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뉴욕마라톤('14.11)

뉴욕마라톤 13-9 (맨하탄 구경 - 하이라인 파크) (2014.11)

남녘하늘 2017. 1. 14. 00:11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는 중간 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책을 읽거나 커피 한잔을 하면서 담소를 나누기에도 너무 좋아 보였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휴식공간에서 여유를 가지고 담소도 나누고 주변의 풍광도 즐겼으면 좋았을텐데 오늘은 하이라인 파크를 끝까지 가보기로 해서 그냥 지나친다. 쭉 이어지는 공원 양 옆으로는 뉴욕의 건물들과 광고판도 보이는데 그 모습도 멋져 보인다. 무성하게 심어진 나무숲도 있고, 잘 가꾸어진 잔디밭 사이로 관광객과 시민이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 일원이 된다.    

 

 

 

 

 

 하이라인(High Line)은 1934년 건설된 화물열차용 고가철도를 말하며, 1980년에 운행이 중단된 이후로 흉물로 방치되며 철거위기에 놓였지만
시민단체인 하이라인의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이 결성되어 철거하지 않고 공원으로 새로 꾸미게 된 특이한 곳이다. 1.45마일(2.33km)의 고가 화물 노선에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를 두고 시민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게 만들었으며, 2014년 3구간까지 공사가 완공되었다. 공원을 걷다 보면 여러가지 볼거리도 많았고, 중간 중간 seating steps도 있는데 하이라인 파크 위에서 밖의 도로를 내려다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공원 곳곳에 괜찮은 반짝 아이디어를 적용한 것이 많아 보였다.     

 

 

 

 

 

 하이라인 파크에는 200여 종의 나무와 화초가 자라고 여러 곳에 쉴 수 있는 나무 의자들이 있어 이곳이 도심이고 고가철도였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공원의 식물 디자인은 기차의 운행이 멈춘지 25년 동안 기차 철로에 자연스럽게 자라난 식물들을 참고해서 조성되었다고 한다. 인공적인 손길을 느낄 수 없게 자연스러워서 훨씬 편안하게 느껴진다. 공원의 출입구는 청계천의 출입구처럼 두 블럭마다 위치해 있어 중간에 들어오고나 나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중간 중간 벽화도 보이는데, 세계 2차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두 남녀가 키스하는 벽화가 공원 한모퉁이에 그려져 있었다.     

 

 

 

 

 

 철로를 개조하였기 때문에 폭은 다소 좁은 곳도 있었고, 생각보다 넓은 곳도 있었다. 왕복 철로만 있던 곳은 나무나 잔디를 심어 사람들이 왕복할 수 있도록만 해 놓았고, 넓은 공간은 여러가지 편의시설을 설치해서 휴식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하지만 폭이 좁은 구간도 그다지 좁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걷다 보니 길 양쪽으로 철거직전의 오래된 건물도 보이고, 새로 건축중인 건물도 보여 이 하이라인 파크의 영향이 이 지역 발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간 중간 철로를 없애지 않고 놓아둔채 공원을 조성해서 이곳이 철길이었음을 알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사람들이 철길을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고, 그 철길을 걸어서 지나기도 한다. 하이라인 파크를 걸으면서 내내 느꼈던 것이지만 이 폐철로를 공원으로 재활용하면서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와 고민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도시 재생의 모범사례가 되어 뉴욕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공원으로 들어오는 입구 근처에는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하이라인 파크의 간략한 소개와 함게 지도와 주의사항, 오픈시간이 적혀있었다. 여름시즌에는 아침 7부터 밤 11까지 출입할 수 있고, 겨울에는 오후 7시만 되어도 문을 닫는다고 한다. 아직은 치안상의 문제점 등으로 인해 24시간 개방을 할 수 없는 모양이다. 이곳부터는 올해 연장공사 끝에 연결된 3구간인데 뒷편으로는 뉴욕지하철 차량기지도 보였다. 이 차량기지도 곧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인 허드슨 야드(Hudson Yards)개발 계획에 따라 커다란 5개의 주상복합빌딩이 신축된다고 한다. 다음에 뉴욕을 방문하게 되면 또 새로운 모습의 뉴욕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이 구간이 가장 허름한 느낌이 들지만 앞으로는 가장 멋진 장소로 바뀔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곳이 앞으로 더 활성화 될 것이라는 근거는 이곳이 뉴욕의 스카이라인과 함께 허드슨 강을 함께 볼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유동인구가 적지만  허드슨 야드(Hudson Yards) 계획에 의해서 주상복합건물이 세워지고 사람이 많아지면 더 많은 발전을 할 수밖에 없다. 지하철 역도 오픈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접근성에서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하이 라인 파크에서 바라다 보이는 허드슨 강, 그 너머로 보이는 동네는 뉴저지주의 저지시티(Jersey City)라고 한다. 가을의 단풍이 허드슨 강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이다. 하늘 위를 산책하는 기분인데, 이제 공원의 종점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2.5km정도 되는 공원을 사진도 찍고, 후배와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기면서 오다 보니 1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다. 왜 후배가 맨하탄에 와서 이곳을 둘러 보아야 한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된다. 뉴욕에 오면 꼭 들러야할 공원 세 곳이 센트럴 파크, 하이라인 파크 ,브라이언 파크라고 하는데 하이라인 파크를 보고 나서 센트럴 파크를 방문할 예정이니 다음에 브라이언 파크만 돌아보면 꼭 봐야할 공원을 모두 보게 된다. 철거될 뻔한 하이라인을 발상의 전환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멋진 공원이 만들어졌고, 그 덕에 이렇게 멋진 공원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제이콥 K. 제비츠 컨벤션 센터(Jacob K. Javits Convention Center) 맞은편이 하이라인 파크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우리 산책을 도착점이기도 하다. 이번 뉴욕 마라톤에 참가하게 되면서 제이콥 K. 제비츠 컨벤션 센터를 세번이나 지나치게 된다. 입구에 있는 공원 안내판에는 여러가지 내용이 설명되어 있었는데 공원의 규칙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어 있었다. 깨끗하고 쾌적한 공원을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된다. 공원 규칙- 레일 트랙이나 자갈 또는 식물을 밟지 않고 꽃이나 식물을 따지 않는다. 물건을 던지지 않는다. 고성방가 금지.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스케이트, 스쿠터 금지. 허용되지 않는 상업활동 금지.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승인된 지역 외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흡연 금지. 강아지 산책 금지 등등...    

