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고베마라톤('13.11)

고베마라톤 10-4 (고베타워, 고베 시내 관광) (2013.11)

남녘하늘 2016. 3. 8. 00:29

 

 고베마라톤 엑스포장에서 대회참가에 필요한 배번과 물품을 수령하고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아침에 오사카에서 오면서 호텔에 들어 체크인을 할 수 없어 짐만 맡겨 놓고 왔는데 시내로 들어와서 점심을 먹고 호텔로 돌아가니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조금 이르기는 했지만 체크인을 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이번 고베마라톤 여행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호텔 예약이었다. 오사카에 비해서 호텔은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마라톤 대회때문인지 호텔이 빨리 예약 마감되어서 비즈니스급 호텔 예약을 하느라 정말로 힘들었다. 한두명이 움직인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10명이 넘는 사람과 함께 하다보니 더 많이 힘들었다. 

 

 

 

 

 

 호텔에 짐을 풀어 놓고 간단한 정비를 취하고 나서 고베시내 구경을 나섰다. 달리기는 내일 하면 되는 것이고, 참가자 모두가 체력적으로 여행을 하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고베 중심가와 고베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 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겐초마에(県庁前) 역으로 이동한다. 오늘은 고베의 차이나 타운이라고 불리는 난킨마치(南京町)와 고베항을 둘러볼 생각이다. 지하철 세이신 야마노네(西神 山手)선 산노미야역에서 탑승했는데 지하철 역에 있는 고베 예술공과대학의 광고판이 화려하고도 특이해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겐쵸마에(県庁前)역에서 내려 난킨마치(南京町)로 가는 길에서 보았던 효고현 공관의 모습이다. 일종의 영빈관으로 사용된다고 하는데 조경이 너무나 잘 되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일반인에게 오후 4시까지 무료로 개방을 하고 있었지만 오늘 봐야 할 것이 많아서 공관 내부에는 가보지 못했다. 역을 중심으로 반대편에는 효고현청(兵庫県庁)이 있고 조금 더 가면 고베시의 도시공원을 대표하는 일본정원인 소라쿠엔(相楽園)이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오늘 우리가 지나가는 도로상에 위치한 것이 아니어서 방문하지는 못했다. 짧은 여정에 모든 것을 둘러 볼 수는 없다.    

 

 

 

 

 효고현(兵庫県) 공관을 지나 조금 더 이동하니 JR 모도마치(元町) 역이 나왔다. 꽤 규모가 커 보이는 역이었는데 역사 앞쪽 도로 중앙에는 내일 개최되는 고베마라톤 대회가 개최 하루전이라는 안내판에 세워져 있었다. 역 앞쪽이 마라톤 주로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여서 홍보를 할 겸해서 만들어 놓은 것 같아 보였다. 시에서 대회를 주최하니 시내를 다니면서 이같은 안내판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역앞부터 이어지는 모토마치 상점가를 방문했다. 길이 1.2km에 달하는 고베 최대 규모의 상점가로 넓은 통로와 높은 지붕이 있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 1번가부터 6번가까지를 모두 모토마치 상점가라고 한다. 옛 에도시대부터 고베의 중심이고 쇼핑가와 맛집이 밀집해 있으며. 1번가부터 6번가까지 각기 다른 가로등을 배치해두어 헷갈리지 않는다. 차이나타운인 난킨마치 바로 옆에 있어 고베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지나가면서 구경해도 볼 만한 것이 많이 있었다.  

 

 

 

 


 고베는 일본에서도 외국의 문물을 비교적 빨리 받아들인 항구 도시로, 자연스럽게 차이나타운도 발전을 하여 현재까지 자리를 잡고 있다. 차이나 타운이 형성되어 있는 이곳을 난킨마치(南京町)라고 부른다. 여러 나라의 차이나타운이 그러하듯 중국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음식들과 화려한 색채의 분위기가 시선을 끈다.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차이나타운이라고 한다. 동서 300m의 좁은 골목길에는 중국음식점과 갖가지 잡화점이 들어서 있으며, 중앙에는 자그만 광장이 하나 있는데 팔각정과 난킨마치의 상징같은 동자상이 위치하고 있다. 번화한 곳으로 소문이 나 있는데 우리가 방문한 때에도 중국 여행객을 비롯해서 일본 현지인들도 엄청나게 많이 있었다. 고베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난킨마치 맛집으로는 하루 만이천개 한정 판매 돼지고기 만두 로쇼키(老祥記)가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차이나 타운 곳곳에서 먹거리를 많이 팔고 있었는데 점심을 먹은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다른 것을 먹어보지는 못했다. 제법 입소문을 탄 음식점도 있는지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상점도 여럿 있었다. 먹거리 여행이 아니어서 차이나타운에서 할 것이 많지 않아 거리 사진을 몇장 찍고는 다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난킨마치는 일부러 찾아온 곳이 아니라 가는 길에 있어서 들렀을 뿐이다.    

