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고베마라톤('13.11)

고베마라톤 10-7 (아리마온천) (2013.11)

남녘하늘 2016. 3. 11. 00:24

 

 전체 인원이 모여서 아리마(有馬) 온천으로 가야 하는데 일행중에 부부가 함께 왔던 선배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내가 모이는 장소에 대해서 설명을 잘못했다면 다른 사람들도 헛갈려 했을텐데 두 사람만 모이는 장소에 오지 않아서 주변을 여러번 돌아다녀도 찾지를 못했다. 다행이 일본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선배였고, 나중에 찾아오거나 호텔에서 보면 될 것으로 생각하고 두 사람만 남겨두고 출발하기로 했다. 평소 선배의 주력으로 보아서 충분히 들어올 시간이었고, 기다릴만큼 기다렸기 때문에 더 늦어지면 구경도 못하고 시간을 낭비할 것 같았다. 함께 움직이는 사람이 많아지면 이런 낭비되는 시간이 많아져서 아쉽다. 더구나 내가 전문 가이드도 아니고, 나도 똑같이 경비 부담해서 왔는데, 일행을 챙기고 안내하고 인솔하려니 너무 피곤하고 힘들다. 포토라이나 시민광장역으로 이동해서 무인으로 운행되는 전철을 타고 앞으로  몇번의 환승을 하면서 아리마 온천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우리가 포트라이너를 타고 산노미야(三宮) 역으로 이동중에 고베(神戶) 대교를 달리거나 걷고 있는 주자들이 보였다. 출발한지 6시간이 조금 더 지난 시간이다. 결승점까지는 아직 4-5km를 더 가야 하는데 제한시간까지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고베 마라톤을 비롯해서 일본의 대부분의 마라톤 대회는 제한 시간이 7시간이다. 도심을 7시간 동안 통제하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내어준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이 5시간만 도심을 통제하고 끝내버리는 것에 비해서는 부러운 현실이다. 힘내서 제한시간안에 도착하기를 기원한다.  

 

 

 


 아리마온천은 고베에서 북쪽으로 약 13㎞ 떨어진 산속에 있다. 이용 가능한 교통편은 사철과 버스가 있는데 버스는 도로 사정이 열악해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사철은 고베에서 직행편이 없어 신코베(新神戸) 역에서 타니가미(谷上) 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갈아타고 다시 아리마구치(有馬口) 역으로 가는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다니가미역이나 아리마구치역에 내리면 맞은편 플랫폼에 환승해야 할 기차가 대기하고 있어 바로바로 갈아탈 수 있다. 아리마구치(有馬口)역에서 아리마온천(有馬温泉)행 한번 더 갈아타야 한다. 복잡한 것 같지만 그다지 복잡한 방법은 아니다. 버스는 아리마온천까지 직행편을 운행되지만 우리는 3일간 사용이 가능한 칸사이 스루 패스를 가지고 있어서 철도를 이용한 것이다.   

 

 

 

 
 마침내 도착한 아리마(有馬)온천역. 아리마구치역에서 아리마역까지 다니는 열차는 오래되어 낡은 느낌의 열차였지만, 마리마역 역사가 크지는 않지만 예상과는 달리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다. 아리마 온천은 일본 3대 온천 중 하나라고 한다. 칸사이 지역에 관광을 오면 일부러라도 찾아오는 곳인데 우리도  칸사이 스루 패스를 가지고 있어서 특별히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도 않았고, 달리기를 마치고 어짜피 목욕을 해야 하는데 좁은 호텔에서 샤워를 하는 것보다는 구경도 하고 목욕도 할 겸해서 이곳 방문을 일정에 넣었다.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  

 

 


