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고베마라톤('13.11)

고베마라톤 10-10 (고베 시내 구경) (2013.11)

남녘하늘 2016. 3. 15. 00:25

 

 우리가 고베큐를 먹기 위해서 예약해 놓은 곳은 산노미야에 있는 비프테키 가와무라(ビフテキ カワムラ)라는 레스토랑이었다. 고베의 소고기는 연한 육질과 풍부한 맛으로 일본의 3대 소고기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고베가 속한 효고현에서 생산되는 소고기(和牛) 가운데 일정 기준에 부합된 것만 고베 소고기로 인정받으며 이 고기를 취급하는 정육점과 레스토랑에는 고베 소고기 간판이 걸려 있어 쉽게 구별된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갔음에도 바로 입장이 되지 않고 잠시 기다려야 했는데, 한 테이블에 전체 인원이 모두 앉을 수가 없어서 두 테이블로 나뉘어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우리 테이블의 요리사는 한국사람이다. 덕분에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요리사가 고베 와규에 대한 고베사람들이 자부심과 와규에 대해 설명을 해주어 잘 들었다. 우리는 스테이크 요리를 먹으로 왔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고베 쇠고기의 부드러운 맛을 만끽하고 싶다면 얇은 차돌박이와 두툼한 스테이크 요리를 추천한다고 한다. 여행을 다니면서 블러그에 먹거리에 대한 내용을 잘 남기지 않는데, 먹어보니 고베큐가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고 맛있게 잘 먹었다. 우리는 고베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인지라 식사와 함께 술까지 몇 병 시켜서 오찬을 즐겼다.     

 

 

 

 

 

 여유를 가지고 식사를 마치고 나서 다시 고베 시내 구경을 나섰다. 이제 시내 몇 곳만 구경하고 나면 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시청 전망대로 이동중에 어제 마라톤대회 때 통제선 안쪽에 있었던 아식스 매장을 발견하고 한번 들러 보기로 했다. 어제는 마라톤 대회 참가로 인해 매장을 열고 있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여유가 있어서 매장에 들어가 보았다. 여느 아식스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과 대동소이 하지만 고베 마라톤 대회와 관련된 몇가지 전시물을 설치해 놓았다.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인지라 고베 마라톤 대회의 이미지를 영업에 이용하고 있었다.       

 

 

 

 

 

 매장 한켠에는 고베마라톤 공식복장에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마네킹이 있어 나도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함께 포즈도 취해 보았다. 어제 마라톤 완주를 하고 메달을 받았을 때의 기분을 느껴본다. 아식스 매장에서 마케팅을 아주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매장 구경은 잘 했는데 구입할 물건을 찾지 못해 사진만 찍고 나오는 형국이 되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색다른 운동화가 많이 있었지만 젊은 사람 취향이어서 내가 소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여 구입을 하지 못했다.  

 

 


 아식스 매장을 나와서 다시 고베 시청으로 이동했다. 고베에 온 토요일에 우리 일행은 코베 포트 타워에 올라서 고베의 야경을 이미 보았지만 고베 시청 24층에 있는 전망대에 한번 올라 시내를 둘러볼 생각으로 시청을 방문한 것이다. 어제 시청앞 메인도로에서 마라톤 대회의 출발을 했던 곳이어서 다시 한번 주변을 찬찬히 둘러볼 생각도 있었다. 시청으로 이동중에 고베 꽃시계를 만났다. 하나도케이(はなどけい:花時計)라고 불리는 이 시계는 일본 최초의 꽃시계로라고 하는데 지금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서인지 주변에 꽃이 보이지 않아 꽃시계인지 조차 알 수가 없다. 

 

 

 

 

 고베시청은 4개의 건물도 이루어져 있었는데 1청사만 30층인 초고층으로 지어졌고 높이 132m의 건물이었다. 고베의 야경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도록 24층에 전망 로비가 설치되어 있어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야경을 고베 포트타워에 가서 감상을 했지만, 밝을 때 고베 시내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 왔다. 24층 로비에 중앙에는 세계각국 도시에서 온 기념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대구 광역시가 기증한 한복 입은 인형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온 기념품이 없었으면 서운할 뻔 했다.   

 

 

 

 

 고베 포트타워에서 보던 야경과는 또 다른 느낌의 풍경이 보였다. 무료로 운영되는 시청 전망대라 큰 기대없이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 무엇보다 유리창 청소를 어떻게 했는지 밖으로 보이는 풍광이 너무나 깨끗해 보였다. 북쪽의 산노미야(三宮)와 남쪽의 베이 에어리어를 비롯해서 도심의 곳곳이 내려다 보였다. 처음 방문한 사람을 위해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사진을 유리창 아랫쪽에 설치해 놓고 설명도 잘 해 놓았다. 고베에 와서 돌아 다녔던 곳을 체크하면서 보니 그 재미도 괜찮다.    

