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고베마라톤('13.11)

고베마라톤 10-5 (대회장 풍경 ) (2013.11)

남녘하늘 2016. 3. 9. 00:34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마라톤 참가 준비를 마쳤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 고베마라톤 출발지인 시청에서 그다지 떨어져 있지 않았었는데 호텔 투숙객 중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고베시가 시내에 있는 호텔에 협조를 요청했는지 아니면 호텔에서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통상 호텔에서 식사하는 시간보다 빨리 손님을 위해 아침 식사가 제공되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침부터 바쁘게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 바빴을텐데 편하게 아침을 해결하게 되었다. 그것도 간단한 양식메뉴가 아니라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식단이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달리기를 할 수 있는 복장을 갖추어 짐을 최소화 시킨 상태에서 대회장으로 이동한다. 

 

 

 

 

 

 다행이 날씨가 그다지 쌀쌀하지 않아서 달리기를 하기에는 좋은 날씨가 될 것 같다. 함께 대회에 참석한 회원들에게 출발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대회 등록을 할때 실제 기록이 아닌 일정한 기록을 입력해 놓으라고 말해 놓아서 출발지점이 동일하게 B그룹이 되었다. 우리나라 메이져 대회는 참가자들의 기록을 공유하고 있어서 자신의 기록보다 늦게 출발할 수는 있지만 일찍 출발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아직 일본에서는 그 시스템을 도입하지는 않았는지, 본인이 참가신청을 할 때 기록을 적게 되어 있다. 너무 늦게 출발하면 결승점에 도착하는 시간도 늦어질 것 같아서 최소 중간보다는 앞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기록을 써서 함께 출발하게 되었다. 우리 일행은 한사람만 C그룹에서 출발하고 나머지는 모두 B그룹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그룹별로 모이는 장소를 달리해 놓았다.  

 

 


 

 고베 마라톤도 도쿄마라톤 대회를 비롯한 세계의 유명 마라톤대회를 모방했기 때문에 출발 장소를 중심으로 행사장 안쪽으로는 마라톤대회 참가자만을 입장시키고 있었다. 배번호를 확실하게 체크하고, 테러의 위험 때문인지 조금 커 보이는 가방은 일일이 검사를 하고 입장을 시키고 있었다. 함께 따라온 가족도 이곳까지만 올 수 있고 선수이외에는 입장 할 수가 없다. 덕분에 선수들이 입장한 곳에서는 복잡하지 않게 준비를 할 수 있다. 가족들은 주로쪽으로 이동해서 응원을 하게 된다.   

 

 

 

 

 일반인 통제선 안쪽으로 코너에 있었던 아식스 매장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는데 지정학적인 광고효과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었다. 특별히 오늘응 위해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광고판을 설치해 놓아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이동하게 만들었다. 광고판에는 고베 마라톤 2013, 달리기 시작한 당신이 고베의 새로운 풍경이 된다(走り出した あなたが, 神戸の 新しい 風景に なる)는 말과 함께 달리고 있는 주자들의 사진을 함께 게시해 놓았다.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따라서 함께 이동하니 물품보관소로 향하고 있었다. 대회 소개 책자에 워낙 자세하게 설명해 놓아서 굳이 사람들을 따라서 이동하지 않아도 되지만, 잘 모를 때에는 현지 사람들을 따라서 이동하면 된다. 고베시청을 중심으로 뒷골목 전체에 통제선을 만들어 놓아서 안쪽에서는 참가자들이 아주 여유있게 행동할 수가 있었다. 처음부터 이런 규칙을 만들어 놓고 시행하면 이런 제도가 정착이 될텐데 한국에서는 언제가 그런 모습을 보게 될지 모르겠다.        

 

 

 

 

 

 일본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면서 보게 되는 색다른 풍경중에 하나는 옷을 갈아 입을 때의 모습이다. 개인별로 조그마한 식탁보 같은 깔판을 챙겨와서 그 위에서 옷을 갈아 입곤 한다. 굳이 탈의실을 이용하지 않고 치마같은 옷을 밖에 걸치고 옷을 갈아 입는 것도 여러번 보았다. 큰 대회는 모르지만 지방의 중소대회는 가방도 물품보관소에 맡기지 않고 그냥 놓고 가도 대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그대로 있다. 오늘도 탈의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그냥 옷을 갈아 입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우리도 겉옷만 벗으면 바로 대회 복장이어서 다른 사람들처럼 탈의실을 이용하지 않고 바로 달리기 복장으로 변신했다.  