아리마온천역을 나와 길을 따라 걸어올라가다보면 개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는 표주박 모양의 물을 가두는 장소도 보이고 개천위로 놓여진 다리도 보인다. 철분이 가득한 온천물이 공기를 만나 산화하면서 붉은색을 띄는데, 하천을 특이하게 꾸며 놓아서 정말 아리마온천에 왔구나 실감하게 된다.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잘 정리를 해두어서 아주 깔끔하고 예쁘다. 직접 계단으로 내려가서 물을 만져보고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대회장에서 사람을 기다리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해서 내려가보지는 못하고 사진만 찍고 이동한다.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마리마 온천은 임진왜란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를 비롯한 권력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아마 천년 고도인 나라, 교토 등 고대 수도들과 가장 가까운 온천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조금 더 올라가니 도요토미 히데요의 부인인 네네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아리마 온천마을을 돌아보기에 앞서 네네 동상이 있는 옆의 편의점에서 간단한 음료와 다과를 사가지고 와서 주변 풍광을 즐기면서 잠시 휴식을 취해 주었다. 이곳은 이제 단풍이 들기 시작한 듯하다.   

 

 

 

 

 

  마을 입구부터 관광지임을 느낄 수 있는 여러 상점이 이어 지는데, 기념품을 비롯해서 이곳의 다양한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주말이어서 이곳을 찾은 여행객이 생각보다 많다.     

 

 

 

 

 

 온천마을 입구 여행안내소에는 한국어 안내 가능한 스텝이 있고 한국어로 기재된 지도와 관광자료들도 많이 구비되어 있어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3-4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을 작은 마을이어서 온천욕과 함께 마을 산책만 하고 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곳은 가족단위로 쉬러 오는 사람들도 많아서 호텔이나 여관도 엄청나게 많을 뿐만 아니라 유명 관광지여서 숙소의 가격대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이곳 종합관광 안내소에서는 료칸과 온천의 패키지와 할인혜택등을 챙겨받을수 있는 정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숙박을 할 것은 아니어서 지도를 받는 것으로 끝냈다.  

 

 

 

 

 

 

 옛날 모습을 간직한 거리인 유모토자카(湯本坂)의 좁은 골목길을 올라가면 아리마 완구 박물관이 나온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장난감을 전시하는 박물관이라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왔으면 둘러 보아도 좋은 곳으로 보이지만 다 큰 어른들이 들어 갈 곳은 아니어서 지나친다. 6층짜리 건물인데 지나면서 보니 1층에는 조그만 장난감 공방과 뮤지엄 숍도 있다.

 

 

 

 완구 박물관 바로 앞쪽에 킨노유(金の湯)가 있었다. 워낙 유명한 곳이어서 규모도 아주 클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는 아담한 규모인데 사람은 엄청나게 많다. 이 마을의 역사와 함께 해온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온천수는 신경통, 소화불량, 피부병, 부인병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오늘 아리마 온천에 온 것은 마라톤을 마치고 이곳에서 목욕을 하기 위해서인데, 목욕부터 하게 되면 어두워져서 주변을 둘러보기가 힘들 것 같아서 목욕은 잠시 미루고 주변부터 둘러 보기로 했다.     

 

 

 

 

 유모토자카(湯本坂)의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을 600m 가량 이어져 있다. 아리마 완구 박물관을 기준으로 뒷쪽편으로 200여m 구간이 하이라이트로 대부분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과 식당, 편의시설이 밀집도어 있다. 차 한 대가 겨우 통과할 수 있을 만큼 좁은 골목에 격자무늬 창의 목조 건물이 즐비해 과거로 되돌아가 일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외관은 과거를 연상케하지만 건물의 내부를 개조해 상점이나 레스토랑으로 이용하고 있다. 둘러보는 재미가 있는 골목이다.    

