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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 5-4 (순천만 국가정원) (2016.8.29)

남녘하늘 2018. 4. 1. 09:15


 순천만 습지에서 차를 타고 10여분 이동하니 순천만 국가정원이 나왔다. 2013년에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곳인데 엑스포가 끝난 이후에 상설 관람이 가능한 곳으로 운영하고 있다. 출입은 동문과 서문, 남문 등 세군데로 나뉘어져 있을 만큼 넓은 곳이다. 국가정원이 엄청 넓고 볼 것도 많기 때문에 제대로 다 보려면 하루 종일 봐도 모자랄 듯하다. 구석 구석 모두 살펴보지는 못하고 내가 보고 싶은 곳만 찾아서 보기로 했다. 차를 주차하고 보니 서문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서문으로 입장하게 된다.   






 순천만 습지에 입장할 때 받았던 입장권으로 이곳 순천만 국가정원에도 입장이 가능해서 입장료 8천원이 비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동문이 정문인지라 서문 쪽 입구는 조금 허접한 느낌이다. 하지만 순천만국가정원 안에 있는 세계정원 중 한국정원이 서쪽 지역에 조성되어 있어 한국 정원을 가장 먼저 보게 된다. 입구에 들어서니 다양하게 심어진 꽃들이 반긴다. 국가 정원에 왔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한국정원은 한국의 옛 정원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 정원은 궁궐의 정원, 군자의 정원, 소망의 정원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입구를 지나면 바로 나오는 곳이 왕의 정원으로 부용지와 부용정이 있다. 창덕궁과 경복궁의 후원 정원을 모티브로 삼아 조성된 곳이라고 한다. 부용지의 규모도 많이 줄여 놓은 것이어서 실제의 창덕궁 후원 부용정을 보는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부용정 안에 들어가 부용지의 연못을 가까이에서 마주 보고 싶지만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다. 전반적으로 너무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어수문을 지나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군자의 정원이 시작된다.자연속에서 학문을 연구하던 옛 선비의 정원을 보여주는 곳으로 담양 소쇄원의 광풍각과 세심정, 서석지 등이 조성되어 있다. 광풍각은 담양 소쇄원의 정자로 비가 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란 뜻이라고 한다. 입장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언덕을 오르느라 더워서 잠시 광풍각 마루에 잠시 누워서 휴식을 취해 보았다. 역시 한옥의 마루는 시원하다. 광풍각 앞으로 흐르는 실개천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시원하게 물줄기를 흘러 내리는 인공폭포가 있는 소망정원이 나온다. 






 한국정원을 지나 계속 올라가면 수목원 전망지가 있지만 더운 날씨에 뙤약볕에 전망대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냥 내려 왔다. 순천만 습지센터가 보였지만 다른 곳을 돌아보고 나올 때 들러보기로 하고 꿈의 다리 방면으로 넘어간다. 꿈의 다리로 가는 길에 보이는 가로수 길이 깨끗하고 보기 좋다.  





 순천만 국가정원 서쪽 정원을 구경하고 동쪽 정원으로 건너가기 위해 꿈의 다리를 건넜다. 꿈의 다리는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위해 설치미술가 강익중과 순천시민이 함께 만든 것이라고 한다. 길이가 175m로, 다리 외벽은 강익중의 글 '내가 아는 것' 중에서 오방색의 한글 유리타일 작품 1만여점과 내벽은 우리나라 어린이 그림 14만여점으로 꾸며져 있다. 모두 개성이 가득한 그림들이라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있다. 다리 중간에 액자 모양의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수문이 있는 도로를 지나 한방 체험센터 옆에 있는 인제 언덕으로 올라가 보았다. 순천의 지형과 물의 흐름을 잘 살린 이곳은 순천지역의 지형을 축소화시켜 표현한 곳이라고 한다. 언덕을 오르면 호수 중간에 떠있는 낮은 동산들이 인상적인 순천 호수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건너편에 호수 가운데 동그랗게 솟아있는 봉화언덕과 그 주위로 해룡언덕 등도 보인다. 전반적으로 잘 꾸며 놓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랫쪽으로 프랑스 정원이 보여서 프랑스 정원부터 가 보기로 한다. 







 흰색 건물이 눈에 띄어서 내려온 프랑스 정원인데 가까이 와서 보니 조금 실망스럽다. 프랑스 정원은 절대 왕권 시대인 루이 14세 때 만들어진 베르사이유 궁전 정원을 재현한 정원이라는데 실제로는 그다지 그 느낌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프랑스 정원 앞쪽에 박람회의 랜드마크인 호수 정원이 있어서 호수 정원을 배경을 사진을 찍기가 좋다. 정원 곳곳에 당시의 유명한 예술 작품 모조품이 설치되어 있어 돌아 다니면서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궁전 맞은편에 있는 흰색의 파빌리온은 우리나라의 정자와 같은 의미의 장소로 휴식과 예술 활동, 결혼식이 진행된 장소라고 한다.   






