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뉴욕마라톤('14.11)

뉴욕마라톤 13-8 (맨하탄 구경 - 챌시마켓 등) (2014.11)

남녘하늘 2017. 1. 11. 01:32

 

 아침 달리기를 마치고 오늘은 혼자서 뉴욕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내게 너무 많이 시간을 배려하는 권이주 회장님께 부담을 더 드리고 싶지 않아서 혼자서 맨하탄에 다녀 오겠다고 했다. 뉴저지에서 맨하탄으로 바로가는 직행버스가 있어서 이동하는 데에는 그다지 불편함이 없었다. 해외에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여행중에 하나이다. 

 

 출발하기 앞서 폴님 집에서 나오는데 주차허용 시간을 어긴 차량에 대해서 범칙금이 부과 되어 있었다. 넓은 주택가라도 도로 청소를 위해서 주차 허용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는 모양이었다. 나중에 살펴보니 허용시간에 대한 팻말이 서 있었고, 이를 어기면 적지 않은 범칙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미국이란 나라는 법으로 정해놓은 규칙을 어기면 모든 것을 범칙금이 부과되기에 어쩔 수 없이 법을 지키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모양이다. 온정주의도 없이 원칙대로 공평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뉴저지에서 맨하탄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더니 Port Authority Terminal (8 ave 42 st)에 도착했다. 포트 어솔러티 터미널은 우리나라의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같은 곳인데 규모가 엄청나게 컸는데, 뉴욕 주변뿐만 아니라 먼 도시까지 운행되는 고속버스도 있었다. 최종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라  56st 에 있는 후배의 사무실이어서 지하철을 한번 더 이용하게 되었다. 뉴욕에 와서 뉴욕 지하철을 한번 구경해 본적은 있지만 뉴욕지하철은 이번이 처음 이용해 보는 것이다. 항상 단체로 와서 함께 이동하다보니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뉴욕지하철이 상당히 지저분하다고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내가 처음 탄 지하철은 새로 교체된 지하철 차량이었던 모양인지 상당히 깨끗했다.      

 

 

 

 

 

 맨하탄 관광을 나오기 앞서 첫 직장이었던 서울보증보험의 뉴욕지사장으로 나와 있는 최학수 후배와 연락을 급하게 취했는데 연락이 되어 오늘 점심을 함께 하기로 하고 사무실을 방문했다. 뉴욕지사 사무실은 맨하탄의 중심인 56st 에 있었다. 이곳에서 보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비교적 여유있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서울과는 시차로 인해서 낮시간에 일처리를 해야 할 것이 없어서 정보수집과 본사에서 요청하는 지시사항을 이행하고 있으면 된다고 한다. 비교적 여유가 있다고 하면서 내게 시간 배려를 많이 해 주었다. 한국에 있을 때 방문할 계획이 없어서 연락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연락을 했음에도 동문후배여서 반갑게 맞이해 주어 고마웠다.  

 

 

 

 

 

 

 간단하게 사무실 근처에서 점심이나 하고 내가 오늘 맨하탄에 와서 할 일에 대한 자문을 구할 생각이었는데 자신이 시간을 내어서 몇 몇 곳을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당초 계획은 자전거를 렌트해서 맨하탄 해변 전체를 자전거로 다녀볼 계획을 세웠는데 후배가 그 계획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면서 다음에 여유있게 놀러 왔을 때에나 하라고 충고한다. 나에게 첼시마켓(Chelsea Market)에 가 보았는지 물어 보아서 아직 가보지 못했다고 하니 그곳에 가서 점심을 먹고 근처에 볼 것이 많다고 하면서 다시 지하철을 타러 갔다. 맨하탄의 지리를 알지 못하니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는 셈이 되었다.    

 

 

 

 

 

 처음 이용했던 지하철 역사와는 달리 맨하탄 중심가에 있는 지하철 역사가 생가보다는 너무 지저분해서 깜짝 놀랐다. 지하철 차량이 지저분 한 것이 아니라 지하철 역사가 훨씬 더 지저분하고 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지하철 역이 이정도가 되면 민원이 엄청나게 많이 발생할 텐데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것에 대해서는 관대한 모양이다. 물이 새서 흐른 자국과 페인트가 벗겨져서 흉물스러운 집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도착한 지하철 차량은 생각보다는 많이 깨끗하다.   

