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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여행 (2017.10.3)

남녘하늘 2019. 2. 2. 11:47


 추석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 고향에서 우리집으로 오신 부모님을 모시고 안면도로 짧은 여행을 다녀 왔다. 서울 생활을 하시다가 고향에 귀향 하신지 벌써 15년이나 지나셨는데 지난번 우리 집에 오셨을 때 안면도를 한번 가 보았으면 하는 말씀이 있으셔서 추석 전날 시간을 내어 안면도를 가 보게 되었다. 동생 가족도 우리 집으로 왔는데 며느리들은 추석음식 준비를 하고, 아들 둘이서 부모님을 모시고 떠났다. 추석 전날이어서 고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면도로 가는 도로가 엄청나게 복잡해서 길이 쉽지 않았다. 더구나 추석 명절 기간에 고속도로 무료 통행이 실시 되어서 고속도로가 더 많이 막히고 밀렸던 것 같다. 2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리를 4시간 넘게 달려서 안면도에 도착했다.    






 백사장항은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에 위치한 어항인데, 태안군의 안면도 연륙교인 안면대교를 지나면서 첫번째로 만나는 항구다. 백사장 항구가 있는 공터에서는 대하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대하축제가 올해는 9월 22일에서 10월 22일까지 한달간 열린다고 한다. 오랫만에 찾은 백사장 항구는 주변 환경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진입로는 여전히 좁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니 공간도 많이 넓어졌고, 주차를 할 수 있는 넓은 공간도 확보해 놓았다. 축제 행사를 보러 온 것이 아니어서 행사장으로 가지 않고 바로 바닷가로 나가 보았다.   






 예전에 백사장항에 왔을 때 보지 못했던 다리가 만들어져 있었다. 지난 2013년 11월 개통된 백사장항과 마주하는 드르니항을 연결하는 길이 약 250m의 해상 인도교(일명 대하랑꽃게랑 다리)인데, 개통시기를 보니 최근 4년동안은 백사장항에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바다 건너 드르니항은 남면 신온리에 속하며, 항구 이름이 외국의 항구처럼 느껴지지만 순수한 우리말인 들르다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드르니항은 이름도 생소하지만 이 다리로 인해서 양쪽 항구가 모두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변해가는 모양이다. 






 이 다리 모양이 대하와 꽃게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그 모습을 유추해 낼 수가 없다. 다리 중간에 대하와 꽃게 조형물은 세워져 있었다. 차량 통행이 되지 않는 인도교여서 다리로 올라 가는 초입에 빙글빙글 돌아가며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다리 한가운데로 가니 멋진 바다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다리 한가운데에는 배를 운전하는 조타를 설치해 두어서 배를 운전하는 느낌도 가질 수 있게 해 놓았다. 비교적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있었고, 야간에는 조명까지 해서 야경이 특히 더 멋있다고 한다. 어두워질 때까지 있을 수 없어 야경은 다음에 감삼해봐야 할 듯하다.   







오늘 안면도에 방문한 목적중에 하나는 대하를 먹기 위함이다. 나이가 드셔가는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추억거리를 많이 남겨 놓아야 하는데 이제는 밖으로 나가시는 것을 그다지 즐겨하질 않으신다. 더구나 봄부터 가을까지는 고향 진주에 계시면서, 서울에 있는 병원에 오지 않으시면 우리집에 오시지 않으시니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자꾸 줄어들었다. 이번 추석에도 길 막힌다는 이유로 안면도에 가시지 않겠다는 것을 억지로 모셔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대하를 드시면서도 함께 오지 못한 가족들 생각에 그리 즐기시지 못하시는 듯하다.  





 

 식사를 하고 나서 다시 안면도의 아랫쪽으로 더 내려가서 꽃지 해수욕장까지 가 보았다. 바람이 제법 심하게 불어서 부모님께서는 바닷가에는 가지 않겠다고 해서 우리만 바닷가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돌아왔다. 부모님 즐겁게 해 드리려고 왔다가 정작 젊은 우리만 즐기고 온 셈이 되어 버렸다. 내일이 추석임에도 바닷가에 놀러 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 다들 추석 차례 지낼 준비는 모두 끝내 놓은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집은 차례를 준비하느라 남자들만 겨우 시간을 내서 나왔는데...     







 금년 가을에는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서 코스모스를 구경하지 못했었는데, 꽃지 해수욕장 해변에 코스모스 꽃밭이 넓게 조성되어 있었다. 갈수로 짧게만 느껴지는 가을에 안면도에서 코스모스를 한번 보고 지나가게 된다. 어머니께서는 다리가 불편하셔서 해변으로 이동하지는 못하고, 해변 코스모스 꽃밭까지만 오셔서 바닷바람을 즐기셨다. 부모님 나이가 드시는 것과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이 늘 안타깝고 마음에 걸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간월암에 잠시 들렀다. 부모님과 나는 여러번 들러 본 곳이지만 아직 동생은 간월암에 와보지 못했다고 해서 방문했다. 나도 올 때마다 간월암으로 들어가는 길이 물에 잠겨 있어서 실제 간월암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물때가 맞아서 간월암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했는데,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데서 간월암이라는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간월암 들어가는 입구에 간원암에 대한 유래가 적혀 있었다.   






 간월암은 사찰 자체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서산 9경 중 제3경이 이곳 간월암이라고 한다. 입구옆 돌담이 보기 좋았다. 입구를 들어서니 커다란 팽나무 한 그루가 있고 가운데에 작은 나무 2-3그루가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바다와 조화를 이른 멋진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파란 바다와 하늘이 경계선 없이 서로 만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탁 트인 바다를 보니 시원하고 가슴이 뻥 뚫린 듯한 기분이다.  









 간월암 북동쪽으로 간월호가 있고 남쪽으로는 천수만과 연결된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육지도 되고 섬도 되는 주변 경관과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아주 작은 암자라서 크게 둘러 볼 것은 없지만 사찰은 관음전과 요사채, 산신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관음전에는 용이 되어 의상대사와 부석사를 지켰다는 선묘와 흡사한 형태의 불화가 있는데 바다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무사 귀환의 염원이 담겨진 그림이다. 간월암의 일몰 풍광도 멋 있다고 하는데 날이 저물 때까지 머물 수 없어 노을지는 모습은 다음에 한번 봐야 할 것 같다.  








 간월암에 입구에 세워져 있던 장승들이다. 몸통에 연꽃이 있는 장승도 있고, 다양하게 있어서 신기하다. 절 입구에 장승이 세워져 있는 것은 다른 사찰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인데, 간월암만의 특징인 듯하다. 민간 신앙의 개념보다는 누군가의 작품을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닌가싶다. 장승 주변으로는 바위가 많이 있는데 모두 소원을 빌기 위해서인지 바위 위에 작은 돌탑이 엄청 많이 세워져 있었다. 





 간월암으로 들어가는 바닷가에 세워져 있는 눈사람 모양의 바위. 다른 사람들 눈에도 모두 특이하게 보이는지 이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모처럼 물때를 잘 맞춰서 온 덕분에 그간 한번도 들어가보지 못했던 간월암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안면도를 가면서 걸렸던 시간에 비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그 절반도 걸리지 않았다. 아버지께서 한번 가 보고 싶어했던 안면도를 구경하고 와서 조금이나마 아들 역할을 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