 

 


  고베 마라톤도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르기 때문에 짐을 이동시키는 보관트럭을 운영하고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생각보다는 쌀쌀하지 않아서 옷을 갈아입고 짐을 비교적 빨리 맡겼다. 물품을 맡기는 시스템도 다른 대회를 참조해서 물 흐르듯이 잘 운영했다. 짐을 실을 수 있는 문을 옆으로 열수 있는차량도 커다란 트럭을 가져와서 동시에 많으 차량을 운영하고 있어서 짐을 맡기기 위해 줄을 길게 설 이유가 없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우리나라의 동아마라톤 관계자는 이런 것을 한번 와서 보고 배워야 한다. 대회를 오래 치루었다고 잘 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은 숙소에서 나올 때 카메라를 두개 챙겨와서 큰 카메라는 대회를 마치고 아리마 온천(有馬温泉)을 갈 때 사용하려고 짐을 맡기는 곳에 보관시켰고, 작은 똑딱이 카메라는 들고 뛰면서 달리기 기록을 남길 생각이다. 오늘도 기록에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즐겁게 달리면서 주로 사진도 찍고, 함께 참석한 동료들의 사진과 내 사진도 찍으면서 마라톤을 즐길 계획이다. 외국 대회에 오면 늘 오늘처럼 기록보다는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하게 된다.      

 

 


 

 행사장 안쪽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임시 화장실을 배치해 놓았다. 일본에 와서 늘 느끼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중 하나가 사람들이 기초 질서를 잘 지킨다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교육받고, 원칙을 지키가는 모습이 늘 좋아보인다. 우리처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샛길로 가거나 편법을 동원하지 않는 모습이 아름답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일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우리보다 훨씬 낳다는 생각이다. 화장실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다른 장소에 실례를 하지 않는 것도 보고 배워야 한다.동아대회를 비롯해서 다른 대회가 끝나고 나면 한동안 대회장 주변이 냄새로 한동안 고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최측에서 충분한 화장실을 준비해 주는 것이 더 큰 문제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고베 마라톤도 참가자보다 신청자가 많아서 추첨으로 참가자를 결정한다. 도쿄 마라톤처럼 경쟁율이 10:1이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현지인들의 경쟁율은 거의 3:1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다만 해외 참가자는 신청을 따로 받았는데 신청을 했던 우리 일행은 당초 계획을 했던 사람들 중에서 2명만 떨어지고 나머지 일행 11명은 당첨이 되어서 함께 오게 되었다. 외국인에게 조금 배려를 해 주었다는 느낌이다. 앞으로 외국인 참가가자 늘어나게 되면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가 없다.  

 

 

 

 

 출발에 앞서 간단하게 몸을 풀고 나서 출발지로 이동하지 않고 주변을 돌아 다녀 보았다. 고베 마라톤대회는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해서인지 오늘은 대회장에서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 한국사람을 만나지는 못했다. 개별적으로 참가한 사람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2만명이 넘는 인파속에 묻혀서 따로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우리가 고베 시청 주변을 돌아 다니는 동안 대회 참가자들은 출발 장소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주변을 돌아 다니면서 대회장의 분위기와 주변을 돌아보ㅁ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중간 중긴 이동중에 참가들이 입장해야 할 블럭을 알려주는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 넓지 않은 지역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사람들을 배치해서 도움을 주고 있었는데, 팻말을 따라가면 최종 집결지가 나오게 되어 있었다. 우리가 입장해야 할 B그룹 위치를 확인해 놓고 다시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 다녔다. 고베 대회에도 특이한 복장을 한 참가자가 많이 보인다.   

