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인도네시아 ('17.7)

인도네시아 여행 29-27 ( 발리 싱아라자 시장, 로비나 비치 ), (2017.7)

남녘하늘 2018. 12. 7. 00:22


 자가라가 사원(Jagaraga Temple)을 출발해서 다시 싱아라자 시내 중심부로 되돌아왔다.  자가라가 사원으로 들어갈 때 좁아서 고생했던 도로를 다시 되돌아 나오니 해안을 따라 있던 도로와 합류하게 된다. 발리의 3번 국도는 북부 해안선을 따라서 이동하는 도로인듯 하다. 왼쪽으로 가면 싱아라자를 거쳐 발리의 북서쪽 도시인 길리마눅까지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가면 발리의 북동쪽인 암라푸라(Amlapura) 이어지는 듯하다. 왼쪽으로 다시 싱아라자로 이동한다. 숙소가 로비나 비치에 있기 때문에 어짜피 싱아라자 시내를 통과해서 가야만 한다.    




 싱아라자 시내를 통과하면서 지나쳤던 싱아라자 시장(Pasar Anyar Singaraja)을 다시 찾아서 왔다. 오전에 지나치면서 보니 로컬시장으로는 규모가 제법 커 보였다. 도로변에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서 시장 구경을 하기에 부담이 없다. 해외 여행을 가면 빼먹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 박물관과 재래시장인에 발리에 와서는 싱아라자 시장을 찾아 왔다. 현지인들의 일상 생활을 볼 수 있기도 하고, 다양한 현지 상품들을 볼 수 있기 떄문이다.  






 싱아라자 시장도 여러가지 과일을 비롯해서 식재료와 함께 현지인들이 기도할 때 사용하는 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볼 수 있어 시장구경이 재미있다. 다만 이 시장도 관광객은 별로 보이지 않고 현지인들이 많았다. 외국인이 이 시장을 많이 찾지 않는지 우리가 지나가면 어떻게 외국인이 이 시장을 찾았나 하고 쳐다보는 시선이 많이 느껴졌다. 시장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상설시장으로는 보이는데 언제가 사람이 많은 시간인지는 알 수가 없다. 보통 발리의 재래시장은 대부분 이른 새벽에 장사를 시작해 오전10시에서 오후12시 사이에 장사를 마친다. 그리고 다시 저녁5시쯤 부터 밤 11시까지 야시장이 열린다. 시간이 어중간해서인지 시장 규모에 비해서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아직 저녁시장이 열릴 시간이 아닌듯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과일들이다. 바나나, 파인애플, 람부탄 등이 보이고 채소류와 과일, 생선, 고기 등 식재료도 많이 팔고 있다.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아서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지만, 몇 곳에서 가격을 물어보고 대략 시장가격을 확인하곤 바나나와 과일 몇 가지를 구입했다. 어짜피 다 먹을 수 없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조금만 달라고 할 수가 없었다. 먹다가 다 먹지 못하면 호텔에 놔두고 올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샀던 바나나는 맛은 있었는데 바나나에 씨가 있었다. 씨가 있는 바나나를 다 먹어보게 되는데, 품종 개량이 되지 않은 바나나였던 것 같다. 시장을 다니면서 서양 사람을 한팀 보았는데 나도 신기해서 사진으로 남겨 본다.    







 과일시장이 있던 반대쪽으로는 좌판이 거이 없이 상점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였다. 몇 집을 제외하고 문을 닫은 것으로 봐서 오전 장사를 마치고 쉬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기도하는 의식때 사용되는 물품을 파는 상점은 문을 닫지 않고 있었다. 시장을 다니면서 과일 이외에 견과류나 열대과일을 말려서 팔거나 과일을 가공한 제품이 있는지 살펴 보았는데 원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안쪽의 미로같은 시장도 있었지만 안쪽으로 들어가 보지는 않고, 과일을 사고 시장을 한번 둘러본 것으로 만족한다.   






 시장에서 나오니 Ahmad Yani 도로와 이어진다. 이 도로가 싱아라자에서는 가장 중심도로인 듯하다. 발리에서 운전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도로의 중앙선이 우리나라와 달리 흰색으로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노란색 중앙선에 익숙해 있다가 흰색 중앙선을 만나니 길을 따라서 가도 되는 것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어 차선도 우리나라와 반대라는 것과 더불어 어려운 점이였다.  




 싱아라자 시내에서 서쪽으로 10km를 이동하면 발리 북부에서는 검은 해변으로 유명한 로비나 비치(Lovina Beach)가 나온다. 발리의 유명한 휴양지역은 대부분 남쪽에 모여있어 북부까지 놀러 오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불편한 대중교통도 이유중에 하나인 듯하다. 몇 개의 작은 마을에 걸쳐있는 12km에 이르는 로비나 비치는 새벽에 돌고래투어를 온 관광객들로 잠깐 붐빌 뿐, 평소에는 그냥 조용히 쉬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번화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지루한 지역이 될 수 있다. 외국인이 많지 않고, 더구나 현지인을 제외한 동양인은 구경하기가 힘들다.  


 시장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숙소인 로비나 비치호텔에 도착하니 날이 저물기 시작한다. 로비나 비치에서의 일몰이 멋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재빨리 수속을 마치고, 짐만 객실에 넣어두고 바로 호텔과 이어지는 해변으로 나가 보았다. 







