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고베마라톤('13.11)

고베마라톤 10-9 (고베 키타노 이진칸) (2013.11)

남녘하늘 2016. 3. 14. 00:23

 

 이쿠타진자(生田神社) 구경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기타노자카(北野坂) 스타박스 쪽으로 올라갔다. 아침에 산에 오를 때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한적했던 거리가 본격적으로 여행객으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키타노이진칸(北野の 異人館)이 고베시가 관광활성화를 위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곳이어서 한번은 구경할만한 곳이라고 한다. 스타벅스가 자리잡고 있는 기타노 모노카타리(北野の 物語)는 1907년 미국인 쉐어가 지은 집인데 원래 이곳에 있던 건물이 아니라 다른곳에 있던 건물을 지진으로 부셔져 이곳으로 옮겨서 복원했다고 한다. 현재 1층은 스타벅스로 이용하고, 2층은 기타노 이진칸에 대한 자료, 기타노마치를 그려온 고마쓰의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외곽 벽 라인의 초록색과 흰색의 판자가 잘 어우러져 따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곳부터  키타노이진칸 구경을 시작한다.     

 

 

 

 


 이진칸 거리의 중심이라 할수 있는 카자미도리노 야카타(風見鶏の館)로 이동했다. 언덕위에 우뚝솓은 이건물은 외벽이 붉고  확트인 공간에 있어서 이진칸 건물중에서도 언덕에 있으면서도 아주 잘보이는 건물중 하나다. 지붕위의 특유의 장식때문에 풍향계의 집이라 불리게 저택이다. 원래 첨탑위의 수탉으로 된 풍향계는 독일에서 마귀를 쫓는 부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진칸 내에서 유일하게 벽돌로 지어진 건물로, 입장료를 받고 있는 집이어서 굳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집앞에 있는 광장을 구경하기로 한다.  

 

 

 


 저택 앞은 기타노이진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둥글게 만든 작은 기타노쵸 광장(北野町廣場)이 있다. 원형 극장 형태로 된 아담한 공원에는 분수대, 화단이 있고 몇개의 동상들이 잘 배치되어 있다. 기타노이진칸 관광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보통은 이곳을 기준으로 관광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좋은 장소이다. 누구나 이곳에 오면 동상배경으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주변에는 관광안내소도 있고, 오밀조밀 수공예 기념품점이 몰려 있었다.   

 

 

 

 

 

 

 기타노초광장을 지나쳐 바로 옆에 보이는 차분한 분위기의 저택인 모에기노 야카타(萌黄の館)이다. 밝은 그린계통의 외벽이 차분하고 따듯한 느낌으로 연두색의 집이라고도 불리는데, 입구에도 긴 벤치에 동상이 있어 사진찍기에 좋다. 기타노 이진칸 거리에 있는 대부분의 서양식 건축물들은 입장료를 내면 건물의 내부, 전시되어 있는 가구나 골동품도 관람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거리 산책이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따로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이 주택은 미국 총영사 헌터 샤프의 저택으로서 건축되어, 쇼와 55년(1980)에 나라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기타노초광장(北野町廣場) 광장 바로 옆으로 있었던 관광안내소. 이진칸 거리는 과거 고국을 떠나온 외국인들이 바다가 보이는 높은 언덕에 저택을 짓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던 것에서 탄생한 거리라는 설명과 함께 이진칸 거리를 소개하는 관광지도를 비롯해서 입장권도 판매하고 있었다. 안내소 건물에는 오므라이스를 판매하는 레스토랑과 편의점도 있었는데, 내가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날이 더워도 맥주를 마실 생각을 하지 않았더니 한 선배님이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오셨다. 잠시 너무 내가 내 위주로만 안내를 하고 있지 않았나하는 반성을 했다. 술 좋아하시는 선배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관광안내소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기타노텐만궁(北野天滿宮)이 나왔다. 큐슈의 다이자후에 갔을 때에도 다자이후 텐만궁(太宰府天滿宮)이 있었고, 도쿄의 우에노에 갔을 때에도 유시마텐만궁(湯島天滿宮)을 보았던 적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인 기타노텐만궁(北野天滿宮)을 보게 된다. 일본에 아주 많이 분포되어 있는 텐만궁 신사 중에 하나인 모양이다. 좁은 계단 따라 신사로 오른다. 텐만구(天滿宮)는 유명했던 시인이자 학자이며, 철학자였던 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眞, 845~903)를 학문의 신으로 모시는 곳으로, 해마다 수많은 수험생 및 부모들이 신사에 와서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진학시즌이 아니어서 관광객밖에 보이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보았던 소의 동상이 이곳에도 있었다. 