 국가 정원의 중심부에 위치한 호수를 따라서 이동해 보았다. 호수를 따라서 메타쉐콰이어 나무가 심어져 있어 그늘도 있었고, 중간에 황금빛으로 값비싸 보이는 짱뚱어 조형물 두마리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한참을 돌아다녀 다시 나무 그늘에 있는 벤치에 걸터 않아서 호수를 바라보면 잠시 동안의 휴식. 어떻게 관람 동선을 짜야 국가정원을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예상치 못한 길과 구경거리가 많고, 어짜피 오늘 하루에 모두 돌아보는 것은 이미 포기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난간이 멋지게 잘 만들어 놓았다. 호수공원 가운데 있는 봉화 언덕이 있고 이 이외에도 아까 우리가 올랐던 인제언덕 등 4개의 언덕이 더 있다. 중심에 있는 봉화 언덕은 높이가 16m로 봉화산을 형상화산 것이라고 한다. 비스듬히 만들어진 경사로를 보고 있으니 달팽이집처럼 보이는 것 같다. 데크 길을 따라서 호수를 건너가 본다. 동문 매표소를 비롯해서 매표소 주변의 장소는 오늘 관람로에서 벗어나 다음에 보아야 할 것 같다. 인제언덕에를 올라가서 주변 풍광을 내려다 보았기에 다른 언덕은 오르지 않고 지나친다.   





 입장할 때 받았던 국가정원 안내도는 받았지만 무엇부터 보아야 할 지 알 수가 없어 그냥 발길이 가는대로 돌아보기로 했다. 오늘 하루동안 모두 다 돌아 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나가면서 태국정원을 만난다. 태국의 전통 건축물인 살라타이가 보인다. 살라타이는 개방형 건축물로 뜨거운 햇빛과 비를 피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장소로 사용된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허접한 느낌이다. 



 

 영국 정원은 빅토리아 시대의 정원을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비교적 다른 나라 정원에 비해서는 사진을 찍을만한 포토죤이 많이 있었다. 장미가 예쁘게 피는 계절이면 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그렇지 많이 피어 있지 않았다. 왕실 가든에 들어온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장미꽃 터널 사이로 분수대가 예뻐서 분수대 사진 한장 남긴다. 




 스페인 정원 옆에는 터키 정원이 있다. 얼마 전에 터키 여행을 갔다 왔던지라 관심이 있어 들어가 보았지만 정원 안쪽에 터키 갤러리가 있어 사진 몇장을 구경했지만 특별한 구경거리는 아니었다. 화이트 배경에 깔끔한 터키 특유의 담백한 느낌은 들었지만, 너무 부실한 느낌이 든다. 조금 더 신경을 써서 꾸며 놓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 





 국가정원 안에 있는 세계정원들은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 당시에 조성된 것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 같았다. 각 나라별 정원 앞에 붙어있는 안내판에는 여러가지 설명이 있지만 실제로 그 나라의 유명 정원을 재현했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고 그냥 각 나라의 정원을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으면 마음이 편하다. 이탈리아 정원은 이렇게 빌라가 있는 것도 특징 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정원은 메디치 가문을 빼고는 말 할 수가 없는데, 기부와 예술가들을 지원도 많이 했다고 한다. 아주 정갈하고 정돈 된 느낌의 정원이다.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에서 만났던 흑두루미 캐릭터 꾸루꾸미를 중간 중간 만날 수 있었다. 멀리 조형물도 지나쳤는데 이곳에는 벽화 형식으로 그려져 있었다.  





 날씨는 덥고 정원은 너무 넓고 볼거리는 약간 부실하고 오늘은 그만 보고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네덜란드 정원이 나왔다. 네덜란드에 가본 것은 아니지만 외국을 다녀보면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풍차를 수없이 많이 보아왔던지라 풍차가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국가정원에서 만나니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쉽다. 튜립이 피는 계절이 아니어서 튜립은 없었지만 주변에 여러가지 꽃을 많이 심어 놓아서 네덜란드 분위기는 살려 놓았다.  세계 각국의 유명한 정원들을 축소해서 옮겨놓았는데, 미니어처랜드와 비슷한 느낌이다.   




 돌아오는 길에 있었던 한방체험센터. 그런데 생각보다 구경할만한 거리가 없었다. 이곳에 볼거리가 많다고 한 사람은 무엇을 가지고 볼거리가 많다고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것보다는 그냥 넓은 공간에 알차게 꾸며진 정원을 보고 오는 편이 더 좋다. 되돌아 오는 길에 순천동천의 한적한 풍광도 보기 좋았다. 





 서문으로 입장할 때 보았던 순천만국제습지센터로 되돌아 왔다. 순천만국제습지센터는 순천만의 생태적 중요성을 홍보하고,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하루 종일 정원을 구경하느라 밖으로만 돌아 다녔는데 일단 실내로 들어서니 밖에 비해 많이 시원하니 참 좋다. 이곳에서는 '달의 정원'이라는 3D 영상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상영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가족단위의 관람객이라면 시간을 맞춰서 오면 좋을 듯하다. 생태체험관에서는 순천만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 대한 여러 모습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꽤나 볼만하다. 건물 밖 물새 놀이터에는 홍학이 여유롭게 돌아 다니고 있는 것도 볼 수가 있다.   







 순천만국제습지센터의 옥상은 잔디와 나무로 가궈진 작은 정원의 모습이라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찍을만 한 장소라고 하는데 이제는 더 돌아다니기 힘들어 올라가 보지 않았다. 국제습지센터 뒷편에 야생동물원도 있는데 마찬가지로 가보지 못했다. 아직은 한여름의 더위가 물러가지 않은 국가정원을 돌아 다니느라 고생이 많았다. 아무래도 이곳 정원은 여름 보다는 꽃이 많이 피는 늦봄이나 조금 선선한 가을에 오는 것이 좋을 듯했다. 그럼에도 잘 가꾸고 꾸며진 정원을 잘 보고 간다.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끝으로 순천만 국가정원 구경을 마치고 나왔다. 다음에는 선선한 계절에 와서 오늘 돌아보지 못한 곳을 찬찬히 더 돌아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