 

 

 

 

  고베 시청 앞쪽에는 공원이 꾸며져 있었고, 볼거리가 많이 있었는데 돌아다니면서 모두 구경을 할 상황은 되지 않았다. 혼자서 왔거나 한두명이 왔다면 부담없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까지 가 보았을텐데, 혼자서 온 것이 아니라 10명이 넘는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다 보니 출발할 때까지는 함께 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이다. 나혼자 멀리 갔다고 나중에 일행을 만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그다지 멀리까지 가보지 못해 조금 아쉽다. 일행을 인솔하는 것은 이래서 힘들고 귀찮은 일이지만,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겁기도 하다. 

 


 




 대회 주최측에서 어느 정도 준비를 많이 했는지를 보여주는 사진 중에 하나이다. 행사장 주변 일부 구간이 화단이었던 모양인데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 비해서 높이가 낮았던 모양이다. 혹시라도 넘어져서 다치지 않고 부상방지를 위해서 합판으로 보도블럭과 높이를 맞춰 놓았다. 아주 정교하게 사이즈를 맞춰서 고정시켜 놓았다. 우리 같으면 그냥 지나쳤거나 폴리스 라인처럼 끈으로 대충 처리해 놓았을 것이다. 명품 대회는 이런 사소한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많이 부럽다. 3회밖에 되지 않는 마라톤대회인데...  

 

 

 

 

 대회장 주변을 돌아 다니며서 충분히 구경을 하고 나서 이제 출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출발선상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B그룹에 배정이 되어 있지만 B그룹 가장 후미에서 달릴 생각이어서 앞쪽으로 이동할 필요도 없고 출발 선상으로 이동하기 전에 대회장 풍경을 충분히 즐겼다. 미리 출발선으로 이동했으면 주변 사진을 찍지도 즐기기도 못했을텐데, 해외마라톤을 여러번 다니다 보니 이런 요령이 생겼다. 각 그룹의 후미쪽은 언제나 여유가 있다. 사람들이 앞쪽으로 몰려가기 때문이다.   

 

 

 

 

 

 B그룹과 C그룹을 확실하게 구분해 놓았다. 들어가는 입구에서도 배번을 정확하게 체크해서 입장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나중에 출발하고 나서 주로를 살펴보니 왜 이렇게 구분을 확실하게 해 놓았는지 알 수 있었다. 해안도로를 따라서 가는 편도 2차선 도로여서 시차를 두고 출발시키지 않으면 주로가 복잡해져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였다. 우리나라의 대회에서도그룹별로 출발시간을 차등하고는 있지만, 출발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출발후 조금만 지나면 도로가 엄청 체증이 발생한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없는데 그런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나 싶으니 짜증이 난다.

 

 

 

 

 해외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 각자 개성이 있는 복장으로 참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사람들을 쳐다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번 고베 마라톤대회에서도 본인이 즐기면서 함께 참가한 사람, 응원하면서 보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특이한 복장을 하고 참가한 주자들이 많았다. A그룹에 속해 있는 주자인데 우리 B그룹에서 출발하는 우주인 복장으로 달리는 사람이 있었다. 저 복장으로 완주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되지만 기록으로 봤을 때에는 잘 달리는 사람이고,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말이 없었다. 역시 특이한 복장이어서 사진을 함께 찍자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베마라톤 대회는 역사는 일천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준비했고 잘 진행했다는 생각이다. 2011년 첫 대회가 열렸고 이번이 세번째 치뤄지는 대회이다. 2006년부터 개최된 도쿄마라톤을 밴치마킹해서 생긴 간사이 지방의 오사카마라톤, 교토마라톤과 함께 3개의 지방대회인데 빠른 시간에  제자리를 잡은 듯하다. 앞으로 일본의 마라톤 열기와 함께 유명한 대회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잘 진행하는 대회에 참가해서 즐겁게 뛰고 돌아갈 생각이다.  

 

 

 

 



 출발시간이 되어서 앞쪽으로 사람들이 밀착하기 시작했다. 아까 블럭별로 사람들을 구분해 놓았을 때에는 참가자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는데 뒷쪽 그룹에 있는 참가자들이 보이니 그 숫자가 엄청나다. 도로 중앙에 화단을 중심으로 6차선 도로를 가득 메우고 후미는 이 장소에 모두 모일 수 없어 다른 쪽에 대기 중이다. 2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이제 곧 출발하게 되면 42.195km의 즐거운 달리기가 시작될 것이다.    


 

 

 

 

 

 

(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