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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 5-5 (담양 죽녹원 등) (2016.8.29)

남녘하늘 2018. 4. 3. 00:19


 순천에서 출발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담양에 들렀다. 담양은 여러번 왔던 곳이고 죽녹원도 여러번 들렀던 곳이어서 다른 곳을 돌아볼까 생각해봤지만, 집사람이 담양은 처음이어서 죽녹원이 비롯해서 담양의 여러 곳을 돌아볼 생각이다. 죽녹원을 가기 전에 차를 타고 접근하기가 쉽고 관광 명소가 된 메타세쿼이아 길부터 찾았다. 정확한 명칭은 메타세쿼이아 길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길이 조성된 시기는 1970년대 초반으로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때 담양군이 3~4년생 메타세쿼이아 묘목을 심은 것이 현재의 울창한 가로수 터널길이 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24번 국도였는데 이 국도 바로 옆으로 새롭게 국도가 뚫리면서 이 길은 산책할 수 있는 도로로 조성되었다. 가로수길의 총 길이는 약 8.5km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 길가에 높이 10~20m의 메타세쿼이아가 빽빽하게 자라 있다. 불과 40여년만에 관광 명소로 바뀌게 되었다.  







 매표소 앞쪽으로 메타세쿼이아의 산림문화자산 지정 내용과 길 안내도 등이 세워져 있다. 입장료는 2천원인데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아침 일찍부터 순천만 습지와 순천만 국가공원을 하루 종일 걸었는데 이 길까지 도저히 걷지 못하겠다는 집사람의 의견을 받아 들여 입구에서 사진 몇 장을 찍고 나머지 길은 차를 타고 구경하기로 했다. 집사람도 담양을 생각하면 제일 와보고 싶었던 곳이 메타세쿼이아 길이었지만, 너무 힘들어서 와 보았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전에 와서 아들과 함께 걸어 보아도 입구에서 느끼는 것과 큰 차이는 없었던 기억이다.   







 차를 타고 이동하다 다시 차에서 내려 메타세쿼이아 길에 들어가 보았다. 아까 매표소가 있던 곳과는 달리 사람들도 별로 없고 조용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매표소에서 여기까지 걸어 오려면 시간도 제법 걸리고 힘들었을 것 같은데 차로 오니 금방 왔다. 이곳까지 사진을 찍으니 사진으로 보아서는 한참을 걸어온 것처럼 보인다. 어짜피 중간 중간 벤치와 아이들 놀이터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분위기는 똑같다. 오전 내내 뙤약볕에서 고생했는데 이곳은 숲이 울창하고 느낌도 좋다. 주변에 카페도 보인다. 







 다시 차를 타고 국도를 따라서 메타세쿼이아 도로를 따라서 한참을 드라이브를 하다가 다시 담양 시내로 돌아왔다. 차를 추성경기장 앞에 세워 놓고 담양 관방제림(官防堤林)을 구경하러 갔다. 얼마 전에 아들과 함께 이곳에 왔을 때 추성경기장 근처에 차를 세워놓고 가면 관방제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관방제림 옆의 개울은 조그만 하천인 줄 알았더니 영산강이라고 되어 있다. 강이라고 불이기에는 작아 보이는데 강 중간 중간에 큼직한 징검다리도 있고, 보행자 전용 다리도 만들어져 있다. 





 관방제림은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수해방지를 위해 인조 26년(1648년)에 담양부사 성이성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정조 18년(1794년) 부사 황종림이 다시 제방을 중수하면서 그 위에 숲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나무의 수령은 대략 300년 내외이고,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등이 어우려져 있다. 제방 위로 올라가 300년 이상이 되는 우람한 나무 사이의 길을 걸었다.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도 좋지만 관방제림의 나무는 가로수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강과 제방사이에는 보행자 도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자전거를 탈 수도 있다. 여러 명이 한번에 탈 수 있는 자전거가 다니는 것으로 보아서 죽녹원쪽에 가면 자전거 대여소가 있는 모양이다. 선선한 가을에 여유를 가지고 오면 꽤 괜찮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아직은 뙤약볕에 자전거를 타기에는 그다지 좋은 여건이 아니다. 그냥 뚝방길 숲속을 유유자적 걷는 것이 훨씬 더 즐겁다. 울퉁불퉁하지만 굵기가 대단한 나무들 작은 정자도 보이고 벤치도 많이 보인다. 걷다가 쉬어 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울퉁불퉁하지만 굵기가 대단한 나무들이다. 수령에서 알 수 있듯이 옆으로 쭉뻗은 가지로 인해 뚝방 전체가 나무 그늘에 들어온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 봐도 눈앞에 펼쳐지는 싱그러움이 참 보기 좋다. 담양은 메타쉐콰이어 나무와 대나무만 잘 관리를 잘 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이렇게 지역주민들이 나무 관리를 잘해 온 전통이 있는 모양이다. 죽녹원까지 걸어가면 다시 차 있는 곳으로 돌아오려면 한참을 걸어야 할 것 같아서 관방제림 중간까지만 가 보고 다시 추성경기장으로 되돌아 왔다.      






