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말레이시아 ('16.6)

말레이시아여행 20-19 ( KLCC아침산책, 차이나타운, 올드차이나 카페 ), (2016.6)

남녘하늘 2018. 2. 1. 00:53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호텔 바로 앞에 있는 KLCC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어제 저녁에도 한바퀴 돌아 보았지만 아침에 특별히 가 보아야 할 곳을 찾지 못해서 그냥 공원을 천천히 둘러 보기로 했다. 역시 이른 아침에는 현지인보다는 여행을 왔거나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운동과 산책을 겸해서 나와 걷거나 뛰고 있었다. KLCC공원 앞에 있는 호텔에서 숙소를 잡아서 아침부터 공원 산책을 할 수 있어 좋았다. 공원은 관광 자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고, 쿠알라룸푸르에 거주하는 시민과 여행객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공원의 한켠에는 아시-시아키린 모스크(Masjid Asy-Syakirin)가 있다. KLCC 주변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점심시간 지나서 기도할 때 많이 찾는 사원이다. 내가 처음으로 쿠알라룸푸르에 왔을 때 이색적인 풍경에 강력한 인상을 받은 곳인데 수리를 하고 있는지 들어갈 수 없기 되어 있었다. 돌아서 가면 입장은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돌아서 가 보지는 않았다. 모스크는 서아시아의 매력적인 건축 양식과 동아시아의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룬 멋진 건축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공원 곳곳에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물놀이장과 놀이터가 보인다. 가족 단위로 놀러 와서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도록 해 놓은 듯하다. 상하의 나라이니 물놀이 시설은 1년내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는 물놀이장에 아이들이 많이 놀고 있었는데 아침인지라 아이들이 보이지는 않았다. 날이 많이 더워도 울창한 나무 그늘 밑에 들어가면 견딜 만 하니 숲이 많은 공원이 그래도 산책할 만 한 것 같다. 걷다 정말 더우면 주변에 있는 시원한 쇼핑몰로 바로 들어갈 수 있으니 이 공원이 좋을 수 밖에 없다.  






 공원을 산책하다보면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 (KLCC : Kuala Lumpur City Center / Petronas Twin Towers)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포인트가 몇 곳 나와서 아침에 산책하면서도 한장 찍었다.      




  KLCC 공원은 생각보다는 꽤 넓고도 잘 가꾸어 놓은 공원이다. 아침에 우리처럼 산책을 나오거나 조깅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산책하거나 달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중간 중간에 물을 마실 수 있는 급수시설도 잘 되어 있었고, 다양한 산책로가 있었다. 아침이지만 한참을 걷다 보니 열대지방 특유의 더위가 느껴진다. 숲의 녹색은 시원해 보이지만 실상은 많이 더워져서 에어컨이 있는 실내가 생각나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KLCC 공원에 붙어 있는 건물 중에는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Kuala Lumpur Convention Centre)도 있다. 산책을 마치고 에어컨이 있는 컨벤션 센터 건물로 들어가 보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컨벤션 센터에 방문한 사람은 없었지만 낮에는 여러가지 행사가 진행되는 듯 하다. 컨벤션 센터 답게 내부에 푸드 코트를 비롯해서 커피숍 등 각종 편의시설이 모두 입점해 있었다. 내가 묵고 있는 트레이더스 호텔도 바로 연결이 된다. 




 

 컨벤션 센터 지하에는 시원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푸른색으로 꾸며져 있는 아쿠아리아(Aquaria)가 있었다. 아쿠아리아는 무려 5천여종의 바다 생물이 있는 수족관으로서 아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에게는 아주 적합한 관광지 같아 보인다. 아이가 없더라도 한번 들어가 볼만한 곳인데 아직 이른 아침이어서 셔터가 내려져 있고, 개장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해 이번 여행에서는 관람하지 못했다. 입장료는 성인 64링깃으로 한국에 비해서는 조금 저렴한 가격이다.    






  KLCC에서 부킷 빈탕으로 쉽게 가는 방법중 보행자 산책로인 워크웨이를 이용하시면 편리하다고 해서 아침에 한번 가 보았다. 쿠알라룸푸르 무료 셔틀버스인 GO KL도 있지만 교통 체증이 심할 경우는 워크웨이를 이용하는게 좋다고 이야기 들었다. 워크웨이는 육교처럼 되어 있고 내부에는 에어컨 바람이 나와서 해가 쨍쨍한 더운날에도 땀 흘리지 않고 걸을 수 있다고 한다. 안내 표시도 잘 되어있고 해서 전혀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듯하다. 아침에 부킷 빈탕까지 갔다 올 것이 아니어서 조금 워크웨이의 맛만 보고 되돌아 왔다. 홍콩에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처럼 쿠알라룸푸르에는 KLCC-부킷 빈탕 간의 워크웨이가 명물인 셈이다.    






 아침 일찍부터 걸어서 산책을 나갔다 왔더니 더운 날씨에 땀이 흘러서 간단히 샤워까지 마치니 상쾌해졌다. 다시 밖에 나가면 날이 더워서 땀을 다시 흘리겠지만, 숙소 근처에 돌아볼 곳이 많아서 아침 구경은 잘하고 왔다. 아침 식사는 호텔에서 하지 않고 어제 잘란 알로에 갔을 때 사왔던 망고를 비롯해서 속까지 빨간 드레곤 풋룻 등 과일을 먹는 것으로 대신했다. 집으로 갈 시간이 가까와지니 집사람이 그동안 너무 먹은 것이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점심을 차이나 타운 근처에 있는 올트차이나 카페에서 먹기로 되어 있어 간단히 과일로 끝냈다.    