 

 

 

 

 

 

 한참 골목길을 따라 올라갔더니 상점과 식당같은 상업지역이 끝나고 일반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이 나왔다.  그 사이로 오르막에 린케이지(林渓寺)란 사찰이 보였다. 일본에 오면 사찰보다는 신사를 더 많이 보게 되어서 한번 구경을 해 볼 생각으로 언덕길을 따라서 올라가 보았다. 아랫쪽에 북적이며 많았던 관광객들이 이 사찰까지는 오지 않는듯 사람이 없어 썰렁했지만, 경내는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세워진지 400년도 지난 오래된 사찰이었다. 절 마당에 서니 아리마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린케이지(林渓寺)에서 나와 골목길을 더 올라가 보았다. 윗쪽으로는 다시 주거지역이 끝나면서 숙박시설이 나오기 시작한다. 아랫쪽에는 상가시설이 집중적으로 있고, 윗쪽으로는 전망 좋은 곳에 숙박시설이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모양이다. 마리마역에서 보았던 셔틀 버스들은 이곳에 있는 호텔과 료칸(旅館)을 오가는 버스였던 것 같다. 상가와 숙박시설 사이로 숲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단풍이 져버린 나무와 단풍이 들어 있는 나무, 그리고 막 단풍이 시작하는 나무가 공존하고 있어 분위기가 묘하다. 숙박시설 중간 중간에 다시 상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관광객이 많이 머무는 곳인듯하다.   

 

 

 

 


  아리마 온천 지역은 작은 마을이지만 전통 료칸과 호텔이 엄청나게 많다. 두어번 이용해 보았던 일본 전통 료칸(旅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데, 시내에 있는 호텔보다 요금이 월씬 비싸다고 한다. 조금 비싸더라도 전통 료칸에서 온천도 즐기고 일본 전통식 다다미에서 가이세키 요리를 먹는 것도 좋겠지만 이번 여행은 비용면에서 절약할 생각으로 떠난 여행이어서 이곳에서의 숙박은 힘들다. 여행을 함께 했던 문희형은 얼마전에 이곳에 가족과 함께 와서 료칸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고 왔었다고 하는데, 비싼 비용만큼이나 제대로 대접을 받았었다고 한다.

 

 

 

 

 골목길에 그려져 있던 벽화. 특히하고 내 마음에 들어서 한장 찍어 보았다.  

 

 

 

 마을 전체를 둘러 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호텔이 많이 있던 곳까지 올라가서 마을을 내려다 보고 나서 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다. 날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이제는 빨리 온천에 가서 몸도 씻고 휴식도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옛것이 잘 보존되어 있는 동네로 골목도 구불구불하고 좁지만 그만큼 정겨움이 묻어난다.  아스카시대 천황에게 바쳤던 인형붓을 6대에 걸쳐서 만들고 있다는 집도 있었다. 요즘 붓을 사용할 일이 없어 구매할 생각은 없었지만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는 많이 비싸다. 우리보다는 붓글씨를 더 많이 쓰는 일본사람들은 붓을 많이 사가는 모양이다.     

 

 

 


 골목 길따라 내려 오면서 아리마 공방을 비롯해서 올라갈 때 지나쳤던  타케나가 정육점 고로케 매장에도 들어가 보았다. 세계의 혀를 매료시킨 고베 비프로 만들었다고 쓰여 있다. 달리기를 하면서부터 먹은 것이 많아서 시식은 생략, 이어서 탄산으로 만들 센베 매장에도 가 보았다. 직접 탄산센베를 만드는 모습도 바로 볼 수 있고, 시식용으로 내어 놓았는데 한조각 먹어보니 맛이 있다. 방문한 사람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하는데 선물용으로 살 정도로 끌리지는 않아서 시식만 하고 나왔다.  

 

 

 

 

 

 

 이곳도 가을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인지 날이 어두워지면서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옷을 적실 정도의 비는 아니어서 그냥 조금 맞으면서 골목길을 내려간다. 조금 더 내려가니 뜨끈한 김이 모락모락 나오고 있는 찐빵집 같은 곳이 보인다. 추운날 오면 아주 인기가 좋은 것으로 보인다. 날씨가 서늘해져서인지 아니면 보기에 먹음직해서인지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여서 사먹고 있다. 배가 고프지 않아 이곳도 그냥 보기만 하고 통과... 먹는 것을 봐도 그다지 감흥이 없다.   

