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말레이시아 ('16.6)

말레이시아여행 20-17 (퍼르다나 보타니컬 가든 아침산책 ), (2016.6)

남녘하늘 2018. 1. 28. 00:38


 오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덥기 전에 산책을 나기기로 했다. 몇 일전 아침 산책을 나와서 레이크 가든 (Lake Gardens)으로 불리는 페르다나 보태니컬 가든(Perdana Botanical Gardens)의 북쪽을 거의 돌아보고 갔지만, 정작 호수가 있는 남쪽은 남겨 두었기에 오늘은 남쪽을 산책해 보기로 했다. 한낮에 공원을 걷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듯해서 아침 식사를 하기 전부터  일찍 서둘러 나왔다. 1980년 완공된 레이크 가든은 인공 호수와 아름다운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말레이시아 현지사람들에게도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호텔에서 나와 국립 모스크 정문쪽으로 해서 레이크 가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공원은 30만평(92만 ㎡ ) 정도로 워낙 크기 때문에 공원으로 입장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지만 오늘은 국립모스크 쪽으로 입장해서 공원을 둘러보고 국립박물관 옆쪽 메인 출입구로 나와서 KL 샌트럴(KL Sentral)쪽으로 나올 계획이다. 국립 모스크가 있는 페르다나 길(Jalan Perdana)을 따라서 조금 오르니 숲이 우거져 있다. 주변에 어제 구경했던 이슬람 박물관, 국립모스크 등이 보인다.   






 조금 오르막을 오르니 세라믹 겔러리(Ceramics Gallery)와 메탈워크 갤러리(Metalwork Gallery)의 안내판이 있는 건물이 나왔다. 통상의 갤러리로 생각하고 들어 갔더니 1층에 타일이 깔려 있고 멋진 조형물이 놓여 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건물 뒷쪽으로는 경찰 박물관도 보였다. 나올 때 건물 안내판이 있어서 자세히 보니 이 건물이 어제 다녀온 이슬람 예술 박물관(Islamic Arts Museum)의 뒷편이었다. 뒷편에는 다른 갤러리로 사용되고 박물관에 차를 가져 오는 사람들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했다. 가이드가 없이 하는 여행이라서 아무래도 이런 점에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이슬람 예술 박물관(Islamic Arts Museum) 뒷편에서 조금 더 오르니 경찰 박물관(Royal Malaysia Police Museum)이 나온다. 아직 박물관을 개관하지 않아서 입장하지는 못하고 지나치는데 정원에 대포도 보인다. 경찰 박물관에서 조금 올라오면 원형 돔 내부에서 천체 학습을 할 수 있고 우주 쇼나 우주를 주제로 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국립 플래니타리움(Planetarium Negara)이라는 곳이 나온다. 오늘은 박물관을 구경하러 나온 것이 아니어서 레이크 가든으로 걸음을 계속한다.   





 국립 플래니타리움을 지나 이정표를 따라 레이크 가든 주변의 한가로운 가로수 길을 조금 더 걸어가면 툰 압둘 라작 기념관(Memorial Tun Abdul Razak)이 나온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기념관 내부가 개방되었는지 가까이 가보니 관리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안쪽으로 들어갈 수는 있게 되어 있어서 기념관 전체를 둘러 보았다. 말레이시아 제2대 수상인 툰 압둘 라작 빈 후세인 알하지(Tun Abdul Razak bin Hussein Al-Haj)의 기념관이다.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는데, 내부는 신발을 벗고 관람하라고 해 놓았다.   






 압둘 라작 총리는 1957년 독립 후 초대 부총리에 취임했으며, 1970년 사임한 툰쿠 압둘 라만의 뒤를 이어 1976년 백혈병으로 사망할 때까지 말레이시아의 총리로 재직했다. 계엄 시기에 취임한 그는 엄격한 철권 통치로 독재자란 비판에 직면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민족간의 불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인종 차별 정책을 실시해서 말레이 인종과 비말레이 사람간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발의 아버지(The Father of Development)로 불리면서 말레이사아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도 인정받고 있어서 극단의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기념관에는 수상 임기 기간인 1970년부터 1976년까지 사적 및 공적인 사건 기록에 관한 광대한 소장품이 있었다. 들어가서 오른쪽에 있는 1관은 생애, 성장과정 등이 각종 소품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왼쪽의 2관은 총리 재임시 이룬 업적과 생전의 집무실, 물품, 의복, 훈장, 세계 각국의 지도자로부터 받은 다양한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사진 자료와 소품들이 많아서 말레이시아 현대사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장소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실내에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어서 시원했다. 기념관 안에는 각종 사진들과 자료들로 채워져 있으나, 역사에 관심이 많지 않은 일반 여행객들에게는 별 흥미를 끌만한 장소는 아닌 듯하다.   








  툰 압둘 라작 기념관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길가에 꽃과 관상수로 새의 모형을 만들어 놓은 곳이 보였다. 근처에 새공원이 있어서 이런 조형물을 만들어 놓은 듯한데, 본격적으로 레이크 가든으로 들어가게 되는 듯하다. 공원 내에 새공원, 나비공원, 사슴공원, 난초식물원 등도 있다. 조금만 더 가면 지난번에 와 보았던 새공원이 있다. 새 공원 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사슴공원 방향으로 산책을 이어간다.    