 

 

 

 


 난킨마치에는 동쪽에는 장안문(長安門), 서쪽에는 서안문(西安門), 남쪽에는 남루문(南樓門)이 세워져 있으며 북쪽은 모토마치 상점가와 바로 연결된다.  

 

 

 

 난킨마치 구경을 마친 후에는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메리켄 파크 (メリケンパ一)로 이동했다. 고베항 개항 120주념 기념인 1987년에 조성된 공원으로 고베 해양박물관과 고베 포트타워가 위치하고 있다. 배처럼 보이는 조형물이 고베 해양박물관이고 뒤에 서 있는 건물이 고베 포트타워이다. 그밖에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항  때 타고 갔던 범선 산타마리호를 실물크기로 복원한 모형선박이 있다. 메리켄 파크 내에 있는 오리엔탈 호텔(ORIENTAL HOTEL)도 있는데, 이번 여행의 숙소로 정할 생각을 하고 있엇는데 마라톤 대회의 영향 때문인지 가격이 크게 올라서 묵을 수가 없었다.  

 

 

 

 

 

 고베 포트타워는 빨간 파이프로 둘러 싸인 거대한 횟불 모양의 탑이다. 사진을 찍을 당시에는 저녁 무렵이어서 색상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붉은 느낌이 없이 찍혔다. 높이는 108m이며 주위에 탁 터진 시야로 360도의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타워 상층부에 20분에 1회전하는 회전카페(3층), 기념품점과 전망대(4층), 최상층 전망대(5층)로 이루어졌다. 우선 주변을 돌아보고 나서 저녁 식사까지 마친뒤 야경을 보기 위해서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고베 타워 옆 넓은 광장에서는 고베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었다. 내가 미술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었다면 일부러 비엔날레를 보기 위해서 고베에 올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 일행 중에는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없었다. 2007년부터 2년에 한번씩 개최된다는 비엔날레를 우리는 그냥 지나쳐 버린다. 우리나라 광주 비엔날레와는 달리 행사장소가 광장이고 그 광장에 폐컨테이너를 전시장으로 활용했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한번 방문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미술을 잘 몰라도 보고 느끼는 것은 가능한 일인데... 다음에 홀수가 되는 해에 다시 고베마라톤 대회에 참석한다면 그 때는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광장을 지나가면 국도 2호선은 한신고속도로 고베선 앞에 있는 고베항 지진메모리얼 파크가 나온다. 1995년 1월17일 오전 5시46분에 일어난 한신 대지진의 가공할 위력을 보여주는 현장으로 그 당시 가로등이 비스듬하게 누어 있는 채로 있다. 진도 7.3의 강진으로 메리겐 파크의 40% 정도가 가라앉고 바로 옆의 고가도로가 완전히 무너졌다. 지진발생 직후의 광경 그대로 기우뚱하게 기운 3개의 가로등과 처참히 파괴된 부둣가의 모습중 이 부분만 복구하지 않고 그대로 놓았다. 6,434명이 사망, 3명 실종, 43,792명이 부상당했으며, 주택 전파 104,906채 등 재산피해도 10조엔(당시 일본 GDP의 2.5%에 해당)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인구 약 150만 명의 고베시의 피해가 특히 컸고 이 지진으로 인한 한국 교포의 인명 피해도 5백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1923년 간토 대지진 이후 최대의 인명 피해였다고 한다. 지진의 피해가 컸던 이유로는 지진의 진원지가 지표면으로부터 겨우 15km 아래에서 발생해서 지진 가속도가 생성되면서 격렬한 지각운동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복구하지 않은 현장 주변에는 그 당시 처참하게 부서진 현장 사진과 함께 당시의 피해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 비디오 전시관도 있었다. 비극을 잊지 않으려고 반면교사로 삼으려는 모습은 좋아 보이는데, 왜 일제시대의 과거사는 가르키지도 않고 잊고 사는지 궁금하다.  

 

 

 

 

 

 

 고베항 지진메모리얼 파크 구경을 마치고 다시 다시 고베 포트타워로 돌아왔다. 그 사이에 어둠이 몰려 오면서 포트타워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완전히 어둠이 몰려 오기전 건물에 조명이 들어왓을 때가 풍경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모자이크 쇼핑센터에서 저녁 약속이 예정되어 있어서 모자이크로 이동해야 한다. 지진메모리얼 파크와 포트타워, 모자이크 등이 위치한 하버랜드는 고베역 남쪽의 매립지를 개발해서 만든 부도심이다. 19세기 말에는 창고가 즐비한 부두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금은 호텔과 백화점, 대형 쇼핑센터가 늘어선 번화가로 변신했다. 모자이크로 이동하면서 주변에서 볼거리가 많아서 이동시간이 자꾸 늘어난다.   