 

 

 

 오늘 아리마 마을에 온 목적 달성을 위해서 킨노유(金の湯)를 다시 왔다. 마라톤을 마치고 나서 저녁에 될 때까지 샤워도 하지 않고 돌아다녔으니 나를 포함해서 우리 일행들 모두 몸이 찌푸둥했을 것이다. 그래도 어둡기 전에 먼저 마을 구경을 한것이 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마라톤 대회장에서 길이 어긋나 만나지 못했던 선배 부부가 중간에 전화 연결이 되어서 조금 늦게 아리마 온천으로 와서 다시 합류하게 되었다.  킨노유의 옆 골목에는 무료 족탕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 와서 목욕을 하지 못하고 가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인 모양이다. 우리는 온천욕을 할 예정이라 족욕은 생략이다.    

 

 

 

 
 드디어 몸을 씻을 수 있는 킨노유로 입장했다. 입장료는 다른 온천에 비해서 조금 저념하고 간사이쓰루패스를 입장할때 제시하면 입욕료를 20% 할인해 준다. 탕 내부는 사진을 찍지 못하기 때문에 탕 입구까지만 찍었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방문하는지 한국어로 된 간단한 안내서도 같이 준다. 탕 내부는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고 붉은 온천수가 담겨있는 탕이 2개가 있엇다. 붉은 온천수 때문에 킨노유(金の湯)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확실히 일본 3대 온천답게 물이 참 좋았다는 느낌이었고, 저렴한 가격에 아리마온천을 즐길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참고로 일본 목욕탕은 우리나라 남탕과 달리 수건을 그냥 안주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하던가 아니면 목욕탕에서 돈을 주고 빌려 써야 한다. 아침에 호텔에서 나올 때 수건을 따로 준비하라고 해서 빌리지 않고 온천욕을 즐겼다. 킨노유 온천을 즐기는 것을 마지막으로 아리마온천 방문을 마친다. 목욕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그 사이에 완전히 어두워졌다. 내려오면서 이곳에셔 유명한 아리마 사이다라도 사 먹어 보았어여 했는데 정보 부족으로 인해 사이다를 먹어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다음에 가면 아리마 사이다를 먹는 것도 기억하고 있어야겠다.   

 

 

 

 


 고베에 와서 마라톤을 마치고 시간을 내서 아리마온천을 다녀온 것은 정말 잘 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작은 마을이었지만 일본답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진 아리마온천의 모습에 마음에 들었다. 운동을 마치고 온천에 가서 휴식을 취한 것도 괜찮았다. 원래 운동을 하고 나서는 바로 차가운 물로 아이싱을 해서 피로를 풀어 주어야 하는데, 대회를 마치고 한참동안 걸어서 돌아다니면서 근육을 이완시켜 주어서 굳이 아이싱은 필요없었던 것 같다. 낮에 아리마온천역에 도착해서 보았던 개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의 모습이 야간 조명을 받으니 느낌이 또 다르다. 고베여행을 계획중인 분이라면 아리마온천 일정도 한번 넣어보는 것을 추천해 본다. 

 

 

 

 

 

 일본 3대 오래된 온천 중 하나, 아리마(有馬)온천 체험을 마치고 고베 시내로 되돌아 왔다. 다음에 가족과 함께 다시 한번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아리마 온천역은 도착했을 때에도 느꼈지만 잘 꾸며 놓았다. 다만 이곳을 운행하는 열차는 많이 낡았다. 종점이어서 홈에서 기다리고 있는 전철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기면서 아리마를 떠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고 또 멀리 아리마 온천마을 구경과 함께 온천욕을 하고 돌아가니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다. 기본적인 체력도 있고, 참가자 모두 마라톤 경력도 많았기에 가능한 일정이었 것 같다. 시내로 돌아가는 시간이 조금 늦어서인지 이미 고베나 오사카로 돌아갈 여행객들이 모두 출발해서인지 고베로 돌아오는 전철은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 편하게 앉아서 우리가 전세를 낸 것처럼 여유를 부리면서 되돌아 왔다.    