 메모리얼 툰 압둘 라자크(Memorial Tun Abdul Razak)를 나와 조금 더 가니 사슴공원(Deer Park)이 나왔다. 몇 일전 버드 파크에 왔을 때에는 그냥 옆으로 지나갔는데 오늘은 호수쪽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사슴공원을 가로 질러 가면서 구경하기로 했다. 사슴공원의 규모는 크지 않았고 아직 사슴들이 활동하는 시간이 아닌지 초입에서 몇 마리만 보았을 뿐 공원을 이동하면서 거의 보지 못했다.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종과 말레이시아 숲에서 서식하는 칸실(Kancil) 등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공원은 숲과 정원이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좋았다. 사슴을 볼 수 있다면 더 좋았을 터인데...  






 사슴은 우리 안쪽에 있고 그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는 형식이었는데 숲 길이 참 좋았다. 중간에 작은 계곡도 있어 시냇물이 흐르고 정자 같은 장소가 있어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아침이고 숲 속길을 걷느라 아직은 그리 덥지 않아서 정자에서 쉬지 않고 산책을 이어갔다.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사슴공원을 와 보아도 좋을 듯하다.  반대쪽 입구에는 사슴공원(Taman Rusa & Kancil) 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곳도 이른 아침이어서 산책을 나온 사람은 없었다.   





 사슴 공원을 지나니 넓은 광장이 나온다. 이벤트 광장처럼 잘 꾸며 놓았는데 광장 주변으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것는 바오밥(baobab) 나무가 여럿 심어져 있었다. 주변의 조형물도 바오밥 나무를 형상화 해 놓았다. 가지가 뿌리 모양으로 생겨서 신이 나무를 거꾸로 심은 것 같이 보이는 희귀 나무인데, 마치 아프리카에 온 느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온실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를 야외에 심어 놓은 것을 보니 이곳이 열대지방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광장 앞으로 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다. 호수가 생각했던 것만큼 큰 호수는 아니었지만 도심 속에 이런 호수와 숲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보기에 좋다. 호수는 크지 않아도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숲이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거져 있다. 호수 너머로는 고층 빌딩이 이어져있어 도심 속의 공원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침 산책하는 내내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는데 호수 주변에 오니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침보다는 저녁시간에 산책하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호수를 따라서 산책을 이어간다. 호수를 따라서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큰 나무가 엄청 많이 자라고 있어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이다. 하루에 한번씩은 비가 내리고 충분한 햇빛이 나무를 잘 자라게 할 것이다. 호수의 물이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는데 수질 정화를 위해서 분수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침에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한번 와 보고 싶었던 레이크 가든을 오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가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한다. 이제 산책을 끝내야 하는 시간이 되어 가고 있다.     






 레이크 파크 남쪽 입구쪽에서 보면 뒷쪽으로 호수를 중심으로 푸른 녹지가 펼쳐져 있고, 나즈막한 구릉 곳곳에는 사슴 공원, 하이비스커스 공원, 새 공원, 나비 공원, 등이 있어 규모가 대단하다. 멀리 보이는 건물이 있는 곳까지 모두 숲으로 이어져 있어 쿠알라룸푸르의 허파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듯하다. 낮 시간에는 공원 내부를 다니는 셔틀 차량도 다닌다고 하는데, 아직 아침이어서 차량을 보지는 못했다. 지난번에 이어서 오늘 레이크 가든 산책으로 공원의 대부분을 돌아본 듯하다. 유명 관광지를 돌아본 것 보다 더 좋았던 아침 산책이다.      






 레이크 가든이 끝나는 곳에서 도로 아래로 지하도가 있어서 지나쳐 오면 인포메이션 센타가 보인다. 여기에서 KL 샌트럴(KL Sentral) 역으로 가야 하는데 보행자 길은 있는데 횡단보도가 없다. 매번 느끼지만 아직 쿠알라룸푸르는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정책이 아직은 부족하다. 무단횡단을 해서 KL 샌트럴 역이 있는 힐튼호텔과 르 메르디앙 호텔을 기준점을 삼아 오면 역이 나온다. 역으로 와서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아직 본격적인 출근시간이 아니어서 엄청 붐빈다는 모로레일이 생각보다는 붐비지 않아서 편하게 돌아왔다. 







 모노 레일을 타고 지나다 보니 힌두교 사원을 지나간다. 스리 마하마리암만(Sri Mahamariamman)사원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싱가폴에서도 같은 이름의 사원을 보았었다. 이름만 보면 신성하고(sri) 위대한(maha) 마리암만(mariamman) 여신을 모신 사원이라는 뜻이다. 모노레일에서 지나쳐 가는 길이어서 그 사원이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도심 혼잡구간을 모노래일이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모노 레일에서 내려다 보는 쿠알라룸푸르의 도심 모습도 좋아 보인다.   







(18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