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그리스, 터키('14.5)

터키 여행 26-20 (비내리는 이스탄불 시내구경) (2014.5)

남녘하늘 2016. 9. 15. 13:07

 

 쉬린제 마을에서 나와 이제는 이스탄불로 돌아가야 한다. 이곳에서 이스탄불까지는 육로를 이용해서 가게 되면 5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우리는 국내선 항공을 이용해서 돌아가기로 되어 있어 이즈미르 공항으로 가야했다. 터키 제3의 도시인 이즈미르(Izmir)는 이스탄불의 남서쪽 336km, 에게해(海)에 면한 터키 제3의 대도시로 예전에는 스미르나라고 불렀다고 한다. 쉬린제 마릉에서 나오니 이즈미르가 큰 도시라 그런지 고속도로도 잘 만들어져 있어 이동하기가 편하다.  

 

 

 

 

 이즈미르에도 볼 것이 많다고 하는데 따로 관광을 하지 않고 그냥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지나치는 도시가 되어 버렸다. 시내에서 공항까지는 철도도 운행된다고 하는데 어짜피 우리는 관광버스로 움직이게 되니 편하게 공항까지 이동했다. 이즈미르 공항은 새로 지은 것 같아 보였는데 외관상 공항 규모나 시설은 상당히 넓고 좋아 보였다. 우리를 태우고 다녔던 관광버스 기사아저씨와 가이드는 우리를 공항에 내려주고 부지런히 이스탄불로 달려 와야 한다고 한다.  

 

 

 

 

 새로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듯한 분위기를 보이는 이즈미르 공항은 큰 규모의 국제공항인데 라운지도 넓고 비행편도 많은 것 같았는데 이용하는 손님은 많지 않은 듯 했다. 아니면 우리가 공항을 이용할 때가 마침 손님이 없었을 때였거나... 공항 내부의 모습이 꽤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였는데 과거에 한번 가 본적이 있는 UAE의 아부다비 공항 설계자와 같은 사람이 설계한 것이 아닌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는 국내선 터미널에서 출발하는데, 국내선 터미널은 훨씬 더 썰렁했다. 공항 밖도 한적해서 조용한 공항으로 기억된다.   

 

 

 

 

 

 

 이즈미르에서 이스탄불까지는 비행기로 한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6시 비행기를 탑승했는데 7시 조금 넘어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했다. 터키에 처음 도착할 때에는 새벽이라 어두워서 이스탄불 시내를 제대로 내려다 보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비행기에서 시내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날이 맑지 않아서 깨끗한 시내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인구 1천3백만명의 거대한 이스탄불을 느낄 수 있었다. 높은 빌딩이 많은 것은 아니였지만 도시가 거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일행들은 오늘 이스탄불 시내 야경 투어를 옵션으로 간다고 하는데 우리는 도착했던 첫날 이미 갔다 온 곳이어서 함께 이동하지 않고 다른 일정으로 다니겠다고 했다. 가이드 입장에서 본다면 상당히 불량 손님이다. 그동안 짐을 모두 들고 다녔기 때문에 처음 이스탄불에 도착했을 때 묵었던 메리어트 호텔(Courtyard Istanbul Marriott Hotel)에 먼저 와서 체크인해서 짐을 놔 두고 다시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스탄불에 도착할 무렵부터 내리는 비가 굵어졌다가 가늘어졌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비가 내리면 관광하는 것이 불편한데 그렇다고 호텔에 있기는 싫어서 다시 숙소를 나왔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호텔에서 공항까지는 택시를 이용했고,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비까지 내리는 시내는 지하철이 가장 빠른 운송수단이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나올 때부터 비가 오락가락 했었는데 지하철에서 내려 트램을 갈아 타려고 제이틴브르누(Zeytinburnu) 역에 내리니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다. 비가 올 것을 예상하고 우산까지 챙기긴 했지만 시내 구경을 하려면 비가 그쳐주어야 재미있는 여행이 될텐데 걱정이 된다. 다시 트램으로 갈아타고 가는데 지하철을 탔을 때와는 달리 밖에서 비가 내리는 것을 볼수 있는데 이렇게 비가 많이 내려서 돌아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트램으로 바닷가에서 가까운 시르케지역에 도착하니 장대비가 내린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려서는 시내를 구경한다고 돌아다닐 상황이 아니다. 우산을 준비해 왔지만 머리만 비를 피할 수 있을 뿐 몸은 모두 비에 젖을 정도로 비가 내려 역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비가 가늘어지기를 기다렸다. 돌아다니면서 시내구도심 구경을 하기 어렵다면 그동안 여행하면서 시간에 쫒겨 차도 한잔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분위기 좋은 곳에서 차나 한잔 하자고 마음을 바꿔먹고 괜찮은 카페를 찾아 보기로 했다. 비내리는 이스탄불을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금 한적해 보이는 사르케지역 근처에서 카페가 많지 않을 것 같아 반대편 승차장으로 건너와서 다시 트램을 타고 귤하네 역으로 한정거장 이동했다. 그 잠깐 사이에 억수같이 퍼붙던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돌아 다닐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으니 언제 다시 비가 굵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그 중간에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시내 구경을 다시 하기로 했다. 비가 내리면 근처에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된다.      

 

 

 

 

 구도심에는 이스탄불에 도착했던 첫날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비가 내리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뒷골목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여행객들이 좋은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비가 내리면 분위기 괜찮은 곳에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 할 생각이었는데 마침 이곳을 둘러볼때에는 비가 잦아들어서 그 골목 분위기를 돌아 다니고 싶어서 산책을 이어갔다. 이 근처에 숙소가 있었더라면 비가 오더라도 개의치 않고 여러곳을 둘러 보았을텐데 참으로 아쉽다. 돌아 다니면서도 항상 호텔로 돌아가야 할 시간을 계산하면서 다녀야하니...  