 

 

 

 

 

 

 

 상당한 높이에 산을 깎아서 만든 높이의 신사라 걸어 올라가는데 힘은 들지만, 올라가서 보시면 멋진 고베시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아침에 도토쿠산(堂徳山)에 갔을 때 이런 풍광을 보고 싶었었는데 이곳에서 도시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점심을 먹고 나서는 시청에 전망대에 올라서 다시 도심을 한번 내려다 볼 계획이다.    

 

 

 

 

 

 신사에서 내려와 다시 아래 길을 따라 걷는다. 키타노이진칸의 특징은 작은 주택과 좁을 골목이 오밀조밀 연결되어 느낌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본 민간 주택들의 모양도 비슷하지만, 이국적인 건물들의 분위기와 잘 버무려져 조화롭게 연출되어 있었다. 골목길을 걸어가는 것도 재미가 있다.   

 

 

 

 텐만구 신사를 지나서 옆길로 들어와 내려오면 덴마크관과 오스트리아 집이 나온다. 덴마크의 문화와 예술등을 소개하는 집이다. 1층에는 유명한 바이킹의 전투선을 복제해 전시하고 있고,  바깥쪽에서는 야외 비어홀도 운영하고 있다. 건물에는 호텔도 운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기념품 매장에서는 민속품을 판매하고, 덴마크관 앞에는 방문자를 위해 기념사진을 찍을수 있는 귀여운 입간판이 있는데 아이들이나 찍어야 할 듯 조금 유치해 보인다.

 

 

 

 

 빈 오스트리아의 집은 모차르트와 그의 음악에 관한 것을 전시하고, 그당시 유행했던 드레스나 복장들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음악에 관심이 많으신 사람이라면 한번 구경할만한 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지나치면서 구경하는 것으로 끝냈다.

 

 

 

 

 다시 아래로 길을 따라서 내려오다가 보이는 기념품 및 인형가게인 기타노 고베 캡틴 하우스. 캡틴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서 보니 입구에 선원과 선장인형이 자리잡고 있었다. 항구도시답게 가게이름을 지어놓고 여러가지 기념품을 팔고 있고 있는 상점이었다.

 

 

 

 내려가는 길 한쪽 예쁜 집이 눈에 보이는데 라인노 야카타(ラインの館)이다. 건물은 창이 튀어나온 돌출창으로 되어 있고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건물이라고 하는데, 고베시가 건물을 매입해서 관광객들에게 무료공개하고 있다. 이진칸에 있는 무료관람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건물이어서 내부가 어떤지 궁금해서 시간을 내어 들어가 보았다. 건물 외관도 눈에 뛸 정도로 멋있지만 좁은 공간을 꽃들과 장식들로 예쁘게 꾸며 놓은 건물 주변의 정원이 너무 보기 좋아서 정원 구경을 한참하고 들어가 보았다. 세세한 부분까지 손이 많이 갔음을 느낄 수 있다.     

 

 

 

 


 라인노 야카타는 목조건물에 판자를 부착하고 페인트칠로 마감한 2층 목조 건물이다. 당시에 설치된 창들과 개방형 베란다가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어 이진칸 건물의 특징이 잘 나타난 집이다.  1층에 휴게실과 전시실. 기념품코너가 배치되어 있고 2층에는 기타노 이진칸 거리의 역사와 지진관련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공개 이진칸이긴 하지만 휴식공간과 여행에 필요한 지도. 팜플렛등 많은 관광정보를 얻을수 있는 장소였다. 기념품 코너에 있는 것중 눈길을 끄는 품목은 특별히 없었다.   

 

 

 

 

 다른 건물에는 들어가보지 않아서 내부가 어떤지 모르겠으나 라인노 야카타를 돌아보면서 이 정도를 구경하는 것이라면 돈을 내고 다른 건물을 구경해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에 본인이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한참을 돌아다녔기에 기념품을 판매하는 장소에 쇼파가 있어서 있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라인관이 무료 공개된 장소라 우리처럼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고 있었다.  

 

 

 

 

 라인노 야카타는 나와서 조금 넓운 도로에 이르면 또 다른 이국적인 풍경을 접할 수 있었다. 벤스하우스라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도 나왔는데 크리스마스를 한달여 남겨 산타크로스 장식을 창문과 난간에 매달아 두었다. 이곳도 무료로 공개하는 이진칸 중의 하나인데 기념품울 구경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지나치게 된다. 이 도로는 키타노 이진칸을 순환하는 시티버스가 다니는 도로였다. 가로등도 상당히 신경을 써 놓아서 정말 유럽의  거리를 온 느낌이다.  