 

 

 

 

 

 하이라인 파크가 끝나는 쪽이 뉴욕에서 유명한 메가버스(Megabus) 탑승장인 11번가 34st 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도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메가버스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메가버스는 2003년 8월 영국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캐나다 지역까지 도시나 주 사이를 이동하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음에 보스턴 마라톤대회에 참석하게 되면 뉴욕으로 와서 이곳에서 보스턴 가는 버스를 타고 갈 계획이어서 메가버스에 대해서 미리 공부해 놓았었다.     

 

 

 

 하이라인 파크 산책을 끝내고 이제는 센트럴 파크로 이동하기로 했다. 센트럴 파크에서 달리기를 해 보고 싶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달리기를 하기에는 어렵게 되었고, 어제 마라톤 결승점이어서 한번 지나쳐 보기는 했으되 제대로 본 것이 아니어서 오늘 꼭 구경하고 싶었었다. 다시 후배와 함께 후배 사무실 근처까지 이동해서 후배는 사무실로 들어가고 나는 센트럴 파크 구경을 하기로 했다. 오늘 자전거를 타지 않기로 해서 엄청나게 거리를 걷게 된다. 체력이 뒷바침 되지 않으면 안되는 여행이다.  

 

 

 

 

 

 11번가에서 한참을 걸어와 5번가에 이르니 바둑판 같은 도로위에 남북으로 비스듬이 가로지르는 도로로 유명한 브로드웨이(Broadway)와 연결되는 소공원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이곳에도 뉴저지에 있던 가정집에서 보았던  할로윈(Halloween) 데이 장식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직 할로윈 데이가 지난지 몇 일되지 않아서인 듯하다. 이곳에서 윗쪽으로 올라 가면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가 나오고, 뉴욕 중에서가 가장 번화하다는 곳이다. 옛날에 이곳은 한번 다녀간 적이 있었고 다음에 집사람과 함께 왔을 때 다시 방문하면서 이곳에서 뮤지컬을 관람하기로 하고 오늘 이곳 구경은 생략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다시 지하철을 이용해서 센트럴 파크로 이동하기로 했다. 하이라인 파크의 전 구간을 모두 걸어서 구경하느라 예상했던 시간보다 많이 지체 되었다. 지난번에 뉴욕에 왔을 때에도 센트럴 파크를 구경하지 못해서 이번에는 꼭 트레킹 개념의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면 또 다음으로 미뤄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서둘러 움직이기로 했다. 뉴욕에서 특파원이 보내는 뉴스를 보면 꼭 등뒤로 타임 스퀘어의 현란한 전광판과 브로드 웨이가 나오는 등 뉴욕 맨하튼의 심장인 브로드웨이를 그냥 지나치는 것도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여행 일정이 짧은 여행자로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34 Street-Herald Sq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34 Street-Herald Sq역에서 타서 Lexington Av 53st 역에 내려야 했는데 후배와 이야기를 하다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 버렸다. 거의 10년만에 만나서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니 할 이야기는 많은데,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어 남자들의 수다로 인해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 버린 것이다. 결국  Queens Plaza 역까지 갔다고 되돌아와야 했다. 이스트 강 지하도 연결된 선로로 인해 한 정거장이 굉장히 길었다. 덕분에 조금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뉴욕지하철로 노선이 많고 복작하지만 오늘 몇 번 이용해보니 역 이름도 이해하기 쉽고 그다지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 같았다.      

 

 

 

 

 

 후배가 센트럴 파크까지 안내를 해 주겠다고 했지만 바쁜 직장인을 하루 종일 함께 할 수가 없어서 먼저 사무실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나혼자 센트럴 파크를 찾아 갔다. 맨하탄의 도로를 걸어 다니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볼거리가 많아서 관광을 제대로 한다면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하다. 이번 여행은 그런 시내 구경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서 목적지를 향해서 이동할 때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음에 뉴욕을 오게 되면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구석 구석 구경해 보아야겠다.       

 

 

 

 

(10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