 

 

 

 

 

 

 고베시청 전망대에서 전망을 바라보면, 한쪽으로는 산이 보이고 한쪽으로는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토요일 야경을 보았다고 오지 않았다면 아쉬웠을 것 같다. 롯코산(六甲山)이 있는 북쪽의 풍광이다. 오전에 갔었던 유럽풍의 건물이 모여 있었던 키타노 지역이 보인다. 롯코산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는데 아침에 산책을 갔다 왔던 도토쿠야마(堂徳山)와 구분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올랐던 곳에서 조금만 더 갔으면 정상 능성까지 갈 수 있었을 것 같다.      

 

 

 

 

 시청 전망대에서 시내 구경을 마치고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남아서 모도마치로 이동하기 전에 시청 주변을 좀 둘러 보기로 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니 어제 보았던 루미나리에가 설치되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제법 넓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어제 보지 못한 공원을 둘러보고 이동하기로 했다. 히가시유엔치공원(東遊園地公園)이라고 불리는 공원인데 도심속에 이런 숲과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것이 참 보기 좋은데, 점심시간에는 공원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 셀러리맨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시민들의 쉼터와 같은 억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화려한 관광지의 분위기는 아니다. 공원 안쪽에는 유독 여성의 동상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1995년 1월 17일 오전 5시 46분에 발생한 고베 지진의 기억을 잊지않기 위해서 지진이 발생한 시간에 멈춰선 시계가 있는 동상도 세워져 있었다. 유난히 일본을 여행하다보면 특정 기념일의 시간을 알려주는 조형물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히가시유엔치 공원에서도 만났다. 주변으로도 무엇인가 의도가 있었겠지만 여행자로서는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다른 동상의 모습이 있어 몇장 찍어 보았다.  

 

 

 

 

 

 

 히가시유엔치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서 바로 근처에 있는 모토마치(元町) 상점가로 넘어갔다. 이제 특정 장소를 구경하기에는 시간이 없어 그냥 거리를 지나쳐 가면서 주변을 돌아보고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고베에 왔던 첫날에도 모토마치 상점가를 한번 지나쳐 보았는데 워낙 큰 시장이어서 전체를 모두 둘러보지 못하고 지나쳤기에 지난번에 보지 못한 나머지 쪽을 한번 둘러보았다. 아직 크리스마스가 한달이나 남아 있는데 상정 안쪽에는 크리스마스를 대비한 장식을 많이 해 놓았다.

 

 

 

 

 

 아담하면서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았는데, 고베의 인기 쇼핑거리 답게 사람들로 붐빈다. 딱히 무엇인가를 사겠다는 생각으로 온 것이 아니었지만, 예쁜 기념품이나 소품을 파는 곳이 보이면 잠시 구경을 하면서 지나갔다. 모토마치 상점가가 엄청 길다. 몇일 전 방문했던 곳인지가 헛갈리기 시작한다. 어짜피 거리 구경을 하러 온 것이니 개의치 않고 중심거리를 끝까지 지나가 보았다.   

 

 

 

 

 

 

 중간에 한국에서 쉽게 보이는 abc마트도 보이고 Step이라는 신발파는 가게도 보였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어서 운동화를 팔고 있는 가게가 나타나면 모두가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두군데 모두 들어가 보았는데 가격이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그다지 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구경만 하고 나왔다.  

 

 

 

 고베 마라톤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아침에 호텔에서 시내구경을 나올 때 짐을 맡겨 놓고 나왔던지라 다시 호텔로 돌아가서 짐을 찾아야 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은 아주 좋은 호텔은 아니었지만 마라톤 출발지와 시내 중심지에서 가까왔기 때문에 편했다고 생각한다. 호텔에서 산노미야 역까지 걸어서 5분거리에 있어 주변 관광을 하기에는 아주 좋았다.

 

 

 

 

 

 

 고베로 올 때는 오사카를 거쳐 시내 구경을 하고 왔기 때문에 오사카를 경유해서 들어 왔지만 갈때는 간사이 공항으로 바로 갈 계획이어서 기차를 타지 않고 해상으로 베이셔틀(고속선)을 타고 바로 가기로 계획을 잡았다. 고베에서 간사이공항까지 가는 방법은 많지만 가장 빠른 방법이 베이셔틀을 타는 것이다. 고베 베이셔틀은 고베공항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고베공항으로 가는 포트라이너를 타야 한다. 포트라이나를 타고 어제 마라톤 도착지였던 시민광장역에서도 조금 더 지나가야 한다. 고베공항으로 가는 포트라이너 산노이야역을 출발하자 마자 바다를 건너는 철교를 지나고 항구의 풍경이 다시 펼져진다. 