놓  

 

 

 

 

 

 하얀건물에 초록의 테두리 그리고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는 건물은 구 파나마 영사가 살던 영사관이었다는데 파나마의 여러 물건뿐만 아니라 마야와 안데스 문명의 유물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툭 튀어나온 방 외벽에는 파나마 국가문장이 있고 계단의 난간에는 커다란 파나마 국기가 걸려 있었다. 이곳에도 기념품을 판매하던 벤스 하우스처럼 크리스마스를 조금 남겨 놓고 산타크로스 모형을 창문과 난간에 매달아 놓았다. 연말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이어지는 거리에서 여러가지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는 집들이 많았다. 소품에 관심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사진 몇장만 찍고 거리를 지나치게 된다.  

 

 

 

 

 이진칸을 내려 오는 길에 일본 전통 기모노를 입고 기념사진 찰영을 하고 있었던 쌍둥이 자매가 있었다. 어떤 이유로 특별한 전통복장을 입고 이곳에 와서 사진을 찍고 있는지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해서 함께 사진을 한장 찍었다. 이브스키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매년 1월에 일본에 가면 1월 두번째주 월요일이 성년의 날이어서 그날은 기모노를 입고 다니는 처자를 많이 볼 수 있었지만, 평소에 이렇게 거리에서 기모노를 입고 있는 것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유가 궁금했다. 이유를 물어 보았으면 궁금하지 않았을텐데...  

 

 

 

 

 다시 내려오는 길에 특이하게 생긴 건물이 있어 스튜디오인줄 알았더니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고베의 유명 레스토랑겸 카페인 카페 드 파리라고 한다. 스튜디오 같은 외관으로 이곳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이기는 한데 가격은 그에 못지 않게 비싼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오늘 점심은 산노미야에 가서 고베큐를 먹을 예정이어서,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냥 통과했다.  

 

 


 일본의 주택과 서양의 건축물이 적절히 융합된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여행지로써 추천 할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고베가 관광지로서 개항과 역사를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었다. 유럽을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한곳에서 여러나라 건축물의 특장을 살펴본다면 모르겠지만... 그리고 관람을 위한 입장료도 상당히 비싸다는 생각이다. 건축을 전공할 사람이 아니라면... 

 

 

 

 

 이진칸을 내려 오는 길에 이슬람 사원이 보여서 한번 들어가 보았다. 유럽풍의 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이슬람사원이었는데 일본에 두 곳밖에 없는 이슬람사원중의 한곳이라고 한다. 정식 명칭은 고베 무슬림 모스크(Kobe Muslim Mosque)로 되어 있었다. 서울에도 한남동에 모스크가 있는 것처럼 일본에 있는 이슬람교도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모스크인 듯하다.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는데 입구에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그냥 사원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말레이시아나 아랍쪽의 이슬람 사원에 비해서는 규모는 작았지만 내부는 똑같이 만들어져 있다. 붉은 카펫에 메카를 향해 있는 마흐라브까지... 

 

 

 

 

 

 종교행사가 있는 날이 아니어서인지 행사도 없고, 신도도 보이지는 않았다. 말레이시아나 아랍 등 다른 무슬림 국가에 있는 모스크에 들어갈 때에도 크게 복장만 갖추면 입장을 통제하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들어가 보기는 했지만, 관리인의 허락을 받고 들어간 것이 아니어서 간단히 구경만 하고 나왔다.  모스크 앞쪽에는 이슬람신도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서인지 케밥이나 양고기 요리점이 몇군데 보였다. 그것도 한남동과 비슷한 듯하다.    

 

 

 

 

 이진칸 구경을 모두 마치고 산노미야로 이동한다. 오늘 점심은 고베에서 유명한 고베큐(神戶牛)를 먹기로 예약해 놓았다. 유명한 고베큐 레스토랑은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 어제 일행과 함께 고베큐를 먹을 생각으로 갔더니 12명이 한번에 먹을 수 있는 곳이 한군데도 없어서 오늘 점심을 미리 예약해 놓았다. 시간에 늦지 않게 이동해야 해서 이진칸에서 더 구경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진칸은 개인적으로 적극 추천은 할 수 없지만, 고베에서는 관광의 중심지였기에 다녀 왔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10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