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고베마라톤('13.11)

고베마라톤 10-3 (마라톤 엑스포장) (2013.11)

남녘하늘 2016. 3. 7. 00:18

 

오사카에서 고베로 이동한 뒤 호텔에 도착, 아직 체크인 할 시간이 되지 않아 짐만 맡겨 놓고 고베마라톤 엑스포 장으로 이동했다. 아침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 지하철을 이용한 것, 오사카에서 고베로 이동하는 급행전철, 또 산노미야(三宮)역에서 고베마라톤 엑스포가 열리는 곳까지 이동은 모두 간사이 드로패스를 이용해서 이동했다. 오늘과 내일 2일간 사용하는 드루패스의 가격은 4,000엔이었는데 엄청 비싼 일본의 교통비를 감안했을 때 내일 아리마온천까지 다녀 온다면 패스를 사용하는 편이 훨씬 저렴한 셈이다. 포토라이나(ポート・ライナー, port+liner) 시민광장역에서 내리니 역에서 부터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고베 국제전시관까지 대회 관계자들이 나와서 안내를 하고 있었다.   

 

 

 

 

 

마라톤 엑스포가 열리는 고베 국제전시장(神戸 国際展示場). 입구에는 엑스포가 열리는 것과 마라톤 대회가 개최된다는 대형 안내판이 세워놓고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배번과 물품을 배포해주고 마라톤 용품과 관련된 여러가지 물품을 판매하는 마라톤 엑스포 행사가 개최되고, 내일은 이곳이 마라톤 대회의 결승점이 된다. 도쿄마라톤 대회를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진 대회인지라 대회 코스의 설계나 행사장들이 모두 도쿄마라톤 대회를 닮아 있다. 오사카 마라톤 대회도 마찬가지였고. 행사의 종점을 국제전시장으로 해서 넓은 장소를 주자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모두 비슷하다.   

 

 

 

 

 

배번을 받는 곳은 참가자 가족이나 지인등은 참석하지 못하고 주자들만이 입장할 수 있었다. 배번을 받으러 갔더니 외국 참가자를 위한 부스를 제일 끝쪽에 따로 만들어 놓았다. 따로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놓지는 않았지만 배번을 받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이곳 고베 마라톤대회도 최근 일본의 정치, 사회적인 분위기때문인지 외국인 참가자의 숫자가 그다지 많지는 않은 듯 조금 한가한 느낌이었다. 함께 참가한 일행중 두분이 행운상에 당첨됐다고 했는데 미소된장과 소바면을 기념품으로 받았다. 진행자들이 너무 좋아하면서 기뻐해줘서 대단한 선물을 주는가 했더니 그것도 아닌데...        

 

 

 

 

 

고베마라톤 기념 티셔스까지 지급받았다. 옷이 조금 작아 보였는데 나중에 입어 보니 몸에 맞게 제작된 슬림 스타일이어서 오히려 좋았다는 생각이다. 헐렁해 보이는 셔스보다는 훨씬 좋았다. 함께 참가한 일행중에 옷이 작아보여서 조금 큰 사이즈로 교환을 요구했더니 모든 옷이 미리 신청한 숫자대로 나왔기 때문에 교환이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다.그것도 굉장히 정중하게 미안하다고 한다. 그만큼 일본 사회는 모든 것이 자로 잰듯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같으면 어지간하면 바꿔주고 대안을 찾으려 했을텐데... 무엇이 정답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고베 마라톤 엑스포도 어제와 오늘, 2일동안 개최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토요일인 오늘 찾아오는 모양이다. 엑스포장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았다. 우리나라의 마라톤 대회는 택배시스템이 발달하고 편한 것에 익숙해서 배번과 기념품을 모두 집으로 배송해 주지만 외국의 대부분의 대회는 이렇게 직접 엑스포장을 찾아와 배번과 물품을 받아가야 한다. 대회 전날 엑스포장을 찾게 만듬으로서 타지역 신청자들로 하여금 해당지역에 대한 경제적인 실익을 줄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보여진다. 마라톤대회에 대한 또 다른 즐거움일 수도 있다. 

 

 

 

 

 

 배번을 수령하고 나서 함께 온 일행들에게 엑스포장을 개별로 돌아보자고 제안했다. 개인별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곳에서 구매하고 싶은 품목도 제각기 다르고, 괸심있는 부스도 모두 다른데 함께 몰려 다니면 쓸데 없이 시간을 낭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마치 여행사 가이드가 된 느낌이다. 충분히 시간을 주고 둘러보고 나서 2시간 뒤에 엑스포장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혼자서 여행을 하면 다른 사람 신경쓰지 않고 내맘대로 하면 되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서 봉사를 하려니 신경쓰이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고베마라톤 대회도 스포츠용품은 아식스가 메인 스폰서를 하고 있는지 엑스포장에 아식스 부스를 제일 좋은 곳에 가장 크게 만들어 놓았다. 특히 대회 참가 기념품으로 받은 셔스와 비슷한 느낌의 공식티셔스를 화려하게 만들어 전시해 놓았는데 판매가격이 만만치 않다. 스포츠 웨어 관련 부스는 역시 인기가 많아서 사람들도 굉장히 붐빈다. 지난번 도쿄마라톤 엑스포에 갔을 때에는 화려한 문양의 하의가 많이 있었는데 고베에서는 운동화와 상의 위주로 전시가 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종류보다는 훨씬 다양하고 최신의 디자인이 전시되고 있어 볼만했다.  

