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그리스, 터키('14.5)

터키 여행 26-21 (보스포러스 해협 유람선) (2014.5)

남녘하늘 2016. 9. 20. 00:06

 

 짧고도 길었던 여행의 마지막날이 밝았다. 어제도 밤에 시내구경을 하고 늦게 호텔에 돌아왔는데 오늘 저녁에 비행기를 타고 출국해야 하기에 짐정리를 하기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 가급적 기념품이나 특별한 물품을 구입하지 않으려고 했음에도 터키에 올때에 비해서 짐이 많이 늘어나서 짐을 잘 챙기는 것도 요령이 필요했다. 메리어트 호텔(Courtyard Istanbul Marriott Hotel)이 워낙 외진데 있고 주변에 돌아다닐 여건이 안되는 호텔이어서 아침 식사를 할 때까지 여유있게 준비를 했다. 이곳의 아침 식사는 꽤 훌륭했다. 호텔만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면 아주 괜찮았을 호텔이다.   

 

 

 

 

 출발할 준비를 마치고 내려 오니 우리 가족이 가장 먼저 내려왔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우리 가족만 저녁에 따로 놀러 나가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단체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늦게 도착해서 민폐를 끼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번 여행을 동행자들을 비교적 잘 만난 편이어서 여행을 하면서 일행들 때문에 짜증이 낸적은 없었다. 오히려 가이드가 너무 친절하지 못하고, 손님을 봉으로 생각하고 감동을 주지 못해서 짜증이 났고, 나도 그에 걸맞게 지갑을 열지 않았다. 일행을 기다리면서 호텔의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호텔을 제대로 둘러 본것이 오늘 아침이 처음인 듯하다. 생각보다는 시설이 좋았는데 너무 늦게 알았다.    

 

 

 

 

 오늘은 보스포러스해협 유람선 탑승으로 투어가 시작된다. 아침식사를 일찍 마치고 길이 막히기 전에 보스포러스해협 쿠르즈 선착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선착장까지 가는 길이 멀어 보여서 서둘러 이동했는데, 배에는 우리 일행만 타는 것이 아니어서 다른 팀들이 도착할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배를 타지 않고 기다리는 덕분에 여유 있게 선착장 주변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도 시미트(Simit)를 팔고 있는 아이를 보았는데 이번에도 시간을 맞추지 못해 사지 못했다. 결국 이번 여행에서는 시미트를 먹어보지 못한채 돌아와야 했다.  

 

 

 

 

 

 선착장이 있는 주변을 잠시 둘러보았다. 서울은 도심을 가로 지르고 있는 한강변에 도로가 가로막고 있어서 강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섬처럼 되어 있는데 반해서, 이스탄불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해안을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관광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선착장 주변에도 공원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고, 주거지와 함께 자미도 보이고 대학교로 보이는 건물도 있었다. 서울이 관광도시를 표방한다면 한강을 잘 이용해야 할텐데, 쉽지 않는 과제이다.    

 

 

 

 


 한참을 기다려 유람선 탑승이 시작하고, 조금 지나서 배가 출항한다. 신시가지 해안을 따라 보스포러스 해협 상부 쪽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함께 탑승한 일행들은 이리저리 사진 찍기에 좋은 자리를 찾아 선상위를 오가는 모습이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다. 유럽과 아시아를 번갈아 감상하면서 보스포러스 대교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인데, 출항하니 어제 저녁에 비를 맞으면서 보았던 예니 자미를 비롯해서 수많은 모스크가 보인다. 

 

 

 

 

 

 본격적으로 보스포러스 해협으로 진입한 유람선은 이스탄불의 신시가지를 끼고 계속 이동한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두고 유럽과 아시아가 나누어지기 때문에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가 공존하는 유일한 도시다. 해협의 동쪽인 아시아 지역은 대부분이 주거지역이고, 서쪽의 유럽 지역은 무역과 상업 지역으로, 많은 유적지가 모여 있는 구시가지인 술탄 아흐멧 지역은 유럽 쪽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 페리는 1층은 실내석, 2층은 보스포러스 해협의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오픈석으로 되어 있어,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스탄불의 풍경을 감상한다.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해안의 풍광이 멋있고 아름답다.

 

 

 

 

 

 보스포러스는 소가 걷는 바다라는 뜻으로 해협의 길이는 30km이며 가장 폭이 좁은 곳의 길이가 약700m라고 한다. 해협의 폭이 적은 곳에서는 물살이 빠르다고 하는데 배를 타고 있으면서는 느낄 수가 없었다. 해안 양쪽에는 고대 유적지와 궁전, 풍경화 같은 터키의 주택, 울창한 숲, 음식점과 찻집, 별장 등이 펼쳐져있어 한폭의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것같다. 과거 오래전부터 지중해와 흑해 간의 상행위가 이 해협을 통해서 이루어졌으며, 현재도 유람선을 비롯해서 수많은 선박들이 이곳을 지나친다.    

 

 

 

 해안을 따라서 선착장도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중간에 엄청난 크기의 호화 크루즈유람선이 정박하고 있어 빌딩을 보는듯 하다. 아마도 유럽에서 단체 여행객이 크루즈선을 타고 여행을 온듯하다. 호화유람선에 비하니 우리가 탄 관광 유람선은 조그만 어선같은 느낌이다. 한참 오래전에 부산에서 저런 크루즈선을 타고 금강산 여행을 갔다 왔던 생각이 난다. 다음에 나이가 더 들어서는 저런 유람선을 타고 한번 여행을 해야 할텐데...

