을 조성한 원형구조로 라이브공연은 물론 다양한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이벤트장으로 이용되는 곳이라고 하는데 아직 날씨가 추워서 야외에서 행사는 아무것도 없었다.   

 

 

 

 

 모리타워 정문에서 도쿄타워가 보이는 쪽의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17세기 일본식 정원인 모리정원(毛利庭園)이 나온다. 에도시대 다이묘(大名 : 막부전속 무사) 저택의 여운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리정원(毛利庭園)은 도쿄의 번화함을 상징하는 록폰기힐즈의 도심속 휴식처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폭포와 계곡이 울창한 나무와 조화롭게 어울려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일본정원 중의 하나다. 아직는 겨울의 여운이 남아 있는 쌀쌀한 날씨여서 산책을 나온 사람을 보기 힘들었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보였다. 정원 곳곳에 벤치가 놓여있어 쉬어가기에도 좋아 보였고, 아사히TV 방송국이 옆에 있었다  

 

 

 

 

 

 

 

(8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