 대충 짐을 챙겨 놓고 다시 시내 구경을 하러 나섰다. 지난번 비 때문에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차이나 타운과 차이나 타운 근처를 둘러 볼 계획이다. KLCC 빌딩은 매번 공원쪽에서만 보다가 반대쪽 도로 입구쪽으로 가서 한번 보았다. 내가 가지고 간 카메라는 광각 렌즈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가까이서 찍으려니 아무리 애를 써도 건물 전체가 나오지는 않는다. 나올 수 있는 최대한 노력해서 사진을 한장 남긴다.      






 정문쪽에도 미니 분수대를 만들어 놓았고, 조경에 신경을 많이 써 놓아 공원쪽 못지 않는 풍경이다. 날씨가 더우니 사람들이 길가 쪽으로는 거의 나오지 않고 건물 내부에서 쇼핑을 하거나 분수쇼가 펼쳐지는 공원쪽으로만 집중적으로 가는 듯하다. 정문쪽에 GOKL(Go Kuala Lumpru)이라는 무료 시티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이번 여행에서는 GOKL 버스를 잘 활용했다. 출퇴근시에는 5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그 외 시간에는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 현지인들도 이용할 수 있어서 늘 붐빈다.  





 도착한 첫날 방문했던 차이나 타운을 다시 찾았다. 비가 워낙 많이 내려서 제대로 구경을 하지 못했던 터라 비가 내리지 않을 때 제대로 구경을 할 계획이다. 오전 시간이라 시장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를 느끼고 돌아보기에는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홍콩에서 처럼 명품 모조품을 많이 팔고 있었는데 품질은 형편없이 보였다. 물건을 사기 보다는 골목길을 둘러 보는데 의미를 부여하면 그나마 재미 있는 골목길 순례가 된다.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과 분위기가 비슷한데 중국거리인지라 붉은 색이 많이 보이는 것이 차이점이다. 






 지난번에 와서 과일을 사 먹었던 근처에 더 많은 과일 노점상이 나와 있다. 호텔에서 이미 어제 사 두었던 과일을 충분히 먹고 나왔기에 더 사먹지 않으려고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 또 끌린다. 오늘까지 먹고 나면 내일부터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온 싱싱하지 않은 과일이나, 현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비싼 가격에 먹어야 하기 때문에 몇 가지 과일을 사 먹었다. 이곳에서는 먹기 편하게 잘라서 봉지에 넣어 판매하는 곳이 많이 있어 편하게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쿠알라룸푸르에 오기전 여행책자에서 유심히 봐 두었던 차이나타운 근처의 올드차이나 카페를 찾아서 왔다. 대략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왔는데 가까이 와서  바로 찾지 못하고 조금 헤멨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쉽게 찾으리라 생각했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올드차이나 카페는 중국풍과 말레이풍이 융합된 노냐(Nyonya)요리로 유명한 가게로 관광객보다 현지인에 많이 찾고, 특히 현지 체류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식당이라고 소개 되어 있었다. 와서 보니 카페 입구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다.    





 식당에는 벌써 많은 손님이 와 있었고, 기다리지 않고 식사할 수 있는 좌석이 하나 남아 있었다. 아침도 먹지 않고 과일로 때웠는데 조금만 늦게 도착했으면 식사도 바로 하지 못하고 한참 기다리는 상황이 될 뻔했다. 1920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카페답게 곳곳에 걸린 앤틱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작은 갤러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카페라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카페의 개념보다는 레스토랑의 느낌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버텨낸 건물과 카페가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다는 건 분명 멋진 일이다.      






 식사와 함께 아이스 화이트 커피와 코코넛을 함께 주문했는데 다른 식당과는 달리 코코넛을 잘 다듬어서 내 왔다. 음식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외국에 나와서 로컬 음식을 비교적 잘 먹는데 내 입맛은 말레이시아 음식과는 더 잘 맞는 모양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음식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거의 거부감 없이 잘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카페 안에는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커다란 거울이 있었는데, 중국인들은 이러한 인테리어가 복을 비추면서 행운을 불러오는 의미로 생각한다고 한다. 2층에 있는 화장실 앞 공간도 눈길이 갔다. 벽에 걸린 액자들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벽, 그리고 낡은 세면대와 창밖의 풍경들까지, 이국적이고 빈티지한 분위기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한번쯤 이런 이색적인 장소에서 식사를 해 보는 것도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올드차이나 카페에서 나와 차이나 타운족으로 오니 Culture Street Arts & Gallery 라고 쓰여진 붓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상점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문구점 같은 곳이였는데 동양화도 팔고 있었지만 특히 다양한 붓을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제사 지낼 때마다 붓을 사용하고 있어서 이곳에서 먹물과 붓을 몇 개 사서 왔다. 옥이나 특수한 돌에 도장도 새겨 주고 있었는데 새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서 그냥 나왔다. 재료 값은 싸지만 우리나라에 와서 만들려면 수공비가 훨씬 비쌀 듯 해서 재료만 사가지고 오는 것도 하지 못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어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상점이 많이 이어졌다.    







(20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