 

 

 

 


 배를 타고 이동하니 멀리 돌마바흐체 자미가 눈에 들어온다. 돌마바흐체 시계탑이 나오고 이어서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티브로 지어졌다는 화려한 석조 궁전 돌마바흐체 궁전이 보인다. 오늘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나면 바로 방문한 곳이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슐탄 압둘메지드에 의해 1843년에 건설하기시작하여 1856년에 완공된 궁전으로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회복해보겠다는 생각에 국가재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 궁전을 만들었다. 그로 인해 국가 재정부담이 커져서 문제가 많이 생겼지만, 지금은 그로 인해 관광수익을 많이 벌고 있으니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가 없다.    

 

 

 

 


 돌마바흐체 궁전을 지나 북쪽으로 더 올라가니 돌마바흐체 궁전과 비슷한 느낌의 건물이 나오는데 이스탄불에서 가장 호화로운 호텔로 알려진
시라간 팰리스 켐핀스키(Ciragan Palace Kempinski) 호텔이다. 원래 이 호텔은 오스만 제국 최후의 술탄들이 살았던 시라간 궁전이었는데 유럽의 켐핀스키호텔이 인수해 호텔로 개조했다. 터키 정부의 국빈급 손님이나 유명 인사들이 다녀간 고급호텔로 발코니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데 언제 한번 숙박해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유람선을 타면 유럽지역과 아시아지역을 운행하는 정기선보다 훨씬 육지쪽으로가까이 운행해서 사진 찍기 좋다고 했는데, 말처럼 해안을 따라서 가까이 이동해 주어서 볼거리가 많았고 사진을 찍기 좋았다. 해안선을 따라 양 대륙에는 오스만시절 왕조가 사용했던 화려한 궁전들과 별장. 외국의 대사관들. 호텔. 사원 등 이국적인 볼거리가 가득했다. 보스포러스 대교 가까이에 있는 오르타쿄이 자미는 멋진 장소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 모스크도 바로크 양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자연 채광을 위해 설계된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가 매우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 자미도 멋스러웠다.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보스포러스대교는 이스탄불에 가면 꼭 봐야하는 명물이다. 오늘 유람선을 탄 이유중에 하나가 해변을 구경하는 것과 함께 이 대교를 한번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보스포러스 해협 동서를 잇는 2개의 다리 중 하나로, 총길이는 1,510m, 폭은 39m의 현수교로, 1973년에 준공했다고 한다. 현수교를 지탱하는 첨탑 2개 사이의 거리는 1,074 m이고, 첨탑의 높이는 105m로 굉장히 큰 현수교로 보면 된다. 오늘 유람선을 타면서 특별한 정보 없이 타게 되어서 어디까지 갔다가 돌아갈까 생각했었는데, 보스포러스대교를 지나고 나서 유턴해서 돌아간다.  

 

 

 


 

 보스포러스대교를 지나 좀 더 가면 더 볼것이 있다고 이야기 들었지만 오늘 일정이 바쁘기 때문에 배 타는 시간을 조금 단축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시아쪽에 해안에 가까이 붙어서 왔는데 해안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유럽쪽의 도시 풍경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이스탄불에도 해변에는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모양이다. 썩 잘 꾸며 놓은 해변의 일반 주택과 개인 요트도 많이 보였다. 역시 전망이 좋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해안 양측에는 곳곳에 장관을 연출하는 역사적인 문화의 흔적이 가득하고, 음식점, 카페, 별장 등이 풍경을 짧은 시간에 둘러볼 수 있는 관광이 보스포루스 투어인듯 싶은데, 짧은 유람선 탑승시간이었지만 좋은 구경을 했다는 생각이다. 

 

 


 

 해안을 따라서 구경하는 것이 재미는 있었지만 되돌아 오는 길에는 바닷바람이 조금 강하게 불어서 선실 바깥쪽에 있기에는 부담스러워서 선실 안쪽으로 들어와서 찬찬히 유람선 관광을 마친다. 날씨가 추운 것은 아니지만 바람에 숨쉬기가 힘들다는 느낌. 바람때문에 파도가 출발할 때보다는 조금 높게 일기는 했지만 거센 파도는 아니었다. 이곳 바다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거의 없는 모양이다. 해안을 따라서 있는 건축물을 보면 거의 모든 건물들이 해안 가까이까지 만들어진 것을 보니 그런 추론이 가능했다. 유람선을 타고 있으면서도 바다를 지나간다는 느낌보다는 조금 큰 강을 지난다는 느낌이 훨씬 더 강했었다.    

 

 

 

 


 이제 흰색의 보스포러스 자미가 눈에 들어 온다. 돌마바흐체 자미 뒤쪽으로는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인 리츠 칼튼호텔(The Ritz-Carlton Istanbul)도 보인다. 유람선은 1시간 조금 넘은 시간동안 보스포러스 해협 크루즈를 마치고 신시가지 쪽의 카바타쉬(Kabataş)선착장에 도착했다. 돌마바흐체 자미는 돌마바흐체 궁전의 일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바로크와 르네상스 시대의 영향을 받아서 지어진 건축물이어서 고전적인 이스탄불의 자미와는 많이 많이 다르다고 한다. 선착장 앞에는 해안을 따라 카페가 있어 바다를 감상하며 즐길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이스탄불에 와서 처음으로 유럽쪽 신시가지를 방문하게 되고, 이곳에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 구경을 하러 간다.     

 

 

 

 

 

 

 

(2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