 

 

 

 

 

 


 

 메모리얼 파크, 메리켄 파크가 따로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붙어 있는 곳이고  하버랜드, 모자이크 등도 별개의 장소인 것 같지만  다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메리켄 파크 속에 메모리얼 파크가 있는 것처럼 하버랜드 속에 모자이크가 있는 셈이다. 유람선 선착장에서 모자이크로 가는 구름다리가 고베항 기념사진 촬영 포인트이다. 구름다리에서 선착장, 고베해양박물관, 고베 포트타워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데 다른 사람들은 많이 찍어주고 정작 내 사진은 찍기 못했다. 나중에 찍어야지 생각하고 있다가 그만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모자이크는 복합 대형쇼핑센터로 1층에는 주차장과 카페, 2층에는 영화관, 오락장, 식당, 캐릭터 상품샵이 있고 3층에는 식당들이 주로 있다. 이곳의 매력은 2,3층의 야외테라스이다. 지대가 높아 고베항의 풍경을 맘껏 감상할 수 있으며, 해가 진 뒤에는 은은한 조명에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곳에서 보는 야경이 일품이고 테라스 쪽의 카페나 식당들도 인기가 좋다. 이곳 2층에서 조그만 놀이공원인 모자이크 공원이 옆에 있으며 캐널가든과 한큐백화점 등이 연결되어 있다. 역시 데이트 명소답게 많은 연인들이 야경을 즐기고 있었다.

 

 

 

 

 

 

 2층에는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들이 몰려 있었는데 여자들이 왔으면 쉽게 돌아가지 못했을 것 같다. 아기자기한 것부터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가지 품목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냥 천천히 둘러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 있었다. 여러 캐릭터 샵도 있어서 매니아들은 좋아할 것 같다.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모자이크를 제대로 둘러 보려면 시간이 제법 많이 걸릴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고베와 부산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석삼봉사장이 우리 일행을 위해서 이곳까지 와서 저녁을 사 주었다. 고베에 있으면 한번 만나볼 생각으로 전화를 했고 고베에 있다고 해서 만나기로 한 것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나 때문에 일부러 고베에 일을 만들어 왔던 것이라고 한다. 한두명도 아니고 10명이 넘는 인원의 저녁식사까지 해결해 주어서 너무나 잘 먹었다. 원래는 복요리를 사주고 싶다고 했는데 내일이 마라톤 대회일이어서 고급 복요리보다는 푸짐한 해물부페가 더 낳을 것 같아서 모자이크에 있는 이 레스토랑으로 정했다.  

 

 

 

 

 

 

 나 때문에 일부러 부산에서 고베까지 와 주었던 석삼봉사장과 함께. 2002년에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고급기업분석과 과정에서 맺은 인연을 10년째 이어가고 있다. 내가 반대의 입장에 있었어도 선듯 일본까지 와서 식사를 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참 쉽지 않는 결정이었을 것 같다. 덕분에 맛있는 식사도 할 수 있었고, 함께 참석한 인원들의 여행 경비도 절약할 수 있었다. 다음에 부산에 가서 맛있는 식사 대접을 해야 할텐데.. 다음에 집사람과 함께 고베에 다시 한번 놀러 오라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고베 포트타워로 이동했다. 서울에서 출발하기 앞서 고베 포트타워에 갈 생각으로 이곳의 입장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예매을 해서 왔었기 때문이다. 포트타워는 1963년에 세워졌으며 항구도시 고베의 심볼로 불리고, 고베를 표현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조형물이다. 세계 최초로 파이크 구조로 만들어 졌으며 높이 108m, 전망대는 91m 지점에 있다. 저녁 8시 30분까지입장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도심과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고베 타워에서 내려다 본 고베의 시내 풍경. 여행책자에는 고베의 야경이 상당히 멋지다고 표현해 놓았는데 바다와 접하고 있어서 다른 지역과는 다른 풍경이 있었을 뿐, 그다지 훌륭한 야경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고베보다는 서울의 야경이 훨씬 더 멋있다. 앞으로는 바다가 있고 뒤로는 산이 있어서 도시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고베 타워에서 고베 야경을 감상하고 나서 호텔로 돌아왔다. 좀 더 늦은 시간까지 시내 구경을 할 수도 있었지만 내일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야 하는지라 오늘 호텔에서 간단한 정비도 하고 대회 참가를 위한 약갼의 휴식도 필요해서 조금 일찍 들어왔다. 일찍 들어왔다고 표현했지만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밤 10시가 조금 넘었다.  

 

 

 

 

 

 

(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