 

 

 

 

 골목길을 돌아 다니다 방향감각을 잠시 잃어버렸는데 트램 선로가 보이면서 아까 처음 지나쳤던 사르케지역 근처가 나왔는데 이제 보니 사거리를 중심으로 많은 카페들이 몰려있다. 다시 비가 조금 내리는 것 같아서 차한잔을 하면서 잠시 쉬기로 했다. 1864년부터 대대로 이어져 왔다는 하피즈 무스타파 1864 (Hafiz Mustafa) 카페에 들어갔는데, 1층에서는 수십가지가 넘는 터키쉬 딜라이트와 간식을 구경하고 맛볼 수 있다. 워낙 종류도 많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이스탄불 시내에 같은 이름의 카페가 여러 곳에 있는 모양이다.  

 

 

 

 

 

 

 2층에는 카페처럼 좌석이 놓여져 있었는데 창가 자리에 앉았더니 통유리 창을 통해서 멀리 바다고 보이고 가까이 시르케지 트램역과 철로까지 보인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한참을 이곳에서 쉬면서 여유롭게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하피즈 무스타파 1864 카페는 유서깊은 디저트 카페답게 대부분의 터키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터키의 대표적인 터키쉬 차이와 애플티부터 시작해서 갖가지 로쿰 등 매우 많은 터키 디저트를 취급하고 있었고, 가격은 훌륭한 인테리어와 분위기에 비해서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내부는 아주 이슬람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며 놓아서 깔끔하고 이국적이다.   

 

 

 

 

 

 터키하면 가장 떠오르는 음식 바로 케밥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고등어 케밥을 먹기 위해 비가 조금 잦아든 틈을 이용해서 바닷가로 이동했다. 터키에 오면서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이 있었는데 가이드가 개별시간을 주지 않아서 우리 부부를 제외하고 함께 온 일행들은 해 본 것이 거의 없다. 오늘도 우리만 저녁시간에 밖으로 나왔기에 고등어케밥을 먹을 수 있었다. 비도 많이 왔었고 상당히 늦은 시간이어서 아직 영업을 하고 있을까 걱정하면서 도착했는데 다행이 영업중이었다. 파도에 흔들리는 배에서 고등어를 즉석으로 구워 준다. 

 

 

 

 

 

 비가 많이 내렸는데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손님들도 테이블에 앉아서 케밥을 먹고 있었다. 비에 젖은 테이블을 딲아 놓기는 했지만 테이블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앉아서 먹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고등어 케밥은 바케트 빵에 양파랑 상추 그리고 메인인 고등어를 더해 간단하게 만드는 것 같았는데 먹어보니 생각보다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나왔지만 이스탄불에 와서 고등어케밥을 먹지 않고 돌아가면 서운할 것 같아서 먹어본 것인데 특별한 양념이 없음에도 소문대로 맛이 좋았다.  

 

 

 

 

 고등어 케밥을 파는 에미뇌뉘 선착장에서 갈라타 다리가 보였다.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갈라타 다리까지 가서 한번 걸어서 지나갈 생각을 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버스를 타고 한번 지나가 본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아쉽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가보고 싶은 곳은 많으니 어쩔 수가 없다. 탁심광장이 있는 신시가지도 이번에는 가 보지 못하고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에 이스탄불을 방문하게 되면 그 때는 신시가지와 아시아쪽 시가지도 돌아보는 일정을 잡아 보아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에미뇌뉘 선착장 길 건너편에 커다란 모스크가 보였다. 얼핏 보아서는 아야 소피아 성당처럼 생겼는데 선착장에서 아야소피아 성당이 보일리는 없고 물어 보니 예니 자미라고 한다. 블루 모스크와 아야 소피아 성당에 비해서 규모면에서 별로 뒤질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이 모스크는 중심지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여행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1597년 공사를 시작해서 1663년 완공한 최장기간 공사기록을 갖고 있는 사원이라고 한다. 예니는 터키어로 새로운을 뜻한다고 하는데 당시로서는 아주 새로운 양식으로 지어진 모스크라 하여 예니 자미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조명도 잘 해 놓아서 비만 내리지 않았으면 가서 한번 둘러 보았을텐데 오늘은 비 때문에 가봐야 할곳을 많이 생략하게 된다.  

 

 

 

 

 

 터키 여행을 와서 저녁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시내구경을 하는 등 강행군을 했더니 여행이 끝나갈 무렵이 되니 피곤이 많이 누적되는 느낌이다. 나는 그래도 체력이 뒷받침되지만 집사람은 나를 따라 다니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래도 나와 비슷한 성향이어서 몸은 힘들어도 돌아다니면서 보는 것을 더 좋아해서 다행이다. 오늘도 비가 내리는 이스탄불 시내에 나가서 여러 곳을 둘러보고 많은 체험도 하고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함께 여행을 했던 일행은 공항에서 호텔로 오지 않고 바로 단체로 시내야경 욥션관광을 나갔었는데 비가 너무 내려서 시내 구경도 하지 못하고 그냥 호텔로 돌아 왔다고 한다. 결국 이스탄불에 와서 유명 관광지 이외에는 제대로 체험을 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셈이다. 실컷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느즈막히 내일 일정을 위해 호텔로 돌아왔다.  

 

 

 

 

 

 

(21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