 죽녹원 앞쪽 담양종합체육관 앞쪽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죽녹원으로 이동한다. 담양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대나무다. 어린 시절 고향에 가면 겨울철에 담양의 대나무 공예 기술자들이 마을을 다니면서 바구니에서 여러가지 가정용 도구를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날카롭고 위험한 대나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솜씨를 보면서 담양이 대나무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대나무 장인도 많이 배출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값싼 동남아산과 중국산 때문에 밀려났지만, 한때 우리나라의 죽세공품 대부분을 이곳 담양에서 생산했었다. 이렇듯 대나무가 유명했던 담양에 지금도 곳곳에  크고 작은 대나무 숲을 많이 볼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울창한 대나무 숲을 조성하여 테마공원으로  만들어 놓은 유명 명소가 죽녹원이다. 




 입장권을 구매하고 죽녹원으로 들어가니 대나무 숲 가운데 2015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는 봉황루가 보인다. 예전에는 작은 전망대가 있었는데 이렇게 큰 건물이 세워져 대나무 숲보다도 더 시선을 끄는 듯하다. 1층에는 카페와 전시공간이 있고, 2층에는 담양의 대나무와 관련된 사진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크게 만들어 놓으니 2층에서 관방제림 너머로 메타쉐콰이아 가로수길까지 보인다.   




 담양읍 향교리에 위치한 죽녹원은 마을 뒤 천연대나무 숲을 이용하여, 담양군에서 2003년 5월부터 10만여평(341,478㎡) 규모로 조성한 대나무 테마공원이다. 대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정원이란 뜻을 가진 죽녹원(竹綠苑)은 군민들이 이름을 지었으며, 울창한 대나무 숲이 이루는 죽림욕장과  운수대통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죽마고우길 등 특별한 이름을 가진 2.4km 길이의 죽림욕 산책 길을 갖추고 있다고 안내판에 쓰여져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본격적으로 죽녹원을 산책했다. 숲 안으로 들어서면 하늘을 가릴 정도의 촘촘한 대나무들이 멋지게 휘어져 있어 동양화 속 한 풍경을 연상시킨다. 앞에서 말한 것처름 죽녹원에는 구석 구석을 연결하는 8개의 테마 오솔길이 있다. 운송대통 길을 지나 생태연못과 작은 인공폭포인 죽림폭포로 아담하고 예쁜 풍경을 이룬 사랑이 변치 않는 길, 학자의 길 등을 모두 돌아볼 생각이다. 지난 2월 일본 교토에 갔을 때 아라시야마(嵐山)의 치쿠린(竹林)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규모로 이곳이 더 멋있다. 







 사랑이 꽃피는 길에 있었던 죽림폭포, 날이 더운데 폭포 물소리를 들으니 한결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죽녹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꽤 인기가 있는 장소다. 귀여운 팬더 모형이 있는 포토존이 있어 폭포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아 잠시 정체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폭포 근처에는 팬더 곰 인형 공원이 있어 어린아이와 함께 온 가족은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산책길을 걸으면서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대바람과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 댓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꼬불꼬불 산책로를 돌아서 죽녹원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 성인봉 정상에서 담양 시내를 내려다 보니 마을이 온통 초록이다. 산 그늘이 죽녹원 중턱까지 내려 간 것을 보니 이제 정원구경을 마쳐야 할 듯하다.    




 죽녹원의 성인봉 둘레길이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짧은 초미니 둘레길이라고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세바퀴를 돌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한다. 그말에 둘레길을 걷고 있는 젊은 친구들을 따라서 함께 걸어 보았다. 제대를 한달 남겨 놓고 말년휴가를 나왔다고 하는 군인들이었는데 휴가 나와서 술마시거나 게임에 빠져 시간을 보내지 않고, 여행을 다니는 것을 보니 엄청 건전해 보인다. 소원이 무엇인지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그런 정신으로 생활하면 성인봉 둘레길을 걷지 않아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인봉 둘레길 3바퀴 돌고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성인봉이 다 닳아 없어졌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이 하도 올라서 한쪽 잔디가 이미 다 없어졌다.   






 죽녹원의 산책길 곳곳에는 정자와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더운 날씨에 대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덥고 지치기에 정자나 쉼터에서 쉬었다 쉬엄쉬엄 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원한 대나무 숲길이라고 하더라도 언덕길을 오르 내리니 많이 덥다. 날씨도 덥고 1박 2일간의 여행으로 카메라 뱃더리가 소진되어 더 이상 사진을 남기지 못했지만 죽녹원에서의 시간은 유익했다.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볼거리가 많다. 단순히 대나무 숲만 있었다면 죽녹원도 그만큼의 관광명소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관방제림도 가까이 있고, 또 짧은 시간에 유명 관광지로 탈바꿈한 메타세쿼이아 길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대나무의 고장으로 알려진 죽녹원이 더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한번쯤 담양여행을 하면서 죽녹원 방문을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