 

 

 

 

 

 점심을 먹고 주변을 구경하기 위해서 먼저 첼시마켓(Chelsea Market)을 찾아 갔다. 이곳은 원래 유명 쿠키였던 '오레오'를 생산하던 나비스코( National Biscuit Company)라는 공장이 있던 자리였다고 한다. 공장 확장으로 뉴저지로 이동하게 되어 이 건물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되었는데, 건물을 새롭게 리모델링해서 지금의 첼시 마켓이 들어섰다고 한다. 1990년대에 들어 여러 식품업체들이 입점하여 색다른 음식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뉴욕의 대표적인 마켓으로, 바깥은 고풍스러운 건물같았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너무나 깔끔하게 단장을 해 놓았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새건물처럼 보이지만 곳곳에 옛 건물의 흔적을 남겨 두었고, 옛날 사진을 걸어놓고 전시하고 있어서 옛 모습을 지금도 느낄수가 있었다. 이렇게 옛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 맘에 들었던 첼시마켓이다. 이제는 뉴욕 맛집들과 빈티지 상점들로 가득하여 볼거리가 정말 많은 곳이였다. 그리고 커피나 와인을 즐길수 있는 샵도 있어서 식사를 하고 와인이나 커피를 조용히 즐길 수도 있다. 이곳 첼시마켓에서 한국인에게 유명한 곳이 랍스터 플레이스와  사라베스 베이커리라는 곳이란다. 사라베스 베이커리는 섹스앤터시티의 주인공들이 브런치를 먹었던 곳이라는데 첼시마켓 자체가 넓어서 찾아보지는 못했다. 


 

 

 

 긴 복도식으로 되어 있는 양쪽에 상점들이 있고, 중간 중간 쉬거나 먹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들이 있었다. 첼시마켓에 입점한 상점 들 표지판도 상당히 세련되고 창의적이다. 볼거리, 먹을 거리가 많아서 제대로 구경을 하려면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면 먹자골목을 거닐고 있는듯한 느낌도 들었다.   

 

 

 

 싱싱한 랍스터와 해산물을 판매하는  더 랍스터 플레이스(The Lobster place). 사시미 코너도 있고, 랍스터, 새우등 해산물과 스프류, 스시 등을 팔고 있었다. 후배가 랍스터를 사 주려고 이곳에 왔는데 먹는 것보다는 구경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던지라 랍스터를 먹지는 않고 간단하게 뉴잉글랜드 스타일 크램차우더 스프와 연어 사시미를 사서 가지고 나왔다. 랍스터 플레이스 안쪽에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는 했지만 자리를 잡기가 힘들었고, 관광객과 식사를 하기 위해서 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다려서 먹기에는 다소 불편했다.

 

 

 

 

 

 

 챌시 마켓을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로 이동했다. 하이라인 파크로 이동하는 중에 첼시마켓 옆으로 구글 본사 건물도 보였는데 조금 허름한 지역에 있다는 느낌. 하이라인 파크는 옛날 공단 지역을 지나던 고가 철길을 공원으로 개조한 곳이라고 한다. 고가 철길을 리모델링하여 허드슨강도 보이고 도심 속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멋진 공원이라고 하면서, 후배가 나를 데리고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고 한다. 첼시마켓에서 구입한 먹거리를 복잡하지 않은 이곳에 와서 여유를 가지고 먹을 수 있었다.  

 

 

 

 

 

 높이가 건물 2,3층 높이에 위치해 있는 하이라인 파크를  11월에 찾아왔더니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들었다. 하이라인 파크는 폐 철길을 어마어마한 예산을 들여 10년 이상 계획하고, 2009년 1구간을 시작으로 2014년 3구간까지 완공했다고 한다. 후배도 3구간까지 완공한 이후에는 처음와 보았다고 해서 오늘은 전 구간을 천천히 걸어서 이동해 보기로 했다. 하이라인 파크가 있는 이곳은  원래 기찻길이 지상에 있었는데 기찻길에서 사고가 너무 많이 나서 기찻길을 고가로 만들어서 다닐 수 있도록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럭수송이 증가하면서 철로 이용이 줄어들자 버려지게 되었다고 한는데, 철거하는 대신 공원으로 바꾸자는 아이디어로 하이라인 공원이 탄생하게 되었단다.

 

 

 

 


 21세기의 센트럴파크라는 명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과 인공, 도시의 과거와 미래, 보존과 개발 등 상반관계에 있는 주제를 기본 컨셉으로 지어졌다는 소개가 그대로 마음에 와 닿는다. 조금만 낡아도 버리고 새것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공원 중간 중간에 쉬어 갈 수 있는 벤치도 엄청나게 많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벤치에 앉아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나 북을 치면서 공연을 하고 있는 사람 등 여유로움이 많이 묻어났다. 숲도 잘 조성해 놓아서 이곳이 지상10m 위에 설치되어 있는 공원인지를 의심케 한다.   

 

 

 

 

 

 

 

(9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