 

 

 

 


 사진을 주의깊게 보면 알겠지만 포트라이너는 레일위를 달리는 철도차량이 아니라 고무바퀴로 고가도로위를 달리는 신교통시스템이다.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1981년에 개통이 되었다니 일본의 기술력이 다시 한번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레일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어서 급한 커브도 다닐 수 있는 모양인데, 레일 철도와 비교해서도 크게 소음도 없고 불편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산노미야 역에서 20여분을 걸려 고베공항역에 도착했다. 고베 베이셔틀 그림이 그려진 표지판을 따라 이동하면 해상터미널 버스승강장이 나온다. 공항에서 해상터미널까지 이동하는 버스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었다.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고베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베이셔틀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듯하다. 조금 여유있는 공항분위기다. 베이셔틀을 이용하는 사람도 평일 오후여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는 적었다. 무료셔틀 버스를 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해상터미널에 도착하니 강풍으로 인해서 배가 심하게 흔들린다는 경고판에 세워져 있고, 출발 시간이 되어가는데도 승선수속을 진행하지 않았다. 베이셔틀 터미널까지 왔는데 강풍으로 배가 뜨지 않게 되면 다시 산노미야역으로 되돌아가서 열차를 타고 공항으로 가야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제시간에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된다. 하필 우리가 베이셔틀을 타려고 하는 날에 이런 불상사가 생기는 것인지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아직 아직 시간적인 여유는 남아 있으나 걱정이 된다.     

 

 

 

 

 

  다행이 출발 예정시간을 조금 넘겨서 승선수속이 시작되었다.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배를 타러 나왔더니 몸이 날려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었다. 그나마 운행을 하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이 셔틀은 거의 정시에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 고베에서 간사이 공항까지는 30분 조금 넘게 걸린다. 버스나 전철을 이용해서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것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시간도 절약이 돼서 많이들 이용한다고 한다. 다만 오늘처럼 기상상태가 좋지 않으면 배가 뜰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고베로 올 때 문제가 생기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아 올 수 있는데, 공항으로 갈 때 문제가 생기면 비행기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잘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부산에서 큐슈를 갔때 이용했던 비틀과 비슷한 모양의 배였다. 좌석도 넓찍하고 안쪽을 돌아다닐 수도 있어서 비행기나 버스에 비해서 훨씬 더 쾌적한데 오늘은 비도 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배안을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평소에도 이렇게 이용객이 적은지 알 수 없으나 오늘은 사람이 너무 없어서 거의 빈채로 운행이 되고 있었다. 비바람으로 인해 파도가 높게 쳐서 배 창문까지 바닷물이 튀어 오르고 배도 요동이 심해서 멀미가 나려고 했다. 그래도 안전상에는 문제가 없는 듯했다.         

 

 

 

 

 


 베이셔틀에 오른지 30여분만에 간사이공항 페리 승강장에 도착하다. 멀미가 날듯 날듯 해서 걱정을 했는데 비바람을 뚫고 무사히 공항 승장장에 내렸다. 이곳에서도 고베항에서와 마찬가지로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어서 무료로 공항청사까지 승객을 태워준다. 1청사와 2청사를 순환하는 셔틀버스인데 훼리터미널을 출발해서 10분도 걸리지 않아서 간사이공항 피치항공 전용청사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이용하기 좋게 시스템으로 잘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다음에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 고베로 들어갈 때는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저가 항공을 이용해 보았는데 약간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가격대비 만족은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까지는 다닐만하지만 그보다 멀리 갈때는 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저가 항공보다는 제 가격을 주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다. 간사이 공항에 피치항공의 전용터미널이 있었는데 모든 것을 여행객 스스로 처리해야 했다. 우리는 마라톤을 하고 돌아가는 사람이어서 따로 짐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짐이 많지 않았지만 소지품도 무게가 많이 나갈 경우에는 추가로 비용을 지급해야 했다. 피치항공 전용터미널의 면세품점도 규모가 적어서 살만한 물품이 별로 없었다.          

 

 

 

 

 

 간사이 공항에서 출국 절차를 모두 끝내고 이번 여행을 간단하게 결산해 보았다. 짧은 3박 4일간의 여행이었지만 오사카와 고베의 중요관광지는 돌아 보았고, 마라톤도 즐겁게 달렸고, 패키지 여행이라면 생각할 수도 없은 오사카 나카노지마의 아침달리기와 고베에서 도도쿠야마의 아침 산행도 해 보았다. 모든 일정을 너무 내 위주로 작성할 것이 아닌지 걱정했는데 함께한 일행들도 여행이 즐거웠다고 좋아해 주어서 다행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귀국선물도 받았다. 제2터미널의 면세품점은 너무나 작아서 상풍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다. 피치항공을 이용하는 사람은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귀국할 때 인천공항에서처럼 다양한 물품이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이번 고베마라톤은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한 마라닉이다. 중간에 약간의 소동이 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모두 즐겁게 여행을 다녀 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전문 가이드도 아니고, 또 따로 비용을 받고 안내한 것이 아닌데 약간의 불편함과 서운함이 있었다면 여행을 잘 마쳤기에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도 1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솔하면서 한두명이 다니는 여행에 비해서 많이 힘들었음을 고백한다. 대회신청을 하는 것에서부터 내 개인적인 시간도 많이 소비했었다. 그래도 함께 떠나는 멤버들이 좋았기 때문에 묵묵히 내가 맡은 역할을 수행했다.

 

또 다시 언제 이런 해외마라톤 여행을 기획하게 될지 아직 알수는 없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이번 여행보다는 좀 더 알차고 재미 있는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