 

 

 

 

 아리마 온천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다과를 했기에 저녁은 다시 고베로 옮겨서 먹기로 했었다. 호텔에서 가까이 있었던 아자카야(居酒屋)로 옮겨서 저녁식사를 했다. 첫날 오사카에서도 그랬고, 또 어제 고베에서도 마라톤 참가 전날이어서 술한잔 할 상황이 아니어서 함께 온 일행이 모여서 술자리를 갖지 못해 오늘 부담없이 맥주 한잔 하기로 했다. 그래서 식당을 찾지 않고 선술집인 이자카야를 찾아서 오게 되었다. 숙소 근처에는 다양한 음식점과 술집에 모여 있는 번화가였다.      

 

 

 

 

 

 어제 저녁은 내 지인이 와서 저녁 대접을 하고 갔는데, 오늘은 함께 참석한 선배님 중에 한분이 저녁 식비를 계산해 주었다.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걷었던 여행 비용이 초과 되지 않도록 배려해 준 덕분에 저렴한 비용으로 고베마라톤 여행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2층에 있는 홀에 우리 팀이외에는 손님이 들어오지 않아서 주위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서울에서도 술한잔 하지 못했던 회원과 이곳에 와서 편안하게 한잔 할 수 있었다.               

 

 

 

 

 분위기 좋았던 시간을 끝내고 나오는 길이다. 모두 오늘 마라톤대회를 복기하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바둑을 두는 사람은 바둑 이야기만 하면 즐겁고,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골프이야기가 나오면 시간 가는줄 모르듯이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도 달리기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할말이 많아진다. 더구나 우리나라를 떠나 일본까지 와서 함께 달리기를 했으니 얼마나 많은 추억이 있었을 것인가. 사람들이 보는 눈이 비슷하니 모두 3회밖에 되지 않았던 고베 마라톤과 국내 유명대회를 비교하면서 국내대회의 질적인 성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고베의 밤거리도 서울과 비슷하다.   

 

 

 

 

 공식적인 저녁행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내일 새벽에 다시 일찍 일어나서 근육도 풀어 줄겸해서 호텔 뒷쪽으로 있는 산에 함께 올라가 보기로 하고 남은 시간은 개별적으로 정비를 하기로 했다. 내일 오르기로 한 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지라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데 선배 두분이 밖에 나가서 간단하게 한잔을 더 하자고 해서 다시 호텔 주변을 찾아 보았다. 술은 더 마시고 싶지 않았자만 함께 이야기 하자고 말한 선배님과 대화가 즐거워서 따라 나섰다. 다른 일행들도 끼리 끼리 한잔 더 하시는 모양이다.    

 

 

 

 술을 마시기 보다는 저녁이 조금 부실한 것 같아서 배도 채울겸 술을 한잔 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호텔에서 가까이 있는 인도풍의 카레 전문점을 찾아갔다. 규모가 아주 작은 곳이었는데 인도풍의 분위기에 카레도 맛이 있었다. 음식점 이름이 '샤루테 샤루테(chalte chalte)'로 되어 있었는데 영어도 일본어도 인도어도 아닌 듯한데 주인에게 물어보지 못했다. 몇 사람이 와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좋은 분위기였다.  

 

 

 

 

 

 카레와 난을 시켜 놓고 맥주를 한잔 더 했다. 밤 12시까지 영업을 한다고 했는데 일요일 저녁 늦게 우리가 찾아가서 그랬는지 우리 외에는 손님이 없어 이곳에서도 편안하게 한잔하고 올 수 있었다. 밖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본도 불황이 아직 지속되고 있는 탓인지 잘 모르겠다.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찾아와도 괜찮을 것 같다. 한큐(阪急) 산노미야(三宮) 역 서쪽 출구에서 2분 거리에 있는 도리헤(鳥平)빌딩 2층에 있었다. 

 

 

 

 

 

 

 

(8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