 마침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발리에 여러번 왔지만 가장 환상적인 일몰을 로비나 비치에서 구경하게 된다. 하늘이 붉은 오렌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더니 바닷물에도 붉은 빛이 반사되어 온통 붉은 빛의 향연이다.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벌써부터 저녁 노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나와 있었고, 이 곳에 사는 아이들은 아직 물속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어, 여유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바다위에 정박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전통배인 쭈꿍(Cukung)의 모습도 한폭의 그림을 만드는데 일조한다.    






 해변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너무 조용하고 좋았다. 조용한 가운데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복잡하고 바쁘게 지냈던 도시와는 달리 아주 단순하고 편안한 시간이 지나고 있다. 역시 멋진 풍광은 사람을 치유해주는 힘이 있는 듯하다. 시야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전부 황금색으로 빛난다. 너무 멋진 풍광이어서 사진으로 몇 장 남기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느낌 등을 사진 속에 담을 수가 없다. 옆에서 저녁 노을을 감상하고 있던 학생들에게 부탁해서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우리 사진도 한장 남긴다. 







 저녁 노을이 사라지면 바로 어두워질줄 알았더니 바로 어두워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조금 밝아졌다. 방금의 그 저녁 노을에서 바로 밤으로 바뀌는것이 아니라 차츰 어두워져 간다. 환상적인 일몰을 구경하고 나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어두워지는 해변을 조금 걷고 싶기도 했지만 일몰 광경을 놓치지 않고 보려는 마음에서 체크인만 하고 짐을 넣어두고 오느라 정리도 하지 못한 상태다. 그나마 바쁘게 움직인 덕분에 로비나 비치에서 멋진 추억 하나를 더했다.      






 짐을 대충 정리해 놓고 저녁식사를 할 레스토랑도 찾을 겸 메인 로드를 따라 나가 보았다. 짐 정리를 하니 사이에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여행자가 많은 도시가 아니어서 가로등도 별로 없어 도로가 벌써 컴컴하다. 숙소에서 조금 나가니 숙박을 겸한 식당이 보였는데, 젊은 서양 친구들이 엄청나게 모여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식당 한켠에 드럼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밤 늦게까지 놀 수 있는 듯하다. 분위기가 좋아서 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로비나 비치를 따라서 어떤 분위기인지 한번 둘러보고 싶은 생각에 가던 길을 계속 간다.  





조금 더 넘어가니 비나리아 골목(Jl. Binaria)이 나왔다. 메일 도로에서 연결되는 이 길은 끝가지 가면 돌고래 광장이 있는 이곳 로비나 공용 비치로 이어진다. 골목 입구에서 부터 비치 앞 광장까지 레스토랑과 기념품점, 호텔 등이 줄지어 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로비나의 가장 번화한 골목길이 아닐까 싶다. 싱아라자에서 오는 메인 도로 주변으로 괜찮은 레스토랑이나 상점이 별로 없어서 정말 시골마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골목에 들어오니 다른 세상이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로비나로 오면 이 골목을 찾아 오는 모양이다.  







 입구에서 200여m를 걸어오면 바로 돌고래 탑이 있는 해변이 나온다. 발리 남쪽에서 차로 4-5시간이 걸리는 곳이라 거리가 멀어서 외국인이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골목은 예상을 벗어난다. 대부분의 바나 레스토랑에는 서양사람들이 생각보다는 많았다. 낮에 여행을 하면서는 거의 보지 못했는데 저녁에는 이곳으로 찾아 오는 모양이다. 대신 동양의 여행자는 한명도 보지 못했다. 골목길이 끝나고 해안이 나오면 해안가를 따라서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범들이 이어진다. 기념품점에는 특색있는 상품은 별로 없다. 꾸타의 기념품점에서 파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그냥 지나가면서 눈으로 구경만 한다.  





 해안을 따라서 이어지는 기념품점과 작은 호텔 지역을 지나면 다시 레스토랑과 바가 많이 있는 마와르 골목(JL. Mawar)으로 이어진다. 로비나 비치의 중심은 비나리아 골목(Jl. Binaria)과 이어지는 해안길, 그리고 마와르 골목(JL. Mawar)인 듯하다. 마와르 골목이 시작하는 곳에 빈탕 레스토랑(Bintang Bali Restaurant)이 있었는데 이곳은 젊은 여행자로 아주 붐비고 있었다. 젊고 밝고 흥겨운 분위기가 거리에까지 이어져서 한참을 구경하다가 이동했다.  




 너무 젊은 사람만으로 붐비지 않고 외국인이 적당히 있는 식당을 찾다보니 다시 비나리아 골목(Jl. Binaria)으로 돌아 왔고, 샤크 바(Sharkys Sports Bar And Grill)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공간이 제법 넓어서 다른 사람에 방해받지 않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분위기도 괜찮은 곳이다. 이번 인도네시아 여행을 와서 처음으로 둘이서 로비나에서 술을 한잔 하게 된다. 그동안 술은 후배와 함께 식사를 했을 때를 빼곤 마시지 않았었다. 가격 대비 음식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어서추천할만한 곳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괜찮았다.    






 하루종일 운전을 하고 발리의 북쪽 지역을 돌아다녀 피곤했고, 내일 아침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돌고래를 구경하는 돌핀 투어를 신청해 놓아서 다른 사람들처럼 늦게까지 놀 수 없었다. 저녁 식사와 더불어 맥주를 조금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발리에 처음 오면 남부해안에 머물고, 두번째 오게 되면 우붓을 찾고, 세번 이상 발리에 온다면 관광객이 많지 않은 발리 북부지역을 가라고 한 사람이 있었는데 세번째 방문에 나도 싱아라자와 로비나에 오게 되었다. 여행 전문가의 권고처럼 조용하고 멋진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28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