 

 

 

 

 

 아식스 매장을 나오니 다른 협찬사들의 부스로 이어진다. 규모는 지난 2월에 있었던 도쿄마라톤에 비해서는 조금 적다는 느낌은 들지만 운영하고 있는 분위기는 도쿄마라톤에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아기자기하고 더 친절한 느낌이다. 대회 참가자가 2만명이나 되니 이런 행사를 해도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듯하다. 해외마라톤 대회를 참가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엑스포 행사가 부럽고, 우리나라에서는 대회주최측에서 단순하게 달리는 것을 주관하는 것에서 끝나지 말고 마라톤과 관련된 산업이 함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고베의 이미지를 형상화 해 놓은 부스가 굉장히 많았다.   

 

 

 

 

 

 

 전시장 한켠에는 BMW 회사에서 협찬한 시계를 장착한 선도차량과 심판이 타게 될 차량을 전시해 놓았다. 조직위원회에서 신경을 쓴다면 이런 식의 협찬도 가능한 모양이다. 회사 홍보도 하게 해 주면서 조직위원회에서는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고베마라톤 대회의 테마는 '감사와 우정'을 표방하고 있다. 대회 홈페이지에서도 "감사와 우정"이라는 것을 대회의 기본 테마로 밝히고 있었는데, 한신 대지진 이후 고베의 재건에 손을 내밀어준 모든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우정을 고맙게 생각해서 이 대회의 모토로 삼았다고 한다. 자신을 위해 달린다는 목표와 함께 다른 사람들을 위해 달리자고 이야기한다. 엑스포장 별관에는 판매장 부스 대신에 고베마라톤 전반적이 여러 가지 내용을 전시해 놓았다.

 

 

 

 

 

 

 이번 고베 마라톤 대회의 코스도를 크게 만들어 놓았는데, 미리 주로를 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다. 대형으로 만들어 놓아서 대회 홈페이지에서 조그마한 화면으로 보던 것과는 차이가 많이 나고,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다른 전시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관심을 표하고 있고, 코스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긴다. 이런 것은 다음에 우리나라에서도 행사를 개최한다면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고베마라톤 EXPO는 상품만 파는 시장이 아니라 굉장히 즐길 수 있는 마라톤 이벤트 중의 하나였다. 평소 마라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오더라도 자연스럽게 마라톤을 접할 수 있고, 여러가지를 배워 갈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와 전시가 이루어졌다. 올해로 7번째로 열린 도쿄마라톤 대회를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진 고베마라톤이고, 올해로 3번째 열리는 고베마라톤인데 와서 보니 도쿄마라톤 엑스포장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불과 3년이 되지도 않아서 이런 행사를 치루어 내는데 국내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 관계자들은 이런 곳에 한번도 와보지 않는지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마라톤 참가하는 사람들을 봉으로 생각하고 돈 벌이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조금 머리를 쓰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을 터인데... 

 

 

 

 

 액스포 행사장 별관에는 고베지진에 관한 전시장이 한켠에 마련되어 있었다. 1995년 1월 17일 발생한 고베대지진은 공식적으로 한신(阪神)대지진이라고 하는데 관서(關西)대지진이라고도 한다. 피해는 고베시 반경 100km 안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사망자 5,249명, 부상자 2만 6,804명, 이재민 약 20만 명에 이르렀다.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 조선·철강산업의 중심지인 고베시의 수많은 건물과 공장시설 및 고속도로·철도·통신시설 등 사회기간시설이 파괴되어 이 지역의 산업 활동을 마비시켰다. 지진에 대한 경각심과 고베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전시장을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엑스포장 출구 앞에서 행사장 참가자들이 쉴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식사시간은 되었지만 식사는 고베 시내에 들어가서 먹기로 하고, 엑스포장에서도 나누어준 무알콜 맥주를 마시면서 아직 나오지 않은 사람들을 이곳에서 기다렸다. 생각보다는 꽤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서 엑스포장이 활기가 넘쳐 보인다. 우리 나라에서도 배번을 택배로 보낼 것이 아니라 이런 규모의 엑스포 행사를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엑스포장 구경을 마치고 이제 호텔에 체크인 하기 위해서 포토라이나 시민광장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고베의 신교통이라고 불리는 포토라이나는 1981년 운행을 시작한 일본 최초의 무인 전철이다. 벌써 30년 전에 이런 무인 전철이 상용화 되어 있었다고 하니 기술적인 면에서 우리보다는 많이 앞서 있었다. 그나마 빠른 시간에 우리나라도 발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포토라이나 전철 안에는 고베마라톤 대회를 위해서 2일간 사용할 수 있는 특별표를 한정 판매중이라고 알리고 있었다. 2일간 900엔인데 항상 느끼지만 굉장히 비싼 일본 교통 요금이다. 전철을 타고 나니

양 옆으로 펼쳐지는 푸르른 바다와 고베항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베항은 일본 제 3위의 무역항이다.  

 

 

 

 

 

 

 

(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